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기디온 님의 서재입니다.

불법 영혼 계약을 멈춰주세요(마법 탐정 가문 1)

웹소설 > 자유연재 > 추리, 공포·미스테리

기디온
작품등록일 :
2019.12.14 13:01
최근연재일 :
2019.12.19 00:31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506
추천수 :
0
글자수 :
114,431

작성
19.12.18 23:29
조회
9
추천
0
글자
11쪽

13장. 뱀 눈의 남자(2)

즐거운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DUMMY

“일주일 전, 4월 9일. 뱀 눈깔과 이예나가 있었다고 하자.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지만, 이예나는 그 눈깔한테 쫓기고 있었어.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한테 메시지를 보내, 은지와 성훈, 최소연, 김예원에 대해 물어봤어. 이 메시지가 작성된 이후—잠깐, 그게 언제였어?”


가인은 생각했다. “난 항상 화/수/목 헬스장에 가고, 그날 뒤로는 안 갔으니까···목요일, 그러니까 4월 11일이었을 거라 생각해.”


“그래, 그렇다면 4월 11일, 왜인지 그 남자는 이예나를 찾았어. 그래서 그 남자 때문에 이예나는 사라졌어. 4월 13일, 이예나의 오빠가—”


“오빠인 걸 알 수 있어?”


“아니. 그래, 여자일 수도 있으니 손윗형제라 하자. 손윗형제가 미아 글을 냈어.”


가인은 세민의 말에 따라 글을 보던 중, 손을 들었다. “잠깐만. 그런데 이 글에서는 여동생이 어젯밤 행방불명되었다, 즉 4월 12일에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혹시 그 전날밤인 4월 11일에 아직 있었다는 게 아닐까?”


“음···” 세민은 곰곰히 생각했다. “그럴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단정할 수는 없어. 애초에 걘 너가 말한 대로 버둥거리면서 끌려갔잖아. 이예나를 억지로 데려가야 할 사람들이 과연 이예나를 다시 집에 데려다줬을까? 그리고 만약 그랬다면, 왜 이예나는 다시 나갔을까?”


가인이 그 질문을 고민하는 동안, 세민은 말을 계속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게, 무단결석이야. 이예나가 사라진 건 4월 11일 밤이니, 4월 11일엔 학교에 나왔을 거야. 그렇지?” 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 전까지는 이예나가 계속 나왔었다.


“그렇다면 4월 12일에는 학교에서 가족들한테 전화가 갔을 거야. 즉, 이 손윗형제가 그 사실을 깨닫게 된 게 4월 12일이니까 그때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지.”


“이 부분에 대해선···역시 그 오빠인가 언니인가 그 사람에게 물어봐야 하나?”


“그래야지. 마침 전화번호도 있으니까, 일정에 적어놔. 그건 그렇고, 계속하자.” 세민은 그렇게 명령을 내리고 다시 눈을 감았다. 가인은 세민의 말대로 순순히 필기를 했다.


“일주일 이후, 4월 17일에 최소연이 구토. 4월 17일의 밤에 성훈은 다리가 부러졌고, 4월 18일 오후에 일리야—근데 걔 성씨가 뭐냐?”


“아슬라노브.”


“그래. 일리야 아슬라노브. 걔 그림이 망가졌어. 이게 지금, 우리의 상황이야.”


가인은 노트를 살펴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야···이렇게 보니까 엄청 이상하긴 하네. 하루도 아니고, 거의 몇 시간 간격으로 연달아 이렇게 된 거잖아?”


“응. 그래서 여기서 생각해낼 수 있는 질문은 세 가지야.” 세민은 자신의 말을 강조하려는 듯 손가락을 세 개 세웠다.


“세 가지?”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세민은 뭔가 생각이 있었겠지.


“그래. 첫째. 만약 이 피해자들이 이예나와 나 사이에서 오간 메시지 때문이라면···왜 김예원과 일리야가 자리가 바뀐 거지? 그리고 은지는 어떻게 된 걸까?”


확실히···메시지에서 언급되거나 관련된 것은 김예원, 최소연, 구성훈, 김은지, 이예나밖에 없었다. 다섯 명 중에 세 명밖에 타격이 없었고, 그마저도 메시지의 주제였던 김은지가 아무 일도 없으니···


잠깐. 없었나?


가인은 손을 들었다. “잠시만. 김은지, 걔 조퇴하지 않았어?”


세민은 석연치 않은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그러네. 하지만 걔한테 뭐가 일어났다고 생각해? 다음날 학교에서 만날 때는 꽤나 멀쩡해 보였는데.”


“하지만 조퇴할 정도면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것도 물어봐야지. 적어놔.”


가인이 다시 적는 동안 세민은 두 번째 손가락을 접었다. “둘째. 만약 이 범인이 관심을 위해 범행을 저지른다고 가정하더라도, 왜 이렇게 급하게 하는 걸까?”


