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얌선생 님의 서재입니다.

내 락카에 총이 들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현대판타지

얌선생
작품등록일 :
2023.11.01 23:02
최근연재일 :
2024.06.02 01:09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5,070
추천수 :
237
글자수 :
290,443

작성
24.05.05 02:40
조회
34
추천
2
글자
10쪽

54화. 알게 된 진실.

DUMMY

조칼은 회칼을 쥔 오른손으로 마체테에 맞아 덜렁거리는 왼쪽 팔을 부여잡고, 신철에게로 걸어갔다.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신철이 비틀거리며 다가오는 조칼에게 말했다.


“몰골은 처참하지만 눈빛을 보니까 상태는 괜찮아 보이네.”


“너 뭐하는 짓이야?”


“보면 몰라. 날뛰는 놈 손 좀 봐준 거잖아.”


“건방진 새끼. 감히 내 싸움에 끼어들어.”


“그럼, 아는 놈이 모르는 놈 두 놈하고 힘겹게 싸우는 걸 보고 가만히 있냐?”


“내가 너 같은 놈하고 아는 사이라고?”


“모르는 사이는 아니지 않나?”


“말은 정확히 해야지. 너하고 나는 아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 죽이고 싶은 사이지.”


“뭔가 잘못 알고 있나 본대. 조칼, 너만 나를 죽이고 싶어하는 거야.”


“재수 없는 새끼. 지는 아니고 늘 나만 나쁜 놈이지. 못된 건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


“조폭 주제에 너나 나나 똑같이 나쁜 놈이지. 왜 너만 나쁜 놈이야. 네 인생이나 내 인생이나 다 쓰레기 인생 아닌가?”


신철의 말에 다가가던 조칼이 걸음을 멈췄다. 회칼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렸고, 목소리마저 떨려서 나왔다.


“똑같이 쓰레기 인생인데, 왜 오지혜는 너를 택한 거야? 오지혜를 만난 것도, 오지혜를 사랑한 것도 너보다 내가 먼전데, 왜 오지혜는 내가 아니라 너를 사랑한 거지? 어차피 똑같이 조폭이고 나쁜 놈이면 너 말고 나를 사랑해 줄 수도 있잖아.”


조칼의 말에 신철은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그, 그게 무슨 말이야? 조칼, 네가 지혜 씨를 좋아했다고 말하는 거야?”


“그래, 나는 오지혜를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했어. 보스나 니가 오지혜를 만나기 훨씬 전부터. 그렇게 내가 먼저 사랑했는데, 보스는 오지혜의 몸을 차지했고, 너는 오지혜의 마음을 차지했어. 제기랄. 근데, 보스보다 오지혜의 마음을 차지한 신철 니 새끼가 백배 천배 밉더라. 그래서 마음먹었지, 먼저 너를 제거한 다음에 보스까지 밀어내기로. 그러면 오지혜는 나한테 올 수밖에 없을 테니까.”


신철은 쇠망치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멍하기도 했지만 오래된 궁금증 하나가 풀린 기분이었다. 왜 갑자기 조칼의 눈빛이 변했었는지.


신철과 조칼은 11년 전 같은 해에 오성파 조직에 가담했다.


나이가 같은 데다가 배틀그라운드 게임을 좋아해 pc방에서 자주 마주쳤기에 쉽게 친한 사이가 됐다.


둘 다 또래 가운데에서 싸움 실력이 뛰어났고, 의리도 있었기에 금방 선배들 눈에 들었고, 보스의 신임도 받았다.


나쁜 깡패 짓도 같이 했고, 게임도 같이 했고, 밤을 새우며 술도 같이 먹었다.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서로를 끌어당겼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 조칼의 눈빛이 변했다. 시베리아의 얼음처럼 차가워졌고, 점점 눈에 살기까지 번뜩였다.


신철은 그 이유를 물었지만 무시 당했고, 혼자서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그게 지혜 씨 때문이었다니.


신철은 혼란스러운 감정을 털어내려는 듯 고개를 떨구고 머리를 흔들었다.


조칼 역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때, 조칼 뒤에서 시커먼 그림자가 쓰윽 몸을 일으켰다.


부스럭 소리를 듣고 조칼이 뒤를 돌아본 순간 도끼날이 번쩍했다.


조칼은 날아오는 캠핑 도끼를 반사적으로 피했다.


- 빡!!!


“우욱!!!!”


섬뜩한 소리가 났다. 이어 처참한 비명까지.


조칼은 어깨가 잘려 나가는 통증에 휩싸였다.


“으으으으 ······.”


눈앞이 흐릿해지며 주변의 사물들이 옆으로 스쳐 지나갔다.


