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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더
작품등록일 :
2021.12.19 17:56
최근연재일 :
2022.02.12 00:04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227
추천수 :
0
글자수 :
45,662

작성
21.12.1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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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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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8쪽

윤후

DUMMY

윤후가 자고 있는 동안 윤후의 여자친구 지윤은 옆에 누워 벽 한쪽에 커다란 홀로그램 화면을 띄워놓고 SNS를 보고 있는 중이었다.


지윤이 보는 영상들은 15초 이내의 짧은 영상들로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간단한 춤을 추거나 젤리 같은 걸 먹는 내용이었다.


영상 상단에는 SNS의 명칭인 트릭시티가 '♪TrickCity’라고 표시되어 있다.


홀로그램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윤후가 슬슬 잠에서 깨서 뒤척거리기 시작했다.


트릭시티 영상에서는 중국어와 일본어, 베트남과 태국어로 된 음악들이 흘러나오고 있고 한국어도 있었다.


잠이 덜 깬 윤후는 여자친구를 안은 채 같이 멍하게 영상들을 보다가 여자친구에게 말했다.


"재밌어...?"


지윤이 무슨 소리냐는 듯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재밌지 않아? 일렉트론도 벌 수 있고!"


윤후가 인상을 조금 찌푸렸다.


"나도 심심할 때 보긴 하는데 사람들 쫌 미친 거 같아. 저번에는 장례식장에서 저거 영상 올릴라고 춤 추는 사람도 있었다니까? 그리고 횡단보도 건너면서도 카메라 들고 춤추면서 가는데 모르는 사람인데도 사고날까봐 내가 다 걱정되더라."


지윤이 윤후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너는 나라에서 일렉트론을 많이 받으니까 모르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일을 해도 그걸로 먹을 거 사기도 힘들잖아. 일렉트론 쫌이라도 벌려면 트릭시티 해야돼."


돈 얘기가 나오자 윤후는 조용해졌고 둘은 다시 멍하게 영상들을 넘기면서 보기 시작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영상의 배경은 다양했고 트릭시티 안에서 라이브 방송을 켜서 사람들이 원하는 동작을 수행하고 일렉트론을 받는 사람도 보였다.


지윤이 갑자기 생각난듯 말했다.


"아 맞다 나도 이번에 광고 하나 하기로 했는데."


"광고? 무슨 광고?"


"어떤 베트남 사람이 자기랑 같이 다이어트 보조제 광고 영상 찍고 광고비 반반 하자고 하던데."


"그래? 누군데?"


지윤이 트릭시티 앱 내의 메시지함으로 가서 어떤 사람의 이름을 누르자 그 사람이 만든 영상이 나왔다. 윤후가 그 중 하나를 선택해 그 사람이 유리컵을 이용해 망고 껍질과 과육을 쉽게 분리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영상을 보고있는 동안 지윤은 일어나 냉장고 쪽으로 향했다.


"배고파? 뭐 시킬까?"


윤후가 지윤 쪽을 보고 물었다.


"아니 그냥 냉장고에서 뭐 좀 먹게~ 너는?"


"음 고민중~ 먹을까 말까..."


지윤이 냉장고 앞으로 가자 냉장고에 달린 카메라 렌즈가 지윤의 얼굴을 인식해 화면을 띄워 지윤에게 인사를 하고 지윤이 관심 있어할 만한 광고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새벽배송 플랫폼 광고, 쇼핑몰 광고 등 모든 광고의 밑에는 ‘일렉트론으로 바로 구매하기’ 버튼이 보인다.


지윤은 오른쪽 위에 아주 작게 있는 x 버튼을 누른 다음 ‘냉장고 재고 확인’을 눌렀다. 지윤이 검색어로 ‘샌드위치’를 입력하자 냉장고 안에 샌드위치를 만들 만한 재료들이 있는지에 대한 검색결과가 나왔다. 지윤은 냉장고 문을 열고 계란과 치즈 같은 것들을 꺼내면서 말했다.


"나 샌드위치 만들려고 하는데~"


윤후는 지윤의 계정으로 트릭시티를 둘러보다가 으으으 하고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말했다.


"음 나는 지금은 안 땡기네 이따 먹을래~"


지윤은 샌드위치를 만들어주는 기계에 재료들을 다 넣은 다음 거울을 보고 머리를 묶기 시작했다. 윤후가 지윤에게 물었다.


"너 또 거기서 뭐 결제하는 거 아니지?"


지윤이 다 만들어진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물며 말했다.


"누가 들으면 내가 맨날 뭐 사는 줄 알겠네."


