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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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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5,922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0.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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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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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242. 함정 - 2

DUMMY

“현과장은 어디 있냥?!”


포성과 굉음이 쏟아지는 성밖마을.

어흥선생은 막 도착한 갓패치와 사람들을 바라보며 다급히 현과장을 찾았다. 그러나 그들중 입을 떼는 이는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왜 말을 못 하냥? 현과장은 지금 어디 있냥?”

“그게... 갑자기 사라졌다랄까나. 차원문을 타기 전에.”


갑자기 사라졌다고? 어흥선생은 채야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갑자기 사라진 게 가능한 일일까.


“차원문 앞에서 사라지는 게 말이 되냥?”

“제정신이 아닌 소리로 들리겠지만, 그게 그렇게 됐다고. 내가 봤을 때는 분명 차원문 안으로 몸을 집어넣는 걸로 보였는데, 차원문을 통과하고 나니까 없어졌어.”


갓패치의 말에, 어흥선생은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차원문 타기 전까지만 해도 현과장은 모두와 함께 있었다. 그러나, 차원문 안쪽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의 모습은 사라지고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 할 수 있는 경우는 단 두 가지. 현과장에게 갓패치의 차원문이 이상 반응을 보인 경우 그리고,


“현과장이 차원문 안에 들어가기 직전에 납치 된 게 분명하다냥.”


바로, 납치. 어흥선생은 의심이 가는 인물이 있는 건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모두에게 말했다.


“납치요? 현과장을요? 누가요?”

“현과장은 신의 방패에요. 함부로 납치 할 수 없다고요.”


그의 말에 우유나와 밀크나가 동시에 입을 열었다. 그녀들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당혹스러움. 그 당황감은 이내 그녀들의 얼굴에까지 번지기 시작했다.


“이런 일을 실행할 만한 놈이 있다냥. 엇나간 프로그램이.”


그의 말에 어렴풋이 그 존재를 논치 챈 우유나와 밀크나. 하지만 갓패치과 채야는 여전히 모르는 눈치였다.


“그게 누구일까나?

“데빌 위딘이다냥.”

“제정신이야? 프로그램 따위가 현과장을 납치했다고?”


어흥선생의 입을 통해 진실을 들었지만, 여전히 못 믿는 눈치인 갓패치. 그러자, 어흥선생은 손으로 성밖마을의 하늘을 가리켰다.


“그냥 프로그램 따위가 아니다냥. 이젠 저렇게 밖으로 나왔다냥.”


어흥선생의 손가락 끝으로 작은 움직임들이 보였다. 하늘을 날아다니며 성밖마을과 성을 향해 무차별 폭격을 가하는 사람의 모습. 그 모습을 마주한 여왕은 부들부들 떨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국민들을 구해야 합니다만!”

“이미 리코 님, 키토 님 그리고 루프 씨가 모두를 안전하게 대피 시켰다냥. 모두 숲 쪽으로 대피하고 있다냥.”


어흥선생의 말에, 한시름 놓은 듯한 여왕이었지만, 채야는 그러지 못했다.


“모두가 쉴 장소를 만들어야 한다랄까나. 내가 직접 가겠다랄까나.”


그녀는 곧바로 숲을 향해 날아갈 준비를 했지만, 어흥선생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비키랄까나.”

“채야는 지금 집을 지어야할 때가 아니다냥. 여기사 저 날파리들을 처리해야 한다냥. 사람들의 대피는 갓패치와 우유나에게 맡겨라냥.”


채야를 막아섰던 어흥선생은 고양이귀머리띠를 벗더니, 우유나에게 내밀었다.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이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가 지금부터 무슨 짓을 하려는 지도.




“누구냐니? 나야! 나! 갓패치!”


갓패치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제정신이야? 갓패치라고? 정말 갓패치라고?”


현과장의 몸에서 은빛 화염이 더욱 강하게 뿜어져 나왔다. 주변뿐만 아니라 성밖마을 자체를 삼켜먹을 것만 같이 번져버리는 불길. 현과장을 제외한 모두의 눈동자에 불안감이 깃들었다.


“현과장, 이건 아니에요! 폭주를 멈춰요!”

“그래요! 멈춰요!”


멀찌감치 물러서있던 우유나와 밀크나가 간절한 목소리로 현과장을 말렸지만, 그는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이미 그의 마음속에서 결론이 나 있었다. 지금 자신의 눈에 비친 모든 것이 전부 거짓이라고.


“내 불길은 여왕이 단번에 얼려버릴 정도로 약한 불이라고. 그런데 왜 가만히 있어?”

