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의비
허무의 비가 내립니다.
한 방울 한 방울 그렇게…….
아스팔트 바닥을 내리꽂듯이 두드려갑니다.
비는 개울이 되어 더러운 잔 때를 쓸어버리고 갑니다.
과거에도 지금에도 아무런 이유 없이…….
나란 존재가 긴 기다림에 지쳐 이유 없이 이 아스팔트 바닥을 거닐고 다니 듯…….
그래서 그대를 잃어버린 마음에 단지 살아가기 위해서 모든 것에 순응하며 버티려 하듯…….
허무에 비가 내립니다.
밤은 깊어 갑니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그대를 잃어버린 나와
저 허무한 비도 그렇게 아스팔트 바닥을 따라 흘러 흘러 사라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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