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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디온 님의 서재입니다.

불법 영혼 계약을 멈춰주세요(마법 탐정 가문 1)

웹소설 > 자유연재 > 추리, 공포·미스테리

기디온
작품등록일 :
2019.12.14 13:01
최근연재일 :
2019.12.19 00:31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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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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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1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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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10장. 예술가의 고뇌

즐거운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DUMMY

어두컴컴한 화학실을 빠져나온 가인은 하품을 하면서 눈을 껌뻑였다. 화학 숙제를 오늘도 안 해온 광재가 선생님의 분필 사례를 피하는 걸 보는 건 재미있었지만···역시 원소의 특징을 암기만 하는 건 지루했다. 코딩 교실이었으면 재미있을 텐데.


“야, 우리 다음 교시 뭐임?” 옆에서 나란히 걷던 리나에게 가인이 물었다.


“응? 우리 미술.” 리나가 대답했다.


미술. 가인이 딱히 대단한 예술가의 영혼이라든가 타오르는 열정을 지닌 건 아니었지만, 가인의 미술 조에는 광재, 리나, 광재와 마찬가지로 화학 선생님에게 갈굼당하는 게 일상인 지우, 그리고 일리야가 들어 있었기에 언제나 즐거웠다.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수다나 좀 떨 생각으로 가인은 서둘러 미술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가인은 미닫이문을 열어젖혀 석고와 페인트의 날카로운 냄새가 옅게 깔린 미술실로 들어섰다. 학교의 어둑어둑한 회색 콘크리트 바닥과 이상한 점들이 잔뜩 찍힌 벽들과 달리, 미술실은 흰 타일과 새하얀 페인트로 다른 교실들보다 훨씬 넓고 상쾌해 보였다. 선생님의 취향에 맞게, 주변에는 초현실적이고 기괴한 그림들이 잔뜩 걸려 있었고 여섯 개의 나무 책상에는 아크릴판이 덮여 있었다. 가인은 그 중 제일 구석에 있는 자리, 그리고 거기 앉아 있는 작은 남자아이에게 향했다.


일리야는 이미 자리에 앉아, 스케치북을 꺼내 연필로 무언가를 쓱쓱 그리고 있었다. 가인조차 몸짱처럼 보이게 하는 왜소한 체구에 가인보다 더 창백한 금발, 그리고 투명하고 파란 유리 같은 눈동자가 특징인 러시아인이었지만, 나름 2년 정도 살아와서 그런지 한국말은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가인이 옆자리에 앉아 인사를 건네자, 일리야는 끄덕이며 받아줬다.


"오늘은 뭐 그려?" 가인이 물었다. 일리야는 대답 대신 스케치북을 펼쳐서 보여줬다. 그저 몇 번 연필로 슥슥 선을 그었을 뿐인데, 만개한 장미의 흑백 윤곽이 아주 선명하게 나타나 있었다. 학년, 아니 학교에서 가장 그림을 잘 그리는 일리야는 미술 선생님의 사랑을 듬뿍 받는 아이였다. 가인은 감탄의 표시로 손뼉을 쳐주었다.


“우와, 예쁘다! 진짜 대단해!” 가인이 진심을 담아 말해줬다. 일리야는 아주 작은 미소를 입술에 띄웠다.


“부족해. 하지만 고마워.” 억양 섞인 한국어로 일리야가 대답했다.


“어? 이게 뭐지?” 그때 즈음 광재와 함께 미술실에 도착한 리나가 옆에서 물었다. 평소에는 소묘 참고 자료나 예고 준비생들을 위한 모집 요강이 꽂힌 책장밖에 없는 미술실 뒤에는, 못 보던 거대한 캔버스가 까만 천으로 덮여 있었다. 리나가 거기로 향해 천을 들어올리려 하자, 일리야는 벌떡 일어나 리나 뒤를 쏜살같이 쫓아가더니 캔버스와 리나 사이를 가로막았다.


“*%^$! 노 타치! 안돼!” 흥분한 나머지 러시아어와 영어까지 섞어가면서 일리야가 다급히 소리쳤다. 총구를 겨눈 것 마냥 두 손을 들어올린 리나는 토끼눈을 한 채 뒤로 슬슬 물러났다. 다행히도 아직 다른 애들이 올라오지 않아서 망정이지, 목격한 애들이 있었으면 십중팔구 캔버스를 엿보려 했을 터였다. 특히 그 꾸물거리는 세균덩어리 두 개라면 더더욱.


“미안, 미안! 너 거구나?” 리나가 사과했다. 일리야는 그제서야 진정하더니, 손을 내저었다.


