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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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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5,937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0.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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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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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232. 데빌 위딘의 목표

DUMMY

“지금 뭘 보시는 거죠?”

“밀크나의 얼굴. 미묘하게 느껴지는 거부감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


대답을 마친 현과장은 그대로 밀크나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단언하건데, 예쁘긴 예쁘다. 세상 모든 이가 반할 정도로. 지금 현과장도 반한 거 같으니까.


“그 기분 나쁜 미소 좀 어떻게 할 수 없나요? 마주하기 좀 그런데요.”

“그렇다랄까나. 그런 모습을 보이니까, 주변에 여자가 없는 거랄까나.”


채야도 밀크나의 목소리를 자신의 음성을 얹었다. 두 사람의 경멸적인 시선에도 그저 헤벌쭉거리며 밀크나를 바라보는 현과장. 정말이지, 모태쏠로인 걸 이렇게 티를 내나. 참 답이 없는 인간이다, 현과장은.


“우유나, 밀크나의 외모 컨셉은 뭐냥?”

“당연히 차가운 공대 여신이죠! 츤데레를 섞은.”


어흥선생의 물음에 우유나는 당차게 대답했다. 그러자, 다시금 묻는 어흥선생. 그의 얼굴은 무척이나 진지했다.


“솔직하게 말해라냥. 단지 그것뿐이냥?”

“네? ...네.”


그녀의 대답 사이에 작은 간격이 느껴졌다. 우유나, 이 여자가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게 분명했다.


“대답해라냥. 밀크나의 얼굴에서 우유나의 변태적 성향이 느껴진다냥.”

“저, 정말요? 잘 숨겼는데!”


순간, 어흥헌생의 눈동자가 번뜩였다. 그의 눈빛을 보고 자신이 덭에 걸린 것을 알아차린 우유나. 그녀는 못내 아쉽다는 듯 인상을 구겼다.


“아! 그냥 넘어갈 수 있었는데!”

“정말 변태적 성향을 넣은 거냥? 밀크나가 허락한 거냥?”

“미적 감각이 남다른 걸 뭐라 말할 수 있을까요. 그냥 넘어가요, 그냥.”


우유나와 어흥선생의 사이에 끼어 든 밀크나. 그녀는 어흥선생을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밀크나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냥 넘어가겠다냥.”


어흥선생은 그녀의 반응에 쉽게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자, 밀크나는 어흥선생을 향했던 시선을 곧장 현과장 쪽으로 틀었다.


“일반적으로 배추가 새끼를 낳는 건 불가능 한 일이잖아요. 그런데 그 일이 어떻게 일어난 거죠?”

“그게 그렇게 이상한 일인가? 대지의 축복과 신의 가호를 받으면 일어날 수 있는...”


순간, 현과장은 말을 멈췄다. 도대체 이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이런 비상식적인 사실을.


“현과장 지금 뭐라고 했냥? 대지의 축복과 신의 가호? 난 그런 경우가 있었다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냥!”

“그러게... 내가 이걸 왜 아는 거지?”


현과장에게 찾아온 불안감. 이런 비범한 지식이 머릿속에 있는 원인은 단 한가지 밖에 없다. 바로 「원더랜드 지식의 50%」. 도대체 얼마나 많은 지식들이 머릿속에 박혀있는 걸까. 한 세대가 일군 지식이 아닌, 여러 차례의 경험이 리셋에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축적된 거대한 백과사전. 아니, 어쩌면 지식의 도서관이라고 해도 무방할지 모르겠다.


“대지의 축복과 신의 가호가 동시에 걸릴 가능성은 얼마나 되지?”

“그건 나도 모른다냥! 들어본 적도 없는 걸 어찌 아냥!”


어흥선생의 말에 현과장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입이 근질거렸다. 다름 아닌, 그 자신이 꺼내 놓은 문제의 답을 말하고 싶어서.


“원더랜드에서는 약 2조 분의 1이라네. 그렇다고 하네.”

“그걸 어찌 아는 거냥?”


어흥선생의 얼굴에 두려움이 피어났다. 자신도 모르는 사실을 어떻게 현과장이 아는 걸까. 원더랜드에 운명의 실이 묶이면서 지식도 얻게 된 걸까. 이건 보통의 상황이 아니다. 어쩌면 심각한 상황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듣기론, 「원더랜드 지식의 50%」. 아마 이게 원인일 걸.”

“원더랜드 지식의 50%? 데빌 위딘이 원인이란 말이냥?”


현과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어흥선생의 얼굴이 더욱 심각해졌다.


“현과장, 잘 들어라냥. 지금 현과장이 데빌 위딘과 심각할 정도로 끈끈하게 묶여있는 것같다냥.”

