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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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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5,892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0.30 10:00
조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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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243. 전세 역전!

DUMMY

“참 너도 한결같다. 그게 안 되니?”


현과장의 머리 위에서 붉은 빛과 함께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점차 그의 얼굴로 다가오는 붉은 빛깔. 이내 그의 눈앞에는 활활 타오르는 거대한 도도새가 모습을 나타내었다.


“누구?”

“그 노래 가사의 주인공. 그런데 그 음정 어떻게 안 되니? 듣기 괴롭단 말이야!”


분명 모습이 많이 달라져 있긴 하지만, 아름다운 목소리와 이 까칠한 말투로 봐서는 불사조가 틀림없었다. 자신의 가죽재킷이 된 불사조 말이다.


“그나저나 재킷을 입지 않은 상태에서 날 불러냈네. 성장을 많이 했나 봐.”


이 화염에 휩싸인 도도새는 현과장을 바라보며 무척 칭찬하듯이 말했다. 하지만,


“그래도 너무 음치잖아. 어떻게 그 부분은 하나도 변한 게 없어?”


돌고 돌아 다시 노래 이야기에 안착해 버린 이야기의 주제. 이 도도새는 너무나 음악에 대해 진심이었다.


“불러냈으니까 화려하고 아름답게 한 방 날려주긴 하겠지만, 그래도 노래는 좀! 노력하라고!”


흔히들 말하는 그라데이션 분노라는 것일까. 도도새의 집요한 음악 열정은 식기는커녕 점점 더 화려하고 강렬하게 현과장을 압박해 왔다.


“저기에 한 방 날리면 되는 거지? 그래도 노래! 노래! 노래! 연습하라고!”


아름다운 목소리에 느껴지는 거대한 짜증. 그 짜증은 곧이어 붉은 깃털에 녹아들어 용암처럼 사방으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사방에 퍼지는 플레어(Flare). 현과장의 주변에 있던 안드로이드들이 순식간에 그 불꽃 휩싸여 녹아내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제 주변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안드로이드들의 모습도, 마을의 형체도, 심지어 주변을 감싸고 있던 아름다운 수풀도.


“지난 번 보다 뭔가 더 대단해 진 거 같은데...”

“이 정도에 놀라다니. 난 현과장의 노래 실력에 놀랐는데.”


도대체 얼마만큼 노래에 진심인 것일까. 이 불꽃 도도새는 입을 벌리기만 하면 노래, 노래, 노래! 노래를 불렀다.


“연습 한다고. 연습 하면 되잖아.”

“말로만 그렇게 하지 말고, 결과로 보여주라고.”


까칠한 한 마디를 던져놓은 도도새는, 그 작은 날개를 퍼덕이며 천천히 하늘로 날아 올랐다. 그런데,


“잠깐.”


그 순간, 도도새의 다리를 덥석 붙잡는 현과장. 그는 무척이나 진지한 눈빛으로 도도새를 바라보고 있었다.


“왜, 왜?”


그 눈빛에 묘한 불길함을 느낀 도도새. 혹시 노래에 대한 자신의 진심이 너무 지나쳤던 것은 아닐까. 천천히 지난 자신의 언행을 되짚어 보기 시작했다.


“내가 너무 지나쳤나?”

“아니, 그게 아니고.”


현과장의 말에 조금은 안심한 듯한 도도새. 그러나 이어지는 현과장의 말은, 그녀가 상상한 상황보다 더욱 당혹스럽게 다가왔다.


“아직 한 번 더 남았거든.”



“왜 숫자가 줄지 않는 걸까나?”


당혹감이 잔뜩 섞여있는 채야의 목소리. 그녀는 사방에서 날아오는 안드로이드들들 상대로 밀리지는 않았지만, 개미 떼 같은 그들의 공세에 조금 지친 듯이 보였다.


“스페어 바디가 많이 남아 있는 듯하다. 미안하지만 전부 소모될 때까지 다 때려 부수는 수밖에 없다.”


어흥선생 또한 그 얼굴에 피로가 가득했다. 그리 긴 전투는 아니었지만, 쉴 새 없이 달려드는 물량은 천하의 어흥선생도 지치게 만드는 모양이었다.


“하아, 하아... 이럴 때는 현과장의 호떡이 필요합니다만.”


거친 숨을 몰아쉬며 흘리며 주변의 적을 처리하고 있던 여왕. 그녀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가 더는 치명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여러분 힘 내셔야 합니다! 원더랜드의 운명이 여러분들의 손에 달려있다고요!”


유일하게 지친 기색이 없던 밀크나. 하지만 그녀의 상태도 엉망진창이긴 마찬가지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들이 대피한 곳으로 이 것들을 보내서는 안 된다!”

“그런 건 이미 잘 알고 있다랄까나!”


어흥선생과 채야는 티격태격하면서도 끝까지 안드로이드들을 막았다. 하지만 쏟아지는 물량에 점차 뒤로 밀리는 두 사람. 당황한 자신을 떨쳐보려고 했지만,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이렇게 뚫리는 것일까. 얼굴 위로 절망감이 서서히 내려앉으려 했다. 그런 그때,


[툭.]