“아니, 미안. 만지면 안돼.” 일리야가 말했다.


가인은 자리로 돌아온 일리야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뭐야? 저거 너가 그린 거야?”


일리야는 마치 엄청난 비밀이라도 말해주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목소리를 한껏 낮추어 이야기했다. “대회. 아직 보면 안돼.”


“대회 나가? 우와···대단하다! 그런데 저거 넣어놓는 게 나을 거 같은데. 애들은 저거 들춰보려고 할걸.” 가인이 말해줬다. 안타깝게도 너무 많은 단어가 한꺼번에 들어 있었는지 일리야는 그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가인은 일어서서 방 뒤로 향했다.


“봐봐. 넣어놔.” 캔버스가 놓인 이젤의 다리를 들어올리면서 가인이 말했다. 일리야는 고개를 흔들었다.


“안돼. 안 말라.”


“아···덜 말랐다고?” 가인이 물었다. 일리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세히 보니 천은 캔버스 자체에 닿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위에 드리워져 있었다.


“좋아, 그럼···” 가인은 마땅한 장소를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오래된 캐비닛에 시선이 멈췄다. 한 사람이 아예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캐비닛은 선생님만이 들어갈 수 있는 장소로, 대개 새 페인트 세트나 붓 등이 보관되는 창고라고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들어온 이래 한 번도 닫힌 적이 없었고, 심지어 자물쇠조차 없었다. 조심스레 손잡이를 당기니, 순순히 열려 텁텁한 곰팡이와 페인트 냄새를 공기 중에 방출했다.


“여기 어때?” 거대한 빈 공간을 가리키며 가인이 물었다. 일리야는 잠시 망설이더니, 거대한 이젤을 낑낑대며 들고 왔다. 가인은 일리야를 도와, 작품을 조심스럽게 집어넣었다.


문을 닫자마자 떠들썩한 이야깃소리의 파도와 함께 다른 아이들이 밀려들어왔다. 가인은 서둘러 그 애들과 함께 합석했다. 이윽고 손에 달라붙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은색 텀블러를 든 미술 선생님이 들어왔다.


조형 선생님은 이름 그대로 조형학과 출신의, 의외로 보기 드문 남자 선생님이었다. 늘씬한 키에다가, 동그란 와이어 안경에 단정한 가디건을 입은 젊은 선생님은 세헌 선생님과는 또 다른 인기를 거느리고 있었다. 시크한 말투도 가릴 수 없는 따뜻한 태도라든지, 바로크 미술과 르네상스 미술의 차이조차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녹인 초콜릿 같은 목소리라든지, 페인트를 묻히지 않기 위해 소매를 걷어올리면 드러나는 힘줄이라든지···왜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있는지는 자명했다. 심지어 남자애들 중에서조차 저 선생님 “덕질”을 할 정도였으니.


“안녕, 얘들아. 오늘도 다들 표정이 썩었구나?” 늘씬한 다리로 교실 앞에 살랑살랑 걸어나간 선생님이 말했다. 다함께 웃음을 터뜨리는 동안, 선생님은 컴퓨터를 켜서 화면에 오늘의 수업 목표를 띄워주었다. 예쁜 파스텔 색감의 수채화 그림들이 죽 늘어져 있었다.


“오늘은 워터컬러 페인트, 그러니까 한국어로 하면 수채화로 작품을 하나씩 그릴 거야. 다음 주까지가 제출 기간이니까, 빨리 하는 게 좋을 거야. 주제는 꿈. 말 그대로 너희들 장래희망을 그려도 상관 없고, 진짜로 꾼 꿈도 괜찮아. 자, 조장들 나와서 어서 도안 종이 가져가고, 흰 종이랑 페인트는 도안을 가져오면 줄게.”


도안을 그리기 위한 거친 회색 종이를 받은 뒤, 가인은 무엇을 그릴지 곰곰히 생각했다. 꿈···꿈이라. 일단 키나 좀 크고, 근육도 좀 붙고, 모델 급여도 좀 올라서 새로 나온 아이섀도우 팔레트나 사고···이런 작은 것부터, 세계의 4대 패션 쇼에 선다든가, 큰 게임 회사의 프로그래머로 취직한다든가···당연히 다들 원하는 거였지만, 딱 느낌이 오는 것이 없었다. 게다가 너무 세속적인···욕망 같기도 했고.


“그러고 보니, 너 오늘 아침에 걔랑 같이 있더라?” 광재가 갑자기 말했다.


“누구?”


“그···키 작고, 공부 엄청 잘하는 여자애. 숏컷.”