“아니, 조강지처가 옆에 있는데 다른 것과 묶인 건 좀 아니다랄까나!”


심각한 어흥선생의 얼굴에 마치 찬물을 확 끼얹는 듯한 채야의 목소리. 모두의 시선이 그대로 채야를 향했다.


“지금 그런 이야길 할 때가 아니잖아. 그리고, 조강지처라니! 난 아직 쏠로야, 쏠로!”

“채야 님, 남자는 다 저런 존재라고요.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현과장을 바라보며, 경멸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우유나. 밀크나 역시 그녀의 행동에 동조했다.


“현과장,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참...”

“참, 뭐? 참 뭐?! 우린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우리라고 말하면서 결혼은 하지 않았다니. 채야 님, 저런 남자는 그냥 잊어요, 잊어.”


현과장의 말에, 더욱 경멸 가득한 시선으로 답한 우유나는, 곧바로 채야에게 달려가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러자,


“그럴 수 없다랄까나. 누가 뭐라고 해도, 저 사람은 이 집의 바깥양반이랄까나.”


마치 막장 드라마의 여린 주인공처럼 현과장을 감싸는 채야. 이러다가 얼굴에 점 하나 찍고 나타나는 거 아니야?


“날 불륜남으로 만들지 마. 우린 아무 사이도...”

“아흐흑이랄까나! 아흐흑이랄까나!”


서럽게 퍼지는 채야의 울음 소리. 누가 들어도 가짜 울음소리다.


“내버려 두고, 데빌 위딘이랑 묶였다고?”

“그런 거 같다냥. 내가 만들었지만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지는 모르겠다냥. 난 이런 설정을 만든 기억이 없다냥.”


어흥선생은 만든 기억이 없겠지만, 리셋 전의 어흥선생이라면 어떨까. 수억 번의 리셋 중에 이런 시스템을 만든 어흥선생이 있지는 않을까. 오로지 원더랜드를 지키기 위해.


“대답을 알 기 위한 방법은,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제일이겠지?”

“그 말은 설마... 또 들어가겠다는 거냥?”


현과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그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일까. 어흥선생은 그만 그를 향했던 고개를 획 돌려버리고 말았다.


“기계는 우유나의 작업실에 있으니까, 금방 다녀올게. 우유나, 가자.”

“아, 뭐, 네.”


호떡을 집은 채로 자리에서 일어난 우유나. 그렇게 두 사람은 현관문을 열고 그대로 밖으로 걸음을 향했다.

현과장이 사라지자, 굳은 표정으로 그들이 떠난 자리를 바라보는 어흥선생. 그의 굳어진 표정 안에는 두려움이 잔뜩 도사리고 있었다.


“제발 아무 일도 아니야 할 텐데냥.”

“불안한 부분이 있는 걸까나?”


걱정스러운 듯 자신을 바라보는 채야를 향해, 어흥선생은 나직이 답했다.


“예전에, 아주 예전에 데빌 위딘을 만들기 전에 한번 생각해 본 적이 있다냥. 학습하고 진화하는 수준을 넘어서, 차원을 넘나드는 세계. 난 위험성 때문에 포기했다냥.”


다시금 굳게 닫힌 현관문을 바라보는 어흥선생. 이내 그는 혼잣말하듯이 낮은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제발, 현과장이 마스터키만 아니었으면 좋겠다냥.”




집을 출발해, 순식간에 우유나의 작업실에 도착한 현과장과 우유나.

현과장은 망설임없이 데빌 위딘의 세계로 들어갈 준비를 진행했다.


“정말 들어갈 생각이에요?”

“들어가서 물어봐야지. 지금 내게 일어난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현과장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그의 의지에 따라, 가상현실 기계를 작동시키는 주는 우유나. 그녀는 만에 하나 있을 사고를 위해 철저하고 또 완벽하게 준비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거 하나는 명심하세요. 탈출 불가능한 가상현실 세계에도 뒷문은 존재하기 마련이에요.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정면 돌파가 아니라 뒷문을 찾으세요.”


우유나의 조언에, 현과장은 몇 번이고 되뇌었다. 위급상황 시에는 뒷문으로 탈출하자. 그렇게 그는 가슴속에 비장의 카드를 숨긴 채, 또 한 번 데빌 위딘의 세계 안으로 들어가고야 말았다.




“물어볼 게 있어서 왔어.”


새하얀 방.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 현과장의 목소리가 여기저기로 퍼져 나갔다. 연가푸 목소리를 올렸지만, 아무런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마치 의도적으로 그를 피하는 것처럼.


“아니 관리자가 왔는데, 이런 대우를 할 거야?”


살짝 화난 목소리로 다시금 언성을 높이는 현과장. 그러자 투명한 실루엣이 현과장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게 빨리 나타날 줄을 몰랐습니다, 현과장.”