하늘 위에서 어흥선생의 얼굴 위로 툭 떨어지는 뜨끈한 물체.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가 어디서 많이 맡아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건?”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 이건 그 향기다. 언제나 식사 시간의 대미를 장식한 그 음식의 냄새. 점차 어흥선생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 음식이 눈앞에 있다는 건, 지금 그들에게 「방패」가 도착했다는 소리니까.


“늦었다랄까나!”

“늦었습니다만!”


호떡을 한입 베어 물며, 원망 섞인 목소리는 내는 채야와 여왕. 하지만 그녀들의 표정은 반가움과 기쁨으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


“훗, 이 몸 등장이시다!”


하늘에서 자신만만한 미소와 함께 내려온 남자, 현과장. 그런데, 그의 손에 좀 이상한 생물이 잡혀 있었다. 닭이라고 하기엔 너무 크고, 그렇다고 칠면조라고 하기엔 좀 작은 새. 그 새의 앙증맞은 날개는 연신 퍼덕이고 있었다.


“진짜! 이렇게 부려 먹기 있음? 노래도 못하는 주제에!”


새의 부리로부터 아름다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물론 짜증도 함께.


“그놈의 노래! 노래! 노래! 내가 연습한다니까!”

“연습으로 안 되니까 하는 말이지! 날아오는 내내 연습했지만 나아지지가 않잖아!”


현과장과 새는 연신 아웅다웅 대며 모두의 앞에 내려왔다. 그의 등장이 예상 밖이었던 것일까. 안드로이드들도 쓰나미 같던 공새를 잠시 멈추고 현과장과 그 거대한 새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여기도 정리해 주면 되는 거야? 여기만 정리해 주면 정말 돌아가도 되는 거지?”

“한두 번 속으시나. 여기만 정리해주면 끝이라니까.”


현과장의 말에, 거대한 도도새는 두 눈을 번쩍였다. 그런데,


“하지만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단 말이야.”


뭔가 중요한 일이 있는 모양인지, 갑자기 도도새를 가로 막는 현과장, 그는 곧바로 밀크나에게로 다가갔다.


“5분 동안 모든 동력을 다 꺼.”


현과장의 말에, 밀크나는 순순히 전원을 끄....기는 개뿔! 그녀는 마치 벌레를 바라보는 듯한 눈빛으로 현과장을 바라보았다.


“무슨 짓을 하려고요? 난 당신의 노리개가 아닌데요.”


그녀의 눈빛은 무척이나 날카로웠다. 그녀의 흥분한 표정과는 다르게.


“도대체 얼마나 변태인 거냐, 너희들은.”

“그건 현과장이 할 말이 아닌 거 같은데요.”

“시끄럽고! 차단하라면 차단해! 그게... 밀크나를 위한 일이니까.”


현과장은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은 것일까. 밀크나를 내버려 둔 채 그대로 안드로이드들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내가 돌아올 줄 몰랐지? 핫핫핫!”


그렇게 당당한 모습으로 안드로이드들 앞에 선 현과장. 그의 눈동자에서 자신감이 사정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당당한 그의 모습에 더욱 당황한 것일까. 기계 인간들은 여전히 자리에 우뚝 선 채로 현과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답이 없네, 재미없게. 뭔가 큰 리액션을 해야 돌아온 맛이 나지.”


현과장의 눈동자에 머물고 있던 당당함은 이내 다른 무언가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점차 이글이글 타오르는 그의 눈빛. 그는 당장이라도 안드로이드들에게 자신의 몸을 던질 것처럼 잔뜩 몸에 힘을 주었다.


“미안하지만, 여기서 전부 사라져 줘야겠어.”


말을 마친 그는, 자신의 등 뒤에 있던 도도새에게 다시금 길을 내주었다. 그러더니,


“내가 부탁한 거 잊지 않았지?”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을 건네는 현과장. 분노에 이글거리던 그의 눈빛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잔뜩 긴장한 듯이 보였다.


“잊지 않았어. 현과장도 잊지 않았지?”


도도새 그녀도 다부진 눈빛을 현과장에게 보냈다.


“나도 잊지 않았어. 노래 경연대회에서 꼭 우승할게.”


현과장은 각오 서린 눈빛을 보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이렇게 둘만의 약속이 거래가 그대로 성사되는 듯 싶었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있던 이들이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 특히 채야가.


“미쳤다랄까나!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랄까나!”

“현과장, 그대는 지금 냉정을 잃었다. 자신의 노래에 관대해지면 안 된다.”


채야와 사이가 썩 좋지 않은 어흥선생도 그녀의 편을 들며 현과장을 말렸다. 하지만,


“이미 결정 난 일이야. 말리지마.”


현과장은 둘의 부탁을 당차게 뿌리치며 도도새의 뒤로 물러섰다.


