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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9.01.29 13:24
최근연재일 :
2009.01.2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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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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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1.1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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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벨로드 에르테르프 - 여신 가이아

DUMMY

“적어도… 칼을 쓰고 싶진 않군요.”


무수한 감정이 교차한 뒤에 내린 결론이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전신을 찢어발겨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아직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아직은 살인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염원의 순례자 엘더브런은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를 쳐다보았고, 그에 사브리나는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덱샤였다.


“그렇다면 운명의 세 여신을 찾아뵙는 게 좋겠네요.”


넓게 펼쳐진 초원에 지어져 있는 오래된 고성… 한눈에 봐도 역사적인 가치가 분명할 만큼 오래되었으며 문화재적 가치도 충분할 정도로 아름다운 외관을 장식하고 있는 고성이 덱샤의 화면에 떠 있었다. 준성은 그 고성을 쳐다보고는 그 고성이 어쨌냐는 표정으로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를 쳐다보았다.


“이곳에 순례자들의 최고 지도자인 운명의 여신님들께서 살고 계신답니다.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줄 분은 이분들뿐이죠.”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의 대답이 이어졌다.


----------


준성과 바네사가 순례자와의 연을 끊어버리기 위해 애쓰는 사이, 이온과 피리야는 지상에 내려와 가이아 여신의 신전을 찾고 있었다. 물론 그저 피의 군주의 이름만 이어받았을 뿐, 1대 벨로드 에르테르프와는 어떠한 관계도 없는 이온이 가이아 여신의 신전을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순례자, 인도자, 호법자들이 전 세계를 찾아 헤매어도 찾을 수 없었던 가이아 여신의 신전에 대한 실마리를 쉽게 찾을 수 있을 린 없었다.


“단서라곤 세상의 중심에 살고 있다. 뿐인 건가.”


출발하기 전 타루엘에게서 받은 정보라곤 가이아 여신이 잠들어 있는 신전은 세상의 중심에 있다는 것뿐이었다. 문제는 아직 그 누구도 이 세상의 중심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 말이 정말 세상의 중심에 신전이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비유를 둔 것인지 조차도 알아낼 수 없었다.


“그 다음은 아무도 모른다. 이게 끝이야.”

“미치겠군.”


이온과 피리야는 동방과 서방 대륙을 잇는 중앙 대륙인 뮬렌 대륙 중부에 자리한 카보베르데 왕국의 어느 식당에 앉아 아침을 먹으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단서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 계시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스무고개도 아닌 이 이상한 문구 하나만 가지고 문제를 풀어나갈 순 없는 일이었다.


“우선은, 창세전쟁 당시의 역사를 뒤져보는 게 빠르겠어.”


피리야는 흰쌀과 갈색 양념장을 버무려 빵 안에 넣고 찐 카보베르데 왕국의 전통 음식인 삐카를 입 안에 쑤셔 넣으며 말했다.


“창세 전쟁 역사?”


이온 역시 약간 밋밋한 맛이 특징인 삐카를 입에 넣다가 다시 빼며 피리야를 쳐다보았다.


“응, 그 방법밖엔 없을 것 같은데?”

“하지만 이미 다 뒤져봤다고 하지 않았나?”


가이아 여신의 신전을 찾는다는 사람치고 창세 전쟁 역사를 뒤져보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창세전쟁 말기에 순례자들에 의해 강제로 결정되어 진행되었던 가이아 계획… 가이아 여신이 그렇게 탄생되어 지구의 수명이 조금은 늘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에 있었다. 피의 군주 벨로드 에르테르프가 가이아 여신을 찾아 헤매자 지구와 가이아 여신을 지켜야 한다는 명목으로 그 기록을 전부 삭제한 것이었다. 덕분에 영겁의 시간이 흘러 결국 기억하던 사람들도 모두 사라져버리고 가이아 여신의 신전을 찾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져버린 것이었다.

유일한 희망은 누군가 그때의 기록을 남겨놓았을 거라는 일말의 기대뿐… 그걸 위해 이전의 피의 군주와는 달리 이온과 준성이 강제로라도 피의 군주가 될 수밖엔 없었던 것이다.


“흠… 아! 그래. 그분들이라면 알지 않을까?”

“그분들?”