썩은 나무가 부러지듯, 조칼은 바닥에 그대로 얼굴부터 쓰러졌다.


변우민이 기회를 놓칠세라 바닥에 쓰러진 조칼을 향해 캠핑 도끼를 치켜들었다.


“멈춰!”


신철이 바닥을 차고 몸을 솟구쳤다. 그 순간, 칼에 베인 상처에 불로 지지는 것 같은 통증이 일었다.


이를 악물고 손에 든 골프채로 변우민의 머리를 내리쳤다.


- 창!!


골프채와 캠핑 도끼가 부딪치며 금속의 스파크가 일었다.


착지와 동시에 신철이 변우민의 턱을 걷어찼다. 상처의 통증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턱이 획 돌아간 변우민은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터진 입술과 코에서 시뻘건 피가 줄줄 흘렀다.


“으으으으 ······, 이런 시발 새끼가.”


용수철처럼 튕겨 일어나는 변우민의 눈이 허옇게 뒤집혔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캠핑 도끼를 어깨 뒤로 넘겼다.


변우민의 캠핑 도끼보다 골프채가 빨랐다.


- 퍽!!! 퍼억!! 퍽!


옆구리, 등줄기, 가슴팍에 골프채 헤드가 꽂힐 때마다 뼈가 부러졌고, 살이 뭉개졌고, 뼈에 금이 갔다.


- 부웅!


- 퍽!!!


지면과 수평으로 날아온 골프채가 변우민의 허벅지 뒤쪽을 강타했다.


그 충격에 변우민의 두 다리가 펄쩍 들리며 등부터 바닥에 고꾸라졌다.


“컥, 컥.”


숨이 쉬어지지 않아 바닥에서 버둥거리는 변우민을 신철이 빤히 내려다봤다.


골프채를 휘두른 탓에 칼에 베인 상처의 통증은 극심했다. 그 통증을 견디기 위해 신철은 이빨을 악물었다.


그때 방문이 벌컥 열리며, 눈부신 플래시 불빛이 신철을 비췄다.


“아저씨, 괜찮으세요?”


열린 방문에 몸을 반쯤 내밀고 영진이 물었다.


“으으응, 견딜 만해. 거기 상황은 어떻게 됐어?”


“아저씨가 예상한 대로 됐어요. 총 맞은 두 사람은 시트를 덮어씌웠구요.”


“총 맞은 상태는?”


“둘 다 다리를 맞추기는 했는데, 상태는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당장 목숨을 잃을 상태는 아닐 거야. 하지만 서둘러야 해. 학생, 다용도실에서 청테이프 가지고 와. 중간 서랍에 있어.”


“이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요?”


“다리에 총을 맞았으니 쉽게 움직이지 못할 거야. 일단 청테이프부터.”


영진은 다용도실로 뛰어갔다.


신철은 영진이 가지고 온 청테이프로 신영세와 변우민의 손발을 묶었다. 입에는 두 놈이 신고 있는 양말을 벗겨 쑤셔넣었다.


퉁퉁 부어오르고 피범벅이 된 얼굴에 두 팔과 두 다리가 묶인 놈들의 모습은 마치 바비큐 꼬챙이에 꽂힌 돼지 두 마리를 연상시켰다.


“학생, 두 놈 주머니 좀 다 뒤져봐. 그리고 핸드폰 찾아서 잠금 좀 풀어놓고.”


신철의 지시대로 영진은 두 사람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핸드폰 잠금은 청테이프로 묶어 놓은 손의 지문을 이용하면 될 것 같았다.


신철은 통증을 참으며 움직여 조칼 옆에 한무릎을 꿇었다.


“이봐, 조칼! 조칼! 조칼!”


조칼이 번쩍 눈을 떴다. 잠시 까무러쳤던 모양이다.


“으악!!”


벌떡 몸을 일으키던 조칼이 비명을 지르며, 오만상을 찌푸렸다.


마체테를 맞은 어깨 통증이 아무리 극심하다고 할지라도 계속 쓰러져 있을 조칼이 아니다.


조칼은 어깻죽지가 찢어지는 고통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머리카락이 진땀에 흠뻑 젖었다.


만신창이가 된 몸이지만 눈빛은 이글이글 살아서 신철을 쏘아봤다.


“신철, 지금 나를 끝장내지 않으면 다음에는 니가 내 손에 죽을 거야. 너한테 기회는 지금 한 번뿐이야.”


“이봐, 내가 아무리 나쁜 놈이지만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상대까지 해코지하지는 않아. 다음에 보자. 그때는 네 말대로 나를 끝장낼 수 있을지 궁금하군.”


“재수 없는 새끼. 또 잘난 척하긴. 재수 없는 건 변하지 않는구나.”


