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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선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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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선생
작품등록일 :
2023.11.01 23:02
최근연재일 :
2024.05.23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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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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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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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글자수 :
276,660

작성
24.05.02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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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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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53화. 싸움, 싸움

DUMMY

- 쿵!


현관 밖 정원 쪽에서 부딪치는 소리가 나더니 이어서 뭔가 떨어지는 섬뜩한 소리가 났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조칼이 획 고개를 돌렸다.


뭐지?


신경을 곤두세워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정원 쪽에서는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불길한 예감에 조칼은 방문 앞을 비우고 현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현관에 다다랐을 때, 밖에서 들리는 남자 목소리.


조칼은 멈칫했다.


대화 내용은 알아들을 수 없지만, 처음 듣는 남자들의 목소리다.


현관문을 천천히 열었다.


어둠을 뒤집어쓴 두 남자가 정원에 떡 버티고 있다. 가로등의 흐릿한 조명 때문인지 음산한 기운이 풍겼다.


“저 새끼는 또 뭐야?”


한 발 앞서 있는 놈이 조칼을 보고 다짜고짜 욕을 했다.


더한 욕으로 쏘아붙이려던 조칼이 머뭇거렸다. 두 놈이 입고 있는 조끼 때문이었다. 택배 일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자들이 택배 조끼를 입었고, 주머니가 불룩했다.


청부업자들이다.

조끼 주머니에는 무기가 들었겠지?

낯선 땅에서 바다 건너온 냄새가 나는데.

근데 바닥에 있는 저 사다리는 뭘까?

응?!

········· 조, 종섭이!


시체처럼 사지를 늘어뜨리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종섭의 모습에 조칼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조칼이 두 남자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얘 니들이 이랬냐?”


“니들? 이 새끼가 뒈지고 싶나 다짜고짜 맞먹네. 아오, 배때기를 칼로 확 쑤셔불라.”


조칼 앞으로 나서는 신영세의 어깨를 변우민이 붙들었다.


“영세야, 잠시만. 이봐! 니가 그 귀한 SD카드를 가졌냐?”


“내가 묻잖아, 얘를 이렇게 만든 게 니들이냐고?”


“아이고 무서워라. 그래 내가 그랬다, 이 시발 새끼야. 그래서 니가 어떻게 할 건데?”


이죽거리며 빙글빙글 웃는 신영세의 얼굴을 향해 조칼이 침을 퇴 뱉었다.


신영세가 움찔하는 순간, 조칼의 오른손이 재킷 속으로 들어갔다. 놀랍도록 민첩한 손놀림이다. 재킷 속에 들어갔다 나온 손에서 뭔가 번뜩였다.


회칼이다.


신영세와 변우민이 움찔하며 몸을 뒤로 뺐다.


두 놈의 움직임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조칼은 서슬이 퍼런 회칼을 신영세의 심장을 향해 뻗었다.


자신의 심장으로 찔러 들어오는 칼에 신영세는 하얗게 질렸다.


회칼이 심장에 꽂히려는 찰나, 신영세는 반사적으로 몸을 틀었다.


- 삭!


“으윽!!”


예리한 칼날이 신영세의 팔뚝을 깊숙이 벴다. 반사 신경이 조금만 늦었더라면 팔뚝이 아닌 심장에 칼이 꽂혔으리라.


"으으으으으 ·········."


팔뚝을 부여잡고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신영세 앞을 변우민이 막아섰다.


새로운 놈이 등장하자 조칼은 회칼을 거두고 한 발 물러섰다.


변우민은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며, 조칼을 향해 손에 들고 있는 것을 여유롭게 흔들었다.


방금 조끼 주머니에서 꺼낸 것으로, 30센티미터 정도 되는 캠핑 도끼다. 도끼날에 금칠을 했고, 도낏자루에는 빨간 고무 커버가 감겼다.


“이 새끼, 칼 좀 쓸 줄 아는구먼.”


“니들 목숨줄 끊을 만큼은 쓰지.”


“우리 목숨줄이 끊어지기 전에 먼저 니 머리통이 박살날 거다.”


