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네더 님의 서재입니다.

코인- 트레이서

웹소설 > 자유연재 > SF, 판타지

네더
작품등록일 :
2021.12.19 17:56
최근연재일 :
2022.02.12 00:04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218
추천수 :
0
글자수 :
45,662

작성
21.12.19 18:32
조회
36
추천
0
글자
8쪽

트레이서

DUMMY

2055년, 대한민국은 가상화폐 ‘일렉트론’을 유일한 법정화폐로 지정했다. 더 이상 발행되지 않는 ‘대한민국 원’은 투기의 대상이 되어 그것을 거래하는 일은 엄격하게 처벌되었다.


금융감독원의 '트레이서 팀'에서는 원화를 보관하거나 거래하는 사람들을 찾아내어 원화를 압수한 다음 소각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



드론형 비행체 다섯 대가 소리 없이 어느 빌딩 앞에 착륙했다.


사람이 오고가지 않는 외진 곳에 위치한 곳이었다.


잠복해있던 경찰들은 검은 특수복을 입은 채 비행체 안에서 사람들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곧 비행체 안에서는 우주복과 비슷하지만 그것보다는 훨씬 얇고 가벼운 흰색 작업복을 입은 트레이서팀이 내리기 시작했다.


다섯 명의 트레이서팀이 모두 내리고 경찰들과 신호를 주고받았다.


경찰과 트레이서팀은 합류해 건물 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트레이서팀의 작업복에는 태극기와 금감원 마크가 달려있고, 바디캠과 가스총 등 업무에 필요한 장비들도 달려있었다.


건물 안에는 상가들이 가득했는데 모두 폐업이라도 한듯 불을 끄고 장사를 하지 않는 상태라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트레이서팀과 경찰들은 그 중에서 '복권, 토토방'이라고 써 있는 곳 앞에 멈춰 섰다.


그곳 역시 간판에 불은 켜지지 않은 상태였고 안쪽은 특수 유리라 밖에서 안을 볼 수 없게 되어있었다.


경찰들은 신호를 주고받은 다음 문 해체 작업을 시작했다.


펑- 하고 작은 폭발이 있었다.


그리고 문이 열리자 그 안에 숨어 있던 사람들이 보였다.


갑작스런 폭발에 꺄- 하고 소리지르는 사람도 있었다.


도망치려는 사람들을 경찰들이 잡는 동안 트레이서팀은 그곳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다가갔다.



"금감원에서 나왔습니다. 원화를 파신다구요?"


정환이 그 사람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 사람은 이런 일을 예상했는지 당황하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


"예? 그게 무슨 소리신지... 여긴 그냥 토토하는 곳이예요. 저는 그냥 토사장이구요. 물론 토토도 요샌 불법이긴 하지만 이렇게 경찰들이 와서 잡아갈 정도인가 싶긴 하네요..."


정환이 경찰들에게 잡혀가고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말했다.


"토토방이 아니라 세종대왕 파는 한글방 아닌가?"


정환이 사장을 추궁하는 동안 윤후는 가게 곳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사장의 말처럼 각종 불법 복권 종류들과 관련 기계들만 늘어서 있을뿐 특별한 것은 없어보이는 가게였다.


보통 이렇게 기습작전을 나올 정도면 대량의 원화가 쌓여 있을 만한 장소가 있어야 했다.


윤후는 머리에 썼던 고글 같이 생긴 특수 안경을 내려서 썼다.


지잉- 하고 안경이 작동하면서 가게 사장의 뒤에 있는 벽 한쪽의 색이 다른 쪽과 다르게 보였다.


'저기' 하고 윤후는 다른 트레이서 팀원들에게 지시했다.


트레이서팀이 들고 온 장비들로 벽 쪽을 부수기 시작했다.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사장이 그들을 막으려 했지만 이미 벽지와 같은 색으로 칠해 위장해놓은 문이 드러나버렸다.


경찰들이 합류해 잠금장치 해체 작업을 통해 문을 열자 그 안에 있는 공간에 쌓여있는 엄청난 양의 대한민국 원화들이 보였다.


만원짜리와 오만원짜리들이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트레이서팀이 안쪽에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 돈 뭉치들을 살펴보기 시작하자 사장이 갑자기 떠오른듯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거 그냥 가짜 돈들이예요. 이제 그런 거 안 나오니까 기념으로 장난감처럼 단골분들한테 드리려고 만들어놓은 건데!"


하지만 윤후가 들어가서 만원짜리 한 장을 들어 빛에 비춰보자 빛에 비추면 나오는 도난방지장치가 드러났다.


또 자석을 꺼내 만원에 가져다 대니 잉크에 섞인 자석가루 때문에 지폐가 자석 방향으로 조금 끌려나온다.


또 트레이서팀의 재은이 진품 감지기에 오만원짜리 한장을 가져다넣자 진품이 맞다는 알람이 울렸다.


윤후가 웃으며 팀원들에게 지시했다.


"진짜네. 시작하자."


