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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개미 님의 서재입니다.

AI로 성공하는 중세판타지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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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개미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6
최근연재일 :
2023.06.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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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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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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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영지전 (3)

DUMMY

모처럼 나온 의견에 아르윈이 반대의 의사를 표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특히 의견을 제시한 오레드의 얼굴은 심하게 구겨져있었다.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아르윈은 서임 된 지 얼마 안 된 젊은 기사.

게다가 이곳 빌더하임이 아닌 다른 곳에서 서임 받은 자였다.

그런 자가 지금 여기 작전회의에 참여하는 것도 가당치 않은데 모두가 동의하는 의견에 반대를 표명하며 나섰으니까 눈초리가 매서워지는 것은 당연.


“지금 그것이 무슨 말인가? 아르윈 경!”


월터가 목소리를 높이며 말하였다.

젊은 기사의 열의를 보고 경험삼아 이곳에 데려왔는데 갑자기 이런 초치는 짓거리라니.


동료 기사들이 눈빛이 제법 험악해졌다.

그 모습에 당연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던 월터.

그는 아르윈을 이곳에 데려온 것을 조금 후회하였다.


하지만 그때 베르크토가 입을 열었다.


“하하, 왜 그리 성을 내는가, 월터 경. 이곳에 온 이상 누구든 의견을 낼 수 있는 거지, 다들 안 그런가?”


그의 말에 아들인 베르테프와 베르캄프가 동조하며 말하였다.


“예, 그렇습니다.”

“그럼요, 누구든지 의견을 제시 할 수 있는 거지요.”


그 호의적인 말에 기사들은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그 덕분에 삼엄했던 분위기는 제법 진정되었다.

그리고 이어진 베르크토의 말.


“그래, 아르윈 경. 그대는 오레드 경의 의견에 하면 안 된다하였는데 그렇다면 그 근거는 있는가?”

“예, 그렇습니다.”

“호오, 그렇단 말인가? 어디 한 번 이야기해 보게.”


아르윈의 대답에 흥미가 생긴 듯 베르크토는 그 이유를 들어보려 하였다.


“예, 알겠습니다. 백작님. 일단 오레드 경의 말처럼 적의 방심을 노린 야습은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 생각합니다.”

“뭐라? 방금 전 경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하지 않았는가?”

“예, 다만 그것이 지금이 아닌 보름 후라면 말입니다.”

“음? 보름 후라니, 그것은 대체 무슨 말인가?”


베르크토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질문을 하였다. 다른 이들 또한 비슷한 표정.

아르윈은 쓴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오늘은 만월입니다. 게다가 전투를 치룰 곳은 평원이고요.”

“만월에 평원? 그게 뭐 어쨌단 말이냐!”


오레드가 으르렁거리며 소리쳤다.

하지만 베르크토는 그와 다르게 눈에 이채를 보이며 말했다.


“그렇군,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어. 만약 야습을 했으면 큰 봉변을 당했을 거야.”


그가 손바닥에 주먹을 치며 뭔가 깨달은 듯 말하자 의문이 든 월터가 그에게 물어보았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주군? 큰일 날 뻔했다니요?”

“허허, 월터 경. 아직도 모르겠는가? 야습의 장점이 무엇인가?”


갑자기 던진 질문에 월터는 머리를 긁적였다.


“흠, 그건 적들이 아군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점··· 아!”

“그렇지, 그런데 달이 밝게 떠있는 상태면 그게 가능하겠는가? 거기다 넓은 평야에서 말이야.”

“아, 아무래도 힘들겠지요. 아니 불가능합니다.”

“그렇지. 그러니 지금 당장 야습은 불가하네. 최소한 보름 후라면 모를까. 안 그런가, 오레드 경?”


자신에게 시선을 돌리며 묻자 오레드는 당황하며 말하였다.


“예? 아, 예. 그렇습니다. 네, 주군.”

“흠, 꽤 좋은 의견이었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은 취할 수 없겠어.”

“예,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자신의 의견이 반려 당하자 기분이 안 좋았지만 내색하지는 않으며 답하였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만든 아르윈을 힐끗 노려볼 뿐이었다.


베르크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다시 원 점으로 돌아왔군. 그래, 아르윈 경. 혹시 그대는 좋은 방안이라도 있는가? 부디 있었으면 좋겠군.”


