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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077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1.06 10:00
조회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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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250. 재도전! 전국 노래 잘함!

DUMMY

당황한 어흥선생은 빠르게 현과장을 데리고 성밖마을 구석으로 데리고 갔다.


“어떻게 알게 된 건가? 난 아무에게도 말 한 적이 없다, 현과장.”

“데빌 위딘의 기억 속에 있었다냥. 미냥이 그 곳에서 어흥선생을 지켜보고 있었던 거 같았다냥.”


어흥선생은 말이 없었다. 데빌 위딘 안에서 만났을 때도 그런 말을 한 마디도 없었던 그녀. 아마도 그가 얼마나 자책하고 괴로워했는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난 꼼꼼하지 못 했다.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냈다는 자만심이 눈을 가렸다. 그 대가는... 참혹했지.”


안타까움과 슬픔이 묻어있는 어흥선생의 목소리. 그는 마치 지난 과오를 떠올리며 그날의 모든 것을 후회하는 듯 했다. 그런데,


“난 그런 거 모른다냥!”


어흥선생이 방심한 틈을 타 잽싸게 도망치는 현과장. 두루마기 자락이 맞바람에 넘실넘실 휘날렸다. 지금 이 순간이 신나는 듯, 활짝 웃고 있는 현과장. 그 표정이 어흥선생의 분노에 기름을 부어버리고 말았다.


“...현과장!!! 눈치라는 건 밥 말아 먹었는가!”

“호떡보다 맛 없다냥~ 김치찌개 보다 맛 없다냥~”


깐족깐족. 도망치는 내내 현과장은 어흥선생의 화를 돋웠다. 참고 참았지만, 결국 폭발하고 만 어흥선생. 다시금 둘만의 술래잡기가 시작되...는 듯했으나, 단번에 잡히고 말았다. 현과장은 하늘을 날지 못하지만, 어흥선생은 하늘을 자유롭게 훨훨 잘 날아다니기에. 숨을 헐떡이며 마을 어귀까지 뛰어가면 뭘 하나. 이렇게 허무하게 잡혀버리는데.


“이건 반칙이다냥!”

“반칙은 무슨! 머리띠나 빨리 내놔라!”


다짜고짜 머리띠를 빼앗아 자신의 머리 위에 써버리는 어흥선생. 아름답게 휫날리던 두루마기는 점차 밋밋한 핑크 맨투맨 티셔츠로 바뀌어 갔다.


“아! 나름 잘 어울렸는데!”

“헛소리하지 마라냥. 어울리긴 뭐가 잘 어울리냥...”



어흥선생은 뒤에 뭔가 말이 남아있다는 듯, 말끝을 흐렸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던 현과장. 그의 얼굴에 점차 화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아니, 왜 말을 하다 말아? 더 말해 봐!”

“아니다냥. 그만 하자냥.”

“그만 하긴 무슨! 하여튼! 얼굴 좀 생긴 것들은!”


잔뜩 화가 난 현과장은 눈썹을 씰룩였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결코 입 밖으로 내뱉지 않은 그 이야기. 현과장, 너 못 생겼어.


“그래! 나 못 생겼다! 어쩔래!”

“못 생긴 건 아니다냥. 그냥... 그렇게 생겼다냥.”


이런 말이 더 화가 나는 법. 아니, 잘 생겼다고 말하면 어디 덧나나? 그 말이 그렇게 힘든 건가? 빈말이라도 하기 힘드냐는 말이다.


“아니, 거짓말이라도 잘 생겼다고 말 못해?”

“...현과장, 잘생겼다냥.”


잠깐, 대답 전 그 뜸 뭐야. 이런 작은 행동들이 현과장을 더욱 화나게 만들었다.


“아니, 원더랜드도 지켜 줘, 덤프 파일들도 영혼으로 만들어 줘! 그리고 또 뭐 했어?”

“호떡과 김치찌개가 있다냥.”

“그래! 호떡! 김치찌개! 맛난 것도 만들어 주는데 이 태도 뭐야?! 나 이거 그냥 못 넘어가!”


완전히 화가 머리끝까지 나버린 현과장. 장난기 가득했던 그의 얼굴에는 형언할 수 없는 분노만 가득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눈 하나 깜짝할 어흥선생이 아니었다. 어차피 화가 나도 현과장은 현과장. 큰 위협적인 행동을 할 인물은 아니기 때문에.


“나... 나... 나...!!!”

“오늘 저녁 안 만들 거냥? 호떡 없는 거냥?”


어흥선생의 머릿속에서 나온 최악의 시나리오는 파업선언. 그는 기껏해야 오늘 김치찌개와 호떡을 못 먹을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아니! 난 저걸 할 거야!”


현과장은 성밖마을 입구에 대문짝만하게 걸려있는 현수막.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어흥선생이었지만, 현수막에 적힌 문구를 보자, 급격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지, 진심이냥? 현과장?”

“그래! 진심이다!”


어흥선생의 이마로부터 주르륵 흐르는 땀방울. 그는 무척 당황한 듯, 말까지 더듬으며 현과장을 말렸다.