이온은 무언가 떠오른 듯 손바닥을 한번 치며 밝게 웃는 피리야를 향해 무슨 소릴 하는 거냐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나 피리야는 대답 대신 빙글빙글 웃으며 삐카를 한입 베어 물 뿐이었다. 덕분에 이온의 얼굴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뀌어갔고, 끝까지 말을 해주지 않는 피리야를 향해 투덜거리며 삐카를 베어 물었다.


---------


저녁나절이 되어서야 목적지인 운명의 세여신이 살고 있는 카보베르데 앞바다의 거대한 섬 헬리오프 섬에 자리한 순례자의 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는 동안 피리야에게 대략적인 설명을 들은 이온이 순례자의 탑 외벽을 감싸고 있는 돌담 밖에서 탑을 지키고 있는 수문장에게 다가갔다.


“용건이 있습니까?”

“호법자 함재하, 그리고 이쪽은 같은 호법자 피리야 플로렌스라 합니다.”


이온은 벨로드라는 이름을 밝히지 않고 이미 오래전에 잊어버렸던 본명인 함재하라는 이름을 썼다. 지금으로선 이온 퓨릭스도 위험하기 때문이었다. 이온의 이름을 밝히는 순간 통과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고, 그럴 경우 무력을 써서 들어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호법자의 방문을 보고받은 게 없습니다. 당신들의 용건이 무엇입니까?”


타루엘이 만들어 준 호법자임을 증명하는 신분증을 수문장에게 제출하자 신분증을 확인한 수문장이 신분증을 다시 돌려주며 재차 물어왔다.


“주군인 타루엘 베루카야님의 명령으로 가이아 여신님의 신전을 찾고 있습니다. 운명의 세 여신님을 뵙게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호법자 벨로드 에르테르프 님과 피리야 플로렌스 님이시군요. 들어오십시오. 운명의 여신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수문장도 그리고 이온과 피리야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탑으로 들어가는 정문이 열리며 안에서 어떤 여자가 나오자마자 한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여성은 말이 끝나자마자 수문장을 쳐다보며 “이 두 분은 세 여신님께 오신 중요한 손님입니다.” 라며 어서 문을 열 것을 명령했다. 그러자 수문장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곧바로 문을 열어 이온과 피리야가 탑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수호의 순례자 존 한림. 잠시 후에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 오비트 던컨님께서 벨로드 에르테르프님과 온화의 순례자 바네사 이레인 님을 모시고 오실 겁니다. 그분들의 마중을 부탁드리겠어요.”

“예, 수호의 순례자 마리안 오스트램.”


수호의 순례자 존 한림은 가벼운 경례를 한 뒤, 다시 문을 걸어 잠갔다. 그가 수호의 순례자로써 이 탑에서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


칼을 써서 그들을 죽여 봐야 돌아올 건 또 다른 복수일 뿐이었다. 그저 이 악질적인 삶이 되풀이 될 뿐이었다. 바뀔 건 어디에도 없었다. 그걸 끊을 길이 있다면 오로지 이것뿐이라 했다.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준성은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릿속을 맴도는 걸 옹호하고 있었다.

1+1=2라는 공식처럼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을 버렸다고 했었다. 죽어버리도록 내버려둬 결국 자신의 부모까지 죽음으로 내몰았던 순례자들이 다짜고짜 자신을 돕겠다고 말하는 데 의심이 가지 않을 순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믿을 수밖엔 없었다. 자신을 속인 거라면 그땐 가장 최악의 수를 내밀 수밖엔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 오비트 던컨님. 전 수호의 순례자 존 한림. 탑에서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순례자의 탑에서 나왔다는 차가운 얼굴을 가진 남자의 차를 타고 이동했다. 탑까지 도착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곳에 숨어있다는 게 더 신기할 지경이라 말할 만큼 대로변에서도 매우 가까웠다. 마법 진으로 환상을 보여 탑으로의 접근을 막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가 준성의 궁금증을 해결해주었다.


“도착했습니다.”


