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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음여류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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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음여류
작품등록일 :
2012.11.16 14:10
최근연재일 :
2018.03.2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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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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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37,868

작성
16.12.0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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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아프가니스탄 [Soulmate..2]

DUMMY

손가락 사이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여인의 머릿결과 도발적인 눈빛에 서린 반항심을 읽는 순간, 그는 더 가면을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강렬한 욕구에 휩싸였다.


“씨팔년.”


신음하듯 욕설을 뱉어낸 그는 어떻게든 이성을 유지하려고 어금니를 악다물었다. 어찌나 세게 물었는지 이가 부스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다시 입을 열자, 여지 없이 욕설이 흘러나온다.


“이 음탕한 년이 감히 내게 반항을 해?”


뭔가 이상했다.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의 눈에서 기괴한 광기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을 고문하던 남자의 눈동자가 충혈되며 언뜻언뜻 뒤틀리는 것을 본 여인은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놈은 정상이 아니야!’


스스럼없이 약지를 잘라내는 걸 봐서는 단속반이나 경찰 따위가 아닌 특수집단일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뚜렷한 목표가 있기에 자신을 죽이지는 못할 거라 여겼다. 한데 저 눈빛에 서린 뒤틀림은 결코 정상인의 것이 아니었다. 그 광기는 이쪽 개통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매음굴의 책임자로서는 모를 수가 없는 욕정이기도 했다.


‘저건 분명히..’


타인을 부수는데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괴물들.. 개중에서도 파괴적 행위로부터 삶의 희열을 찾는 극단적 변태들이 바로 저런 눈을 가지고 있었음을 떠올린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안..돼.”


저런 눈빛을 가진 자들이 이성에게 어떤 짓을 하는지 그녀만큼 잘 아는 사람도 없었기에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해서 아는 걸 바로 털어놓으려고 했지만, 왼손에 낀 장갑도 마저 벗어버린 변태가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싶더니 가느다란 목을 꽉 움켜쥐는 바람에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려고?”


다시 연인처럼 속삭인 부셰는 캑캑대는 여인에게 너무나도 따스한 목소리로 욕설을 뱉었다.


“이 쓰레기 같은 년아, 이제 와서 아닌 척 빼려고 그래? 너도 결국에는 이걸 좋아하게 되리라는 걸, 잘 알고 있잖아? 이 더럽고 음탕한 년아.”


그는 여인의 반쯤 벌어진 입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을 즐기며 다른 손으로 풍만한 젖가슴을 애무하듯 쓸어내렸다. 그리곤 옆구리로 강하게 손을 밀어 넣어서 갈비뼈를 하나 잡아 부수곤 그녀의 절규를 음미하며 속삭였다.


“자기야, 한 번만 더 시끄럽게 하면 혀를 자를 거야.”


경악한 여인이 절규하자 다시 목을 움켜쥐어서 숨통을 틀어막은 뷰셰는 새파랗게 질려가는 얼굴을 감상하다 그녀가 게거품을 물자 아쉬운 듯 손을 놓고 혀로 입술을 적셨다. 고개 숙인 채 정신없이 헛구역질하던 여인은 귓불을 핥은 축축한 감촉에 놀라 발작적으로 고개 들며 울먹였다.


“전부 다 말할게요! 제발.. 제발 이 남자가 그만두게 해주세요.”


입맛을 다시며 웃던 부셰의 얼굴이 일순 경직된다.


‘이런, 젠장!’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하는 바람에 앵그르의 존재를 깜빡하고 말았다. 약에 취한 창기들의 절규와 신음으로 가득했던 3층에서부터 겨우 욕구를 억누르다가, 결국 이성을 잃어버린 듯했다.


‘빌어먹을..’


다시 가면을 쓰는 건 불가능했기에 그는 앵그르를 죽여야겠다고 생각하며 고개 돌렸다.


‘만만한 놈이 아니니까, 일단은 상황을 봐서..’