목소리를 높이진 않았지만 제법 추궁하는 뉘앙스. 그에 아르윈은 자신감 있는 태도로 답하였다.


“예, 물론입니다.”

“호, 그래? 그럼 어서 이야기 해보게나.”

“예, 백작님.”


그렇게 아르윈은 적들을 상대할 방법을 이야기하였다. 그는 테이블 위에 펼쳐진 양피지에 그림을 그리면서 세세한 전술을 설명하였다. 물론 그것은 엘리가 짜준 전략전술이었다.


그녀가 정찰을 하면서 얻어낸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효과적인 전술이었다.

모의 전투에 따르면 그 승률은 87.65%.

세부적인 요소에 따라 변수는 있을 수 있지만 병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승률이라면 해볼 만하였다. 아니 더 이상 좋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을 알 리가 없는 그들은 그저 아르윈의 이야기를 귀담아 담을 뿐이었다.

아르윈의 말이 길어질수록 점점 커져가는 그들의 눈동자.

몇 몇 이들은 손바닥을 치며 감탄마저 하던 상황.

그리고 마침내 긴 설명이 끝나자 베르크토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이며 입을 열었다.


“좋아! 그럼 당장 진행시키게. 놈들이 이곳으로 오기 전에 준비해야하니 서둘러야 할 것이야!”

“영주님의 뜻대로!”


베르크토의 명에 그곳에 있는 모든 이들이 따랐다.

바로 아르윈이 제시한 전술을 말이다.



****



라마 평원.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넓게 펼쳐진 이곳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 무기를 들고 갑옷으로 무장한 것이 영락없는 병사의 모습.


그런 이들이 대략 천 여명정도가 그곳에 있었다.

그들의 전방에 말을 탄 무리들이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매우 큰 말을 타고 있었는데 그에 비해 그의 체구는 상당히 평범하였다. 대신 전신을 감산 철제 갑옷은 매우 화려했는데 멀리서 봐도 굉장히 눈에 띌 정도였다.


그의 이름은 레이놀트.

백작의 작위를 갖고 있는 데포드의 영주였다.

레이놀트가 옆에 있는 기사에게 말을 걸었다.


“길헬름, 정찰병들은 결국 돌아오지 않았나?”

“예, 주군.”

“흠,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아마도 적들에게 당한 것 같습니다.”

“쯧, 쓸모없는 놈들.”


혀를 차며 부하들을 힐난하는 레이놀트.

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적들이 동원할 수 있는 전력이야 뻔하였다.

주변 영지의 지원을 받는다 해도 기껏해야 500여명 정도가 한계일 터.


물론 데포드 영지도 비슷한 상황이긴 하지만 자신은 거기다 용병을 고용하였다. 비록 정규 병사에 비해 전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그 수가 무려 500.

방패막이로 쓰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렇게 한참을 가고 있을 때 어느덧 눈앞에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군, 저기 놈들이 보입니다.”

“그래, 나에게도 보인다.”


눈대중으로 봤을 때 자신들의 절반 정도의 규모.

자신의 예상이 들어맞자 레이놀트는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곧장 명을 내린다.


“일단 용병들을 보내도록!”

“예, 주군!”


그의 명을 받은 길헬름은 용병대장에게 소리쳤다.


“소사, 어서 놈들을 공격해라!”

“쳇, 알았수다!”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은 소사.

태도가 상당히 불량스러웠지만 길헬름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천한 용병들.

이번 전투에 쓰다 버릴 장기 말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전투에 앞서 그저 적들의 수만 줄어주기만 하면 되었다.


그런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사는 용병들을 향해 소리쳤다.


“모두 눈앞의 놈들을 향해 돌격!!”

“와아아아아아!!”


그의 외침에 500여명의 용병들이 일제히 앞으로 달려 나갔다. 비록 철제 갑옷이 아닌 가죽 갑옷을 입은 그들이었지만 그래도 그 숫자가 한꺼번에 달려 나가니 그 위압감이 엄청났다.

용병들이 달려오는 것을 본 빌더하임의 병사들.

엄청난 수의 인원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살짝 긴장을 하였다.

그때 그들을 이끌고 있던 지휘관 월터가 소리쳤다.


“앞 열 방패 들어!”


굵은 목소리가 퍼져나가자 앞에 서있던 병사들은 모두 방패를 들며 자세를 잡았다.

간격이 촘촘하여 마치 벽과 같은 모습.