윤후가 웃으며 말했다.


"너 맨날 거기서 새벽배송 시키잖아. 그거 받고 뜯는 건 나고."


지윤이 버럭했다.


"다 너 먹으라고 시켜놓는 거잖아 내 돈으로."


"뭘 그래 니가 다 먹으면서."


윤후는 지윤에게 괜히 시비를 걸다가 옆에 놓인 '아마존의 공기' 스프레이를 집어 얼굴 위에 뿌렸다.


"와 진짜 상쾌하네. 아마존에 온 거 같아."



그때 윤후의 핸드폰이 울렸다.


정환이었다.


"어."


윤후가 전화를 받자 정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한글방 떴어요."


"또?"


"빨리 오세요 팀장님?"


"아 씨..."


윤후가 일어나서 혼잣말로 욕을 하며 옷을 입기 시작했다.


지윤이 일하러 가야되냐고 물었다.


"응. 넌 오늘 뭐할 거야?"


"이따 그 광고 같이 하자는 사람 강남에서 잠깐 만나려구."


"끝나고 뭐해? 또 뭐 있어?"


"아니 왜?"


"그거 광고 하고 여기서 기다리면 이따 맛있는 거 같이 먹자구."


지윤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래. 여기 와서 기다리고 있을게."


윤후는 허둥지둥 짐들을 챙겨 '갔다올게' 하고 집을 나섰고, 지윤은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들었다.



----


현장.


장판을 걷어내자 그 밑에 깔린 원화들이 보였다.


습기가 찬 장판 밑에서 한 눈에 봐도 썩어가고 있던 돈을 보던 재은이 또 헛구역질을 했다.


"야 넌 헬멧 쓰고 있는데도 그러냐."


우진이 타박했지만 재은은 이제 보기만 해도 토할 거 같다며 고개를 돌렸다.


윤후는 경찰들과 상의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경찰 한 명이 윤후에게 말했다.


"금감원에서 신고자에게 포상금 지급하기로 한 다음부터는 이렇게 가정집에 있는 게 잘 발각되는 거 같네요."


윤후는 '아 예...'하고 대꾸하다가 치매에 걸린 집 주인 노인을 보고는 말했다.


"근데 저 사람이 한 거 같지는 않은데."


경찰이 인상을 찌푸리고 말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숨긴 놈은 따로 있겠죠. 일단 금감원에서는 이거 수거만 해주시고. 나머지는 저희가 수사하겠습니다."


이번에는 한 박스도 채 안 되는 적은 양의 돈이 있는 집이었다.


"이거 하려고 나 쉬는데 불렀어?"


어느 정도 작업이 마무리되자 윤후가 정환에게 타박을 했지만 정환은 태연하게 '팀장님인데 당연히 오셔야하는 거 아니냐'고 능글맞게 웃었다.


저녁 시간.


윤후는 지윤이 좋아하는 마카롱과 와인을 손에 들고 지윤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문을 여니 집안은 깜깜하고 아무도 없는 것 같아보였다.


윤후는 손에 든 것들을 내려놓은 다음 집안을 살펴보고 지윤이 없는 것을 확인한 다음 지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지윤은 받지 않고, 메신저 앱을 켜면 이미 윤후가 보낸 메시지들만 가득했다.


[뭐해?]

[자나부네]

[아까 강남은 갔다왔어?]


그러고보니 오늘 하루 종일 지윤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윤후는 깨달았지만 뭐 사정이 있었나보다 하고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문자만 남겼다.


[어디야? 나 집 왔는데 없네.. 이거 보면 연락해줘~]


그러고 있는데 윤후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내동생'이라고 뜬다.


"어 왜."


동생의 활발한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어 오빠 다음주에 상견례 있잖아. 뭐 입고 가야 돼?"


"아 내가 그런 거까지 말해줘야 돼? 그냥 얌전하게 입고 오면 되잖아."


"아니 너무 까맣게 입고 가면 장례식 같고 그렇다고 너무 하얗게 입고 가면 상견례하는 건데 너무 튈 거 같고. 원래 결혼식 때 신부 말고는 너무 하얀 옷 입으면 안 된다고 그런 거 들은 거 같아서."


"아 몰라 너 알아서 해."


"뭐야 오늘 왜 이렇게 까칠해?"


"몰라. 끊는다."


"아니 오빠!"


별 일 아니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까 만나자고 약속해놓고 연락도 되지 않는 지윤 때문에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윤후는 동생이 전화로 지윤과 관련된 걸 물어보자 괜히 짜증이 나서 전화를 끊어버리고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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