“조칼, 지금 네 몸 상태가 움직이기 힘들겠지만 이러고 있을 수는 없어. 다른 애들이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해.”


“그게 무슨 소리야? 참, 주호하고 광수는 왜 안 보여?"


신철이 손을 들어 방을 가리켰다.


“저 안에 있어. 그런데 둘 다 총에 맞았어. 빨리 치료 받지 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뭐라고! 총? 애들이 총에 맞았다고?! 너 이 새끼, 내가 니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서 죽일 거야.”


“그건 나중 일이고. 지금 당장은 애들 데리고 빨리 병원으로 가. 이층에서 떨어진 종섭이도 부상이 심각한 거 같던데.”


“으으으아아악!!!!”


조칼은 분노에 절규했다.


신영세와 변우민의 핸드폰을 찾고 있던 영진이 깜짝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목소리를 들으니 아직 쌩쌩하군. 내가 너를 운전석까지 데려다줄게. 애들도 차에 실어줄 테니까, 네가 무슨 수를 쓰든 애들을 치료 받을 수 있는 곳까지 데리고 가.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거기까지야.”


“난 혼자서 갈 수 있어. 당장 애들이나 차에 실어줘.”


한 발 한 발 움직이는 조칼의 몸이 극심한 통증에 경련을 일으켰다. 그런 몸으로 현관 밖으로 나가는 걸 보면서, 신철은 질렸다는 듯 고개를 살래살래 가로저었다.


영진이 신철에게 다가와 핸드폰 두 개를 건넸다.


“핸드폰 잠금은 모두 풀어놨어요. 아저씨는 여기서 이 두 사람 감시하고 계세요. 총에 맞은 사람들은 제가 차로 옮길게요. 절대 움직이면 안 돼요. 아저씨 상처도 저 사람 못지 않게 심각하단 말이에요.”


“정원에 한 명이 더 있어. 이층 발코니에서 떨어져서 부상이 심할 거야.”


“밖에 또요! ······ 그럼 진주에게 이리로 오라고 해서 같이 옮길까요? 부상이 심하면 저 혼자서는 무리일 거 같은데.”


“그럼 그렇게 해.”


영진은 진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옆집 창고 뒤에 숨어서 연락 오기만 기다리고 있던 진주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영진과 진주는 먼저 정원에 쓰러져있는 종섭을 볼보 에스유브이에 태웠다.


다리가 부러졌는지 일어나 앉지도 못해 영진이 등에 업어서 옮겼다.


진주는 종섭을 영진의 등에 업히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썼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행복한 글 읽기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락카에 총이 들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앞부분 내용 전개 수정 23.12.13 32 0 -
공지 연재를 시작하며 인사드립니다 23.11.01 106 0 -
62 62화. 별장의 총소리 24.06.02 9 2 10쪽
61 61화. 드러나는 것들. 24.05.30 11 1 10쪽
60 60화. 협상 24.05.26 16 1 10쪽
59 59화. 마지막 예감 24.05.23 19 1 11쪽
58 58화. 양선 별장으로 와. 24.05.19 24 1 11쪽
57 57화. 잭나이프 24.05.16 25 1 11쪽
56 56화. 하진대교 24.05.11 25 2 10쪽
55 55화. 믿을 놈 없다 24.05.09 28 1 10쪽
» 54화. 알게 된 진실. 24.05.05 35 2 10쪽
53 53화. 싸움, 싸움 24.05.02 41 2 10쪽
52 52화. 싸움 24.04.28 52 2 11쪽
51 51화. 일촉즉발 24.04.24 45 2 11쪽
50 50화. 함정 24.04.20 39 2 11쪽
49 49화. 오성파 도착 24.04.18 54 3 10쪽
48 48화. 고백 24.04.13 60 3 11쪽
47 47화. 오늘밤 24.04.10 56 1 11쪽
46 46화. 추적자들 24.04.06 57 2 10쪽
45 45화. 전동 드릴 24.04.03 56 1 11쪽
44 44화. 8951 24.03.30 57 2 10쪽
43 43화. 신철의 부상 24.03.27 52 2 10쪽
42 42화. 권오일 부회장 24.03.23 57 1 10쪽
41 41화. 조칼 24.03.20 60 2 11쪽
40 40화. 오성파 24.03.16 55 2 10쪽
39 39화. 칼, 총, 그리고 배신 24.03.13 56 2 11쪽
38 38화. 발포 24.03.10 60 3 10쪽
37 37화. 지하창고 24.03.06 55 3 10쪽
36 36화. 근접 24.03.02 60 2 10쪽
35 35화. 섹시밤 24.02.29 66 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