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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더
작품등록일 :
2021.12.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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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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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62

작성
22.02.01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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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블록체인

DUMMY

"UNST라고 들어보셨죠?"


인구가 윤후에게 물었다.


UNST. Unsubstantial- 실체가 없는- 의 약자로 금감원에서 쫓고 있던 조직이었다.


하지만 알려진 것은 별로 없어 윤후도 UNST가 블록체인 상의 허점을 공격하려는 조직이라는 것만 막연하게 알고 있을 뿐이었다.


"저희가 지은 이름은 아닌데, 아무튼 저희가 바로 UNST입니다."


하지만 윤후는 지금 금감원 직원으로서가 아니라 쫓기는 사람으로 인구를 찾아온 것이었으므로 UNST든 어나니머스든 상관없으니 자신을 도와줬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인구도 윤후의 그런 반응을 살피다가 세환을 불러 작업을 시작하자고 했다.


큰 모니터가 홀로그램으로 띄워졌고, 몇 명이서 붙어서 자료들을 취합하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정맥 정보가 오고간 기록이 뜨기 시작했다.


윤후가 자세히 보니 그건 자신의 정보였다.


세환은 윤후의 정맥 정보가 오고간 기록을 모두 찾아 덮어쓰기 식으로 하나하나 새로운 정보로 바꾸기 시작했다.


완전히 다른 사람의 정맥 정보가 덮어씌워지기 시작했다.


덮어쓰기가 보통 그렇듯 그렇게 된 다음에는 원래 정보는 볼 수 없다고 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하죠?"


아무리 변경이 있더라도 그 전의 거래 정보들을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에 거래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장점이 있는 블록체인이었는데 블록체인에서 과거 구시대의 간단한 덮어쓰기가 가능하다니, 윤후는 현재 보고 있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다들 작업하느라 바빠서 아무도 대답을 안 해주자 윤후는 '이게 되는 거 맞나요 지금?' 하고 또 물었다.


"되죠. 지금 보고 계시잖아요?"


윤후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세환이 한참 뒤에야 귀찮다는 듯 대답을 해줬다.


"이건 누구의 정맥 정보죠?"


윤후는 자신의 정보를 대체하고 있는 새로운 사람의 정보를 가리키며 물었다.


"아무도 아니에요. AI로 그럴듯하게 만든 겁니다. 보통 일반인들은 정맥 정보까지는 등록을 잘 안 하니까. 경찰이 정맥 인식기 들이밀면 그냥 ‘등록된 정보 없음’으로 뜰 거예요. 근데 정맥 정보는 있는데 남들 다 있는 얼굴 인식은 없어요?"


세환이 윤후의 얼굴을 찬찬히 훑어보며 말했다.


"아 네··· 얼굴 인식은 등록해놓으면 혹시 도용당했을 때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정부 기관이나 공공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등록하지 않습니다."


"아 네. 뭐 이것만 하면 되는 거죠 그럼?"


"네."


세환은 다시 작업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윤후의 정맥 정보 수집을 모두 마친 다른 사람들은 다른 작업들로 넘어갔다.


다들 바빠보여서 윤후는 사람들에게 커피라도 만들어줄까 하고 구석에 있는 커피머신 쪽으로 향했다.


그런 윤후에게 인구가 다가왔다.


"어떤 사람들이 이런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인구의 말에 윤후는 아까 자신이 따라온 사람이 들어간 방 쪽을 흘긋 보고는 말했다.


"전과자들이요?"


인구가 커피머신에 캡슐을 넣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는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지워지지 않는 정보죠. 그런데 그 지워지지 않는 속성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절대로 지울 수 없는 그 정보 때문에 스토커한테 신상이 털려 스토커가 집에 들어와 부모를 죽인 다음 자신도 죽이려고 하는데 블록체인 상에 모든 것이 기록되기 때문에 도망갈 곳이 없다고 하는 사람부터... 범죄 조직이 조작한 정보로 인해 아무런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범죄의 주동자로 잘못 기록되어버려 평생 전과자 낙인을 찍게 된 사람들, 몰카를 당한 피해자인데 블록체인 상에 그 영상이 박제되어 절대 지울 수 없을뿐 아니라 얼굴 인식을 포함한 자신의 신상 정보가 다 돌아다녀서 어쩔 수 없이 찾아온 사람들, 블록체인에 기록된 의료정보가 빼돌려져서 작게는 헌혈부터 심하게는 장기이식, 인육 매매까지 강제로 당할 위기에 처한 사람들까지... 저희가 돈 받고 하는 일이고 불법적인 일이긴 하지만 진짜 그런 불쌍한 분들 보면 진짜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그런 자부심까지 든다니까요."


윤후는 할 말을 잃었다.


윤후 주변에 그런 처지에 처한 사람들은 없었고 그런 사람들은 언론 매체에도 나오지 않았을뿐 아니라 세상은 블록체인의 장점만을 찬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윤후는 그러한 세상을 지키는 조직의 직원이기도 했다.


인구는 머그잔들에 커피를 따르며 계속 말했다.


"예전에는 가상화폐 하면 익명성이었는데 요즘에는 오히려 반대에요. 익명성을 이용해 가상화폐를 범죄에 사용하는 사람들을 없애려고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볼 수 있는 가상화폐만 육성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모든 사람들의 정보가 블록체인 상에 공개되어버린 꼴이 됐어요. 거래 내역은 다 기록되고. 요즘에는 그렇게 투명히 공개된 정보를 이용해 범죄에 악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죠. 하지만 사람들을 통제하는 데 아주 좋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되돌리려고 하지 않죠."


윤후가 인구와 함께 커피들을 사람들에게 배달하는 동안, UNST의 주원과 은유가 뭔가를 조작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뭔가 싶어서 윤후가 들여다봤더니 그것은 모기, 아니 모기처럼 생긴 아주 작은 드론이었다.


은유가 뭔가를 누르자 모기드론은 진짜 모기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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