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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행복의 연금술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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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녹색유자
작품등록일 :
2021.10.08 16:53
최근연재일 :
2022.01.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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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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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쪽

22화

DUMMY

골든포트에서 파견된 오십 여명 가량의 경비대원들을 이끌던 소대장 조지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있었다. 업무차 종종 방문했을 때마다, 그는 화이트그레인의 위태로운 목조 건물과, 마을 서쪽의 판자촌 구역이 항상 화재에 취약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전에도 몇 번 정도 그 사실을 지적했지만, 일개 경비대 소대장 따위가 올리는 충고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오늘이 되어 화이트그레인 마을에 불이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가 어떤 상황을 상상하고 마을에 발을 들였을지는 그리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금새 알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정작, 나이든 소대장 조지의 예상과 달리, 화이트그레인 마을의 서쪽 판자촌은 시뻘겋게 불타고 있지도 않았으며, 그렇다고 이미 잿더미가 된 뒤도 아니었다. 불은 여전히 무시무시하게 타오르고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마을 광장 근처에 한정해서였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누군가가 벌써 근처의 불이 옮겨 붙을 만 한 건물을 허물어버리고, 돌과 모래를 쌓아 어설프게나마 방화벽으로 화염을 둘러싼 뒤였다.


그리고 조지는 그 혼란스러운 화염이 번져나가지 못하도록 애써 막고있는, 그와 마찬가지로 나이든 사내를 보았다. 그는 약간의 존경심과 전우애를 느끼며 그에게 다가갔다.


“우리는 골든포트 경비대 제1소대요. 지금까지 애써줘서 고맙고, 이제 현장을 우리에게 넘기시오.”


“아, 아? 그래? 다행이군. 막 탈진하려던 참에, 잘 됐어.”


그는 허탈하게 웃으며 기진맥진한 목소리로 말했다.


“잘 들어. 한 번 설명할 힘 밖에 안 남았으니까.” 그리고 남자는 침착하게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불이 번지지 않도록 건물을 허물고 방화벽을 쌓은것, 마을 곳곳의 우물물은 모조리 퍼다 쓴 것, 그래서 물을 길려면 마을 남쪽 강에서 길어와야 한다는것까지.


“고맙소. 충분히 애 썼으니, 그만 가서 쉬시오.”


“아니, 그럴수는 없지. 기왕 시작한 김에, 어떻게 끝나는지 확인하고싶어.”


그가 그렇게 고집을 피우자, 조지를 따라온 경비대원들이 뒤에서 작게 수군거렸다.


“그래, 마음대로 하시오.”


그러자 수군거리는 소리가 조금 더 커졌지만, 조지가 소대원들을 돌아보자 그 소리는 일순간에 멎었다.


“다들. 알아서 위치로 가. 큰 일은 대강 다 끝났지만, 불은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니까.”


“아, 너무 가까이 다가가진 말라고! 창고의 화약에 불이 붙었어. 다 터졌는지 어쨌는지 아직 알 수 없으니까.”


그의 말에, 조지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돌아보았다.


“화약이라고? 곡창이 아니고?”


“그래, 화약. 곡창으로 쓰던 건물 한 채를 비우고 안에 화약을 가득 담아뒀는데, 거기 불이 붙었다고.”


“그 말이 사실인가?”


“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


“그건 그렇군.” 조지는 남자의 지친 얼굴을 보며 말했다. “아무튼, 도와줘서 진심으로 고맙소. 당신, 이름이?”


“올리버. 성은 알 필요 없어.”


“조지. 이런 곳에서 당신같은 의인을 만나 반갑소. 그나저나······”


“콰앙-!”


조지가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남아있던 화약에 불이 다시 붙었는지 폭발이 일었다. 그바람에 조지가 타고 있던 말이 깜짝 놀라 날뛰어, 올리버가 다급하게 달려들었다. 금세 말을 진정시키고, 말에서 내린 조지와 올리버는 말없이 서로를 쳐다보더니, 서로 각자가 통솔하던 사람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무엇을 해야할지 지시하기 시작했다.




