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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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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5,994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0.14 10:00
조회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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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227. 변한 건 현과장... 아니 원더랜드?!

DUMMY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현과장이 뭘 어쨌다고 그러는 겁니까만?”


서류 가득한 집무실에 파묻혀 있던 여왕은, 기가 찬다는 듯 시종을 바라보았다.


“그게, 지금... 침략한 기사들을 아직 처리하지 않다고 합니다.”

“우리 원더랜드를 유린한 자들을 아직도 살려 두었단 말입니까?”


여왕의 목소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눈에서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분노. 도대체 왜 현과장은 그런 말도 안되는 선택을 한 것일까.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도대체 왜? 그녀는 이 얼토당토하지 않은 이야기에 어떤 반응을 내놔야 할지 감이 서지 않았다.


“직접 만나 보겠습니다만.”

“아직 처리해야 할 서류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여왕 폐하.”

“내가 지금 가야 합니다만!”


여왕은 떨리지만 단호한 목소리를 뿜어냈다. 이미 단단히 굳어진 것만 같은 그녀의 마음. 아무래도 현과장과 결판을 지을 모양 듯 했다.


“용납 할 수 없습니다만. 절대 용납 못 합니다만!”




“어나 하 수 어스니다마!”


빵빵해 진 볼. 반쯤 웃고 있는 눈. 표정 그리고 동작과 다르게, 단단히 화난 것만 같은 여왕의 목소리가, 하늘 위로 청명하게 퍼져나갔다.


“제발 다 삼키고 말을 해.”

“용납 할 수 없습니다만!”


현과장의 말에 여왕은 입 안의 내용물을 단번에 삼키고 당당히 외쳤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행복한 듯한 그녀의 표정. 그녀는 양손 가득 호떡을 쥐며 분노가 담겨 있는 듯한 목소리를 내었다.


“화가 난 거야, 아니면 기분이 좋은 거야?”

“기분도 좋고 행복도 합니다만! 화도 납니다만!”


말을 마친 그녀는, 눈앞의 호떡을 스스럼없이 집었다. 마치 자신의 호떡이라는 듯이.


“그만 먹어. 군인들의 가족분들 드릴 거야.”

“칫! 나도 군인입니다만!”

“여왕은 여왕이지. 군인이 아니고.”


여왕에게 짤막한 핀잔을 준 현과장은 쉴 새 없이 호떡을 만들어 댔다. 마당 한편에 산더미처럼 쌓인 호떡. 일하며 호떡 곁을 지나치던 군인들은 그 웅장한 호떡 더미에 미소를 지었지만, 다른 무리들은 그러지 못했다. 아직도 갓패치의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거 그만 먹고, 갓패치 좀 어떻게 해봐. 배추는 늘어가는 데 갓패치가 움직이질 않잖아.”

“갓패치가 뭘 어쨌습니까만?”


현과장은 그녀의 물음에, 조금 전 일어난 일들을 조곤조곤 이야기 해줬다. 호떡을 뜯으며 점잖게 그의 말을 다 듣고 있던 여왕. 이윽고 현과장의 이야기가 끝나자, 그녀는 조금 화가 섞인 목소리로 대화를 이어갔다.


“나도 반대입니다만. 저 사람들은 원더랜드의 침략자입니다만.”

“그건 나도 아는 데, 그렇다고 저 사람들을 다 죽여? 그건 또 아니잖아.”

“왜 아닙니까만? 저 사람들은 우리 군인들을 죽인 사람들입니다만!”


여왕은 딱 잘라 말했다. 절대로 용서 할 수 없다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 현과장도 그녀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저 사람들은 시켜서 한 거잖아. 어쩔 수 없었다고.”

“그래도!”

“저 사람들도 많은 동료를 잃었어. 우리들이 잃은 사람들 보다 더 많이.”

“그래도 나는 용서 못 합니다만!”


일반적으로라면, 여왕의 판단이 옳다. 적군을 어떻게 그냥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것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지금 이 순간도 피해자들의 가족이나 친지들은 악몽에 잠도 못 이룰 텐데.


“그건 일반 사람들이 할 몫이야. 원더랜드의 지도자가 가질 감정이 아니라고.”


담담하고 부드러운 현과장의 말투. 정말 지금 이게 현과장이 맞는 것일까. 이런 의문이 들 정도로 그와 어울리지 않았다.


“지도자는 영악해야 해. 실리를 따질 줄 알아야 한다고.”

“그럴 거면 나 여왕 안 합니다만! 현과장이 하는 게 어떻습니까만?!”


