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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더
작품등록일 :
2021.12.19 17:56
최근연재일 :
2022.02.12 00:04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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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62

작성
22.02.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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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사모님

DUMMY

길을 가던 사람들이 카메라를 피해 얼굴을 가리며 한 쪽으로 길을 비켜섰다.


비제이 '용'이 라이브 방송 중이었다.


'용'은 자신을 보는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든 말든 신경쓰지 않고 시청자들의 채팅에 집중하며 그들이 요구하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었다.


"와 제로투 만개! 후원 누구시죠?! 아 네빌님께서 만개 후원!"


용은 길을 가다가 춤을 추기도 하고 길 가던 사람에게 몰래 다가가 '왁!' 하고 소리쳐서 놀라게 하기도 하면서 시청자들의 미션을 착실하게 수행했다.


시청자들은 미션 수행의 대가로 일렉트론을 용에게 후원하고 있었다.


"아 여러분. 지금 친구 집에 가기로 해서요. 이따 봐서 다시 틀도록 하겠습니다. 인정?"


용은 오늘따라 후원이 잘 터져서 방송을 끄기 아쉬웠지만 율곡과 할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율곡과 하는 불법적인 일도 벌이가 짭짤했기 때문에 용은 실제보다 더 과장해서 아쉬운 척을 해보이고는 방송을 껐다.


율곡의 집 건물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용은 노래를 흥얼거렸다.


사실 방송보다도 율곡과 하는 개인정보 판매업이 더 벌이는 쏠쏠할 때가 많았기 때문에 오늘은 또 어떤 껀수가 있으려나 하고 기대되는 마음이었다.


용이 율곡의 집 앞에 도착해 벨을 누르자 문이 바로 열렸다.


듣던 음악을 끄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안은 깜깜했다.


"왜 불이 안 켜져? 여기 원래 자동으로 켜지지 않아?"


율곡이 어디쯤에 있는지 전혀 보이지 않았으므로 용은 목소리를 크게 내서 안에 분명히 있을 율곡에게 말을 걸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온 용은 벽을 더듬더듬하며 스위치를 찾았다.


그리고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켜자, 소파에 윤후와 율곡이 앉아있었다.


율곡과 하는 일은 보안이 생명이었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윤후-가 보이자 용은 흠칫 놀랐다.


혹시 경찰일 수도 있었으므로 용은 아무 말도 없이 율곡을 봤다.


"일단 앉아봐."


율곡이 그런 용의 마음을 눈치채고 용을 안심시키려는 듯 평소와 같은 말투로 말했다.


용은 윤후를 미심쩍은 눈초리로 바라보면서도 일단 율곡이 하라는 대로 소파 끄트머리에 앉았다.


용이 자리에 앉자 윤후는 율곡의 핸드폰에 있던 베트남 사람의 트릭시티 계정을 용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 사람 신분 도용한 적 있죠?"


용은 윤후가 보여주는 것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방어적으로 주절대기 시작했다.


"아니 몰라요. 누군데요. 제가 어떻게 알아요. 어느 나라 사람인데요?"


"베트남 사람인데. 진짜 몰라요?"


윤후가 베트남 사람이라고 하자 용은 그제서야 뭔가 생각났다는 듯 윤후가 보여주는 걸 보기 시작했지만, 뭐라고 말은 해주지 않고 둘의 눈치를 볼 뿐이었다.


"사실대로 말씀해드려. 경찰은 아니시고. 여자친구 찾고 계시대. 우리 정보 다 캐셨다."


율곡이 그렇게 눈치만 보고 있는 용에게 말했다.


용은 무언가 생각난듯 했지만 율곡의 말에도 조금 주저하는 기색이었다.


"근데... 왜요? 무슨 일 있나요?"


그리고 진짜 말해야 하는지 고민이라는듯 윤후에게 물었다.


"알죠?"


윤후는 용이 뭔가 알고 있다는 생각에 사정을 설명하는 대신 용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윤후가 정색하는 걸 보고 용은 조금 주저하며 말했다.