순간 온 몸의 피가 심장으로 직행한 듯 몸이 얼어붙었다. 세민이가 뭘 했나? 광재랑 애초에 만난 적도 없을 텐데···어떻게 되어가는 거지? “아, 세민이? 응···집이 같은 방향인데, 가끔 말을 걸어오거든. 같은 초등학교 나오기도 했고. 재미있는 애야.” 가인이 최대한 대수롭지 않으면서도 매일 아침 함께 등교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어필하려 말했다.


“진짜? 아···”


“근데 왜?”


“그냥···너희 둘이서 사귀냐고 묻더라고.”


생각도 못한 이야기의 진행 반향에 숨을 들이쉬다가 사레가 들린 가인은 목청이 울릴 정도의 쿨럭거리는 기침을 몇 차례나 했다. 참···이렇게 혐오스럽고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말을 들은 적이 인생에서 몇 번이나 있었던가.


“미쳤냐? 도대체 어떤 놈이 그딴 말을 하는 거야?” 가인이 쏘아붙였다. 광재는 예상 외로 거친 반응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진정하라는 손짓을 했다.


“야, 야. 내가 한 말 아니야. 아···그, 김예원? 걔가 나한테 묻더라고.”


“걔야말로 왜?”


“관심 있나 보지. 그런 애 한둘이냐.”


물론 걔랑 사귀느니 학교에서 키우는 길고양이 노랑이랑 사귀겠지만, 괜스레 나오는 웃음은 참을 수 없었다. 하여튼···이 인기란. “하하···어쨌든, 그런 사이 아냐. 애초에 서로 봐야 뭘 하든 하지. 걘 게다가 공부밖에 모르는 애라서···”


“그래, 그건 인정.” 광재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도안 그림에 집중했다. 가인은 자신의 밑을 내려다보았다. 여전히 연필 자국 하나 없이 깨끗한 종이에 머리도 덩달아 텅 비는 것처럼 느껴졌다. 가인은 신음하면서 마른 세수를 했다. 옆을 힐끗 바라보니, 일리야는 자신 있게 연필을 움직여 무슨 풍경 비슷한 것을 그리고 있었다.


“일리야는 뭐 그릴 거야?” 가인이 물었다.


“어제···꿈.” 일리야가 중얼거렸다. 신기하게도 그 말에 불현듯 어떤 장면이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가인은 그 기억이 또다시 스러지기 전에 서둘러 연필을 종이에 갖다댔다.


긴 회색 줄이 들판을 만들었고, 그 위에 뾰족한 손 같은 나무가 생겼다. 물론,꿈 속의 나무는 백 배는 울창하고 생명력으로 넘쳐났었다. 크고 매끈매끈한 짙은 녹색의 잎사귀들 사이에 커다랗고 탐스럽게 익은 레몬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는데, 녹색에서 톡톡 튀어나오는 샛노랗고 통통한 몸통, 생기와 여름의 햇살을 머금은 싱그러운 냄새는 그것을 떠올리는 행위조차 침이 고이게 할 정도였다.


당연히 먹고 싶었지만, 가인이 아무리 까치발을 서고 손끝이 떨릴 때가지 팔을 뻗어도 닿지 않았다. 그렇게 몇 분—몇 시간?—을 버둥거리던 중, 갑작스레 어떤 손이 나타나 레몬을 딴 뒤, 가인에게 넘겨주었다. 그리고선···정확히 어떤 말로 표현했는지는 기억 안 났지만, 그 내용만큼은 여전히 혀 위의 아지랑이 같은 신맛처럼 뇌 한 켠에 떠돌고 있었다.


“마들렌 줄까, 우리 아가?”


참 이상했다. 얼굴도 생김새도, 들은 적도 없었는데, 여자라는 것만큼은 일말의 의심의 여지도 없이 알고 있었다. 가인은 좀처럼 그 정도로 생생한 꿈을 안 꾸는 편이라, 더욱 기억이 났던 것 같았다.


문득···그 생각이 들었다. 가인이 큰아빠와 작은아빠에게 오기 전에, 낳아줬을 사람. 그 사람···이었을까?


가인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통통하고 싱그러운 레몬을 따주는 사람이, 과연 가인을 버리고 찾을 수도 없는 곳으로 가버렸을까? 그런 사람은 진짜 엄마도, 뭣도 아니었다. 진짜 부모라곤, 지금 집과 법률사무소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 두 아빠밖에 없었다. 이미 가인은 그 사실을 받아들인 지 오래였다.