상당히 놀랐는지 미묘한 표정으로 그들을 보던 앵그르는 자신에게 간절히 도움을 요청하는 여인과 눈이 마주치자 어디선가 봤던 함박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뭐? 무엇을 그만두게 하라는 거야? 이제 시작인 거 같은데.” 세상에, 그의 목소리는 미약하게 떨리기까지 했다.


또 한 명의 뒤틀린 괴물을 발견한 여인이 저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며 울음을 터트릴 때, 앵그르의 불룩 튀어나온 사타구니를 본 부셰는 그와 같은 색깔의 미소를 머금곤 여인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움켜쥐었다.


"자기야, 이제부터 우리 정말 재미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될 거야."


그렇게 너와 나와 우리가 확연히 구분되는 순간, 그들 모두는 같은 단어를 떠올렸다.


‘동종[同種]’


사이 좋게 가면을 벗어던진 부셰와 앵그르, 뒤틀린 성욕을 가진 둘이 파트너가 된 날 첫 번째 희생자가 된 여인은 그동안 저질렀던 악행을 용서받고도 남을 만큼의.. 인간으로서는 견디지 못할 수모와 고통 속에서 비참히 스러졌다.


“이 년이 뒈진 것 같은데?”


겨우 풀이 죽은 성기를 부드럽게 쓰다듬은 뒤 바지 속으로 집어넣은 앵그르가 죽은 여인의 음부에 침을 뱉는 부셰를 보며 말했다.


“더러운 년이 즐기는 거 너도 봤지?”

“그래, 술술 불면서 앙탈을 부리는 게, 더 해달라고 조르는 것 같더군.”

“그렇지? 너무 일찍 죽였어.”

“아니, 일단은 임무를 완료한 뒤에 따로 날을 잡아서 충분히 즐기면 되잖아.”

“그래, 듣고 보니 그렇네. 그러면 일단 흔적부터 지울까?”

“너는 시체를 불태워. 내가 자질구레한 흔적을 지울 테니까.”

“오케이.”


둘은 마치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것처럼 하나되어 움직였다. 고문을 통해 알게 된 정보를 바탕으로 납치된 여대생들을 전부 구해내는 쾌거를 이루며 일계급 특진을 했고, 훈장까지 수여 받았다.

하지만, 둘에게 그딴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이제야 전장에서 등을 맡길 수 있는 믿음직한 전우, 나와 같은 존재, 언제나 비어있던 마음 한 켠을 따스히 채워줄 수 있는 단 하나의 동반자[soulmate]를 만난 것이다.


선을 훌쩍 넘은 가학증[sadism]과 뒤틀린 관음증[voyeurism]은 그렇게 하나가 되어 완벽해졌다.


이후, 타국에서 이루어지는 비밀작전에 주로 투입된 둘은 임무가 끝나면 그 지역의 여자들을 납치했다. 부셰는 여자들을 갖은 방법으로 고문하며 겁탈했고 앵그르는 그를 지켜보면서 수많은 의견을 개진한 뒤 자위를 즐겼다.

임무의 대부분이 비밀작전이라 타국의 사법기관에 잡힐 일도 없고, 둘이라 뒤처리도 철저히 할 수 있었기에 욕정은 더 대담하고 집요하며 잔인한 형태로 진화해갔다.

이토록 역겨운 짓거리에도 빌어먹을 시너지 효과가 작용하는지, 여자를 육체적으로 유린한 뒤에 죽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가 없어 둘은 다른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음탕한 것들이 우리를 기억하게 해야 해." 부셰는 집요했다.


일단은 희생자의 이성이 붕괴될 때까지 고문을 가했다. 인간의 몸을 효과적으로 파괴하는 훈련만 평생 해온 둘의 손길을 평범한 사람이 견뎌낸다는 건 어불성설이었기에, 여인들은 너무나도 쉽게 망가지며 고통에 길들여졌다.


“더러운 년,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앵그르는 언제나 흥분해 있었다.


정신적으로 무너진 여인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길 애원하며 스스로 옷을 벗으면, 갖가지 성폭행을 끝으로 육체적 고문을 마무리했다. 그리곤 정성스럽게 치료해준 뒤에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나 그들의 가족, 친지, 직장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끌고 가서 강제로 배회하게 했다.


