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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개미 님의 서재입니다.

AI로 성공하는 중세판타지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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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개미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6
최근연재일 :
2023.06.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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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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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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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5,336

작성
23.06.2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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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글자
12쪽

왕실의 초대 (4)

DUMMY

“감히!!”


로틀리는 이를 악물며 상대에게 해머를 휘두른다.


부우우우웅───


육중하고도 단단한 해머가 렌조의 몸을 부술 듯이 들어온다.

하지만 렌조는,


휘이이익─


그것을 종이 한 장차이로 피하였다.

마치 일부러 그러듯이.


그것을 본 아르윈은 속으로 생각했다.


‘렌조 녀석, 악취미로군.’


[그러게요, 금방 끝낼 수 있으면서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보니 확실히 상대를 농락하고 있네요.]


‘그래. 어떻게 보면 자신감이지만······.’


렌조의 재능은 확실히 뛰어나다.

늦은 나이에 자신의 첫 종자가 되었기에 특별히 가르쳐주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성장이 비약적으로 빨랐다.


아마도 본래 재능 자체가 무척이나 뛰어났기 때문.

하지만 그 뛰어난 재능 때문인지 이제 평범한 수단으로는 그를 자극시킬 수 없었다.


때문에 훈련을 할 때도 늘 지루해하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그래서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던 렌조.

그는 일부러 자기 자신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기행을 벌였다.

사선이 오가는 상황이면 자신의 몸이 깨어나는 것을 느꼈고 살아있다는 체감을 하였으니까.


그리고 그것 중 하나가 바로 눈앞의 행동.


휘이익!


방금 전 또 한 번 상대의 해머가 렌조의 머리를 스치며 지나갔다.

그 아슬아슬한 모습에 주변에 보던 이들은 탄성을 지르고.


“하···! 저러다 죽는 거 아냐?”

“아우, 너무 조마조마해서 못 보겠어!!”


하지만 그들과 달리 막상 렌조를 상대하던 로틀리는,


“크아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발광하였다.


스걱!


“크으윽!!”


또 다시 늘어난 상처.

이번엔 다리였다.

상처가 깊지 않아 움직일 순 있었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쩌릿쩌릿한 통증이 허벅지 전체를 휘감았기에 절로 구겨지는 인상.

하지만 상처에서 느껴지는 통증보다 더욱더 쓰라린 것은 자신의 자존감.

때문에 더 이를 악물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부우웅!


다시 한 번 로틀리의 커다란 해머가 렌조의 몸을 부술 듯이 내리친다. 하지만 렌조는 그저 고개를 살짝 트는 것으로 그것을 피한다. 그리고


스걱!


또 다시 상대의 몸을 베어낸다.


“크흐윽!!”


로틀리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이런 속도의 검이라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둘째 치고 그 기척조차 느껴지질 않았다.


하지만 그는 희망을 가졌다.

상대는 작고 약해보였기에 자신의 공격을 상대에게 맞출 수만 있다면 분명 이길 수 있을 거라는 것을.


놈이 계속 피하고 있었지만 그것도 간만의 차이.

조금만 더 집중한다면 적중 시킬 수 있어 보였다.


그렇게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하였다.



부우우웅─

스걱!


다시 다리에 난 상처.


우우웅─

치이익!


팔목에 길게 난 자상.


치익! 스걱! 스윽!


점점 몸에 늘어나는 자잘한 상처들.

그건 그래도 괜찮았다.

놈을 맞출 수 있기만 하면 되었으니까. 하지만,


“왜! 왜! 맞질 않는 거냐!!”


도저히 닿지를 않았다.

늘 아슬아슬하게 놓치는 것도 한 두 번이어야지, 그것이 열 번, 스무 번이 되면 누구나 의문을 가질 터.


그렇게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점점 사그라지고 두 눈에 절망이 드리워져갔다.


그리고 마침내 로틀리는 알 수 있었다.

상대는 일부러 이러는 거라는 걸.

금방 승부를 낼 수 있으면서 자신을 농락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으아아아!! 네 놈이 그러고도 기사냐!!”


무너지는 자존감에 울부짖으며 달려들지만,


“후, 어째 점점 더 형편없어지는 군.”


렌조는 실망스럽다는 표정으로 그것을 가볍게 피한다. 그리고


“이제 재미없군, 슬슬 끝내주지.”


서릿발처럼 차갑게 들리는 그의 어조.

그 소리는 마치 로틀리에게 사형 선고처럼 느껴졌다.


“으아아아!!!”


엄습하는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고함을 내지른다. 하지만


스걱! 서걱! 푹! 푹! 푹!


폭풍처럼 몰아치는 렌조의 공격이 그를 순식간에 넝마처럼 만들어버렸다.


“크으으윽!!”


털썩!


상처 때문인지 더 이상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로틀리.

그는 그 자리에 힘없이 무릎을 꿇고 말았다.


반면 렌조는 땀 하나 흘리지 않은 채 서있었다.