“그럼 시작한다! 꼭 연습해! 노래 연습하라고!”


현과장에게 신신당부를 하며 공중으로 뛰어 오르는 도도새 그녀. 그녀의 당찬 모습은 이내 공중을 질러 우주까지 단번에 날아가 버렸다.


“그냥 돌아가는 게 약속인 걸까나? 이게 약속이 맞는 걸까나?”

“손해보는 장사인 것 같습니다만.”


호떡을 뜯고 있던 여왕도. 채야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당당한 한 남자, 현과장. 당당함을 넘어선 분노가 또 한 번 그의 눈동자에 차올랐다.


“아마 다 날아갈 거야. 준비해.”


현과장은 전원이 꺼진 밀크나에게 다가가더니 힘껏 그녀를 껴안았다. 역시 이럴 생각이었던 것일까. 어흥선생과 채야, 그리고 여왕은 일제히 현과장을 바라보며 실망한 내색을 보였다. 그런데, 그때.


[쾅!]


원더랜드 전역에 울려 퍼지는 굉음. 밝다 못해 뜨거운 기운이 하늘에서 땅으로 쏟아져 내렸다. 그러나 내리는 빛에 비해 그 온도나 위력은 그렇게 크지 않은 듯 했다. 실제로 눈앞의 안드로이드들은 전혀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이지 않았으니까.


“실패인 거 같군.”


자리에 꼼짝하지 않은 채, 서 있는 기계 인간들을 바라 본 어흥선생은, 이내 그들에게 달려갈 자세를 취했다.


“어흥선생, 그렇게 달려갈 필요는 없어.”


현과장이 밀크나를 채야에게 맡기더니, 그의 앞으로 다가왔다. 실패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밝고 당찬 현과장의 얼굴. 그의 눈동자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전투에 대비해야 한다, 현과장.”

“이미 끝났어. 저것들 이제 못 움직여. 이젠 그냥 고철이라고.”


현과장은 자신감 넘치는 발걸음으로 안드로이드들을 향해 걸어갔다. 어찌 된 일인지, 현과장이 다가와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기계인간들. 현과장이 그들의 몸에 손을 올려도 그들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이게 무슨 일인 건가?”

“얘네들 EMP(전자기장 펄스) 맞은 거거든.”


EMP라는 말에 어흥선생은 이해된다는 듯 고개를 곧바로 끄덕였다. 하지만,


“EMP? 그게 뭡니까? 맛있으면 나도 좀 줬으면 좋겠습니다만.”

“나, 난 알고 있다랄까나! 그거... 그거... 그거...”


전혀 EMP가 뭔지 모르는 두 사람, 여왕과 채야. 현과장은 그녀들에게 다가가 EMP가 어떤 원리로 안드로이드들을 멈춰 세웠는지 말해주려고 했다.


“거기 두 사람, EMP가 뭐냐면,”

“현과장, 멈춰라.”


그가 막 두 사람에게 다가가기 바로 직전에, 갑자기 현과장을 멈춰 세운 어흥선생. 그는 현과장을 향해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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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250. 재도전! 전국 노래 잘함! +2 23.11.06 2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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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248. 데빌 위딘의 주인 - 2 23.11.04 14 4 11쪽
247 247. 데빌 위딘의 주인 23.11.03 18 4 11쪽
246 246. 딸, 은아 23.11.02 19 5 11쪽
245 245. 메모리 스트림 23.11.01 12 4 11쪽
244 244. 사라지지 않은 위협 23.10.31 14 4 11쪽
» 243. 전세 역전! 23.10.30 16 4 11쪽
242 242. 함정 - 2 23.10.29 16 4 11쪽
241 241. 함정 23.10.28 19 4 11쪽
240 240. 아버지의 결심 23.10.27 24 4 11쪽
239 239. 흑막 - 2 23.10.26 16 3 11쪽
238 238. 흑막 23.10.25 15 4 11쪽
237 237. 걸즈 토크? 응? - 2 23.10.24 13 4 11쪽
236 236. 걸즈 토크? 응? 23.10.23 22 4 11쪽
235 235. 다가오는 귀염둥이들?! 23.10.22 19 4 11쪽
234 234. 현과장 구조대 출동!! 23.10.21 24 4 11쪽
233 233. 데빌 위딘 안에서 23.10.20 25 3 11쪽
232 232. 데빌 위딘의 목표 23.10.19 18 4 11쪽
231 231. 다시금 다가오는 위협 23.10.18 23 4 11쪽
230 230. 비장의 김치 - 3 23.10.17 21 5 11쪽
229 229. 비장의 김치 - 2 23.10.16 21 4 11쪽
228 228. 비장의 김치 23.10.15 25 5 11쪽
227 227. 변한 건 현과장... 아니 원더랜드?! 23.10.14 27 5 12쪽
226 226. 김장전쟁 - 3 23.10.13 27 4 11쪽
225 225. 김장전쟁 - 2 23.10.12 23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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