세민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범인이 관심을 원한다면, 극단적인 범행을 단시간 내에 저지르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범행은 그저 ‘관심 끌기’를 위한 거라고 하기에도 애매할 정도로 불과 몇 시간 간격으로 발생하고 있었다. 충분히 그 수군거림을 뒤에서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라 하기에도 애매했다.


세민은 남은 손가락 하나를 접었다. “그리고 마지막. 이예나 이외에 이 메시지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누가 있었을까? 그때 이예나가 자신의 이름을 안 밝힌 것도, 누가 이 메시지를 볼지 몰라서였잖아. 이예나가 범인이 아니라고 한다면, 아마 이 메시지를 볼 수 있는 사람이겠지.”


점점 머리가 멍해지는 걸 느낀 가인은 물을 털어내는 개처럼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니, 타임, 타임. 한 개씩 생각하자. 일단 첫번째 문제. 왜 하필 김예원이 아니고 일리야로 타겟이 바뀌었냐···고 물으면, 역시 김예원을 해코지할 만한 거리가 안 생겨서 아닐까?...일리야는 그때 그림을 갖고 왔으니까 그렇게 된 거고.”


“음···그건 그런데, 왜 굳이 일리야를 했을까, 이거지. 그야, 걘 너처럼 백인인 것 빼고는 아예 눈에 띄는 애가 아니잖아. 누구한테 해코지를 하거나 뒷담화를 할 것도 아닌 것 같고.” 세민이 말했다.


“그럼 너는 뭐라고 생각하는데?”


세민은 신음소리를 냈다. “글쎄···딱 잘라 말할 수 없는 게 문제지. 다만 나는 이렇게 생각해. 애초에 그 애들 이름이 나온 이유가 이예나가 갑자기 김은지랑 친한 게 누구냐라고 물었기 때문이었어. 그렇다면 이예나가 걔네들을 어떻게 한 게 아니라, 지금 피해자들이 모두 김은지랑 관련이 있는 걸 수도 있어. 이예나는 그냥 그것을 왜인지 캐묻고 다녔을 뿐이고.”


“확실히 그렇다면 갑자기 일리야가 나온 게 말이 되네. 그럼 김은지한테도 얘기를 좀 들어봐야 하는 건가?”


“그렇게 되는 거지. 뭐, 그건 지훈이 아저씨가 할 일이지만. 상식적으로 우리가 나선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고.” 세민이 대꾸했다. 가인은 끄덕이며 그 부분도 노트에 적었다.


가인은 펜을 들었다. “그러면 두 번째 문제. 왜 범인은 이렇게 급하게 사건을 저지를 필요가 있는 걸까? 관심병자이기 때문도, 복수의 클럽에 의한 의뢰이기 때문도 아니라고 일단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음···솔직히 말하자면, 그걸 알기에는 단서가 너무 부족해. 혹시 몰라, 의뢰인이 진짜 쓰레기들한테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일부러 그래달라고 부탁한 걸지도 모르는 일이고···물론, 왜 성훈과 일리야가 그 안에 들어가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세민이 덧붙였다.


“일리야는 나도 모르겠지만···솔직히 성훈이라면 뭔가 짚이는 게 있긴 해.” 가인은 짤막하게 광재가 들려준 단톡방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하지만 그 다음 이어진 반응은 가인조차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아니, 잠깐만. 너 설마 그 얘기를 믿는 거야?” 세민이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물었다. 가인은 세민의 분노한 표정에 놀라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아니! 그냥 소문이라고!” 하지만 가인의 설명에도 불과하고 세민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애초에 그 단톡방이란 것의 존재를 알고 있는 거면, 광재 걔가 제일 수상하지 않아? 걘 도대체 성훈이 무슨 말을 하고 다니는지 알았대? 걘 친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다들 떠들어대는 건지···”


“알아, 알아! 애들이 이상한 건 나도 알지. 당연히 알고 말고. 나도 성훈이랑 얘기 나눠봤잖아. 걔가 그런 짓을 할 것 같진 않아. 알지만···그냥, 지금 추리는 추리잖아. 가능성을 배제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말한 것 뿐이야.” 가인이 양손으로 진정하라는 제스쳐를 취하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세민은 그제서야 진정하고, 열기를 식히려는 듯 입고 있던 후드티의 목 부분을 당겼다. 괜히 자신도 욱한 게 부끄러웠는지, 발그레 달아오른 볼에 손을 갖다댔다.


