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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개미 님의 서재입니다.

AI로 성공하는 중세판타지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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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개미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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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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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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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승리의 주역

DUMMY

그 모습을 본 모든 이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분명 상대는 적들을 이끌던 지휘관.

제법 명성 있던 기사인 길헬름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곳의 병사들을 지휘하고 있던 오레드는 눈을 비비며 그 광경을 재차 확인하였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현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지만 그것은 엄연한 사실이었다.


그때 적들을 급습했던 기마단이 돌아왔다. 그리고 그들을 이끌고 있었던 아르윈이 큰소리로 외친다.


“데포드의 영주 레이놀트를 사로잡았다! 빌더하임의 승리다!”


승리를 알리는 목소리.

그 소리에 빌더하임의 병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빌더하임이 이겼다! 우리가 승리했다!”

“와아아아아아!!!”


그 말을 들은 적들은 믿을 수 없었다.

영주가 잡히다니. 자신들이 패배했다니. 하지만 이윽고 그들에게 끌려온 레이놀트를 보고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우리가 정말 지다니···.”


탄식을 터트리는 데포드의 기사와 병사들.

지휘관에 이어 영주까지 잡히다니.

그들은 모두 전의를 상실하였다. 그리고 곧 하나 둘씩 가지고 있던 무기를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철퍼덕! 털썩! 털썩!


그들 중 가장 선임인 기사가 힘없이 말하였다.


“우리가 졌소. 항복하겠소.”


데포드의 항복 선언.

그 선언과 함께 영지전은 모두 끝이 났다.

승자가 된 빌더하임은 그들을 모두 포로로 잡고 전장을 정리하였다.


이윽고 승리를 보고 받은 베르크토가 그곳에 나타났다.

영지전에 승리했다는 소식에 그는 매우 흥분돼있었다.


그곳에 가니 지휘를 하였던 여러 기사들이 자신을 맞이하였다.

베르크토는 그들 중 한 인물에게 다가갔다.


“정말 해냈군, 아르윈 경!”


베르크토는 감탄하며 아르윈의 어깨를 두드렸다.


듣자하니 큰 피해 없이 놈들을 이겼다고 하였다.

이게 다 이 자가 낸 전술덕분이었다. 게다가 그는 기마들을 이끌고 적진으로 침투해 데포드의 영주인 레이놀트를 사로잡았다.

그로인해 더 이상의 희생 없이 영지전을 종식시킬 수 있었다.


“운이 좋아 계책이 잘 맞아떨어졌을 뿐입니다. 거기다 병사들 또한 잘 싸워주었고요.”


겸양을 떨었지만 베르크토는 그가 이 승리의 주역이라는 것을 안다.

물론 다른 기사들과 병력들도 잘 싸워준 것은 사실일 것이다.

허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르윈이 없었다면 이런 압도적인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을까.


베르크토는 고개를 저었다.

거기다 듣자하니 그와 함께 온 종자가 길헬름을 처치했다고 했다.

길헬름은 데포드에서 꽤나 뛰어난 기사로 이름이 높았다.

그 명성이 데포드를 넘어 빌더하임까지 전해졌을 정도였으니까.


그런 그를 일개 종자가 쓰러트렸다니.

보고를 받을수록 베르크토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였다.

하지만 현장에 와서 보니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그 공적 또한 적지 않았다.


베르크토는 입을 열었다.


“그리 겸양 떨 필요 없네. 내 자네의 공을 확실히 아니까. 아니 내가 아니어도 이곳에 있는 모두가 자네가 승리의 주역이라는 것을 안다네.”

“백작님 그것은······.”

“그러니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지. 아니 그런가?”

“······.”


작정하고 그를 치하하려는 모양새에 아르윈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엘리가 일러두기를 지나친 겸손은 오히려 독이 된다고 하였으니까.

그러니 이쯤 그의 호의를 받아들여야 했다.


“알겠습니다, 백작님.”

“그래, 내 자네에게 마땅한 상을 내릴 테니 그리 알아두게나.”

“백작님의 뜻대로.”

“하하하! 그래, 기대해도 좋네.”


그의 대답에 흡족한 베르크토.

정말이지 이자는 너무나도 탐이 난다.

이런 자가 자신의 휘하에 있다면 분명 빌더하임은 몇 배로 커질 수 있을 터.

기필코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

탐욕스런 눈빛을 보인 그는 연신 입을 씰룩거리고 있었다.


“음?”


그때 느껴지는 누군가의 시선.

시선을 돌리니 사로잡힌 레이놀트를 보였다.

그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았다.


하긴 가뜩이나 이길 줄 알았던 전쟁에서 이처럼 처참한 몰골로 욕보이고 있었으니 자존심이 무척 상할 터.

그 심정을 십분 알고 있던 베르크토는 그에게 다가가 넌지시 말하였다.