광장 근처의 커다란 예배당은, 한 때는 신을 찬미하는 미사 소리로 가득했다. 촘촘한 의자 위에는 더 촘촘하게 사람들이 앉아 노래에 가까운 말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자들은 모두 예배당 한 구석에 처박혔다. 차가운 바닥 위에 모포든 천이든 뭐든을 깔고, 그 위에 다친, 부러진, 불에 탄, 또는 죽어가는 사람들이 잔뜩 뉘여 있었다.


그리고 그 환자들 사이를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은 모두 실비아의 말을 따르고 있었다. 물론, 실비아는 가장 사태가 심각한 화상 환자에게 막 연고를 바르고 붕대를 감아준 뒤였다. 잠시 쉴 틈도 없이, 그녀는 조그마한 부상을 입은 사람이 지나치게 오래동안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막으면서, 중환자가 숨 넘어가는 소리를 낼 때마다 그곳으로 재빨리 달려갔다.


약초를 재운 물로 상처를 닦고, 붕대를 감고, 때로는 불로 달군 바늘에 흰 실을 꿰어 상처를 바느질하던 실비아에게, 갑자기 나타난 25명의 병사들은 그야말로 구세주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그들은 모두 응급처치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또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모포, 천, 붕대 따위의 물건들도 갖고 있었다. 그제서야 실비아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종탑 위에서 도시를 내려보던 골든포트의 경비대장은 생각보다 빠르게, 그리고 안정적으로 혼란이 잡혀가는 것을 보고 종탑에서 내려와 얌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던 충직한 흰 말 위에 올라탔다. 이제 그는, 자신을 부른 가장 큰 이유가 기다리는 곳-즉, 화이트플레인 마을의 경비대로 장소를 옮겼다. 그리고 그는 신고에 따르면, 그야말로 흉악하기 짝이 없는,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있는 취조실로 조심스레 들어갔다.




펠릭스는 지금 들어온 남자의 얼굴 위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포착했다. 그것은 어찌됐든 그리 나쁜 징조는 아니었다. 아마 보나마나, 아까의 그 성질 더러운 경비대장이 허풍이라도 잔뜩 떨어준 탓이었을 터였다.


“반갑습니다.”


펠릭스는 선선히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경비대장에게 허리를 수그렸다.


“펠릭스 웨일. 맞나?”


“맞습니다. 당신은?”


“월터. 골든포트 경비대장일세. 만나서 반갑군그래.”


월터는 이 어린 애송이가 과연 극악무도한 방화를 저질렀을까 의심하며 자리에 앉았다.


“조사관이 아니고요?”


“아니, 경비대장일세. 조사관은 지금 다른 일을 하느라 바빠서. 그래서, 화이트그레인 마을에서 지원을 요청해서 왔는데. 그래, 자네 혐의가······”


“그건 누명입니다. 또는, 오해라고 볼 수도 있죠.”


“그건, 일단 지켜볼 일이지. 자, 그럼. 펠릭스. 이 도시에 오게된 경위와, 이 도시에 와서 한 일에 대해 설명해주게.”


“말이 통하는 사람이라 그나마 다행이군요. 그럼 어디보자······”


그리하여 펠릭스는 골든포트의 대경매에 참가하기 위해 집을 떠나온 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죽음의 약이라든가, 과수원에서 만든 괴력의 약이라든가, 잘못된 꿈을 꾸던 알렉스나 탐욕스러운 딥우드의 마을 주민들, 그 주민들 못지 않게 탐욕스러운 시체 카를로스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래, 그렇군. 그랬단 말이지. 연금술사라······”


“그렇습니다. 아마 제가 있기에 취조실보다 좋은 곳이 분명 어딘가 있었을텐데요. 가령, 솥 앞이라든가······”


“그런가?”


“물론이죠. 나는 불을 끄는 세 가지 서로다른 약을 만들 줄 압니다.”


“하하. 우연의 일치로군그래. 나도 불을 끄는 세 가지 다른 방법을 안다네.”


펠릭스는 월터를 보고 씩 웃었다. 월터도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네를 구금하기에는 증거가 조금 부족한듯싶군.”


“다행이군요.”


“그리고, 그것보다도 자네의 그 성씨가 아주 마음에 걸리는군.”


