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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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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102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0.24 10:00
조회
14
추천
4
글자
11쪽

237. 걸즈 토크? 응? - 2

DUMMY

“당연하지.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멍?”


루프는 나에게 대답을 재촉했다. 왜 이런 대답을 강요하는 것일까. 설마 미래에 일어날 일을 아는 것일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는 시간을 지키는 수호견이니까.


“설마, 미래를 아는 거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는 거냐고.”

“그건 아니다, 명. 하지만 예상 되는 일이 있긴 있다.”


그는 살며시 은아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은아와 관련이 있는 거야?”

“잘 들어라, 멍. 저 아이는 생명이 아니다, 멍. 생명이 느껴지지 않는다, 멍.”

“당연하지, 덤프 파일인데.”

“그럼 절대 마음 약해지지 말아라, 멍.”


루프는 단호한 한마디를 던진 뒤, 천천히 은아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도대체 그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난 마음속에 찜찜함만 얻은 채, 다시금 은아의 곁으로 돌아갔다.


“둘이 무슨 이야기 했어?”

“별 이야기 아니다, 멍. 아이들은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였다, 멍.”

“아이들이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 AV취향?”


나와 루프가 순간 멈칫했다. 아니, 이 꼬맹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은아야!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니?”

“아이들이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라면 그거 밖에 더 있, 아빠?”


틀린 말은 아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맞는 말도 아닌 거 같은데.


“은아, 난 늑대다, 멍. 인간의 성적 취향이 나와 같을 리 없다, 멍.”

“정말? 루프 씨 정말?


은아는 루프를 바라보며 의심가득한 눈초리를 쏘아 보냈다. 그러자, 그는 단호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응수했다.


“난 결코 인간 여성에게 성적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멍!”

서로를 향한 눈빛에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그런데, 이 사실이 그렇게 중요한 거야?


“이게 중요...”

“아빠는 빠져. 이건 이 멍멍이랑 나만의 문제야.”

“멍멍이가 아니라 늑대다, 멍.”


은아와 루프는 자존심까지 세우며 서로를 째려보았다. 아니, 이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야? 지금 제일 중요한 건 빨리 데빌 위딘 안에서 벗어나는 거잖아!


“지금 그럴 때가 아니라,”

“쉿!”

“쉿! 멍!”


이 놈들 내 말을 듣는 척을 하기는커녕, 아예 대놓고 막는다. 순간, 부글부글 속이 끓어올랐다.


“너희들 진짜!”


나는 주먹을 꽉 쥐며 둘을 노려보았다. 가슴속에 피어나는 분노와 울분. 감히 날 무시하다니. 네까짓 놈들이 감히! 감히! 감히...? 잠깐... 왜 화가 나는 거지? 뭐 때문에? 이런 내 생각과는 다르게, 꽉 쥔 주먹은 절대 펴지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 이건 내 의지가 아니다.


“둘 다 가만히 안 있어?!”


내 생각과 다르게 말이 막 튀어나간다. 그렇다는 건, 은아와 루프도 그런 게 아닐까?


“빨리... 벗어나... 아니 왜 불러요? 아빠면 다야?!”

“내 인생은 내 인생이다, 멍.”


내 예상대로 은아 또한 자기의 통제권을 빼앗긴 모양. 하지만 루프는 우리들과는 다르게 여전히 자신을 잘 다스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난 아무튼 인간 여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멍!”


아직도 우리가 어떤 상황인지 모른다는 것뿐.




“갓패치는 여자를 너무 모른다랄까나! 그렇게 해서 결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나?”

“결혼? 그걸 왜 해? 혼자가 편해, 혼자가.”


단 한마디도 안 진다. 정말 대단한 인간이 아닐 수 없다. 이 창백한 얼굴의 남자는.


“그대로 결혼을 하고 가족이 생기면 행복해진다고 하잖아요. 행복해지려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요.”

“제정신이야? 결혼해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그럼 이혼은 왜 하는 건데? 행복에 겨워서 행복이 싫증난 거야? 아, 행복이 너무 버거워서 외도도 하고 그러는 건가?”


밀크나는 갓패치의 반격에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의 궤변은 마치 철옹성 같았다. 틈이 단 한 곳도 보이지 않는 철옹성.


