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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개미 님의 서재입니다.

AI로 성공하는 중세판타지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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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개미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6
최근연재일 :
2023.06.24 09:2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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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895
추천수 :
2,604
글자수 :
275,336

작성
23.06.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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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글자
12쪽

왕실 연회 (1)

DUMMY

에르티오와 시선을 마주친 아르윈은 무척 당황하였다.


그러고 보니 방금 전 분명 하마트를 보고 조카라고 하였다. 그러타면 저런 태도도 십분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르윈은 앞으로 나서며,


“예, 제가 그랬습니다만.”


떳떳하게 말하였다.


“뭐라!”


그의 당당한 태도에 에르티오는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조금은 신선했다.


자신이 이렇게 겁박하면 상대는 늘 주눅이 든 채 고개를 조아렸다.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자신이 그랬다는 것을 당당하게 말하다니. 평소라면 절대 볼 수 없던 상황.


게다가 자신을 모르면 모를까 이자는 분명 자신을 잘 알고 있다. 이곳에 오기 전 빌더하임의 후계자와 만났을 때 소개를 받은 적이 있었으니까.


‘베르테프의 조카사위라고 했었나?’


듣도 보도 못한 영지의 후계자라 들었는데,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겁이 없는 것인지.


어찌됐든 자신의 조카를 이리 상하게 한 죄는 컸다.


“내 조카를 이리 만들어 놓고도 그런 말이 나오느냐!”


다시 한 번 내뱉은 엄포.

하지만 아르윈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제가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 대체 저한테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에르티오님.”


태연하게 말할 뿐.


“뭐!!?”


너무나도 여유로운 모습에 순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에르티오. 그런 그를 보며 이어지는 아르윈의 말.


“정당한 결투였습니다. 게다가 결투 신청 또한 하마트, 저자가 하였고요. 그런데 어찌 저를 겁박하시면서 이리 윽박지르시는 건지 전혀 이해가 안 됩니다.”

“겨···결투? 거기다 하마트 이 아이가 먼저 결투를 신청하고?”


그가 인상을 쓰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아르윈은 다시 이어서 대답하였다.


“예, 그렇습니다. 믿기 힘드시다면 이곳에 있는 아무에게나 물어보십시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크윽, 오냐. 내 어디 네 말이 맞는지 확인해보겠다.”


그 말에 잔뜩 벼르며 옆에 있는 호위에게 손짓을 한다.

호위는 그의 제스처에 곧장 주변 사람 중 한명에게 다가가 상황에 대해 묻는다. 그리고는 곧 에르티오에게 다가와 귓속말로 말한다.


그 말은 들은 에르티오의 눈은 점점 커지기 시작.

이내 표정을 굳힌 그는 아르윈을 쏘아보며 말한다.


“흠! 그래, 네 말대로 이 아이가 자초한 일이긴 하군.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것이 이 아이를 이리 상하게 만들 이유는 되지 않는다!”


한 마디로 봐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걸 언급.

이에 아르윈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연다.


“에르티오님! 에르티오님은 자신의 옮음을 증명하는 결투에서 상대의 사정을 봐주며 상대하십니까? 게다가 그는 처음에 승패를 승복하지도 않으며 무효라는 말도 안 돼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거기다 제가 하마트 저자의 목숨을 취하거나 그에 준하는 상처를 입힌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에르티오님은 어찌 저에게 그리 죄인취급하며 힐난하시는 겁니까?”

“뭐?”


하나하나 집어가며 아르윈이 따져들자, 에르티오는 순간 당황하였다. 그리고 계속되는 아르윈의 말.


“설마, 조카라고 두둔하는 겁니까? 그래서 그 옳고 그름을 뒤로 한 채 저에게 이리 가혹하게 구는 것입니까?”

“크윽!! 그, 그것은······.”


핵심을 찌르자 할 말을 잃어버린 에르티오.

이쯤 되니 주변인들이 하나 둘씩 수근 대기 시작했다.


상황이 왠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자 그는 난감해지기 시작하였다.


눈앞의 이자를 단단히 혼쭐을 내야 하는데 그러기가 영 힘들어졌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말도 안 돼는 트집을 잡아 행패를 부리는 후안무치의 귀족으로 각인 될 수도 있었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


그는 잠시 고민하였다.

어차피 잘못은 자신의 조카가 하였다.

이런 상황에 그에게 잘못을 물으려 한다면 여러모로 말이 나올 수 있었다.


특히 이곳은 왕실이다.

귀족들은 물론 왕족들의 눈과 귀가 도처에 깔려있다.

섣불리 일을 벌이다간 추후 큰 곤욕을 치를 수 있었다.

그래서 내리는 결론.