“빨리 나타나다니?”

“우리도 현과장을 찾고 있었거든요.”


실루엣의 말에, 현과장은 순간 움찔했다. 자신을 찾고 있었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


“날 왜 찾아? 찾을 이유가 없잖아?”

“현과장은 없겠지만,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현과장이 원더랜드를 살린 장본인이니까.”


이 말에, 현과장은 머리를 굴려보았다.

자신이 원더랜드를 살린 것과 데빌 위딘이 자신을 찾는 게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설마, 데빌 위딘에 희생된 생명들을 되살려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어서 일까. 순간, 현과장의 머릿속에 답답함이 가득 피어났다. 얼마나 많은 기계 바디가 필요할까. 생각만으로 머리가 아파왔다.


“우리가 살아갈 몸을 달라는 말은 아닙니다. 우린 이곳에서의 삶을 만족하니까.”


현과장은 실루엣의 말에 한숨을 쉬었다. 어쩌면 다행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존재하지 않는 자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밀크나 하나로 족했기 때문에.


“얼마 전에 데빌 위딘 내부에서 결정 난 사항이 있습니다.”

“무슨 사항?”


현과장은 그의 말에 불길한 느낌을 받았다.

데빌 위딘은 더 이상 일개의 시스템이 아닌 듯 했다. 살아있는 세계 같은 느낌. 마치 일반적인... 원더랜드처럼.


“우리는 기존의 입장을 번복해, 원더랜드의 멸망을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자, 잠깐! 뭐? 원더랜드의 멸망?”


원더랜드의 멸망? 현과장은 자신의 두 귀를 의심했다.


“현과장이 데빌 위딘과 결합된 이후로 운명이 뒤틀리기 시작했습니다. 원더랜드가 운명을 피해갔지만, 우주는 더 큰 위험에 노출 되었습니다. 다시 되돌려야 합니다.”

“아니, 우주가 위험해졌다는 건 누구 생각인 거야? 그런 증거가 어디 있어?”


실루엣은 현과장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래, 증거는 없었다. 오직 데빌 위딘만의 생각일 뿐이었다. 그 안에 살고 있는 인격들의 생각일 뿐.


“이미 정해진 사항입니다. 현과장은 우리의 결정에 따라야 하고요.”

“내가 관리자인데 왜 그런 결정을 따라야 하지?”

“관리자는 그냥 이름일 뿐인 거 잘 아시잖아요.”


실루엣의 목소리에서 비웃음이 느껴졌다. 이게 데빌 위딘의 실체인 걸까. 불쾌감이 현과장의 가슴속에 차오르게 시작했다.


“그러니까, 닥치고 너네 말을 들어라?”

“뭐, 간단히 요약하면 그거죠.”

“싫다면?”


현과장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거절의 의지. 하지만 실루엣의 거만한 태도는 결코 지워지지 않았다.


“상관없습니다. 이미 현과장이 우리 안으로 들어왔잖아요.”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점차 어두워지는 방 안. 점점 그 어둠은 현과장의 위로 쏟아져 내려왔다. 마치 그를 집어 삼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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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250. 재도전! 전국 노래 잘함! +2 23.11.06 24 4 11쪽
249 249. 고양이귀머리띠 23.11.05 19 4 11쪽
248 248. 데빌 위딘의 주인 - 2 23.11.04 14 4 11쪽
247 247. 데빌 위딘의 주인 23.11.03 19 4 11쪽
246 246. 딸, 은아 23.11.02 20 5 11쪽
245 245. 메모리 스트림 23.11.01 12 4 11쪽
244 244. 사라지지 않은 위협 23.10.31 14 4 11쪽
243 243. 전세 역전! 23.10.30 16 4 11쪽
242 242. 함정 - 2 23.10.29 1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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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240. 아버지의 결심 23.10.27 2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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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236. 걸즈 토크? 응? 23.10.23 22 4 11쪽
235 235. 다가오는 귀염둥이들?! 23.10.22 19 4 11쪽
234 234. 현과장 구조대 출동!! 23.10.21 2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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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2. 데빌 위딘의 목표 23.10.19 19 4 11쪽
231 231. 다시금 다가오는 위협 23.10.18 23 4 11쪽
230 230. 비장의 김치 - 3 23.10.17 21 5 11쪽
229 229. 비장의 김치 - 2 23.10.16 21 4 11쪽
228 228. 비장의 김치 23.10.15 26 5 11쪽
227 227. 변한 건 현과장... 아니 원더랜드?! 23.10.14 27 5 12쪽
226 226. 김장전쟁 - 3 23.10.13 28 4 11쪽
225 225. 김장전쟁 - 2 23.10.12 24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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