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네더 님의 서재입니다.

코인- 트레이서

웹소설 > 자유연재 > SF, 판타지

네더
작품등록일 :
2021.12.19 17:56
최근연재일 :
2022.02.12 00:04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228
추천수 :
0
글자수 :
45,662

작성
22.01.23 22:49
조회
12
추천
0
글자
5쪽

현금

DUMMY

영민은 골전도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흥얼대며 공원 안을 걷고 있었다. 한 손에는 롱보드를 든 채였다.


공원 안에서 롱보드 연습을 하려고 탁 트인 공간 쪽으로 가고 있는데, 그런 영민의 팔을 누군가가 잡아끌었다.


풀숲에 숨어 있던 윤후가 보인다.


"형 여기서 뭐해요?"


영민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윤후에게 물었다.


"저기 있잖아... 뉴스 봤어?"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영민에게 윤후는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하나 하고 난감했지만 평소처럼 대해주는 영민을 보고 조금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저 뉴스 안 보는데요."


꼭 필요한 정보 말고는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이 없는 영민은 뉴스를 전혀 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윤후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모르는 눈치였다.


윤후는 본론부터 말하기로 했다.


"내가 지금... 누굴 죽인 살해범으로 몰리고 있거든."


"네에? 누굴요?"


순간 영민이 깜짝 놀라 목소리가 커지자 윤후는 손으로 쉿 하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몰라 나도... 근데 나 아닌 거 너도 알지."


영민은 놀란 것 같았지만 윤후가 그럴 리 없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자신을 믿어주는 모습의 영민에 안심한 윤후는 영민의 손톱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저번에 그 손톱 밑에 그거 카드. 나 좀 잠깐만 빌려주라. 교통카드 정도만 쓸게. 추적당할까봐 핸드폰도 다 버려서 아무것도 못 쓰는데 내가 가진 자산은 다 일렉트론으로 돼있어서 쓰는 순간 잡혀."


손톱을 보며 안에 있는 칩을 어떻게 뺄지 고민하던 영민은 윤후에게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는 어디론가 갔다.


영민이 두고 간 롱보드 옆에서 윤후는 불안한 마음에 주위를 계속 살폈다.


나라의 일을 하기도 했고 또 평소에 잘못하는 일 없이 착실하게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상황에 몰리자 윤후는 자신을 지탱하고 있던 땅이 모두 무너져내리는 느낌이었다.


공원에 드문드문 지나다니는 사람 모두가 자신을 잡으러 온 사람들인 것만 같았다.


윤후가 그렇게 불안해하고 있는 동안 영민은 봉지에 담아온 네일 용품들을 한가득 윤후 옆에 늘어놓기 시작했다.


가지고 온 용품들로 손톱 안에 숨겨져 있던 카드 칩을 뺀 영민은 칩을 윤후의 손톱 위에 올려주고 위에 불투명한 액체를 두껍게 발라 마무리했다.


영민이 자신의 손을 흔들어 바람을 만들어 윤후의 손톱을 말려주는 동안, 윤후는 요리조리 손을 둘러봤다. 감쪽같았다.


"형 근데 이제 어디로 가게요?"


잘 됐다며 뿌듯해하던 영민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윤후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자신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모르겠어. 일단 여기서 좀 멀리 가보려구."


윤후는 별 말 하지 않았지만 윤후의 막막함을 같이 느낀 영민은 한참 같이 생각하다가 말을 꺼냈다.


"형. 그 옛날 돈 쓰는 사람들 잡으러 다닌다 하지 않았어요?"


"응."


"그 사람들 찾아가면 어때요?"


윤후가 피식 하고 웃었다.


"그 사람들은 지금 다 감옥에 있을텐데?"


윤후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였지만 영민은 제법 진지했다.


"그럼 앞으로 잡으러 갈 곳도 없었어요? 거기 찾아가서 도와달라고 해봐요. 뭔가 돈도 안 걸리게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니까 숨는 방법도 잘 알 수도 있잖아요."


"그 사람들을 찾아가라고?"


윤후는 깊이 한숨을 쉰 다음 영민에게 '아무튼 고맙다'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영민은 자기가 쓰고 있던 모자를 건네주며 말했다.


"조심해요 형."


---



윤후는 영민이 준 모자를 푹 눌러쓰고 지난번 트레이서팀과 같이 덮쳤었던 한글방 근처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아직 그 한글방 운영자가 검거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이용객들이 혹시 찾아올까해서였다.


영민이 말한 대로 진짜 그 사람들이 도움을 줄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 딱히 생각나는 대안이 없었으므로 어쩔 수 없었다.


한참을 서성이는데, 건물 안쪽으로 누군가가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윤후는 그 사람을 조용히 따라갔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사람은 한글방 앞까지 왔다가 부서져 있는 문을 보고 ‘에이씨 뭐야···’ 하고 돌아섰다.


윤후는 그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구석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다시 그 사람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앞에 가던 사람은 어두운 건물을 나와 환한 길거리로 들어섰다.


멀찍이서 따라가고 있는 윤후의 눈에 누군가와 통화를 하기 시작한 그 사람의 말소리가 들렸다.


"어. 야 여기도 털렸나본데? 아 진짜 평택까지 가야되네 결국···"


'평택?'


앞에 있던 사람은 어디론가로 방향을 틀어 급히 가기 시작했고, 윤후도 그를 따랐다.


지하철 역사 안으로 들어가는 그 사람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던 윤후의 눈에 개찰구 근처에 서 있는 경찰 두 명이 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코인- 트레이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사모님 22.02.12 15 0 7쪽
15 22.02.05 12 0 5쪽
14 CCTV 22.02.05 10 0 6쪽
13 율곡 22.02.01 11 0 6쪽
12 정보 22.02.01 12 0 6쪽
11 해킹 22.02.01 11 0 7쪽
10 블록체인 22.02.01 13 0 6쪽
9 거래 22.01.31 12 0 6쪽
8 평택 22.01.31 12 0 6쪽
» 현금 22.01.23 13 0 5쪽
6 누명 22.01.02 11 0 7쪽
5 데이터센터 21.12.21 12 0 9쪽
4 하노이 21.12.20 15 0 8쪽
3 증발 21.12.19 13 0 6쪽
2 윤후 21.12.19 20 0 8쪽
1 트레이서 21.12.19 37 0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