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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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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9.01.29 13:24
최근연재일 :
2009.01.29 13:24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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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글자수 :
546,278

작성
08.10.1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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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Gloomy Feast - 결말

DUMMY

이대로 죽는 건가.


그런 생각도 들었다. 눈앞이 흐릿했다. 고개를 빠르게 저었다. 정신을 차리기 위한 짓이었지만, 그 탓일지는 몰라도 머리가 어지러웠다. 몸 전체가 불덩이라도 된 것 같이 뜨겁게 느껴졌다. 아마 요 며칠간의 전투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었을 것이고, 그 전투들로 인해 제대로 쉬지 못한 몸이라 그동안 수차례의 싸움에서 얻은 상처가 덧났을 가능성이 높았다.


쳇,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었나?


사브리나가 했던 말의 의미가 새삼 떠올랐다. 건강 하라던 그 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정을 봐주지 않겠다는 듯, 소머리 괴물이 다시 덤벼들었다. 준성은 서 있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었기에 그 자리를 완전히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아 빠르게 휘두르는 도끼날을 피해야 했다.


워터 스피어(water sphere)


주저앉은 준성의 손에 수십 개의 가는 물줄기가 뭉쳐들어 둥근 구체가 생성되었고, 일정 형태로 커져버린 물 구체는 소머리 괴물을 향해 쏘아졌다. 도끼를 휘두르던 중간이라 방어마법을 펼치지 못한 소머리 괴물은 그 구체에 맞아 비틀거렸다. 준성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워터 스피어(water spear)


재빨리 지면을 짚었다. 본래라면 물의 힘을 손에 모아 창으로 만들어 던져야겠지만, 던질 힘이 없었기 때문에 변형형인 지면을 뚫고 튀어나오는 물의 창으로 공격할 심산이었던 것이다. 준성의 생각은 적중했다. 물의 창이 소머리 괴물의 바로 앞에서 지면을 뚫고 나와 그대로 한쪽 팔을 관통해버린 것이다.


“우어어!”


소머리 괴물의 비명 소리가 밤거리를 울렸다. 그리고 그 소리와 함께 익숙한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소머리 괴물이야 무슨 소린지 이해하지 못할 테고 어차피 지구의 생물체가 아닌 이상 아무런 상관도 없기 때문에 그저 시끄러운 소음일 뿐이지만, 준성은 또 다시 죽을상을 지을 수밖엔 없었다. 경찰 사이렌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누군가 싸우는 소리에 신고를 한 것이었다.


“젠장.”


준성은 낮은 신음소릴 내지르며 귀로는 경찰 사이렌 소리에 집중하고 눈으로는 소머리 괴물이 휘두르는 도끼날에 집중했다. 경찰 따윈 상관없다는 듯 휘두르는 도끼날을 피하지 않으면 죽을 건 당연하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괴물이 경찰을 신경 쓸 리도 없겠지만…


워터 블릿(water bullet), 바이올렛 블로우(violent blow)


준성은 자신의 특기라 할 수 있는 작은 크기의 물방울을 난사하여 소머리 괴물을 공격했다. 어디까지나 도망칠 시간을 벌기 위해서 제대로 노리고 쏘지 않은 탓일까. 소머리 괴물은 재빨리 자신의 앞에 방어마법을 펼쳐 준성의 공격을 모두 막아냈다.


“젠장.”

“꼼짝…저, 저게 뭐야?”


두 명의 경찰관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총을 겨눴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커지는 동공… 이런 괴물을 쉽게 볼 순 없을 테니 놀라는 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준성은 겁에 질린 경찰이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살려주세요!”


그렇다면 최소한 도망칠 기회를 잡기 위해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엔 없었다. 경찰이 살려달라는 피해자의 외침을 무시하고 지나치진 않을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얼어버린 것인지 움직임이 없는 경찰. 골목엔 오로지 사이렌 소리와 전조등의 불빛만 가득할 뿐이었다.


“우어어!”


그러나 경찰의 등장 자체가 소머리 괴물에겐 짜증나는 일이었는지 괴물은 도끼를 휘두르며 경찰차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이미 잡아놓은 먹이인 준성은 더 이상 관심대상이 아니며, 다 죽어가는 준성보다 싱싱한 먹잇감인 경찰에 흥미가 생겼다고도 볼 수 있었다. 어느 쪽이던, 총을 꺼내 온갖 폼을 잡던 경찰은 비명을 지르며 재빨리 경찰차에 올라탔다.

그 순간 도끼날을 앞세운 소머리 괴물이 경찰차의 보닛을 부수며 그 위로 뛰어올라 차 유리창을 도끼로 부셔버렸다. 으악! 하는 비명소리가 차에서 들려왔다. 준성은 재빨리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망치기 위해서였다. 경찰들에겐 미안하지만 준성에게 있어선 최선책이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 같이 몸이 무거웠기 때문이었다.

경찰들이 소머리 괴물에게 먹히는 동안 준성은 소머리 괴물을 피해 골목으로 숨어들었다.


----------


“비참하군. 아니 처참한 건가.”