“이, 이러지 마라냥! 내가 잘못했다냥! 현과장 무척 잘생겼다냥! 현과장이 원더랜드의 최고의 미남이다냥! 미인이다냥!”

“헛소리! 잘 봐! 너희들 다 죽었다, 이제!”


현과장의 눈동자가 초롱초롱빛났다. 그의 눈동자에 비친 현수막의 글자들, 『전국 노래 잘함』. 어흥선생은 원더랜드의 존망만큼이나 위험한 상황이 다가오는 걸 느꼈다.




“현과장이 미쳤다냥! 또 전국노래잘함에 나가려고 한다냥!”


어흥선생은 이 사실을 곧바로 집에 있는 이들에게 알렸다. 그의 충격적인 소식에 그만 그 자리에서 멈춰버린 사람들. 단 세 존재, 귀염둥이 삼연성, 리코와 키토, 그리고 루프만 큰 반응 없이 넘어갔다.


“그게 또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일까나! 지금 원더랜드 재건이 한창인데 이게 무슨 소리일까나!”

“제정신이야? 노래를 한다고? 현과장이? 제정신이야?!”


제일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현과장과 인연이 깊은 세 사람. 특히 갓패치는 그의 창백한 얼굴이 이제는 완전히 핏기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빨리 여왕에게 연락해서 이번 전국 노래 잘함을 막아야 한다냥! 무조건 막아야 한다냥!”

“그럴 필요 없습니다만.”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어느새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여왕. 그녀는 담담한 표정으로 거실의 모두를 바라보고 있었다.


“잘 왔다냥! 그래, 이번 노래 대화 취소를...”

“말했습니다만. 그럴 필요 없다고.”


표정은 담담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단호했다. 마치 강력하게 이번 노래 대화를 열려는 것처럼.


“그게 무슨 소리냥? 현과장이 노래를 부르면 재앙이다냥!”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는 게 아닙니다만. 큰 고초를 겪은 국민들에게 이번 대화는 희망이 될 겁니다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국민 생각인 여왕.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녀의 지도자 다운 행동에 감동이 밀려오는 듯했다. 그래, 아주 잠깐. 그녀의 손에 들린 호떡을 보기 전까지.


“그러고 보니, 현과장 지금 어디있냥?”


그녀의 손에 쥐어져 있는 호떡을 본 어흥선생은 빠르게 현과장을 찾았다. 그러자,


[딸꾹!]


뭔가 찔린 듯 순간 딸꾹질을 하고 만 여왕. 모두의 시선이 여왕의 얼굴로 향했다.


“무슨 일일까나? 지금 그 딸꾹질은 무슨 뜻일까나?”

“제정신이지? 어이, 여왕, 지금 제정신이지?”


채야와 갓패치는 마치 죄인 다루듯이 여왕을 밀어부쳤다.


“나, 난 제정신입니다만! 내 딸꾹질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만!”


여왕은 화까지 내며 격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원래 방귀 뀐 놈이 성내는 법. 거실에 있는 모두는 확신했다. 그녀가 이미 현과장과 거래를 했다는 것을.


“현과장과 거래를 한 거냥?”

“그, 그럴 리 없습니다만!”

“그럼 그 호떡은 뭐냥?”

[딸꾹!]


어흥선생의 추궁에, 여왕은 대답대신 딸국질로 반응했다. 이 반응으로 모든 것이 확실해진 상황. 여왕이 현과장의 호떡에 넘어간 것이 확실한 듯이 보였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방법이 무엇일까.


“저의는 작업실에 좀.”


가만히 듣고 있던 우유나가 밀크나를 데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어디가? 이렇게 중요한 타이밍에.”


그런 그녀들의 앞을 가로막는 갓패치. 그의 눈빛에 의심이 깃들어 있었다.


“여, 연구요! 그치, 그치?”

“글쎄요. 나는 자체 내장 보이스캔슬링 기능이 있어서.”


밀크나의 말에 우유나는 굳어진 표정으로 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치사하게 본인들만 그런 물건을 쓰려는 거냥?”

“그, 그게 아니고요! 저희는 그냥...”

“우유나, 이럴 땐 저희가 아니라 ‘저’라고 말하는 겁니다. 아무런 관계없는 난 빼주세요.”


처음부터 우유나를 버릴 생각이었던 것일까. 밀크나는 매몰차게 그녀를 외면했다.


“치사하게!”

“생존을 위한 전략입니다. 치사한 게 아니라고요.”


급기야 쩍쩍 금이 가기 시작한 둘의 관계. 둘 사이에 묘한 긴장감까지 맴돌기 시작했다. 도대체 현과장의 노래가 뭐라고 이토록 사람들의 분열을 야기하는 것일까. 그냥 음치잖아. 음치일 뿐이라고.


“난 현과장 노래 좋다능! 같이 부르고 싶다능!”

“나도! 나도!”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키토와 리코는 온 얼굴에 환한 미소까지 지으며 현과장의 노래를 기대했다.