“내 잠시 오해해서 미안하네, 조카 녀석이 이리 흉한 몰골이 되어서 내 그만 평정심을 잃어버렸네. 방금 전 나의 행동에 대해 사과하도록 하겠네.”


결국 아르윈에게 사과를 한다.

이에 아르윈 또한,


“예, 그리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르티오님.”


예를 갖춰 감사를 표하였다.


그렇게 일단락이 된 상황.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없이 해결된 듯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 땜질한 것에 불과하였다.

자신이 뜻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 에르티오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내 반드시 이 치욕을 갚아주도록 하겠다.’


그렇게 마음속에 앙심을 가득 채운 그는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



****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

엘리는 방금 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말한다.


[흠, 이거 상황이 굉장히 꼬여버렸네요.]


이에 아르윈은 태연한 얼굴로,


‘뭐, 어쩌겠어?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그리고 에르티오 그 자도 결국 인정했잖아.’

[하지만 그건 겉으로만 표했을 뿐, 오히려 아르윈에게 적대감은 더 늘었어요.]

‘그래, 왠지 그런 거 같더라.’


아르윈 또한 그것을 느꼈다.

이전이라면 멋모르고 넘겼을 테지만 이제는 대충 알 것 같았다. 엘리가 늘 이야기해줘서인지 몰라도 아르윈의 감은 전과 달리 굉장히 좋아져 있었기 때문.

그 또한 웃으며 사과하는 에르티오의 모습을 보며 왠지 모를 기시감을 느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모르면 모를까, 그가 앙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안 이상 그에 대한 대비를 하면 되었다.


‘엘리, 그가 나에게 할 수 있는 위해는 대충 뭐가 있을까?’

[음, 제법 많지요. 일단 제일 유력한 것은 연회기간 내 트집을 잡아 아르윈에게 망신을 주는 거예요. 그게 아니면 당장 어떻게 할 방법은 없지요.]

‘그렇군.’


고개를 끄덕인 아르윈.

자신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그가 비록 대영주의 후계자이긴 하나 그 영향력은 왕국 서북쪽에 한정.

왕국 동남쪽에 위치한 데함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렇다면 결국 할 수 있는 건 연회기간 내 일을 벌이는 것뿐.

그 기간 동안 유의주시하며 잘 대처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리 생각하며 걸어가고 있을 때 어디선가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보게, 조카사위! 자네 괜찮은가?”


베르테프였다.

그는 그의 수하들과 함께 있었는데, 당황한 얼굴로 허겁지겁 뛰어오고 있었다.

그는 아르윈에게 다가오며 말한다.


“허어억! 허억! 그, 괜···찮은가? 에···르티오님의 조카와 불미스러운···일이···있었다고···들었네.”


거칠어진 호흡 때문에 끊어서 말하였지만 알아듣기엔 무리는 없었다.

이에 아르윈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하였다.


“괜찮으십니까?”

“그···그래, 자네는···어떤가? 듣자하니 에르티오님과 언쟁도 벌였다고 하던데?”

“아, 조금 마찰이 있었긴 한데, 자초지정을 알게 되시니 잘 이해하시고 사과까지 하셨습니다. 아무 문제없이 해결되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그런가?”


베르테프는 미심쩍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아는 에르티오는 절대 남을 잘 이해하거나 좋게 넘어가는 이가 아니었다. 게다가 사과까지 하였다?

그렇다면 그 고고한 자존심이 심히 상했을 터.


사정이 어찌됐든 자신과 언쟁을 벌인, 거기다 그 대상이 아르윈처럼 변방 영지의 후계자라면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을 인물이었다.


별 것도 아닌 일이라도 자신의 자존심을 조금이라도 상하게 한다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하는 성격.

베르테프는 아르윈의 무척 걱정되었다.


“그래도, 조심하게나. 일단 넘어갔다고 하지만 필히 마음에 두고 있을게야.”

“예, 유념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내가 도울 일이 있다면 말을 하고.”

“네,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


아르윈의 미소에 조금 안심한 그는 이내 화제를 돌린다.


“그런데 듣자하니 데함의 기사들이 글리햄의 기사들을 압도했다 들었네. 그것이 사실인가?”

“실력이 출중한 이들이기에 어렵지 않게 상대를 이길 수 있었습니다.”

“하하, 대단하군. 그래도 글리햄이라면 서북쪽에서 꽤나 입김이 센 곳인데. 그런 곳의 기사들을 쉽게 이기다니 정말 대단해.”

“여기 있는 둘이 그 당사자이죠. 덩치가 큰 이가 레빌 경. 그리고 여기는 렌조 경입니다.”

“호오, 레빌 경은 내 들어봤네. 이전 영지전 때 데포드의 지휘관 길헬름을 처치한 종자가 아니었나? 이제는 어엿한 기사가 되었군. 역시 대단해.”