“걱정하지 말라니까? 우리 얼굴을 감히 떠올리지 못할 테니까.”


눈가리개를 푼 희생자들은 백이면 백 치욕에 울부짖었고, 그를 지켜보는 것으로 역겨운 유희의 대미를 장식한 둘은 조그만 파티를 열어 오늘을 자축하곤 했다.


“저 더러운 년들은 이제 우리와의 즐거운 시간을 평생 기억하겠지?”

“그래,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거야.” 이 얼마나 반인륜적이고 역겨운 행태인가?


언젠가 저 악마들에게 신벌이 내려지기를 기도하는 수많은 희생자의 바람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지만, 어처구니 없게도 둘의 변태적 욕망이 하나로 합쳐지니 전장에서의 호흡 역시 완벽해졌다. 불가능하다 싶은 임무를 척척 완수해내는가 하면, 돈 여자 권력 등의 유혹에도 전혀 굴하지를 않았다.


세상에 이보다 완벽한 군인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렇게 명성이 드높아져 가던 어느 날, 둘은 가진바 능력을 인정받아서 최고위층의 경호 임무를 담당하게 됐다.


주위 사람들의 박수와 존경 속에서 앞날이 창창한 보직을 배정받았건만, 둘은 한없이 고통스러워했다. 보는 눈이 많아지고 행동반경도 국내로 좁혀지니, 자연스럽게 욕망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금단현상 때문에 정신분열증까지 겪곤 하며 둘은 굶주려갔다.


‘씨팔, 난 이렇게 살 수 없어!’

‘그래도 참아. 분명히 기회가 올 거야.’


언제나 안절부절 못하는 앵그르를 부셰가 바로잡아주고는 했지만, 그 역시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괴로운 건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해서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국내에서 일을 저지르면 어떤 결과가 찾아올지 빤히 보였기에, 둘은 그저 인내하며 필사적으로 탈출구를 찾았다. 하나 좀처럼 길이 보이지 않았기에..


‘앞으로 한 달 안에 방법을 찾지 못하면, 제대하고 외국으로 나가자.'

‘정말? 정말로 그렇게 하는 거지? 결정한거다?’


결국에는 그렇게 마음먹고 나름의 준비를 하던 중, 최상위층에서 극비리에 돌고 있는 괴담 같은 정보를 하나 얻게 되었는데, 그것은 음모론에서나 한 번씩 나오는 부대란 곳에 관한 이야기였다.


‘각국의 특수부대에서 비교불가의 능력을 보여주는 이들을 선발해, 세상의 모든 더러운 일에 투입시키고 그 대가로 치외법권적 자유를 선사한다.’


자세하지 않아서 믿기 어려운 정보를 듣는 순간, 둘은 미명을 밝히는 한 줄기 빛을 보았다.


‘이게 답이야.’

‘그냥 떠도는 음모론 일지도 모르잖아?’

‘아니, 이것만이 답이다.’

‘그냥 계획한 대로 떠나면 안 돼?’

‘시스템 안에서 유희를 즐겨야 완전범죄가 성립된다. 고정관념 안에 있을 때, 비로소 안전해지는 거야.’

‘그건 그렇지만..’

‘조금만 더 노력해보자.’ 이후 둘은 목숨을 걸고 일로매진하며 전력을 기울였다.


‘간절히 원하는 목표를 향해서 정진해가는 자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라는 옛말은 선인과 악인을 가리지는 않나 보다.


그들은 하루아침에 보직에서 박탈돼 지젠느의 비상 대기조로 발령이 났다. 윗선의 관심은 일제히 끊어졌고 어떤 임무도 주어지지 않아서 당혹스러워하던 어느 날, 고대하며 바라 마지않았던 컨택이 왔다.


‘우리는 자네들의 취미생활을 알고 있다. 하지만 관심은 없지.’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실례가 안된다면 관등성명부터 밝혀 주시겠습니까?’