“결혼은 하지 않더라도, 연애는 해야 할 거 아니야. 당신, 그렇게 눈치 없이 주둥아리를 나불거리면 여자가 다 도망간다고.”


드디어 작은 틈을 발견한 것일까. 라니의 언변에 갓패치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그래, 연애는 해야지. 결혼은 하지 않더라도. 그런데,


“왜 굳이 연애를 해야 하는 거지?”


라니의 말에 반문하고 나서는 갓패치. 아니, 갓패치, 연애도 안 하겠다는 거야, 지금?


“갓패치, 지금 연애도 안 하겠다는 걸까나?”

“연애를 하는 것 이전에, 왜 연애를 해야 하냐고.”


갓패치의 질문에, 세 사람은 말문이 턱 막혔다. 왜 연애를 해야 하냐고? 이건 마치 등산하는 사람에게 등산은 왜 산에서 하나요? 라고 물어보는 것과 마찬가지잖아.


“연애하는 건 당연한 거랄까나!”

“그럼 너희는 왜 안 하고 있는데.”


순간 세 여성의 옆구리를 후벼 파며 달려드는 갓패치의 질문. 그 누구도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그, 그건...”


간신히 입을 덴 채야였지만, 그 뒤로는 한 단어도 잇지 못했다. 하긴 저기 저 세 여자들도 지금 연애 중은 아니었으니까.


“아니, 그렇게 당연하고 좋은 거면 너희들부터 좀 하고 권하든지 하셔요. 정신을 안 차리는 것도 정도가 있지.”


세 여자는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완패였다.

머리가 엄청나게 좋은 밀크나.

긴 세월 동안 여러 경험을 축적한 채야.

그리고 신의 단검, 라니가 함께 도전했지만 결국 갓패치의 궤변은 넘지 못했다.


“훗, 멍청한 것들. 가서 다과나 더 내와.”


이제는 대놓고 그녀들을 무시하는 갓패치. 그때였다. 한줄기 희망이 내려온 순간이.


“호떡 먹으러 왔습니다만.”


억지로는 갓패치에게 뒤지지 않는 여왕, 미우. 그녀가 모두가 모여있는 거실에 얼굴을 내비친 것이었다.


“제정신이야? 여왕이라는 작자가 집무를 내팽개치고 여기에 얼굴을 내밀어?”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입니다만. 먹는 게 우선입니다만.”


갓패치의 공격을 단번에 받아치는 여왕. 그 모습을 본 채야와 남은 두 여자는, 실낱같은 희망을 느꼈다. 갓패치를 이길 작고 작은 희망을.


“미우, 지금 갓패치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우릴 괴롭힌다랄까나.”

“뭐 하루 이틀도 아닌데, 그냥 넘어가는 게 좋겠습니다만.”


하지만, 채야의 지원요청을 사뿐히 거절하는 여왕. 덕분에 갓패치의 얼굴에 차츰 미소가 번져나갔다.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세 여자가 아니다. 그녀들은 여왕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번에야 말로 갓패치를 당차게 뭉개기 위해.




한편, 작업실에서 한창 작업에 몰두하던 우유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현상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데빌 위딘 소스 파일을 뜯어보던 중, 기이한 문자열을 발견하게 된 그녀. 뜻도 의미도 찾을 수 없는 그런 단순한 글자들의 나열이었다.


“이게 무슨 뜻이지?”


데빌 위딘 안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야만 알아낼 수 있는 문장인 걸까. 그녀는 다시금 데빌 위딘 안의 여러 파일들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녀의 눈동자에 하나의 프로그램이 들어왔다. 기이한 문자열과 비슷한 배열의 프로그램. 자신이 발견한 문자열과 관련이 있을 거라 직감한 그녀는, 당장 프로그램을 실행시켜 보았다.


프로그램의 정체는, 바로 변환기. 그녀가 발견한 기이한 문자열은, 이 프로그램을 농해 만든 일종의 암호문이었다.


“아니 암호문을 만든다고? 가상현실 프로그램이?”


프로그램의 정체를 확인한 그녀는, 변환기를 뜯어 고치기 시작했다. 도대체 변환기에 의해 바뀐 이 문장들의 내용은 무엇일까. 궁금증에 사로잡힌 그녀는 집요하게 변환기를 뜯어보기 시작했다.