그런데도 왜···그 사람을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걸까. 얼굴을 보고 싶다고, 그 레몬을 먹어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걸까. 눈부신 여름 햇살이 혀를 찔러 눈물을 핑 돌게 할 때까지 그 터져나오는 과즙을 핥아먹고 싶은 충동이 가슴 속에서 심장과 함께 뛰고 있었을까.


애초에 레몬 같은 건 좋아하지도 않는데.


옆에서 느껴지는 움직임에 정신을 차리니, 일리야가 옆에서 도안 종이를 들고 선생님에게 걸어가고 있었다. 뭐, 레몬 정도면 초현실주의를 사랑하는 선생님에게도 충분한 소재겠지. 가인은 서둘러 그 레몬 나무와 밑의 여인을 거친 연필결로 윤곽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도안을 대충 마친 뒤, 가인은 그 그림을 선생님께 들고 갔다. 선생님은 가인의 그림을 훑어보았다. 그런데 보통이라면 그냥 슥 보고 종이를 넘겨줄 선생님이, 왜인지 그 그림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이 그림, 어떤 그림이니?” 갑자기 선생님이 물었다.


“예?...어···지난 밤에 꾼···꿈···” 당황한 가인이 얼버무렸다.


“흠···의외네. 가인이 넌 항상 현실적인 소재를 많이 차용했는데.” 선생님이 말했다.


“어···하하···꿈이니까요···” 가인이 중얼거렸다. 뭐지···이 선생님. 다른 애들한테도 다 이러셨던가?


“이 여자는 누구니?” 나무 밑의 대충 그린 여자를 톡톡 건드리면서 선생님이 물었다.


“어···그-글쎄요. 저도 그냥 꿈에 나오더라고요···왜 나왔는지, 누군지조차 몰라요.”


“그래?” 선생님은 실망인지, 납득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흰 종이를 줬다. “페인트는 뒤에서 꺼내오렴.”


가인은 그것을 받고 뒤의 테이블로 향해, 필요한 색깔을 골라냈다. 파란색···초록색···그리고 그림자를 위한 검은색···어?


가인은 가장 가까운 테이블들을 살펴봤지만, 누구도 까만 물감을 쓰고 있지 않았다.


“얘들아, 혹시 까만 물감 가져간 사람?” 가인이 물었다. 교실 앞에까지 가서 찾아봤지만 그 어느 테이블도 까만 물감을 쓰고 있지 않았다.


“까만 물감? 아직 충분히 남아 있을 텐데···뭐, 일단 물감은 캐비닛에 있어. 새 걸로 뜯어, 어차피 바닥나던 참이니까.” 듣고 있던 선생님이 말했다. 가인은 순순히 캐비닛을 향해 물감 박스의 포장지를 하나 뜯어내고 까만 물감 한 통을 찾아냈다.


자리로 돌아와 가인은 적신 붓으로 파아란 하늘을 엷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까만 페인트는 이미 잊힌 지 오래였다.




댓글과 선작, 추천을 먹고 살아요


작가의말

짜투리 상식: 가인은 민트초코를 굉장히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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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영혼 계약을 멈춰주세요(마법 탐정 가문 1)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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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4장. 준의 실종 19.12.19 10 0 14쪽
18 13장. 뱀 눈의 남자(2) 19.12.18 10 0 11쪽
17 13장. 뱀 눈의 남자(1) 19.12.18 11 0 12쪽
16 12장. 폴록의 복수 19.12.17 9 0 14쪽
15 11장. 토끼굴에 빠지다 19.12.15 12 0 16쪽
» 10장. 예술가의 고뇌 19.12.14 13 0 14쪽
13 9장. 병문안 19.12.14 24 0 15쪽
12 8장. 복수의 클럽 19.12.14 14 0 15쪽
11 7장. 폭풍의 언덕 19.12.14 19 0 13쪽
10 6장. 케이크와 커피와 가십 19.12.14 16 0 17쪽
9 5장.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19.12.14 11 0 17쪽
8 4장. 첫 피(3) 19.12.14 11 0 11쪽
7 4장. 첫 피(2) 19.12.14 54 0 13쪽
6 4장. 첫 피(1) 19.12.14 13 0 14쪽
5 3장. 사랑의 학교 19.12.14 15 0 12쪽
4 2장. 그림자 도서관 19.12.14 29 0 15쪽
3 1장. 쌍둥이의 자리(2) 19.12.14 29 0 12쪽
2 1장. 쌍둥이의 자리(1) 19.12.14 120 0 11쪽
1 프롤로그. 바다에서 걸어나온 남자 19.12.14 88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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