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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선생 님의 서재입니다.

내 락카에 총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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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선생
작품등록일 :
2023.11.01 23:02
최근연재일 :
2024.05.1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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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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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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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50화. 함정

DUMMY

신철은 영진과 진주에게 에어비앤비 숙소를 나가서 피하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영진과 진주는 같이 남아있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신철이 좋은 말로 설득을 하다가 윽박지르기까지 했는데도 마찬가지였다.


“아저씨, 우리 뜻은 확고해요. 더 이상 말씀하셔도 소용없어요.”


신철은 안타까운 마음에 한숨을 내쉬었다.


오성파 조직원들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에 언제까지 실랑이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너희들 뜻이 이렇게 강경하니 어쩔 수 없구나. 조만간 그자들이 이곳으로 올 거야. 일단 네 놈이라고 가정하고 대비를 해야겠다.”


“모든 문을 걸어 잠그면 안으로는 못 들어오지 않겠어요?”


“이런 집의 시건장치 정도는 아주 손쉽게 해제할 수 있는 놈들이야. 그게 번거로우면 유리를 절단해서 들어올 거고.”


영진과 진주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우리가 조직폭력배 넷을 한꺼번에 상대하는 건 불리해. 그자들을 뿔뿔이 흩어지게 해서 하나씩 상대해야 해.”


“어떻게 흩어지게 만들죠?”


“지금부터 그걸 궁리해 봐야지. 그자들이 나타나기 전에.”


집안을 두리번거리던 신철이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영진과 진주도 따라 나갔다.


먼저 대문 밖에 인적이 없는지 확인했다.


정원 이곳저곳을 살피는데, 담장에 기대져 있는 사다리가 신철의 눈에 들어왔다. 높이가 꽤 긴 사다리였다.


신철이 사다리와 이층 발코니를 번갈아 올려다봤다.


층고가 높은 집이라 이층 발코니 역시 높아 보였다.


“학생, 이층 발코니로 올라가 봐.”


현관으로 뛰어들어간 영진이 금방 이층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냈다.


“저 올라왔어요.”


“이 사다리 좀 받아.”


신철이 담장에 기대져 있는 사다리를 이층 발코니로 옮겨 난간에 걸쳤다. 꽤 높은 사다리 임에도 끝이 이층 발코니 난간 높이보다 조금 짧았다.


“사다리를 고정시킬 테니까 움직이지 않게 잘 잡고 있어.”


사다리가 정원 바닥에 단단히 고정된 것을 확인한 다음 신철이 영진에게 물었다.


“학생, 펜스 넘어서 사다리로 내려올 수 있을 거 같아?”


“조금 무섭기는 한데 내려갈 수 있을 거 같아요. 한 번 해볼까요?”


“아니 학생 말고 진주 씨가 해 봐.”


“예?! 저, 저요?”


“할 수 있을지 한 번 올라가서 봐.”


진주가 두말없이 이층 발코니로 올라갔다.


“어때, 진주 씨. 난간 넘어서 사다리로 내려올 수 있을 거 같아?”


“한 번 해볼게요.”


“무리인 거 같으면 하지 말고.”


진주는 발코니 한쪽에 있는 앉은뱅이 의자를 가져다 거기에 올라섰다. 발코니 난간을 넘어서 사다리로 발을 옮기는 진주의 움직임이 조심스럽다.


난간을 넘어서 사다리에 발을 옮긴 다음에는 어렵지 않게 사다리를 내려왔다.


“생각보다 별로 어렵지 않은데요.”


사다리에서 내려선 진주가 여유롭게 말했다.


“이따 가도 할 수 있겠어?”


“그럼요. 어렵지 않았어요.”


신철이 이층 발코니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영진을 올려다봤다.


“어이 학생! 이층 발코니 불하고, 정원 불 좀 모두 꺼줘.”


이층 발코니 조명과 정원의 조명이 모두 꺼지자, 정원의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깜깜해졌다.


“어때 불이 꺼진 상태에서도 사다리로 내려올 수 있을 거 같아?”


“저는 별 차이 없을 거 같아요. 진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영진이가 괜찮다면 저도 괜찮을 거예요. 영진이보다 제가 더 겁이 없거든요.”


미소 짓는 진주를 보며 신철이 피식 웃었다.


“아저씨, 이제 저 내려갈까요?”


“한 가지만 더. 학생, 만약 사다리가 없어서 거기서 뛰어내린다면 어디로 뛰어내릴 거 같아?”


“저쪽에는 화단 같은 게 있으니까, 아무래도 평평한 이쪽으로 뛰어내리지 않을까요?”