“그야... 현과장이 다칠까봐 그렇습니다만.”


다친다는 그 말에, 현과장은 더욱 확신, 아니 100% 확신했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이 거짓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 역시 이런 생각을 떠올린 자신을 의심했다. 지금까지 작은 공백도 없었다. 현실과 거짓의 디졸브(Dissolve)가 이렇게까지 완벽하다니. 주변인들이 실수만 없었더라면, 결코 눈치 채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너희 전부 누구야?”


갓패치와 사람들을 향해 점점 더 거세가 다가가는 은빛 불길. 우왕좌왕 움직이던 사람들은 더욱 불안해 하며 현과장을 향해 소리쳤다.


“그만 하랄까나!”

“이건 선을 넘는 행동입니다만!”

“제정신이야? 멈춰! 멈추라고!”


현과장은 그들의 목소리가 귀에 들릴때마다 더욱 힘을 줘 불길을 만들어냈다. 이윽고 온 세상에 깔려버린 은빛 화염. 주변 사람들, 심지어 마을사람들까지 은빛 화염에 휩싸였다.


“으아아아악!!”

“사람 살려!!”

“불이야! 불이야!!”


주변에서 비명이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렸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는 현과장. 그는 무척이나 신중한 표정으로 눈앞의 사람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모두 다 죽는다랄까나!”


간절하고 애절한 염원이 담긴 채야의 목소리. 이토록 가증스러운 목소리가 또 있을까. 현과장의 눈빛에 분노가 일렁였다.


“연기 그만해. 비명이 들려오기 이전에, 너희가 화염에 기겁하기도 훨씬 전에. 다 눈치 챘으니까.”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겁니까만?”


따지는 듯한 여왕의 목소리. 그러나 그 목소리 어딘가로부터 작은 불안함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여기까지 걸어올 때 눈치챘어야 했는데. 너희가 가짜라는 걸.”

“제정신이야? 내가 가짜라고?”


사방에 넘치는 비명과 절규. 그리고 그 사로 들려오는 갓패치의 목소리. 그 음성에 불안감이 가득 느껴졌다.


“내 곁에서는 작은 상처조차 나지 않는다고.”


현과장은 가슴팍에서 단검 은화를 꺼내 자신의 손바닥을 그대로 긁어 베었다. 날카로운 칼날이 지나갔지만, 작은 상처는커녕 칼자국조차 남지 않은 현과장의 손바닥. 그 모습에 끊길 것 같지 않던 고통의 목소리들이 한 순간에 멈췄다.


“진짜 마지막이야. 너의 전부 누구야?”

“우리의 데이터베이스에는 현과장에게 그런 능력이 없다고 나오는데.”


데이터베이스라는 말에, 현과장은 어렴풋이 이들이 누구인지 예상이 되었다.


“데빌 위딘 안에 있던 놈들이냐?”

“눈치가 빠르네.”


정체를 들키자, 본색들 드러낸 존재들.

불길에 휩싸여 비명을 지르던 이들도.

신나게 뛰어 놀던 어린아이도.

동료라고 믿었던 눈앞의 사람들도.

전부 날카로운 눈빛으로 중무장한 채 현과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벌써 이렇게 많이 완성했네.”

“오랜시간동안 준비했으니까. 이 정도는 당연하지.”


마을에 보이던 이들을 제외하고, 사방 여기저기서 엄청난 숫자의 인원들이 현과장이 있는 근처로 집결했다. 수천, 아니 수만은 되어 보이는 인원들. 언제 이렇게 많은 안드로이드들을 만들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 정도의 인원이라면 원더랜드 전역이 전화에 휩싸이고도 남을 것만 같았다.


“제일 약한 원더랜드의 주인이라 방심한 게 이런 실수로 이어지다니. 어쩔 수 없네. 그냥 죽이는 수밖에.”


죽음을 입에 담는 갓패치, 아니 갓패치 닮은 안드로이드의 말에, 현과장은 헛웃음이 났다. 죽음이라니. 원더랜드에 오자마자 죽지 못하는 몸이 되었는데 죽음이라니. 정보 업데이트가 왜 이렇게 늦는 거야.


“여기 모두가 때로 덤벼도 나 못 죽여. 알아?”

“그런 걸 허세라고 부른단다, 현과장.”


현과장의 말에 그의 주변에서 실소가 쏟아져 나왔다.


“난 신의 방패라고.”