“몰골이 말이 아니군, 레이놀트.”


가볍게 던진 말에 레이놀트는 광분하듯 소리쳤다.


“이 비겁한 놈들아! 네놈들이 비겁한 수를 쓰지만 않았어도 결코 이럴 일은 없었다.”

“뭐? 비겁?”


그 말에 베르크토는 의문이 들었다.

자신들은 영지전을 벌이면서 딱히 비겁한 일은 한 적이 없었다. 간혹 불리한 영지들이 암살을 시도하거나 음식에 독을 타는 등의 치졸한 수를 쓰긴 하였지만 자신들은 그저 전투로서 상대방을 이겼다.

그런데 비겁한 수라니.

궁금함이 앞선 그는 레이놀트에게 물었다.


“그건 또 무슨 소리냐?”

“무슨 소리라니? 정정당당하게 임해야할 싸움에 병력을 숨기고 기습해서 나를 사로잡지 않았느냐! 이 얼마나 비겁한 행동이냔 말이다!”

“뭐라? 허······.”


혹시 자신이 모르는 뭔가가 있는지 알았는데 그냥 이 자식이 병신이었다.

전쟁을 무슨 기사들이 하는 대련으로 착각하는 것인가?

어찌 영주라는 놈이 이딴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

게다가 놈은 용병들 까지 잔뜩 고용하지 않았나?


얼마나 어이가 없는지 자신뿐만 아니라 그 말을 들은 주변의 몇몇 사람들도 키득거리며 웃음을 내비쳤다.


“후······.”


베르크토는 더 이상 말도 섞기 싫었는지 병사들에게 손짓을 하며 말하였다.


“데포드의 영주는 정중히 모셔둬라.”

“예, 영주님.”


영주의 명에 병사들이 레이놀트를 붙들며 말하였다.


“가시지요, 백작님.”

“이 새끼들이 감히!”


그가 으르렁거리며 반항하려하자 병사들은 섣불리 접근하지 못하며 난색을 표하였다.

그때.


척─!


어느새 레이놀트의 눈앞에 놓인 날카로운 검.

그것을 본 레이놀트는 검의 주인을 보았다.

투구를 쓰고 있는 젊은 기사.

그는 바로 아르윈이었다.


“이, 이게 무슨 무례한 짓이냐!”


레이놀트는 놀란 눈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이에 아르윈은 차분하게 말하였다.


“무례를 용서해주십시오. 저도 굳이 이러고 싶진 않습니다, 레이놀트 백작님. 그러니 부디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


말은 정중하였지만 그 속에 느껴지는 어조가 무척이나 차가웠다. 거기다 차디찬 검날이 목덜미에 닿자 레이놀트는 절로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이 빌어먹을 놈이······.”


그는 이를 갈았지만 결국 그뿐이었다.

포로가 된 이 현실을 그대로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순순히 병사들에게 이끌려 나갔다.


그렇게 마무리 된 영지전.

전쟁은 짧았지만 그에 대한 전후 처리는 일주일이나 걸렸다.


왕실에 결과를 보고해 그 지역을 정당하게 인정받고 영주인 레이놀트를 비롯하여 기사들의 몸값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여러차례 협상이 오고 간 끝에 결국 데포드는 50만 데나르라는 거금을 몸값으로 지불하였다.

영주를 비롯해 수많은 기사들의 몸값이었기에 결코 과한 금액은 아니었다.

다만 병사들의 몸값은 지불하지 않았기에 그들은 빌더하임의 농노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 외 기사들과 병사들의 무구들 또한 전리품으로 취득하였기에 빌더하임이 얻게 된 이익은 상상이상으로 많았다.

전반적으로 추산하면 대략 100만 데나르 정도 되었으니까.


그렇게 영지끼리의 협상이 마무리 되자 이제는 영지전에 활약한 자들에 대한 논공행상을 할 차례.


그 대상은 영지전에 참여한 빌더하임의 기사들과 각 영지의 지휘관들이었다.


그 중 가장 주목을 받은 이는 역시 아르윈었다.

그가 낸 전술로 승리를 이끌었고 또 자신이 직접 데포드의 영주인 레이놀트도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와 함께 온 레빌은 적의 지휘관을 홀로 처치하는 공을 세웠다. 그것도 기사도 아닌 일개 종자인 자가 말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이뤄낸 공로는 가히 절대적.

그 누구도 그거에 대해 이견을 표하지 못하였다.

베르크토는 말하였다.


“데함의 기사 아르윈에게 10만 데나르를 보상으로 주겠다. 또 그와 함께 온 종자 레빌에게도 1만 데나르를 하사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그의 영지인 데함에 별도로 9만 데나르를 지급할 것이다.”


그 말에 모두들 깜짝 놀랐다.

무려 총 20만 데나르라는 막대한 거금을 데함 영지가 가져가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것은 빌더하임이 이번에 얻은 이익에 자그마치 2할에 해당하는 액수.