마치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것처럼 고고한 느낌으로.


한 순간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이내 터지는 함성.


“우와아아아! 대단해!!”

“세상에 방금 뭘 본거야?!”

“저렇게 빠른 검이라니!! 내 평생 저런 것 본 적이 없어!”


구경하던 귀족들은 감탄하면서 소리 지른다.

하지만 그 열광적인 분위기와 달리 하마트의 표정엔 암운이 드리워졌다.


“마, 말도 안 돼!! 어떻게 로틀리 경이!!”


로틀리는 영지 내 제일 가는 기사였다.

게다가 상대는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어린 기사.

분명 쉽게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예상 밖.

하마트는 손도 쓰지 못한 채 농락당하며 무참히 쓰러지고 말았다.


하마트는 눈앞의 현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가 그렇게 좌절하고 있을 때 아르윈이 그에게 다가갔다.


“어떤가? 이제 패배를 승복하는가?”

“······.”


아무런 말이 없는 하마트.

인정하기는 싫었지만 분명 의심할 여지없는 확실한 패배.

그는 힘없이 입을 열었다.


“···승복한다. 내가 사과하마. 무례를 용서해다오.”


자존심을 쥐어짜며 힘겹게 토해내는 사과.

그리고는 돌아서며 축 늘어진 채 걸어간다.


하지만 아르윈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말한다.


“대체 어디 가는가? 아직 결투는 끝나지 않았는데.”

“뭐, 그게 무슨······. 헉!! 설마!”


잊고 있었던 약조를 떠오르자 하마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런 그를 보며 씨익 웃는 아르윈.


“자, 나와라. 네 상대는 나니까.”

“그, 그런······.”


하마트는 당혹스러웠다.

분명 그런 약조를 하였지만 그건 승리를 장담하였기에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하지만 자신의 기사가 저버린 이상 이제는 그것을 지켜야 할 때.


그런데 막상 결투에 임하려하니 몰려오는 두려움.

때문에 그는 주저하고 만다.

그 모습을 본 아르윈은,


“왜? 겁나나? 이거 글리햄의 후계자가 이리 겁쟁이일 줄은 몰랐는걸?”


그의 자존심을 살살 긁어준다.

그러자 즉각 반응하는 하마트.


“뭐! 겁쟁이라고!? 감히 나를 모욕하다니! 좋다, 내 그 오만방자한 태도를 직접 고쳐주지.”


하고는 앞으로 나선다.

막상 검을 들고 나선 하마트는 자세를 잡으며 상대방을 바라본다.


회색머리에 수려한 이목구비, 그리고 그와 어울리지 않는 건장한 체격.

이렇게 보니 완전 기사와 다름없는 모습이 아닌가.


‘이거, 괜히 한다고 한 거 아닌가? 아니야! 나 또한 검술을 단련한 몸. 녀석도 나와 같은 영지의 후계자. 그러니 괜히 겁먹을 필요 없어.’


그렇게 다짐을 하며 전의를 다졌다.


반면에 하마트를 본 아르윈은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

아까부터 결투에 자신 없는 모습을 하고 있기에 혹시나 했었는데, 이렇게 막상 보니 정말이지 형편없었다.


딱 봐도 자세부터가 어설픈 느낌이 팍팍 드는 게 검을 많이 다뤄보지 않은 듯 보였으니까.

하긴,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제부터 이 안하무인 녀석을 어떻게 요리하느냐가 중요하지.


“시작하겠다.”


그 말과 동시에 아르윈은 상대에게 다가갔다.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은 발걸음.

그에 하마트는 움찔거리며 손에 힘을 준다.


“으아아아아!!”


본능적으로 검을 들어 내리치지만 너무나도 어설픈 움직임. 아르윈은 몸을 슬쩍 피하며 다리를 걸었다.


“허억!”


우당탕탕!!


중심을 잃으며 보기 좋게 바닥을 구르는 녀석.

그런 그를 보며 아르윈은 한 마디 하였다.


“글리햄의 검술은 이렇게 넘어지는 것이 특징인가? 이거 참으로 놀라운데?”

“뭐! 이 자식이!!”


그의 조롱에 분노한 하마트는 다시 일어나며 달려든다.

하지만 눈 깜짝할 새에 이루어진 아르윈의 반격.


퍼억!


검면으로 상대의 뒤통수를 강하게 작렬.

그 충격에 하마트는 눈알이 튀어나는 줄 알았다.


“커허어억!!


머리가 어질어질 거리며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하지만 아르윈의 공격은 이제부터였다.


퍼억!


어느새 날아온 아르윈의 주먹이 하마트의 얼굴을 강타.

그 강렬한 충격에 그의 고개는 사정없이 돌아갔다.


“케헤엑!!”


절로 새어나오는 쉰 신음소리.


그 일격에 하마트는 깨달았다.

자신은 이자를 죽었다 깨어나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그렇다면 빨리 항복하고 끝내는 게 최선.