영진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바닥에, 신철이 화단 앞에 놓여있는 다육이 화분 하나를 가져다 놓았다.


“거기서 이쪽 바닥에 뭐가 있는지 보여?”


“아니 아무것도 안 보여요.”


“됐어, 이제 그만 내려와.”


이층 발코니에서 영진의 모습이 사라졌다.


“진주 씨는 여기 이쪽으로 화단 앞에 있는 화분들을 모두 옮겨놓아 줘. 작은 화분들은 그냥 늘어두고 큰 화분들은 바닥에 던져서 깨뜨려. 이층 발코니에서 뛰어내린 자가 발을 다칠 수 있게 만들어 놓으면 돼.”


그제야 신철의 계획을 눈치챈 진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아저씨.”


화분을 옮기기 시작하는 진주를 두고 신철이 집안으로 들어갔다. 이층 계단을 내려오는 영진을 보고 말했다.


“공구함을 찾아야 해. 분명 어딘가에 있을 거야. 나는 여기 주방을 찾아볼 테니까, 학생은 저기 다용도실을 찾아봐.”


얼마 지나지 않아 영진이 찾았다고 소리쳤다.


공구함은 다용도실 서랍장 맨 아래 칸에 있었다.


주방에서 포크 두 개를 들고 온 신철이 앞장서서 안쪽 방으로 걸어갔다.


안쪽 방의 방문을 열고 포크 하나를 시건장치가 걸리는 홈에 쏙 집어넣었다. 포크 날 4분의 3정도가 들어갔다. 홈의 깊이를 확인한 다음 영진이 들고 온 공구함을 열었다. 공구함에서 꺼낸 플라이어를 이용해서 홈에 들어간 부분만큼 포크의 날을 하나하나 직각으로 구부렸다.


영진은 신철의 능숙한 행동을 넋을 놓고 바라봤다.


“학생이 아무리 총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자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면 처리하기가 쉽지 않을 거야. 하지만 방문이 아닌 창문으로 하나씩 넘어 들어오게 만들면 조준해서 정확하게 맞출 수 있을 거야.”


신철이 앞서고 영진이 뒤를 따라 방안으로 들어갔다.


“잘 봐. 어렵지 않으니까 쉽게 할 수 있어. 그자들이 현관문으로든 베란다로든 들어오면, 학생은 이 방에 들어와서 이 포크를 이용해 방문을 잠그는 거야. 먼저 이 꺾인 포크를 여기 홈에 넣고 방문을 닫은 다음 다른 포크를 꺾인 포크 사이로 넣어서 이렇게 고정시키는 거야. 자, 다시 한번 할게. 이렇게. 어때 어렵지 않지? 그러면 문을 부수기 전에는 밖에서 절대로 문을 열 수 없어.”


“제가 한번 해볼게요.”


영진이 본대로 하나하나 천천히 했다.


“그래 잘했어. 이번엔 내가 나가서 문을 열어볼게.”


신철이 방 밖으로 나갔다. 영진이 포크를 홈에 끼우고 방문을 닫고 포크로 고정시켰다.


“다 됐어요.”


신철이 있는 힘껏 방문을 흔들고, 주방에서 가져온 꼬챙이로 시건장치를 풀려고 했지만 열리지 않았다.


“별로 어렵지 않네요.”


방문을 열며 영진이 여유롭게 어깨를 으쓱했다.


“방문이 열리지 않으면 그자들은 분명히 저기 창문을 넘어올 거야. 그러면 학생은 여기 벽에 붙어있다가 넘어 들어오는 놈을 하나씩 쏘면 돼. 창문이 높아서 한 놈씩밖에 들어오지 못할 테니까 여유가 있을 거야. 내 예상으로는 두 명 정도가 이리로 올 거야.”


“가능할 거 같아요.”


영진이 신기한 듯이 손에 든 포크 두 개를 쳐다봤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되도록 허리 아래를 쏴. 조직폭력배들은 죽지만 않으면 어떤 부상을 입든지 관심을 두지 않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예상한 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어. 그때는 별수없어 보이는 대로 쏠 수밖에.”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 잘할 수 있어요.”


신철은 자신의 부상 때문에 영진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마음이 무거웠다.


현관문을 열고 진주가 들어왔다.


“다했어요. 근데 너무 많이 화분을 깨 놓아서 그 사람들이 눈치채지 않을까 모르겠어요.”


“집안에 있는 모든 조명을 끄면 깜깜해서 보이지 않을 거야.”


신철은 주방에 있는 공구함을 들고 현관 입구에 있는 분전함으로 갔다.


