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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더
작품등록일 :
2021.12.19 17:56
최근연재일 :
2022.02.12 00:04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219
추천수 :
0
글자수 :
45,662

작성
22.01.31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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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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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6쪽

거래

DUMMY

그곳은 윤후를 아주 작게 보이게 만드는 넓고 거대한 공간이었다.


곳곳에 채굴기에서 나오는 열기를 식히기 위한 냉각기들도 보였다.


앞서 가던 사람이 채굴기들의 순서를 한참 세며 가더니 어떤 채굴기 앞에 멈춰서서 그 위에 달린 버튼을 눌렀다.


그 사람이 버튼을 누르자 막힌 줄 알았던 한쪽 벽면이 소리 없이 스르르 열리기 시작했다.


벽면 안쪽 공간이 서서히 드러났다.


안쪽은 사무실처럼 꾸며져 있었다.


안쪽에 있던 사람들은 컴퓨터로 무언가를 하다가 문이 열리자 윤후 일행을 일제히 쳐다봤다.


앞서 가던 사람은 '안녕하세요~ 사장님 좀 만나뵈러 왔습니다~' 하고 인사 같은 걸 했고 사람들은 다시 자신의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윤후까지 안쪽으로 들어오자 뒤쪽의 벽은 다시 스르르 닫혔다.


안쪽에서 누군가가 걸어나오며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연락주셨던 분이?"


사장인 것 같았다.


앞서 가던 사람은 연락했던 건 자신이라고 말하고 윤후를 가리키며 '이 친구는 오다가 만났어요' 하고 윤후를 소개했다.


사장 인구는 '네에' 하고 대답하고는 컴퓨터를 하고 있던 사람 중 한 명을 불렀다.


"선우야. 이분이랑 상담 좀 하고 있어."


선우라는 사람은 귀찮은 표정으로 앞서 가던 사람을 어떤 방으로 데리고 갔다.


사람 좋은 표정을 하고 있던 인구는 앞서 가던 사람이 눈에서 보이지 않게 되자 정색하며 윤후에게 물었다.


"원래 미리 연락한 분 아니면 저희는 안 받는데. 어떻게 오셨죠?"


윤후는 괜히 꾸며댔다가는 일이 더 꼬일 수 있겠다 싶어 그냥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아 그게··· 갑자기 이상한 일로 쫓기게 돼서요. 숨어 있을 곳이 필요해서··· 근데 신분을 세탁해준다는게 무슨 말인가요?"


인구는 어이가 없다는 듯 '뭔지도 모르고 찾아오셨어요?'하고 물었고, 윤후는 '예..' 하고 힘없이 대답했다.


인구는 계속 웃고는 있지만 조금 표정을 굳히고 말했다.


"뭐 잘 찾아오셨네요. 돈은 좀 있으시고?"


"돈이요?"


"저흰 다양한 이유로 블록체인에서의 활동이나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싶은 사람들한테 삭제 서비스를 제공해드리고 있어요. 덮어쓰기라도 한 것처럼 숨기고 싶은 부분을 완벽하게 숨겨드리죠. 근데 비용은 쫌 듭니다. 그리고 저기 찾아온 분처럼 신분을 아예 세탁하는 건 쫌 쎄죠."


비용 문제는 생각하지 못했던 윤후이기 때문에 이대로 끝나는 건가 싶어 잠깐 절망적이었지만 그래도 한번 말이나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계속 윤후는 사정을 맗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제가 살인범으로 누명을 쓰고 쫓기는 상황이라 가지고 있는 일렉트론은 하나도 쓸 수가 없구요··· 일렉트론 말고 다른 돈은 없어서 지금은 못 드리지만 제가 원래 금감원 직원이거든요. 금액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모아둔 돈도 있고 이번 일만 잘 해결되면 제가 어떻게든 마련해드릴 수 있는데요."


윤후가 ‘금감원 직원’이라고 하자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 전체가 고개를 들어 윤후를 봤다.


다들 그들의 대화를 안 듣는척 하면서 듣고 있는 중이라는 걸 깨닫자 윤후는 조금 부담됐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인구는 사무실 전체를 둘러보며 다른 사람들과 눈을 맞춘 다음 웃으며 윤후에게 말했다.


"아··· 그 사람 죽였다는 금감원 직원분?"


인구가 다 안다는 듯 말하자 윤후는 버럭 하고 소리를 질렀다.


"아니 제가 안 죽였어요!"


인구는 '워워' 하고 윤후를 진정시키고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정맥 인식 말고 블록체인에 따로 기록된 정보는 없나요?"


"정맥 인식 정보 등록해논 건 어떻게 알죠?"


금감원 내부 정보를 인구가 알고 있자 윤후는 경계 태세가 되었다.


인구는 핸드폰으로 기사를 보여주며 '친절하게 이렇게 알려주더라구요' 하고 말했다.


인구가 보여준 기사에는 ‘신원 미상의 사람을 살해하고 달아난 금감원 직원을 잡기 위해 일선 경찰들에게 정맥 인식기를 도입할 예정’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기사를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있는 윤후를 보며 인구는 농담식으로 말을 걸었다.


"뭘 어떻게 잘못하면 이렇게 기를 쓰고 쫓아다닙니까?"


순간 윤후의 머릿속에 소각장 관장과 정환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평소처럼 아주 돈이 빳빳한 게 자알~ 타더라구요.’하는 소각장 관장의 목소리와 ‘아니 뭘 빳빳해요··· 아주 너덜너덜했는데요. 찢어진 것들도 있고.’ 하는 정환의 목소리.


하지만 그런 것까지 말해줄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 윤후는 그냥 '글쎄요' 하고 얼버무렸다.


인구는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쿨하게 말했다.


"저희가 블록체인에 기록된 바이오 정보를 삭제해드리겠습니다."


"예? 정말요?"


나중에 정말로 돈을 낼 생각이기는 했지만 당장 돈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별 기대는 하지 않고 있던 윤후는 원하는 일을 해주겠다는 인구의 말에 깜짝 놀랐다.


나중에 돈을 내지 않고 먹튀를 해도 신고를 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법망의 바깥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이렇게 해준다는 것은 사실상 돈을 받지 않고 해준다는 것과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인구는 웃으며 계속 말을 했다.


"대신 저희 일도 조금 도와주시면 되는데요."


"어떤 일이죠?"


인구는 뜸을 들이며 윤후의 간을 보다가 말했다.




"금감원을··· 해킹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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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증발 21.12.19 12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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