기어코 프로그램을 자신의 입맛대로 바꿔 놓은 우유나. 그녀는 자신이 찾은 문자열들을 고친 변환기 안으로 집어넣어 보았다. 그런데,


“아니, 이게 뭐야?”


그녀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 이런 내용이 적혀 있는 것일까. 아니, 어떻게 이런 내용들이 외부에 누출 된 것일까.


“전투형 안드로이드 제작 지원 요청서? 이게 왜...?”


글을 계속 읽어 내려가던 우유나는, 문서의 끄트머리에서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발신인에 적힌 이름이, 우유나 마샤, 바로 자신의 이름이었기 때문에.


“내, 내가 보낸 거라고? 어디로? 누구에게?”


그러나, 발신인은 있지만, 수신인은 적혀있지 않은 상황. 이젠 머리를 굴려 찾아내는 수밖에 없었다. 이런 요청서를 흔쾌히 받아들일 인물이 누가 있을까. 사실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자신이 아는 사람 중 그런 인물은 단 한명 뿐이니까.


그녀는 재빨리 전화기를 들어 어딘가로 연락했다. 도대체 왜 데빌 위딘이 이런 내용의 글을 보낸 것일까. 무슨 꿍꿍이가 있어서 이런 짓을 벌인 걸까. 불안감이 점점 차오른다. 끝도 없는 불안감들이.




“자고로 내 이상형은, 잘록한 허리보다, 현명한 두뇌를 가진 늑대다, 멍!”


벌써 한 시간째. 계속 저 모양이다. 지금 이 분위기를 못 읽는 거야? 아니면 이 악물고 안 읽는 거야? 루프, 우리 지금 정신지배를 당하는 중이라고!


“얼굴은 순간, 하지만 현명함은 평생이다, 멍!”


이런 내 목소리가 들릴 리 없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내면의 소리니까.


“이번엔 리더에 대한 이야기다, 멍. 잘 들어라, 멍.”


루프는 이제 다른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나와 은아는 여전히 말싸움 중.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런게 바로 데빌 위딘의 방식. 예전에도 경험했던 건데 왜 이렇게 부주의 했던 것일까. 후회가 차올랐다. 그런 그때,


“시간이 없으니, 걸어가면서 이야기 하자, 멍.”


갑자기 나와 은아를 강제로 등에 태운 루프.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결코 멈추지 않았다.


“잘 들어라, 리더는 모든 걸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멍.”


루프의 이야기가 좀 이상하다. 리더가 모든 걸 마음대로 할 수 없다니. 설마 무슨 뜻이 담긴 걸까.


“그러기에, 가끔은 등을 보이고 도망도 쳐야 한다, 멍.”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과 도망치는 게 무슨 관련이 있는 거지? 설마?“


“그러니 리더는 준비해야 한다, 멍.”


말이 공중에 흩어지기 무섭게, 루프는 우리를 등에 업고 앞으로 내달렸다. 그 자리를 벗어나자 점차 내 말을 듣기 시작하는 몸뚱이. 말싸움 또한 멈췄다.


“루프 씨! 알아차렸구나!”

“무슨 말이냐? 멍?”


알아차린 게 아니야? 정말 그냥 이야기를 한 거였어?


“우리 정신지배 풀어주려고 이러는 거 아니야?”

“아니다, 멍. 그냥 늦은 거 같아서 등에 태운 것뿐이다, 멍.”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를 잡은 격이긴 하지만, 어쨌든 결과가 좋았으니 만사 오케이!


“아빠, 더 멀리 도망가야 해!”

“출구로 가는 게 낫지 않아?”


은아는 내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이미 모든 출구는 막혔을 거야. 일단 멀리 도망치는 게 현명한 판단이야.”


데빌 위딘 안의 상황을 전혀 모른 난, 우선 그녀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우선 지금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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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236. 걸즈 토크? 응? 23.10.23 2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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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234. 현과장 구조대 출동!! 23.10.21 2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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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230. 비장의 김치 - 3 23.10.17 21 5 11쪽
229 229. 비장의 김치 - 2 23.10.16 22 4 11쪽
228 228. 비장의 김치 23.10.15 26 5 11쪽
227 227. 변한 건 현과장... 아니 원더랜드?! 23.10.14 28 5 12쪽
226 226. 김장전쟁 - 3 23.10.13 28 4 11쪽
225 225. 김장전쟁 - 2 23.10.12 25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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