하지만 그 모습을 본 용병대장 소사는 오히려 비릿한 미소를 하며 소리쳤다.


“모두 더욱 속도를 올려라! 한 번에 몰아쳐서 저 허접한 방패를 단숨에 부숴버려라!”

“으아아아아!!”


오히려 더욱 속도를 내며 다가오는 용병들.

공격 일변도의 그 모습에서 광기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들은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헉, 이건 뭐야?”


발아래 느껴지는 질퍽하고 물컹한 느낌.

그것은 바로 진흙이었다.

그것을 보자 소사는 알 수 없는 기시감을 느꼈다.

이곳에 왜 진흙구덩이가 되었는가. 주변을 지형을 보니 애초부터 이곳은 늘 물이 고여 있던 곳으로 보였다.

그렇다면 놈들은 애초부터 이곳을 앞에 두고 진형을 갖췄다는 소리.


불길한 예감이 엄습하였지만 그렇다고 멈출 순 없었다. 이미 적들은 코앞에 있었고 다들 속도가 붙어버린 상황.

그때 누군가 넘어졌다.


쿵!


“허어억!”


그는 사슬 갑옷을 입고 있던 용병이었다.

다른 용병에 비해 무거운 갑옷을 입은 그는 진흙에 미끄러지며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다른 몇몇 들 또한 진흙에 미끄러지며 중심을 잃었다.

상당수가 그렇게 바닥을 굴렀지만 소사는 개의치 않았다.

아직 많은 수의 용병들은 잘 달려오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진흙 때문인지 속도가 줄어들 수밖엔 없었다.

이런 속도로 달려든다면 전방에 있는 방패병들을 뚫어내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발사!”


또 다시 울려 퍼지는 월터의 목소리.

그와 동시에 족히 백발은 넘어 보이는 화살이 하늘위로 치솟았다.

마치 메뚜기 떼처럼 보이는 그것은 용병들을 향해 내리꽂기 시작했다.


“씨발!”


탕! 탕! 탕!


욕을 내뱉으며 검으로 화살을 쳐내는 소사.

그는 용병 대장답게 능숙한 솜씨로 날아오는 화살을 처리하였다.

하지만 다른 용병들은 그러지 못하였다.


푹! 푹! 푹! 푹! 푹!


“크허어억!!”

“아아아악!!”


진흙 때문에 움직임이 둔해진 그들은 그대로 화살에 노출되며 죽어나갔다.

온 몸에 화살이 꽂히며 쓰러지는 용병들.

그 참혹한 모습에 그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빌어먹을!!”


소사 또한 치를 떨며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이내 들리는 목소리에 그는 사색이 될 수밖에 없었다.


“다시 발사!!”


두 번째로 하늘을 수놓은 화살들.

새까만 점들 백여 개가 자신들을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으아아아압!!”


챙! 탕! 탕!


다시 한 번 혼신의 힘을 다해 검으로 방어하는 소사.

하지만 그도 사람이었다.


푹!


순간적으로 놓친 화살 한 발이 오른쪽 어깨에 깊숙이 박혀버리고 말았다.


“크윽!”


어깨에 느껴지는 통증에 그는 신음을 내며 인상을 구겼다.

살이 찢기는 고통이었지만 그래도 팔을 움직일 순 있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느새 반절 이상이 바닥에 드러누웠다.

이대로 있다간 분명 전멸할 것이다.

어서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만 했다.

하지만 상대는 그 틈을 주지 않았다.


“발사!”


그 소리와 함께 하늘 위로 솟구치는 화살들.

마치 지옥의 악마들이 자신들을 파멸시키려 내려오는 것처럼 보였다.


다시 한 번 그것을 막아내려 검을 들었지만 어깨에 입은 화살 때문인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윽고 눈앞에 다가온 화살들.


“이런 씨발!”


푹!


화살은 그대로 이마에 박혀버리며 소사의 머리를 꿰뚫었다.


털썩!


의식이 날아 가버리며 주저앉아버리는 소사. 이미 영혼 없는 그의 육신에 몇 발의 화살이 더 꽂히며 흡사 고슴도치처럼 변해버렸다.


“허억! 대장이 죽었어······!!”


소사의 처참한 모습을 본 용병들은 순식간에 전의를 상실. 그리고 곧 공포에 질리며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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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승리의 주역 +2 23.06.05 1,669 5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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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영지전 (2) 23.06.01 1,707 4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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