“그런 사람들이 제법 있더군요. 그래서 저는 제 성을 알리는걸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


“어째서지? 사실, 꽤 자랑스러운일 아닌가? 아, 혹시······”


“쉿!” 갑자기 펠릭스는 누가 엿보기라도 하는 것처럼 눈을 내리깔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 바람에, 월터 역시 잠시 그를 따라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위험한 귀족들은 뭐든지 다 보고, 다 듣고, 다 압니다. 괜한 말을 하지는 말죠.”


“아, 뭐. 그래. 그러지. 아무튼. 그래서. 펠릭스 웨일. 자네는 석방일세.”


“감사합니다.”


펠릭스는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월터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월터는 웃으며 그대로 일어나 취조실의 문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뭐든지 아는 귀족의 눈에 띄어서 좋을 장면은 아니지않나?”


“어이쿠, 이런. 그렇군요. 그럼, 다시한번 성의에 감사드립니다.”


“뭘. 내 일인걸. 그보다, 어디 이상한데로 새지말고 가서 불을 마저 끄는 것이나 도와주게.”


“얼마든지요.”


“아주 믿음직하군.” 물론 월터의 이 말은 진심이라고는 요만큼도 담기지 않은, 순 농담이었다.




여전히 위태롭게 날름거리며 붉게 타오르는 화약 창고를 애매한 거리에서 둘러싼 채, 올리버와 조지는 나란히 서서 조금은 지친 몸을 쉬어주며 저 화염의 씨앗을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생각하며 가만히 서 있었다.


“올리버. 자네, 후회하지 않나?”


그러나, 그렇게 생각한 것은 올리버 뿐이었는듯 했다. 올리버는 뜻밖의 말에 고개를 돌려, 짧은 순간에 동료가 된 조지를 돌아보았다.


“뭐요?”


“후회하지 않나? 저 건물들. 자네가 불이 번지는걸 막기위해 있는힘껏 부순 건물들의 주인은, 이제 자네를 원망할텐데.” 조지는 폐허가 되어버린 곳을 보며 말했다.


“상관없어.”


“그들은 자네에게 배상을 요구할테지. 자신의 재산을 멋대로 파괴했다고. 가만히 놔 뒀으면 싸그리 불에 타 사라졌을 텐데 말이야. 그리고 서쪽 구역의 판자촌에 살던 사람들도 자네를 원망할걸세. 저주스러운 그들의 집이 화염으로 모조리 쓸려나가면, 좋든싫든 영주는 갑자기 늘어난 노숙자들을 위해 집이든 뭐든 만들었을텐데. 그런데, 자네가 화염을 너무 잘 막아줘서, 어쩌면 그들의 일생에 단 한번이나 찾아올까 하는 기회를 날려버린 셈이니.”


“상관없어. 날 원망하라지.”


“평범한 사람들은 아무 생각없이 자네를 원망할걸세. 자네가 괜히 뛰어다녀서 불길이 더 걷잡을수 없이 커졌다고. 그들은 모두 고마운줄 모르는 사람들이네. 지금은 자네의 말을 따르지만, 불이 꺼지자마자 강도로 돌변해서 배상금이라는 명목으로 뼈와 살만 남기고 모조리 빼앗아 가려 할 테지. 그런데도 원망하지 않나?”


올리버는 조지를 잠시 돌아보았다가, 다시 이글거리는 화염을 쳐다보며 조용히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예전에 군인이었어.” 올리버가 말하기 시작했다. “당신도 알 테지. 이십 년 전, 한창 전쟁으로 온 왕국이 들끓던 시절. 새파란 애송이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자기들의 청춘을, 인생을, 그들의 미래를 왕국을 위해 시궁창에 내다버리던 시절이 있었지.”


“그런 적이 있었지.” 조지는 이해한다는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내가 가장 후회한 것이 무엇인지 아나?”


올리버가 조지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묻자, 조지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바로 옆에서 동료가 죽어나가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내 목숨을 살리기 급급해서 도망친 일이야.”


올리버는 깊이 한숨을 쉬었다. 그의 마음 바닥에 가라앉아있는, 검고 찐득한 과거의 불투명한 찌꺼기를 건져올리기 위해서.