“리코 님, 키토 님.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랄까나.”


채야는 다급하게 둘의 곁으로 다가와 입을 막았지만, 이미 소용없었다. 그들은 현과장과 노래를 부를 생각에 즐거워, 벌써부터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있었으니까.

둘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졌다. 현과장과 차원이 다른 황홀한 목소리. 이렇게 귀여운 외모에 사람의 심금을 녹이는 목소리까지. 둘의 하모니에 온 세상이 치유되는 듯 했다.


“...방법이 생각 났다냥.”


리코와 키토의 노랫소리를 듣더니, 뭔가 떠오른 어흥선생. 그의 눈빛이 다부지게 빛났다.




한편, 어느 정도 방해가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현과장. 이미 호떡으로 여왕을 포섭해 놓은 상태였지만, 아직 불안했다. 원더랜드의 최고 지식인 어흥선생은 결코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가 앉아있는 방 안의 공기가 점차 무거워져만 갔다.


“흐음... 분명 뭔가 꾸밀 사람들인데.”


현과장의 의심 가득한 현과장의 목소리. 그는 막 턱까지 괴며 생각에 잠기려 했다. 그런 바로 그때,


[탁탁탁!]


가늘고 기다란 지휘봉이, 몇 차례 책상 위에 부딪혔다. 곧바로 자세를 풀더니 긴장된 눈빛으로 정면을 바라보는 현과장. 그의 눈앞에는 검은색 정장의 노신사가 엄숙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앉아있었다.


“딴 생각하지 마세고 집중 하세요, 집중.”

“아, 넵! 집중!”

“현과장, 그러니까 새로운 어르신. 저와 함께라면 최고의 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아시겠습니까.”


근엄, 그리고 진지한 눈빛을 발사하는 노신사. 그는 이내 현과장을 바라보며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음색을 흘려보냈다. 방 안을 꽉 채우는 그의 목소리. 누가 들어도 부러울 정도로 멋있는 목소리였다.


“그럼, 한번 따라 해보세요.”

“제, 제가요?”


아니, 따라 해보라고? 아무 것도 가르쳐 주지 않고, 그냥 따라하라고? 현과장은 어이가 없는 나머지 그냥 빤히 노신사를 바라보았다.


“부르면서 하나하나 고쳐 나가면 됩니다. 어서 부르세요.”


부르면서 고친다라. 일리가 있다. 어쩌면 그편이 실전적이고 더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네, 선생님. 그럼 한번 불러보겠습니다!”


현과장은 자신 있게 노래를 불렀다. 방 안 가득 퍼지는 죽음의 멜로디. 귀가 썩는다는 걸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노신사는 노래가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귀를 두 손으로 황급히 막았다. 도무지 인간의 음색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괴성. 이건 노래도 심지어 목소리도 아니다. 그냥 괴성이다.


“그, 그만! 아무리 어르신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한 거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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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252. 재도전! 전국 노래 잘함! - 3 23.11.08 18 5 11쪽
251 251. 재도전! 전국 노래 잘함! - 2 23.11.07 17 4 11쪽
» 250. 재도전! 전국 노래 잘함! +2 23.11.06 25 4 11쪽
249 249. 고양이귀머리띠 23.11.05 19 4 11쪽
248 248. 데빌 위딘의 주인 - 2 23.11.04 14 4 11쪽
247 247. 데빌 위딘의 주인 23.11.03 19 4 11쪽
246 246. 딸, 은아 23.11.02 20 5 11쪽
245 245. 메모리 스트림 23.11.01 13 4 11쪽
244 244. 사라지지 않은 위협 23.10.31 15 4 11쪽
243 243. 전세 역전! 23.10.30 16 4 11쪽
242 242. 함정 - 2 23.10.29 17 4 11쪽
241 241. 함정 23.10.28 19 4 11쪽
240 240. 아버지의 결심 23.10.27 24 4 11쪽
239 239. 흑막 - 2 23.10.26 16 3 11쪽
238 238. 흑막 23.10.25 16 4 11쪽
237 237. 걸즈 토크? 응? - 2 23.10.24 14 4 11쪽
236 236. 걸즈 토크? 응? 23.10.23 23 4 11쪽
235 235. 다가오는 귀염둥이들?! 23.10.22 20 4 11쪽
234 234. 현과장 구조대 출동!! 23.10.21 24 4 11쪽
233 233. 데빌 위딘 안에서 23.10.20 26 3 11쪽
232 232. 데빌 위딘의 목표 23.10.19 19 4 11쪽
231 231. 다시금 다가오는 위협 23.10.18 23 4 11쪽
230 230. 비장의 김치 - 3 23.10.17 21 5 11쪽
229 229. 비장의 김치 - 2 23.10.16 22 4 11쪽
228 228. 비장의 김치 23.10.15 26 5 11쪽
227 227. 변한 건 현과장... 아니 원더랜드?! 23.10.14 28 5 12쪽
226 226. 김장전쟁 - 3 23.10.13 28 4 11쪽
225 225. 김장전쟁 - 2 23.10.12 25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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