“크흑, 그, 그만 내가······.”


재빨리 패배를 시인하려던 찰나, 하지만 아르윈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퍼억!!


다시 주먹으로 녀석의 복부를 때렸다.

어찌나 세게 때렸던지 그의 몸이 급격하게 숙여졌다.


“커허어억! 쿨럭!!”


숨이 멋을 만큼 끔찍한 고통에 온 몸이 마비되는 느낌.

하마트는 죽을 것 같았다.

어서 항복을 말해야 하는 데 도저히 입에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진 아르윈의 속삭임.


“그래, 잘 버티고 있어. 그래야 영지의 후계자답지.”


의외로 따뜻한 격려의 말.

하지만 이내 가해지는 통증에 그것이 악마의 속삭임이라는 걸 깨달았다.


퍼어억!


“꿰에에엑!”


어느새 옆구리를 강타한 아르윈의 주먹.

그 충격에 하마트는 새우처럼 휘어졌다.


퍼억!


다시 복부에 적중한 아르윈의 주먹.

조금 전에 맞은 데랑 동일했지만 그 고통은 갑절 이상.

하마트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괴로워한다.


“크어헉, 그, 만, 하,항······.”


어시 이 지옥 같은 상황을 끝내고 싶었기에 있는 힘을 다해 항복이란 말을 토해내려 했지만,


퍼억!


아르윈은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엔 얼굴에 정통으로 가격.

그것도 처음이랑 달리 반대편으로 말이다.


그래서인지 두 볼이 비슷하게 부어올랐다.

이제는 정신마저 오락가락한 인사불성인 상태.

하마트는 필사적으로 이 싸움을 멈추고 싶었다.


“허어, 그, 그마···. 이제······.”


입안이 잔뜩 부어 이제 말도 제대로 못하는 녀석.

그걸 본 아르윈은 제법 큰소리로.


“끝까지 한다고? 그래 그 패기를 높이 사주마!”


그의 말을 대신 주변에 전하며 계속해서 구타를 하였다.


퍼억! 퍽! 퍽! 퍼억!!


그러길 한참.


“꾸르르······.”


결국 하마트는 입에 피거품을 걸치며 기절.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워 버렸다.


철퍼덕─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바닥에 쓰러진 하마트.

그 모습을 지켜본 주변의 귀족들은 입을 다물었다.


이것은 제대로 된 싸움이 아니었다.

결투라고 하기엔 너무 압도적인 차이.

일방적인 아르윈의 공격에 상대는 그저 무력하게 당하기만 했을 뿐.


하지만 그래도 결투는 결투였다.

분명 양쪽에서 동의해 벌인 일이었기에 그 누구도 이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그렇게 모두를 침묵하게 만든 아르윈.

그리고 이 자리에 선 모두가 그를 인식하게 만들었다.


‘저 자를 건들면 안 된다. 절대로.’


그렇게 모두가 아르윈을 두려워하고 있을 때.

아르윈은 태연하게 움직였다.

주변에 시선이 어찌됐든 볼일을 마친 그는 무기를 다시 제자리에 놔두고 렌조와 레빌에게 말한다.


“이만 숙소로 들어간다.”

“예, 아르윈 경!”


그렇게 막 걸음을 옮기려던 그때.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이냐! 하마트!!”


누군가 성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조금 낯익은 육성에 아르윈은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서서히 접히는 그의 미간.

익숙한 자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누구 감히 내 조카를 이렇게 만든 것이냐! 응?”


그 자는 바로 에르티오.

운덴바흐의 후계자인 그가 쓰러진 하마트를 끌어앉은 채 분을 토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바로 네 녀석이냐!?”


아르윈과 시선이 마주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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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영지 개혁 +3 23.06.17 1,275 38 12쪽
42 반역 (3) +4 23.06.16 1,286 40 12쪽
41 반역 (2) +2 23.06.15 1,289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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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영지 개발 (2) +8 23.06.11 1,444 38 13쪽
36 영지 개발 (1) +4 23.06.10 1,493 40 12쪽
35 영지의 후계자 (3) +2 23.06.09 1,554 43 13쪽
34 영지의 후계자 (2) +4 23.06.08 1,561 41 13쪽
33 영지의 후계자 (1) +2 23.06.07 1,620 44 12쪽
32 신경전 +6 23.06.06 1,655 47 14쪽
31 승리의 주역 +2 23.06.05 1,669 57 12쪽
30 영지전 (5) +4 23.06.04 1,660 50 12쪽
29 영지전 (4) +4 23.06.03 1,679 46 12쪽
28 영지전 (3) 23.06.02 1,701 48 12쪽
27 영지전 (2) 23.06.01 1,707 47 11쪽
26 영지전 (1) 23.05.31 1,789 46 13쪽
25 파병 (5) +3 23.05.30 1,783 46 12쪽
24 파병 (4) +5 23.05.29 1,864 4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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