"아니 아는 건 아닌데... 그니까 해킹도 제가 한 것도 아니고 만난 것도 제가 만난 건 아닌데... 그니까 제 시청자 중에 어떤 사모님이 있거든요. 근데. 일렉트론도 많이 쏴주시고 해서 그 사모님이랑 가끔 만나서 밥 먹고 헤어지는데. 저희랑 거래하는 해킹 업체들도 큰손이 필요하고 그래서 그 사모님한테 혹시 필요한 일 없으시냐고 물어봤더니 뭐 하나가 있긴 하대요. 그러면서 해줄 수 있냐고 그래서 해드리겠다고 했죠. 그냥 다른 사람 계정으로 접속해서 광고하자고 낚시해서 어떤 사람을 불러내주기만 하면 된다고."


용은 '우리 만날 수 있을까?'하는 메시지를 보냈던 그 사모님이라는 사람을 떠올렸다.


"왜 하필 지윤이지?"


용의 얘기를 듣던 윤후는 그 사모님이라는 사람이 아무나 고른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지윤을 타겟으로 했다는 것을 깨닫고 용에게 물었다.


"아 맞아. 지윤인가 하는 분이었죠?"


하지만 용은 지윤이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윤후의 표정이 좋지 않고 율곡도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자 용은 '뭐 안 좋은 일 생긴 건 아니죠?' 하고 조심스레 물었다.


"사라졌어."


윤후가 나지막히 말했다.


"에이~ 난 또 뭐라고. 잠깐 잠수탄 걸 가지고. 기다려보세요."


용도 뭔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아니길 바라는 마음에 대충 넘어가려고 넉살을 떨었다.


하지만 그런 태도에 윤후는 더 분노해 일어나 용을 한 대 쳤다.


윤후는 용을 또 치려고 했지만 율곡이 일어나 말리는 통에 용은 윤후에게서 멀리 떨어질 수 있었다.


"블록체인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그런 걸 부탁하는 사람이 좋은 의도로 해킹을 하고 사람을 몰래 불러내달라고 할 리가 없잖아. 빨리 불어. 계속 이렇게 빌어먹고 살고 싶으면."


용은 이런 상황이 조금 짜증나기도 해서 '아 씨발 그런 느낌은 아니었는데 어떻게 된 거야' 하고 혼잣말을 했다.


그리고 뭐라도 윤후에게 말을 해줘야 할 것 같아 생각나는 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뭐 어차피 저희가 어떤 일 하고 있는지 아신다고 하시니까 말씀드리는 건데. 평소에 다른 사람들 정보도 많이 사고팔기도 하니까 이것도 그냥 그 사모님이 지윤이라는 분의 신분 정보가 뭔가 필요한 건가 보다- 하고 말았죠. 직접 만난다는 게 좀 이상하긴 했지만 뭐 만나는 장소도 사람들 많은 강남이었고. 직거래 하시려고 하시나 뭐 그 정도로 생각했는데."


용의 말을 듣던 윤후가 갑자기 이성을 찾은 태도로 말했다.


"그 사모님이라는 사람. 한번만 더 만날 수 있어요?"


"같이 가시게요? 그건 쫌... 그분도 저 만나는 거 다른 사람들이 아는 거 싫어하셔서요."


용은 혹시 윤후가 같이 가서 따질까봐 걱정이었지만 윤후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같이 안갑니다."


"그럼요?"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싶어 용은 어리둥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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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22.02.05 11 0 5쪽
14 CCTV 22.02.05 10 0 6쪽
13 율곡 22.02.01 10 0 6쪽
12 정보 22.02.01 11 0 6쪽
11 해킹 22.02.01 10 0 7쪽
10 블록체인 22.02.01 12 0 6쪽
9 거래 22.01.31 11 0 6쪽
8 평택 22.01.31 12 0 6쪽
7 현금 22.01.23 12 0 5쪽
6 누명 22.01.02 11 0 7쪽
5 데이터센터 21.12.21 11 0 9쪽
4 하노이 21.12.20 15 0 8쪽
3 증발 21.12.19 12 0 6쪽
2 윤후 21.12.19 19 0 8쪽
1 트레이서 21.12.19 36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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