그녀의 말에 현과장은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면 내가, 호구 짓도 하고! 호떡도 굽고! 김치도 담그고! 김치찌개도 하고! 원더랜드의 집무도 보라는 말이야? 아니 호구도 좀 봐가면서 부려먹어. 지금 내 상황 안 보여?”


단번에 사라진 부드럽고 나긋한 목소리. 다시금 우리가 아는 현과장으로 돌아왔다.


“내 알 바 아닙니다만! 그리고 아까 현과장 너무나 이상했습니다만!”

“말 돌리지 마.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현과장은 당치도 않다는 듯 여왕을 보며 눈을 흘겼다.

하지만, 여왕의 말대로 너무나 달랐던 현과장의 상태.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가 보였던 모습은 마치 다른 사람이었다. 다정하고 나듯한 현과장이라니. 무슨 양산형 로판의 남주도 아니고, 이게 말이 돼?


“현과장, 아무리 말을 해도 들어 처먹지 않는다냥. 역시 그 방법뿐인 거 같다냥.”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자, 때마침 현과장 쪽으로 다가오는 어흥선생. 그의 얼굴은 무척이나 수척해져 있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엄청나게 시달린 것처럼.


“... 역시 비장의 방법을 써야 한단 말인가. 이건 정말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호떡 굽기를 멈춘 현과장은, 이내 자신의 앞에 놓인 풀이 흠뻑 죽은 쪽파 한 단을 집어 들었다. 현과장의 눈빛에 가득 뿜어져 나오는 섬뜩함. 도대체 그가 숨기고 있는 건 무엇일까. 그리고 오늘따라 왜 이렇게 현과장이 현과장 같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일까. 뭐 잘 못 먹은 거 아니야, 현과장?




한편, 시험을 마치고 나온 아담과 켄지. 그들이 막 출입관리소를 나오려던 그때, 창포가 헐레벌떡 뛰어 나와 그들을 잡았다.


“잠시만요! 두 분!”


설마 자신들의 정체가 들킨 것일까. 조마조마해진 순간. 아담은 자신도 모르게 손에 빛을 모으기 시작했다.


“두 분, 수험자가 많지 않아서 금방 채점이 끝난다고 하네요. 여기서 5분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아담의 걱정과 다르게, 창포가 전한 것은 시험에 대한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두 사람은 그제야 경계를 풀고 입을 열었다.


“그 정도는 기다릴 수 있지요.”

“암, 기다릴 수 있지. 그렇고 말고.”


두 사람은 이내 근처의 의자에 엉덩이를 붙였다. 아무런 의심도 가지지 않은 채. 사실 의심을 할 부분이 전혀 없었던 게 맞았다. 그냥 시험 결과를 듣는 거였으니까.

그렇게 지나간 5분. 정확히 5분이 지나갔다. 더도 덜도 말고 딱 5분.

이렇게 5분을 강조한 이유가 뭐냐고? 그건 차차 설명하도록 하지. 지금은 이 인간들의 이야기가 우선이니까.


“그럼 안내하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두 사람 곁으로 다가간 창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들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가식이 철철 흐르는 그녀의 미소. 그런데 현과장도 그렇고 왜 이렇게 본인의 성격과 다른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창포의 미소도 지금까지 보였던 모습과는 전혀 맞지 않았다. 내가 모르는 사이 그녀가 자신의 성격개조라도 한 것일까? 이 이유또한 조금 뒤에 설명하도록 하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사이, 창포는 아담과 켄지를 데리고 출입관리소의 안쪽 방으로 이동을 했다. 지금까지도 의심할 만한 구석은 하나도 없었다.

그럼 그들이 안쪽 방에 도착하는 동안 왜 5분을 강조한 지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 볼까.

지금까지 현과장의 행보를 차근차근 밟아온 분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단 1명만이 시험에 응시했어도 시험결과는 다음 날에 나왔다. 사람의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이렇게 나가려는 두 사람을 멈춰 세웠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 그렇다면 5분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한 시간 벌이다. 특별한 의미도 없다. 이렇게 보면 창포의 미소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두 사람을 속이기 위한 큰 연극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방 안에 도착한 창포는 여전히 가식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안내했다.

아무 것도 놓여 있지 않은 방 안. 그저 작은 벽보 하나만이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벽보에 내용이 있으니까, 확인 바랍니다.”


창포는 곧장 방에서 나가려고 했다. 그런 그때, 갑자기 이상한 분위기를 눈치 챈 켄지. 그는 나가려는 창포를 붙잡더니 매서운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정도면 아까 밖에서 말해도 됐는데?”