수호의 순례자 존 한림이 차를 세운 건 탑에 들어가 정문 앞에 도착한 뒤였다. 수호의 순례자 존 한림은 재빨리 차에서 내려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를 시작으로 차례대로 차에서 내릴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것까지 잊지 않았다. 그 모든 일이 끝나 정문 앞에 세 명의 사람이 섰을 때, 마치 자동문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문이 열리고 또 한 명의 여성이 탑 안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 오비트 던컨 님, 온화의 순례자 바네사 이레인, 그리고 벨로드 에르테르프님. 어서 오십시오. 세 여신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예, 감사합니다.”


모든 말은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가 받아서 했다. 이미 모든 연락이 있었다는 생각에 적잖게 당황한 것 같은 온화의 순례자 바네사보다는 이런 일에 익숙해보였다. 물론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는 미리 연락한 적이 없었다. 애초에 연락이라는 걸 할 필요가 없는 상대이기 때문이었다.

이들이 만나고자 하는 여신들은 모두 운명의 여신들… 인간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모든 삶을 관장하는 이 여신들에게 모르는 게 있을 리 없었다. 애초에 이렇게 그들을 만나러 온 것 자체가 이 세 여신에게는 운명대로 움직이는 것일 뿐이니까.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 오비트 던컨. 운명의 세 여신님을 뵙습니다.”


끝도 없는 계단을 걷고 또 걸어 최상층에 도착하자 하나의 방이 나왔다. 그 방 앞에서 수호의 순례자 마리안 오스트램은 문을 열고 미소 지은 얼굴로 세 명의 방문객을 방안으로 인도했다. 들어간 방안은 꽤 넓었다. 방 안에 서로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들어간다면 최고 10명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넓어 방이라고도 부르기가 뭣한 곳이었다.

그 방안에 웃고 있는 흑색, 적색, 백색의 토카를 입고 있는 세 여성이 있었다. 운명의 세 여신이었다. 검은색 토카를 입고 있는 여신의 이름은 모이라(moira : 몫)였고, 붉은색의 토카를 입고 있는 여성은 아난케(ananke : 필연)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은빛의 토카를 입고 있는 여신의 이름은 티케(thyke : 행운)였다. 방안에 들어가자마자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는 그 여신들의 앞에 엎드려 예를 갖췄다. 그러자 세 여신은 미소로 이들의 방문을 반겼다.


“어서 와요.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 오비트 던컨. 그리고 피의 군주와 그의 연인이여. 환영합니다.”


세 여신은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를 시작으로 준성과 온화의 순례자 바네사 이레인을 쳐다보았다. 그러곤 검은색 토카를 입은 여신 모이라가 입을 열었다.


“우리에게 부탁이 있겠죠?”

“예, 여신님.”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는 짧게 대답했다. 그러자 이번엔 붉은색 토카를 입고 있는 여신 아난케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군요.”

“예? 어째서입니까?”


질문을 던진 건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나가 아닌 준성이었다. 이곳에 오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 했다. 그러나 해결할 수 없다니… 속았다는 분한 기분까지 들었다. 덕분에 당황한 건 운명의 세 여신도, 순백의 순례자 사브리도 아닌 온화의 순례자 바네사 이레인이었다. 그녀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준성의 부탁은 이뤄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은빛의 토카를 입고 있는 여신 티케가 준성을 쳐다보고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피의 군주 벨로드 에르테르프… 당신이 원하는 건 무엇인가요?”


==========


<용어 설명>

토카 :

면이 주 재질인 옷으로 매우 얇으며 대부분 원피스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성용 옷일 경우 가슴을 강조를 위해 가슴선을 따라 옷이 깊게 파였으며 그 주변으로 주름을 많이 넣어 가슴을 도드라지게 한다. 남자옷의 경우 강조선이 없이 그저 커다란 천을 뒤집어 쓴 것 같은 형태의 디자인이 대부분이다.

옷 자체에 금속으로 된 허리띠가 달려 있는데, 여성용의 경우엔 허리띠라 보긴 힘들 만큼 가슴 바로 아래에 허리띠가 달려 있다.


==========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자꾸 연재주기가 늦어지네요. 죄송합니다. 바이러스 먹어서 연재하기가 조금 많이 힘듭니다. 게다가 학생이다보니 바빠서 더 시간 쪼개기가 힘드네요. 하지만, 연중은 없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잡설 3.

바이러스 때문에 포멧하고 나니... 소설 쓰기 싫어지네요. 쩝...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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