“바로 전까지 같이 웃으며 농담을 하던 동료가 있었어. 전투가 끝나고 식사로 배급받을 죽에 고기가 있을지 없을지로 나와 내기를 했지. 놈은 당당하게 웃으면서 고기가 없을 것이라는데에 한 주 주급을 몽땅 걸었어. 나는 그래서 당연히 네가 이길것 아니냐고, 내기를 하자고 해놓고 네가 먼저 골라버리면 어떡하냐고 버럭 화를 냈지. 그러자 그놈은 기분나쁠 정도로 넉살좋게 실실 웃으며 억울하거든 말을 빨리하지 그랬냐고 하더군.”


올리버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기억의 호수 위에 일렁이던 무언가의 영상이, 그 한숨의 바람에 위태롭게 출렁일 정도로.


“그놈은, 그 날 전투가 시작하자마자 적의 장궁병이 쏜 화살에 머리를 맞고 즉사했어. 거의 내 팔뚝만 한 화살이었지. 퍽 하는 소리가 나더군. 한 여름의 수박이 터질 때처럼 말이야.”


조지는 이번에도 이해한다는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언젠가는, 그런 적도 있었어. 성을 둘러싸고 농성을 벌이던 때였지. 이제 이긴거나 다름없다고, 병영 안에서 우리들은 조그마한 자축을 벌이고 있었어. 그중에, 우리들중 가장 나이가 많은 병사가 있었는데, 그놈은 웃으면서 이번 싸움이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가서 결혼을 하겠다고 하더군.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처녀가, 아직까지도 자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감동적인 이야기로군.”


“그래. 그랬지. 그 놈이 그런 말을 하자마자 우리들은 재수없는 소리라고, 이딴 말 하는 놈 치고 전장에서 살아 돌아오는 놈을 못 봤다고 다들 한 마디씩 웃으며 던졌어. 다들 농담이었지. 그놈도 우리가 농담하는걸 알아서, 그럼 처음으로 예외를 보여주겠다고 아주 당당하게, 무슨 개선 장군이라고 된 마냥 침대 위에 한 발을 턱 올리고 말하더군. 우리는 다들 웃었지. 그리고 다음 날, 성문이 열리고 기병대가 뛰어나왔어. 온 몸에 철갑을 두르고, 사람 키만한 창을 들고 매섭게 달려오는 기병을 앞두고, 우리같은 보병 따위가 뭘 하겠나? 바로 어젯밤까지만 해도 고향으로 돌아가 결혼 생각을 하고 있던 그놈에게 창날이 들이닥치자, 그놈은 말 그대로 하늘 위를 날더군. 놈이 도로 땅에 처박혔을 때, 나는 그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었어. 다음에 노려지는게 내가 아닐까 싶어서, 나는 처절하게 싸우면서도 결국 그의 시신을 수습해주지 못했지.”


“흔한 일이었지.”


“그래. 우리들은 한 순간에 패잔병이 되어 퇴각, 퇴각에 퇴각을 거듭했어. 배급은 나날이 형편없어져, 나중에는 거의 멀건 흰죽만 나오더군. 그 날도, 우리들은 조그마한 숲 속에 숨어서 흰 죽을 투구에 담아 퍼먹고 있었어. 끔찍한 맛이었지. 내가 한 소리 하자, 내 앞에서 죽을 먹던 놈은 싫으면 자기한테 달라고 했어. 나는 선뜻 놈에게 내 투구를 내밀었고, 놈은 입맛을 다시며 죽을 퍼먹더군. 그런데, 한 두 숟갈째를 입에 넣고 우물거리는 동안 화살이 날아와 놈의 목을 꿰뚫었어. 그 놀란 눈. 벌린 입안에 범벅이 된 붉고 흰 색. 그것보다 끔찍한게 뭔줄 알아? 놈이 그렇게 죽는데도, 내 귀에 들리는 소리는 퇴각하라는 명령 뿐이었어. 또다시 나는, 한없이 무력하게 죽어가는 동료들을 버리고 만 거야.”


“군인에겐, 어쩔수 없는 일일 뿐이네.”


올리버는 다시 조지를 돌아보고 말했다.