‘세상에서 가장 견고한 가면을 쓸 기회가 주어진다면, 잡을 텐가?’

“예? 아니, 그게 무슨..” 둘은 환히 웃었고 2년이 흘렀다. 지금 저 괴물들의 욕구가 얼마나 커지고 잔혹해졌을지를.. 그 누가 짐작이나마 할 수 있겠는가?


5번 대대에서 1번 대대로 전입해온 첫날 추적대장에게 작전의 브리핑을 받게 된 둘은 뛸 듯이 기뻤다.


-목표, 아프가니스탄의 양귀비 농장. 주타깃, 소유주 무샨 카냐즈마.

-전투원, 학살1조.

-임무, 전투원의 보조 및 작전지역 내 보안유지.


제법 길었던 브리핑을 요약하면 대충 저런 내용이었는데, 말로만 듣던 학살 1조를 본다는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을 황홀하게 한 것은.. 전쟁의 발톱이 할퀸 나라, 국가로부터의 방어기제를 상실한 여인들이 사방천지에 널린 천국에 간다는 사실이었다. 지루한 학살이 끝나면 마음껏 유희를 즐길 수 있으리라. 해서 숨도 쉬지 않고 임무에 충실했다. 그런데..


-추적대장이다. 현 시간부로 지우개가 발동되었음을 알린다.



기세 좋게 방아쇠를 당기던 부셰와 앵그르의 얼굴이 추악하게 일그러진다.


작가의말

너무 역한 소울 메이트라서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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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아프가니스탄 [바토리 vs 학살조장..6] +1 16.12.16 616 1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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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아프가니스탄 [바토리 vs 학살조장..부셰] 16.12.16 531 11 12쪽
59 아프가니스탄 [바토리 vs 학살조장..4] +1 16.12.16 585 12 11쪽
58 아프가니스탄 [바토리 vs 학살조장..앵그르] +1 16.12.16 620 12 11쪽
57 아프가니스탄 [바토리 vs 학살조장..3] +1 16.12.16 591 15 11쪽
56 아프가니스탄 [바토리 vs 학살조장..구울] +2 16.12.14 721 10 14쪽
55 아프가니스탄 [바토리 vs 학살조장..2] 16.12.13 636 10 12쪽
54 아프가니스탄 [바토리 vs 학살조장..1] +2 16.12.13 622 13 13쪽
53 아프가니스탄 [붉은 여인.. 바토리, 인연] 16.12.12 692 11 13쪽
52 아프가니스탄 [붉은 여인.. 전운] 16.12.09 508 11 14쪽
51 아프가니스탄 [Soulmate..유린] 16.12.09 563 14 11쪽
50 아프가니스탄 [Soulmate..붉은 여인] +1 16.12.08 618 13 10쪽
49 아프가니스탄 [Soulmate..3] 16.12.08 528 11 12쪽
» 아프가니스탄 [Soulmate..2] +1 16.12.07 634 11 12쪽
47 아프가니스탄 [Soulmate..1] 16.12.07 620 13 13쪽
46 아프가니스탄 [바토리..의지] 16.12.06 626 16 15쪽
45 아프가니스탄 [바토리..성역] 16.12.06 587 14 15쪽
44 아프가니스탄 [학살조장..괴물] +2 16.12.05 632 13 14쪽
43 아프가니스탄 [The Beast vs 학살조..허무] +1 16.12.02 627 16 13쪽
42 아프가니스탄 [The Beast vs 학살조..8] +1 16.12.02 652 14 13쪽
41 아프가니스탄 [The Beast vs 학살조..7] +2 16.12.01 642 11 11쪽
40 아프가니스탄 [The Beast vs 학살조..6] +4 16.12.01 574 11 12쪽
39 아프가니스탄 [The Beast vs 학살조..5] +1 16.12.01 552 13 12쪽
38 아프가니스탄 [The Beast vs 학살조..4] +1 16.11.30 665 13 12쪽
37 아프가니스탄 [The Beast vs 학살조..격돌] +1 16.11.29 662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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