두 명의 경찰은 차 안에서 반항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처참하게 뜯어 먹혀버렸다. 그리고 차를 완전히 찌그러뜨려 박살낸 준성이 소머리 괴물이라 말한 트리올은 준성이 사라지고 없자 괴성을 지르곤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뒤, 어두운 골목에서 비서로 보이는 20대의 젊은 여성의 호위를 받으며 40대 중년의 여성이 느릿한 걸음으로 걸어 나와 경찰차와 경찰들의 모습을 보며 감상을 읊었다. 그러나 그 말을 하는 여성의 표정은 의외로 담담했다. 지금 중년여성의 머릿속엔 다른 문제가 마음에 걸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바로 준성의 이중적인 태도였다.

사람을 죽이는 것도, 죽이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싫다고 했던 준성이었지만, 오늘 밤엔 그토록 싫어했던 두 가지 모두를 저지르고도 유유히 빠져나간 것이었다.


“미호.”

“예, 주인님.”


사람들이 창문 너머로 고개를 내미는 게 보였다. 그리고 또 다른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그러나 그것들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지금 당장 타루엘에게 중요한 문제는 준성을 찾아내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미호 역시 주위 상황 따윈 아무런 관심도 없는 듯, 타루엘의 명령을 받을 준비를 하듯 두 손을 앞으로 모아 배꼽 근처에 데고 허리를 살짝 숙였다.


“상처 상태로 보아 아직 이 근처에 있을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타루엘의 명령을 받은 미호가 준성을 찾기 위해 골목으로 사라졌다. 타루엘 역시 사이렌 소리를 피해 몸을 숨겼다. 살인사건 현장에서, 그것도 경찰이 죽어있는 곳에서 서 있어봐야 좋을 게 없기 때문이었다. 준성을 직접적으로 도와주면 안 되겠지만 경찰이 이 부근을 수색하기 시작하고, 아직 근처에 트리올이 준성을 찾고 있을 테니 준성을 먼저 찾아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밖엔 없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지도 모를 일이니까.


“그냥 내버려둬도 될 텐데…”


타루엘은 지구에 넘어올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염원의 순례자 사브리나가 손을 떼버리자 곧바로 피의 군주를 제거해야 한다는 강경파의 움직임이 지구로 향했고, 그에 더불어 빛과 미의 여신 레이지스가 두 명의 인도자까지 지구에 파견했다는 첩보에 타루엘은 미호와 함께 넘어올 수밖엔 없었다.


“그럼 안전가옥으로 가야겠군.”


어차피 타루엘이 움직일 만큼 큰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미호를 상대할 만큼 강한 자들이 넘어온 것 같진 않았으니까. 지금 할 것은 안전가옥으로 먼저 가서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바쁘신 분이 오셨군요.”


타루엘이 안전가옥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길 때, 머리 위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타루엘은 이미 그의 존재를 눈치 채고 있었다는 듯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은 채 갈 길을 걸었다. 그러며 그 여자에게 인사하는 걸 잊지 않았다.


“레이지스는 잘 지내겠죠?”

“걱정해주시는 건가요?”

“왜요? 안 될까요?”


타루엘은 고개를 살짝 들어 허공에 떠 있는 여자를 올려다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에 허공에 떠 있는 여자는 타루엘을 향해 지금까지 빈정대는 것 같은 말투와는 다르게 고개를 숙이는 제법 공손한 인사를 했다. 타루엘 역시 레이지스의 직속 시녀이자 비서인 엘린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받았다.


“아무래도 이번 일이 제법 큰 일인가보군요. 명령을 직접 전달하기 위한 건가요?”

“예, 그래요.”


엘린은 부정하지 않았다. 애써 부정해봐야 이미 레이지스의 직속 시녀이자 비서인 자신이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답이 나오는 시점이니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타루엘은 엘린의 말에 빙그레 웃어보였다. 엘린의 주인인 빛과 미의 여신 레이지스와 타루엘 베루카야는 적대 관계였다. 서로 가이아의 신전을 찾는다는 목표는 같지만 수단과 방법이 다른 탓에 레이지스는 인도자를… 타루엘은 호법자를 창설해 서로 기나긴 싸움을 해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싸웠던 탓일까. 언제 어디서든 굳이 전투 상황이 아니라면 제법 이상한 분위기도 연출되고 있었다. 실제 호법자와 인도자가 만나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는 정도는 어느 정도 있었다.


“그렇군요. 수고해요.”

“예, 타루엘 당신도요.”


엘린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타루엘을 지켜보다 다시 사건 현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강경파 순례자들의 행보가 너무 눈에 띄고 있었다. 벨로드 하나를 잡아 죽이기엔 너무 쓸데없이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던 것이다. 단순히 순례자가 넘어와 싸우는 게 아니라 샤르피도, 샤볼도, 그리고 이제는 트리올까지… 모두 강경파 순례자들의 소행이라는 점에서 강경파 순례자들 사이에서 무언가 변화를 겪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불거져 나오고 있었다.


“우선은 보고부터 해야겠네.”


엘린은 주머니에서 덱샤를 꺼내들고 화면에 무언가를 빠르게 기록하기 시작했다.


==========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후아... 약속드린 대로 다음편 올리고 갑니다.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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