총 이익의 6할 정도를 빌더하임이 가져가고 그 중 나머지를 타 영지가 가져갔다.


이번 영지전에 도우러 온 영지들이 총 일곱.

그런데 거기서 절반이 데함에게 배분된 것이었다.

게다가 그 중 반절이 넘는 액수를 한 기사에게 몰아주었으니 더더욱 놀랄 수밖에.


물론 아르윈의 공이 무척 크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10만 데나르라는 금액은 개인에게는 엄청난 액수. 그 정도면 풀 플레이트 갑옷 서른 벌은 족히 살 수 있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따져보면 도움을 준 다른 영지 중 아르윈보다 적게 받은 영지들이 대다수였다.

그것은 곧 한 영지가 받는 금액이 일개 개인보다 적다는 말.

아무리 아르윈의 공이 크다고 해도 여러모로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처사였다.


하지만 베르크토는 개의치 않았다.

솔직히 말해 다른 영지의 공은 거의 없다시피 하였다. 병사들은 물론 기사들의 질 또한 많이 떨어졌으니까 말이다. 거기다 몇몇 영지들은 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몸을 사리며 소극적으로 전투에 임하였다.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그래도 참여한 이상 제몫은 해줘야 하지 않는가.

그런 것조차 못했으니 이런 처사는 당연한 것.

아니 오히려 이 정도도 과분하다 여겼다.


그들 또한 그것을 아는 건지 아니면 베르크토가 무서운 건지, 논공행상에 불만을 표하며 항의하는 이들은 딱히 없었다.


그렇게 영지전의 모든 것이 마무리 되고 도움을 주었던 영지들은 각자의 영지로 돌아가게 되었다.


아르윈 또한 그들처럼 데리고 왔던 병력들과 함께 데함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영지전을 이기고 막대한 보상을 챙겨 기쁜 마음으로 귀환하려는 데함의 파병단들.

하지만 그런 그들을 당혹스럽게 하는 일이 생기고 마는데···.



****



영지전이 승리했다는 소식은 데함에도 전해졌다.

부관으로 함께 갔던 하인리가 하극상 및 항명을 한 죄인이 돼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살짝 골치가 아파왔지만, 그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공을 세운 아르윈이 한편으로 대견스럽게 생각되었다.


특히 전술을 짜고 상대편 영주를 사로잡은 등 압도적인 공을 세웠다고 하였다. 그 때문에 빌더하임으로부터 많은 보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이세르를 무척이나 기뻐하게 만들었다.


그 보상이 무려 9만 데나르.

그 정도면 데함의 반년 치 예산이 조금 안 되는 수준.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밖에.


그렇게 이세르는 기쁜 마음으로 파병단들의 귀환을 기다렸다.

전령에 따르면 오늘 안에 도착한다고 하였다.

그들이 오면 이세르는 성대한 환영과 함께 축제를 할 계획.

그래서 마을에 돈을 풀어 술과 먹을 것을 잔뜩 준비하도록 지시하였다.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하며 기다리고 있을 때.

병사 한 명이 허겁지겁 뛰어오며 그에게 다가와 말하였다.


“여, 영주님! 파병단들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래? 알았다. 어서 나가도록 하지.”


그 말에 이세르는 가신들과 기사들을 대동한 채 성문 쪽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들뜬 심정을 한 채 파병단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이윽고 성문 안으로 들어오는 이들.

금의환향해서 인지 무척이나 늠름한 모습들이었다.

그중 선두에서 말을 타고 있는 젊은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아르윈이었다.


“수고가 많았네, 아르윈 경!”


미소가 만연한 채로 그를 치하하는 이세르. 하지만 곧 그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져갔다.

왜냐하면 아르윈의 옆에 꽤나 익숙해 보이는 이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새하얗게 머리가 샌 풍채 좋은 노인.

고급스런 보랏빛 옷을 입은 그는 이세르를 보며 손짓을 하고 있었다.


“오랜만이네, 이세르.”

“헉! 백, 백작님······?”


너무 놀라 말을 잇지 못하는 이세르.

그를 보며 반갑게 인사하는 이는 바로 빌더하임의 영주 베르크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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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반역 (3) +4 23.06.16 1,286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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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영지의 후계자 (2) +4 23.06.08 1,561 41 13쪽
33 영지의 후계자 (1) +2 23.06.07 1,620 44 12쪽
32 신경전 +6 23.06.06 1,655 47 14쪽
» 승리의 주역 +2 23.06.05 1,669 57 12쪽
30 영지전 (5) +4 23.06.04 1,660 50 12쪽
29 영지전 (4) +4 23.06.03 1,678 46 12쪽
28 영지전 (3) 23.06.02 1,700 48 12쪽
27 영지전 (2) 23.06.01 1,707 4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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