자신을 향해 칭찬을 하자 레빌은 입꼬리를 올리며 감사를 표하였다.


“알아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아르윈의 말.


“레빌 경도 뛰어난 기사지만 여기 렌조 경 또한 그에 못지않은 실력을 가진 자입니다. 영지전 때도 렌조가 없었다면 레이놀트 영주님을 사로잡지 못했을 겁니다.”

“호오, 그랬던 말인가? 음, 과연 자네 말을 듣고 보니 상당히 비범해 보이는 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는 뭘. 하하하하!”


덕담과 칭찬이 오가는 좋은 분위기의 대화.

그리고 이내 베르테프의 숙소에 도착하자 아르윈과 그의 일행 또한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였다.


다사다난했던 오늘 하루.

왕실에 입성한 첫 날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



다음날.

연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무척이나 커다란 회관이었다.

여러 개의 굵은 대리석 기둥이 박혀있고 그곳에 아름다운 부조들이 새겨져 한층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


바로 이곳이 연회를 하는 장소인 천상의 회관.

지금 이곳엔 초대받은 영지의 후계자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후계자들은 각자 개인 호위 한 명씩 대동할 수 있었는데 아르윈은 렌조를 호위로 데려왔다.


“그런데 렌조, 주변 사람들이 왠지 너를 힐끗힐끗 쳐다보는 것 같은데?”

“흐음, 그렇습니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르윈의 말에 렌조는 무관심한 얼굴로 대답.

그 무심한 모습에 아르윈은 쓴 웃음을 지었다.


그의 말대로 실제 주변에 있는 이들은 렌조를 보며 수군거리고 있었다. 정확히는 렌조와 아르윈 둘 모두를 보며.


그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어제 있었던 결투에서 펼친 압도적인 모습.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들의 외모.


어제는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상황이라 예복으로 갈아입을 새가 없었기에 상대적으로 복장이 다른 이들에 비해 많이 누추하였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준비해온 예복을 입고 나섰기에 그들의 외모가 굉장히 돋보였다.


특히 아르윈은 노란색 실로 수가 놓인 심홍색 옷을 입고 있었는데 고혹적인 분위기가 그의 회색머리와 잘 어울렸다.


반면 렌조는 정갈한 푸른색 옷을 입었다.

그의 금발과 잘 어울리기도 했고, 다소 냉소적인 그의 성격도 잘 드러내어주었다.


아무튼 주변에 많은 이들이 그들을 주목.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남성들은 결투 때 그들의 무용을 생각하였고, 여성들은 그들의 외모를 관심 있게 보았다.


그러길 한참.

이윽고 한 궁정대신이 앞에 나서더니 큰 소리로 말한다.


“왕세자 전하 납시오.”


그 소리와 함께 홀 안쪽의 문이 열리며 한 젊은 청년과 그를 위시한 수 명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 중 젊은 청년.

금발 머리에 푸른 색 눈을 한 고귀해 보이는 얼굴.

딱 봐도 이 자리에서 제일 높은 사람으로 보이는 그가 바로 루디안 왕국의 왕세자 렌하르트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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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왕실의 초대 (3) +2 23.06.22 899 39 12쪽
47 왕실의 초대 (2) +8 23.06.21 980 40 11쪽
46 왕실의 초대 (1) +2 23.06.20 1,092 40 13쪽
45 결혼식 (2) +6 23.06.19 1,182 41 13쪽
44 결혼식 (1) +4 23.06.18 1,250 41 15쪽
43 영지 개혁 +3 23.06.17 1,275 38 12쪽
42 반역 (3) +4 23.06.16 1,286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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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영지 개발 (4) +4 23.06.13 1,399 39 12쪽
38 영지 개발 (3) +4 23.06.12 1,389 42 12쪽
37 영지 개발 (2) +8 23.06.11 1,444 38 13쪽
36 영지 개발 (1) +4 23.06.10 1,493 40 12쪽
35 영지의 후계자 (3) +2 23.06.09 1,554 43 13쪽
34 영지의 후계자 (2) +4 23.06.08 1,561 41 13쪽
33 영지의 후계자 (1) +2 23.06.07 1,620 44 12쪽
32 신경전 +6 23.06.06 1,655 47 14쪽
31 승리의 주역 +2 23.06.05 1,669 57 12쪽
30 영지전 (5) +4 23.06.04 1,660 50 12쪽
29 영지전 (4) +4 23.06.03 1,678 46 12쪽
28 영지전 (3) 23.06.02 1,701 48 12쪽
27 영지전 (2) 23.06.01 1,707 47 11쪽
26 영지전 (1) 23.05.31 1,788 46 13쪽
25 파병 (5) +3 23.05.30 1,783 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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