“시험 결과는 나도 몰라요. 저는 시키는 대로 할 뿐.”


다시금 작위적인 미소를 지어보인 창포는 그대로 켄지의 손을 풀더니 밖으로 나갔다. 이제는 두 사람만이 남은 방 안. 슬슬 의심이 피어나는 두 사람이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들은 다름 아닌 신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으니까.


“그만 노려보고 이리 와. 결과나 보고 나가자고.”


아담은 켄지를 이끌고 벽보 쪽으로 향했다.

벽보 위에 붙어 있는 건, 다름 아닌, 그들의 시험 답안지. 그들이 아주 정성스레 적은 아부의 명언들이 즐비하게 놓인 그 시험 답안지였다.


“넌 저런 것도 적었나? 「신의 활」이 자존심도 없나?”


아담이 켄지의 답안지를 보더니 피식하며 그를 비웃었다. 그러자,


“너는 뭐, 자존심도 없냐? 이러니까 신의 능력을 가지고도 진 거야, 무능한 「신의 창」같으라고.”


오십보백보, 도긴개긴인 주제에 누가 누구에게 뭐라고 하는 건지.

아무튼, 두 사람은 서로의 답안지를, 그리고 자신의 답안지를 계속 읽어 나갔다. 그러던 도중, 눈에 띈 마지막 한 줄. 그들이 적은 답안지 내용은 달랐지만, 마지막에 적힌 글귀는 완전히 똑 같았다.


【이런 미치광이 놈들. 이런 똥글을 싸지르는 놈들이 감히 성주민권을 따겠다고? 어림 반 푼어치도 없지! 너희는 그냥 나가라.】


모욕적인 글귀를 본 아담과 켄지는, 부아가 치미는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여기서 난동을 부려 큰 작전을 망칠 수는 없었으니까.


“...나가자, 켄지.”

“그래, 일단 나가자.”


이를 악 문 두 사람은, 이내 문쪽으로 다가가 문고리를 돌렸다. 그런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 분명 방금 창포가 열고 나갔던 그 문인데 열리지 않는다. 살짝 당황한 아담과 켄지. 그들은 있는 힘껏 문고리를 잡아 돌렸지만 결코 문은 열리지 않았다.


“비상 상황이다, 켄지!”

“부셔서라도 나가야지! 뭐해?!”


어느새 거대한 저격총을 꺼내 문고리를 겨냥한 켄지. 이윽고 방 안에 우렁찬 총성이 울려 퍼졌다.


[탕!]


하지만 부서지기는커녕 상처하나 없는 문고리. 그제야 두 사람은 자신들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건 그렇고 신의 능력으로도 문을 못 부수는 게 말이 되는 거야? 도대체 얼마나 신의 능력이 약한 거야.


“이게 말이 돼? 난 신의 능력자라고!”

[철컥, 탕! 철컥, 탕! 철컥, 탕!]


분노에 눈이 먼 켄지는 연속으로 문고리를 향해 총알을 발사했다. 이런 그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전혀 꿈쩍도 하지 않는 문고리. 도대체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일까.


“원더랜드가 이런 곳이라고? 밸런스 붕괴도 정도가 있지! 우린 신의 능력자들이라고!”

“내가 말 했던 게 이해가 가나, 켄지? 이 별은 뭔가 이상하다.”


두려움 서려있는 아담의 눈빛. 켄지도 그의 눈빛에 가담했다. 이건 그냥 넘길 ㅁ누제가 아니었다. 신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별이라니. 신의 능력이 하찮게 느껴지는 별이라니. 도대체 원더랜드가 왜 이렇게 변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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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250. 재도전! 전국 노래 잘함! +2 23.11.06 2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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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244. 사라지지 않은 위협 23.10.31 1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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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236. 걸즈 토크? 응? 23.10.23 23 4 11쪽
235 235. 다가오는 귀염둥이들?! 23.10.22 19 4 11쪽
234 234. 현과장 구조대 출동!! 23.10.21 2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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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231. 다시금 다가오는 위협 23.10.18 23 4 11쪽
230 230. 비장의 김치 - 3 23.10.17 21 5 11쪽
229 229. 비장의 김치 - 2 23.10.16 22 4 11쪽
228 228. 비장의 김치 23.10.15 26 5 11쪽
» 227. 변한 건 현과장... 아니 원더랜드?! 23.10.14 28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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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225. 김장전쟁 - 2 23.10.12 24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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