분전함 뚜껑을 열고 누전차단기를 내리기 전에 영진과 진주를 쳐다봤다.


“전기 쓸 일 없지?”


영진과 진주가 마주보고 난 다음 고개를 끄덕였다.


- 탁.


누전차단기 스위치를 내렸다.


순간 집안이 암흑 속으로 빠졌다. 모든 조명이 꺼지고 모든 가전제품의 작동이 멈췄다.


신철은 핸드폰 손전등을 켰다. 공구함을 열어 십자드라이버와 십자 나사못을 꺼냈다.


십자 나사못을 누전차단기 스위치에 박아 넣었다. 이제 십자 나사못을 빼지 않으면 누전차단기 스위치를 조작할 수 없었다.


작업을 모두 마친 신철이 핸드폰 손전등을 껐다. 집은 짙은 어둠에 잠겼다. 도로를 비치는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집안으로 넘어 들어올 뿐이었다.


“아주 위험한 자들이야. 사람 목숨 빼앗는 걸 아무렇지 않게 하는 놈들이지. 정말 조심해야 해. 그리고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이곳에서 도망쳐. 알았지?”


“예.”


영진과 진주가 긴장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하고 진주 씨는 이층에 있고, 학생은 아래층에. 그자들이 내가 예상한 대로만 움직여 준다면, 우린 그자들을 제압할 수 있어. ······ 나도 갈 곳이 생겼어. 저놈들을 꼼짝 못 하게 만들고 이곳을 빠져나가 찾아가고 싶은 사람이 있어.”


진주가 고개를 돌려 신철을 쳐다봤다.


“혹시 그 분이요?”


신철이 슬쩍 진주의 눈을 피했다.



✭✭✭



“형님, 이 집이 아닌가 본데요?”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조칼을 보고 종섭이 말했다.


“주호야, 차에서 노트북 좀 가져와 봐라.”


“예, 형님.”


이층에서 계단을 내려오던 주호가 헐레벌떡 밖으로 뛰어나갔다.


주호가 가져온 노트북을 주방 아일랜드 식탁 위에 놓고, SD카드를 노트북에 꽂았다.


조칼이 가래침을 주방 바닥에 뱉고 구둣발로 뭉갰다.


조칼이 담배를 피워물자, 광수가 잽싸게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노트북 화면에 골목길 주행 영상이 나타났다.


“이 집이 맞는 거 같은데 이상하네요, 형님. 대문 옆에 까만 인테리어 우체통이 있는 집을 지나서 흰색 주물 대문 앞에서 신철 새끼가 내렸거든요. 그럼 이 집이 맞는데 ···.”


“근데 아니잖아 새꺄. 뭐가 잘못된 거야?”


광수가 뭔가 생각이 난 듯 조칼을 보며 말했다.


“아! 그럼 형님. 우체통이 빨간 우체통이 아닐까요? 밤에 찍은 거라 까만색으로 보였을 수도 있잖아요. 아까 여기 오기 전에 대문 옆에 빨간 우체통이 놓여있는 걸 제가 봤거든요.”


“그걸 왜 이제야 말해, 새꺄.”


조칼이 눈을 부라리자 광수가 움찔했다.


“앞장서. 그 빨간 우체통 있던 집이 어디야?”


네 남자는 현관문과 베란다 문을 열어둔 채, 이곳저곳을 난잡하게 헤집어 놓은 집을 나왔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행복한 글 읽기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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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화. 오성파 도착 24.04.18 44 3 10쪽
48 48화. 고백 24.04.13 52 3 11쪽
47 47화. 오늘밤 24.04.10 48 1 11쪽
46 46화. 추적자들 24.04.06 45 2 10쪽
45 45화. 전동 드릴 24.04.03 49 1 11쪽
44 44화. 8951 24.03.30 48 2 10쪽
43 43화. 신철의 부상 24.03.27 42 2 10쪽
42 42화. 권오일 부회장 24.03.23 44 1 10쪽
41 41화. 조칼 24.03.20 50 2 11쪽
40 40화. 오성파 24.03.16 47 2 10쪽
39 39화. 칼, 총, 그리고 배신 24.03.13 46 2 11쪽
38 38화. 발포 24.03.10 51 3 10쪽
37 37화. 지하창고 24.03.06 46 3 10쪽
36 36화. 근접 24.03.02 49 2 10쪽
35 35화. 섹시밤 24.02.29 55 4 11쪽
34 34화. 콧수염 남자 24.02.25 58 3 9쪽
33 33화. 버닝 폴 24.02.21 52 4 9쪽
32 32화. 구출 24.02.17 53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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