“그럴 능력 있으면 그렇게 해보던가.”


“새끼, 입만 살았구먼 ······ 근데 말이야, 뒈지기 전에 내가 물은 거에는 답을 해야지. 아까 우린 니가 물은 거에 답을 해줬잖아.”


“니가 뭘 물었는데?”


“돌대가리 새끼, 기억력이 딱 3초구먼. 그래 다시 물으마. 니들이 SD카드 가지고 있냐?”


“SD카드? 난 그딴 거 안 키우는데.”


“아하, 그럼 니들이 벤츠 유리 자른 놈들이구먼. 꼴을 보아하니 아직 SD카드는 못 찾은 거 같네.”


“맘대로 지껄여라.”


“일단 니가 뒈져야 우리 일이 빨리 끝나니까. 피가 튀고 살점이 떨어지면 꽤 아플 거다. 그래도 할 수 없지 뭐. 니가 이해해라."


“내 피를 볼 실력이 있기는 하냐?”


비아냥대는 조칼을 향해 변우민이 씩 웃으며 입맛을 다셨다. 스킨 헤드를 손바닥으로 이마에서부터 쓱 훔치고, 캠핑 도끼날에 가래침을 뱉었다.


“내 분비물이 니 피에 섞이는 걸 가문의 영광으로 알아라.”


변우민이 성큼성큼 조칼과의 거리를 좁혔다.


“어서 와. 내가 다시는 그런 말 못하게 만들어 주마. 그 입을 확 찢어 놓을 테니까.”


자세를 낮춘 조칼이 회칼 든 손을 내밀었다.


둘은 UFC 선수처럼 상대를 노려보며 대치했다. 두 개의 날이 상대의 목숨줄을 끊기 위해 흔들거렸다.


먼저 변우민이 움직였다. 여유로운 척 흔들거리다가 잽싸게 조칼의 머리를 향해 캠핑 도끼를 날렸다.


회칼로 캠핑 도끼를 막을 수는 없기에 조칼은 몸을 젖혀 피했다.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귓전을 스쳤다.


재차 캠핑 도끼의 날이 목덜미를 노리고 비스듬히 날아왔다. 조칼은 섀도복싱을 하는 권투 선수처럼 상체를 틀어 피했다.


캠핑 도끼의 무게 때문에 휘두르는 동작이 컸기에 거리를 두고 비켜 갔다.


“어쭈, 제법인데. 어디 계속 피해 보시지, 언제까지 피하나. 그러다가 나한테 딱 한 방만 맞으면 넌 뒈지는 거야.”


“그래? 그렇게 자신 있으면 또 휘둘러 봐.”


목을 좌우로 우두둑 우두둑 돌린 변우민이 캠핑 도끼를 빙글빙글 돌리며 다가왔다.


“잠깐!”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변우민이 멈짓했다.


뒤에 있던 신영세가 다가와 변우민 옆에 섰다. 칼에 베인 통증에 오만상을 찌푸리며, 조칼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봤다.


손에 들고 있는 마체테가 조칼의 눈에 익었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종섭의 것이다.


조칼은 생각을 바꿔 뒤로 한 발 한 발 물러났다.


청부업자 둘을 혼자서 상대하는 건 무리야.

집 안에 있는 주호, 광수와 합세해야 승산이 있어.


뒷걸음질로 현관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가는 조칼을 쫓아 둘도 집 안에 발을 들여놓았다.


달빛에, 가로등 불빛까지 비추던 바깥과 달리 집 안은 캄캄했다.


“뭐야, 왜 불이 안 들어와?”


벽에 있는 스위치를 눌러대는 변우민의 목소리에 짜증이 담겼다.


“영세야, 그만, 그만 멈춰.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인다. 지금 저 새끼, 우리를 지들 편이 있는 데로 유인하는 거야.”


그때 핸드폰 손전등이 켜졌다. 신영세의 핸드폰이다.


플래시 불빛에 비할 수 없는 빛이지만, 새까만 어둠에 적응한 눈에는 눈이 부실 만큼 밝았다.


조칼도 핸드폰을 꺼내 마주 서 있는 두 놈을 비췄다.