트레이서팀은 손바닥만하게 접었다가 크게 키울 수 있는 접었다 폈다 가능한 박스를 펴서 박스에 돈을 담기 시작했다.


가게에 있던 사람들을 현행범으로 연행한 경찰이 다가와 사장도 체포해가며 말했다.


"원화 판매는 이번 정부에서 4대악으로 지정돼서 구속 수사가 원칙인 거 아시죠?"


사장이 뒤에 있는 원화 뭉치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사장이 경찰에서 끌려가고 나서, 원화가 총 얼마나 있는지 기록하고 있는 윤후에게 경찰 한 명이 다가왔다.


"저흰 이제 갑니다. 뭐 필요하신 거 없으시죠?"


윤후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예. 이것만 압수해서 저희는 복귀합니다. 근데 저 사람이 운영자 맞나요?"


경찰이 얼굴인식 위치추적기를 보여주며 말했다.


"저 사람은 그냥 바지사장이고. 여기 진짜 사장은 지금 추적 중입니다. 방금 위치 떴으니까 금방 잡힐 거예요."


윤후는 전국에 있는 CCTV와 연계된 얼굴인식 시스템을 잠깐 보다가 '예 그럼 고생하세요' 하며 경찰을 보냈다.


경찰들이 사람들을 데리고 모두 떠나고, 트레이서팀은 박스에 돈을 담아 드론에 싣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계속하기 시작했다.


"우욱--"


박스에 돈을 담다가 재은이 헛구역질을 했다.


"아 이 돈냄새 때문에 미치겠어요. 토 나와요 진짜."


재은을 보며 우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헬멧을 왜 벗어. 헬멧 써!"


재은이 헬멧을 다시 쓰며 볼멘소리로 말했다.


"아 이따 약속 있는데 머리 눌려서 벗은 건데. 아 진짜 토나와서 못하겠네."


섬유로 만들어져 사람들의 손때를 타고 침이 묻고 세균 덩어리인 상태로 밀폐된 상태에서 뭉쳐 있던 돈들의 냄새는 역겨움 그 자체였다. 또 신권이 더이상 발행되지 않기 때문에 적어도 몇십년 된 돈들의 상태는 썩어가는 세균 그 자체였다.


"저번에 경찰들한테 들었는데 시체 썩는 냄새보다 돈 썩는 냄새가 더 심한 거 같다고 하던데?"


우진이 살균 효과가 있는 편백나무 스프레이를 꺼내 돈 더미에 칙칙 뿌리면서 말했다.


윤지도 더러워진 장갑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저도 미치겠어요. 신권으로 좀 바꿔달라고 하고 싶다."


우진이 웃으며 대답했다.


"야. 불법이라서 우리가 잡으러 다니는 건데 나라에서 새로운 돈으로 바꿔주면 뭐가 되냐?"


"아무튼 이건 아닌 거 같아요. 돈이 진짜 썩어나고 있잖아요. 여긴 그래도 곰팡이는 안 피었네. 재은아 저번에 곰팡이 핀 데 생각나?"


재은이 다시 헛구역질을 하며 말했다.


"아 욱... 거기서 잠깐 헬멧 벗었다가 진짜 토했잖아 나. 어차피 태워버리는 거 그냥 여기서 태우면 안 되나. 여기서 태우면 안 돼요?"


재은이 기록을 전송하고 있는 윤후에게 소리지르자 윤후가 '응 안 돼'하고 대꾸했다.


윤지가 우진이 들고 있던 편백나무 스프레이를 유심히 보다가 말했다.


"다음에는 살충제 뿌려보는 게 어때요? 냄새 좀 독한 걸로. 그럼 돈냄새가 중화되지 않을까요?"


재은이 몸서리를 치며 말했다.


"으 그러다가 두개 합쳐져서 더 역한 거 아니야?"


로봇들이 박스를 드론까지 옮기기 시작했다. 로봇들이 박스를 들고 움직이는 걸 보며 정환이 윤후 쪽을 보며 말했다.


"왜 쓰지도 못할 이런 돈들을 비싸게 사고 파는 걸까요? 아니 일단 쓰지도 못하는데 돈이라고 할 수가 있나?"


윤후가 돈 뭉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코인- 트레이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사모님 22.02.12 15 0 7쪽
15 22.02.05 11 0 5쪽
14 CCTV 22.02.05 10 0 6쪽
13 율곡 22.02.01 10 0 6쪽
12 정보 22.02.01 11 0 6쪽
11 해킹 22.02.01 10 0 7쪽
10 블록체인 22.02.01 12 0 6쪽
9 거래 22.01.31 11 0 6쪽
8 평택 22.01.31 12 0 6쪽
7 현금 22.01.23 12 0 5쪽
6 누명 22.01.02 11 0 7쪽
5 데이터센터 21.12.21 11 0 9쪽
4 하노이 21.12.20 15 0 8쪽
3 증발 21.12.19 12 0 6쪽
2 윤후 21.12.19 19 0 8쪽
» 트레이서 21.12.19 37 0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