“근데 너···성훈이랑 대체 무슨 사이야? 그 정도로 화를 내는 건 처음 봤네.” 가인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드디어 세민이도 사랑에 눈을 뜨다니···


세민은 손을 내저었다. “아-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냥···그때 양호실에 갔을 때, 도와줘서. 정말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당연히 나도 모르지만···되도록이면 모르는 것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아.” 세민은 그 말을 하다가, 문득 떠오른 게 있었는지 가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그때 너 양호실에 왜 온 거야? 우리 관계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적어도 우리 담임 선생님 말고는 없을 텐데.”


“아, 그거? 은지가 말해주더라고. 실은 나 점심시간 끝나고 너한테 수학 교과서 좀 빌리려고 했거든. 그런데 없어서 내가 걔를 잡고 세민이 책상 어딨냐고 물으니까···너 양호실에 갔다면서 걱정하더라. 걔, 의외로 너한테 관심 있는 모양이야?”


“그러게. 나 병원에 갔을 때도 걔 만났거든. 엄청 살갑게 굴긴 하더라.” 세민이 중얼거렸다.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지만, 은근슬쩍 입꼬리가 약간 위로 올라가 있었다.


“뭐야, 걔랑 친구 하면 되겠네.” 가인이 신나서 말했다. 세민은 갑자기 표정이 얼어붙어버리더니,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설레발 치지 마. 김예원이랑 최소연이랑 붙어다니는 거 봤잖아. 걍 아무한테나 친한 척 하는 애야. 아니, 심지어 김예원이 시킨 걸지도 몰라. 그게 아니면 나한테 그럴 리가 없어.” 세민은 말하면 말할수록 더 어깨가 움츠러졌다. 그 모습을 본 가인은 콧잔등이 시큰거렸다. 그때 일 때문에 아직도 이렇게 마음고생이 심하다니···


“무슨 소리야. 그때랑 다르잖아, 애들도 다 바뀌었고. 그냥 너한테 관심이 있는 걸지도 모르는데, 한 번 밥이라도 같이 먹자고 해봐.” 가인이 부드럽게 달랬다. 세민은 입술이 일직선으로 오므라진 채 고개를 저었다.


“김예원 따까리랑 밥을 먹느니 청산가리를 원샷하고 말지. 어쨌든, 세 번째 질문—”


하지만 세민이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갑자기 문이 벌컥 열렸다. 작은아빠가 급하게 뛰쳐들어왔다.


“얘들아. 혹시 너희들, 오늘 큰아빠 어디 갔는지 알아?” 주성이 다급하게 물었다. 아빠의 공포 섞인 표정에 가인은 심장이 또다시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무슨 일이지?


“아···아니. 그냥 일 나간 거 아니었어? 왜 그래?” 새하얗게 얼어붙은 얼굴을 한 세민이 먼저 되물었다.


“오늘 낮에 형이 주현이 아저씨네에서 자고 온다고 그랬는데 방금 주현이 아저씨한테서 전화가 왔어. 형이 안 오는데 어딨냐고.”


세민과 가인은 어안이 벙벙해져 서로를 돌아보았다. 비록 가인은 생각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어쩐지 세민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 그 날, 벽에 녹아내렸던 이예나와 그 뱀 눈의 남자에게—


“어떡하지?” 세민이 겨우내 중얼거렸다. 가인은 그저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댓글과 선작, 추천을 먹고 살아요


작가의말

캐릭터의 짜투리 설정: 세민은 마이 리틀 포니를 굉장히 좋아한다. 아무한테도 못 말하지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불법 영혼 계약을 멈춰주세요(마법 탐정 가문 1)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9 14장. 준의 실종 19.12.19 10 0 14쪽
» 13장. 뱀 눈의 남자(2) 19.12.18 10 0 11쪽
17 13장. 뱀 눈의 남자(1) 19.12.18 11 0 12쪽
16 12장. 폴록의 복수 19.12.17 9 0 14쪽
15 11장. 토끼굴에 빠지다 19.12.15 12 0 16쪽
14 10장. 예술가의 고뇌 19.12.14 12 0 14쪽
13 9장. 병문안 19.12.14 24 0 15쪽
12 8장. 복수의 클럽 19.12.14 14 0 15쪽
11 7장. 폭풍의 언덕 19.12.14 19 0 13쪽
10 6장. 케이크와 커피와 가십 19.12.14 16 0 17쪽
9 5장.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19.12.14 11 0 17쪽
8 4장. 첫 피(3) 19.12.14 11 0 11쪽
7 4장. 첫 피(2) 19.12.14 54 0 13쪽
6 4장. 첫 피(1) 19.12.14 13 0 14쪽
5 3장. 사랑의 학교 19.12.14 15 0 12쪽
4 2장. 그림자 도서관 19.12.14 29 0 15쪽
3 1장. 쌍둥이의 자리(2) 19.12.14 29 0 12쪽
2 1장. 쌍둥이의 자리(1) 19.12.14 120 0 11쪽
1 프롤로그. 바다에서 걸어나온 남자 19.12.14 88 0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