팽팽하게 긴장한 세 얼굴과 세 개의 무기가 손전등 불빛에 드러난 장면이 기묘했다.


변우민과 신영세가 눈빛을 교환했다. 그걸 신호로 변우민이 천천히 움직였다. 신영세에게서 멀어지며, 조칼의 오른쪽으로 돌아서 점점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조칼은 손전등을 움직여 두 놈을 번갈아 비추면서, 변우민이 움직이는 반대 방향으로 발을 뗐다.


두 놈의 간격이 벌어질수록 하나의 불빛으로 비추기가 어려워졌다.


“주호야! 광수야! 주호야! 광수야! 이리 나와!”


조칼이 주호와 광수를 소리쳐 부르자, 변우민이 몸을 던져 달려들었다.


획, 손전등을 돌려 비췄을 때는 변우민이 치켜든 캠핑 도끼가 코앞에 있었다.


아차, 늦었다!


허공을 가르며 날아오는 캠핑 도끼를 회칼을 들어 간신히 막았다.


- 창!!


도끼날과 칼날이 스파크를 일으키며 부딪쳤다.


부딪치는 충격에 조칼이 손에 든 회칼을 놓쳤다. 회칼이 떨어지며 팽그르르 돌았다. 예리한 날이 조칼의 손목을 벴다.


바닥에 떨어져 구르는 회칼에 눈이 커진 변우민이 다시 캠핑 도끼를 치켜들었다.


그 순간, 조칼의 주먹이 변우민의 턱을 갈겼다.


턱이 획 돌아간 변우민이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조칼이 팔꿈치로 변우민의 목을 돌려 쳤다.


“커억!!!”


숨통이 막히는 소리를 내며, 변우민이 눈을 허옇게 뒤집어 깠다.


기회를 잡은 조칼이 바닥에 떨어진 회칼을 집어 들었다. 회칼을 집은 손 그대로 변우민의 허벅지에 칼끝을 꽂으려는 순간, 조칼의 어깻죽지를 뭔가 무섭게 때렸다.


어깨뼈가 바스러지는 통증에 조칼은 튕기듯이 몸을 틀었다.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 손전등 불빛에 주위가 환했다.


신영세가 마체테를 들고 기분 나쁘게 웃고 있었다.


그제야 조칼은 자신이 신영세가 휘두른 마체테에 맞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나마 어두운 탓에 급소를 맞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마체테를 맞은 왼쪽 어깨 아래가 덜렁거렸다. 팔과 손에 도무지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게, 뼈가 부러졌든지 신경이 끊어진 모양이었다.


조칼이 힘겹게 뒤로 발을 뗐다. 마체테를 든 신영세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왼쪽 팔을 덜렁거리며, 회칼을 쥔 손을 앞으로 뻗었다.


- 챙!!!


날아온 마체테를 회칼로 간신히 막았다.


- 챙!!!


마체테를 막으려고 몸을 움직일 때마다 어깻죽지가 찢어지는 듯이 아팠다.


“어흑!”


- 쿵!


뒷걸음질치던 조칼이 바닥에 깔린 카펫에 걸려 뒤로 나동그라졌다. 바닥에 어깨가 부딪치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날아오는 마체테가 눈에 보였다. 조칼은 모든 게 끝났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를 악물고 눈을 질끈 감았다.


- 퍽!!! 퍽!!! 퍽!!!


“컥!!!, 억!!!, 커억!!!”


섬뜩한 타격 소리. 이어진 비명소리.


조칼은 질끈 감았던 눈을 조심스레 떴다. 눈을 돌려 자신의 몸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더 이상 다친 데가 없었다.


“으으으으으 ······”


들리는 신음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 사지를 부들부들 떨고 있는 신영세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그 옆에 낯익은 자가 있다.


신철?!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는 조칼을 향해 신철이 얼굴을 돌렸다.


“조칼, 괜찮아?”


설마 저 새끼가 마체테를 막은 거야?


조칼의 눈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행복한 글 읽기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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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2화. 싸움 24.04.28 4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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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화. 버닝 폴 24.02.21 55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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