“허울뿐인 신의 대리인이 무슨. 우린 신의 능력자들이 그저 입만 산 한량이란 걸 확인했다. 지난 원더랜드에서의 일전으로부터.”


신의 창과의 싸움을 기록했던 것일까. 그럼 왜 지금까지 현과장이 걸어온 길은 기록하지 않은 걸까. 그랬다면 그가 죽지 않는 것도, 그가 신의 방패인 것도 모를 리 없을 텐데.


“그 싸움은 잘 알면서, 왜 나에 대해서는 제대로 아는 게 없어? 나, 안 죽는다니까. 나, 신의 방패라니까!”

“지금까지의 기록으로 볼 때, 현과장이 강력했던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어. 그런데 지금 네가 강력하다고? 그런 말을 믿으라고?”

“너희 기록에 그런 적이 없다고 해서, 실상도 그럴 거란 착각은 버려. 그런 생각은 자신을 도태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현과장의 말에 안드로이드들은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향해 비난과 야유를 쏟아낼 뿐이었다.


“우~ 우~ 현과장, 우~”“죽어라~ 우~ 죽어라~ 우~”

“어떻게 저런 얼굴로 원더랜드의 주인 행세를 하는 건지.”


죽는다는 말을 그렇다고 쳐. 그런데 갑자기 얼굴 지적? 지금 얼굴을 지적한 거야? 다른 것도 아니고 얼굴을 지적한다고? 사람이 아무리 이성을 잃는 개싸움을 할 때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 거라고!


“지금 얼굴을 지적한 거야? 다른 것도 아니고 얼굴을?!”


현과장은 두 눈을 부릅뜨며 안드로이드들을 노려보았다. 젠장, 못난 얼굴이 하나도 없다. 창백한 갓패치마저 그 피부 결은 맑고 투명했다. 외모적인 부분은 완전히 안드로이드 압승이잖아.


“젠장! 나도 관리 좀 할 걸!”

“관리한다고 그 얼굴이 나아지겠어? 원판이 나락인데.”


안드로이드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현과장의 신경을 긁어나갔다.

죽으라는 말에도, 자존심을 뭉개는 언사에도 잘 참아 넘긴 현과장이었지만, 이번은 참기 힘들었다. 안드로이드들이 입에 올리는 것들은 다름 아닌 사실이니까.


“치사하게 팩트로 덤벼들다니. 날조와 선동으로 싸우지 않고.”


가슴 저 깊은 곳으로부터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 그 분노는 이내 은빛의 화염이 되어 사방으로 파져나갔다. 하지만,


“이 정도로 우리가 상처 하나 입을 거 같아? 우린 완벽한 육체를 가지고 있다고.”


불길을 맞으며 비웃음 가득한 목소리를 내뱉는 안드로이드들. 하긴 현과장의 공격능력이 다른 원더랜드의 주인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건 확실했다.


“와... 내구도도 좋네. 이거 사기 아냐?”

“사기는 네 얼굴이 사기지. 너 네 엄마 닮았지?”


순간 현과장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어머니 뭐라고? 점차 굳어지는 현과장의 얼굴. 그의 눈빛에서는 분노를 넘어서는 증오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넘어서는 절대 안 되는 선이 있는 법인데. 감히, 감히, 감히 어머니를 건드려?


“아니, 선 넘어도 정도 것 넘어야지. 지금 감히 패드립을 쳐?”

“패드립? 누가 우리가?”


뻔뻔하게 모른 척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현과장은 살며시 감정을 억눌렀다. 마음 같아선 부모없는 놈들이라고 맞받아치고 싶었지만, 굳이 자신의 인성을 똥통에 처박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단번에 모든 것을 정리하면 끝이었으니까.


“그냥 전부 왔던 곳으로 돌아가.”

“헛소리도 네 어머니 닮아서...”


더는 참을 수 없었던 현과장. 그는 감정을 잔뜩 닮은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날아오르라, 주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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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250. 재도전! 전국 노래 잘함! +2 23.11.06 2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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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245. 메모리 스트림 23.11.01 12 4 11쪽
244 244. 사라지지 않은 위협 23.10.31 14 4 11쪽
243 243. 전세 역전! 23.10.30 16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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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230. 비장의 김치 - 3 23.10.17 21 5 11쪽
229 229. 비장의 김치 - 2 23.10.16 21 4 11쪽
228 228. 비장의 김치 23.10.15 26 5 11쪽
227 227. 변한 건 현과장... 아니 원더랜드?! 23.10.14 27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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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225. 김장전쟁 - 2 23.10.12 24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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