“그래. 하지만, 난 더이상은 그러고 싶지 않아. 반쯤 미쳐서, 도망치듯 군을 빠져나와 거친 숲 속을 방황하며 살던 나는, 채집꾼으로서의 본업으로 돌아가 거친 숲 속을 방황하며 살았어. 그러다가 어느 날, 나는 숲 속에서 아주 이상한 사람을 찾았지. 그는 나와 달리 아주 냉철하게, 그리고 예리하게, 가능한한 많은 사람을 구하려 드는 애송이를 찾았지.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와 함께 하고있고. 나는 그의 곁에 있으면서 마음을 고쳐먹었어. 앞으로는, 나도 내 손이 닿는 데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들을 구하겠다고.”


“아주 감명깊은 이야기였네.”


조지는 착잡한 목소리로 감상을 말했다.


“그 동료가, 지금 너희 대장의 손아귀에 붙들려있어.”


“하지만, 대장님이 하시는 일에는······”


“알아. 나도 예전에는 군인이었으니까. 탄원서라도 써 달라고. 정 내가 불쌍해 보이거든, 나를 위해 그놈을 석방해 달라는 탄원서라도 써 줘. 그 이상은 바라지 않아”


“그 정도라면, 노력해 보지.”


“그래. 들어줘서 고맙군. 그럼, 잠깐 여길 부탁해도 되겠나?”


“갈 곳이 있나?”


올리버는 조지를 향해 씩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말야. 어쩌다보니, 골치아픈 어린애 하나를 떠맡아서.”


“그래. 애들은 손이 많이 가는 법이지. 다녀오게. 어차피, 불이 다시 번질것 같지도 않으니까.”


“그럼. 부탁하지.”


그리고 조지는 붉은 화염이 일렁이는 곳을 벗어나, 실비아가 자리를 잡은 예배당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예배당의 구석에서, 벽에 기댄 채 잠시 깜빡 잠이 들어 있던 실비아는 두 눈을 뜨고 눈을 비비려다가, 문득 두 손 가득 묻어있는 피와 고약의 냄새에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는 손을 씻기 위해 병사들이 받아와 준 뜨거운 물을 향해 느릿하게 걸어갔다.


끝이 없을것 같던 환자들의 행렬은 마침내 끝이 났다. 가벼운 부상을 입은 사람들은 이제 다들 집으로 돌아간 뒤였고, 예배당 안에는 무거운 부상을 입은 사람이나, 방금전까지는 그래도 가까스로 숨을 붙들고 있다가, 마침내 손에 힘이 빠져버려 숨을 놓친 사람의 얼굴위에 흰 천을 덮어주는 사람들 뿐이었다.


그래서, 올리버가 예배당 안으로 들어왔을 때, 실비아는 퍽 반가운 표정으로 비틀거리며 올리버를 향해 다가왔다.


“올리버.”


“아니, 실비아. 좀 적당히 하지. 그야말로 적당히를 모르는 아가씨로군.”


거의 넘어지다시피 하며 올리버의 품으로 달려드는 실비아를 능숙하게 받아내며 올리버가 말했다.


“밖은 어때요?”


“아직 불이 타기는 하지만, 더이상 번지지는 않을거야. 그나저나······”


올리버는 예배당 안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대단하구나.”


“고마워요. 칭찬받으려고 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 그래도, 네 덕을 본 사람이 많을테고, 그들은 잠깐일지라도 네게 다들 고마워 했을거다.”


“그랬으면 좋겠네요.”




올리버와 실비아는 예배당 한 구석에 미처 처박히지 못한 긴 나무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올리버는 잠시 실비아가 따스한 물로 몸과 마음을 녹이도록 시간을 준 다음, 그녀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실비아.”


“네?”


“그냥.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약에 대해 제대로 배워보는게 어때?”


“약이요?”


“그러니까.” 올리버는 고개를 돌려 실비아와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연금술사가 되어보는게 어떻냐는 말이야.”


“싫어요.”


“어째서?”


“연금술사들은, 다들 괴짜나 천재 뿐이잖아요. 저 같은 사람이 낄 자리가 없는걸요······”


올리버는 실비아의 등을 가볍게 토닥여주었다.


“그럴리가. 그건 그들이 특이할 뿐이야. 그리고, 세상에는 평범하게 좋은 연금술사들도 필요해.”


“세상이 나를 필요로 하든말든 나랑 상관없어요. 어차피, 나는 죽음의 약이 완성되기만 하면······”


“실비아. 그렇지만, 만약 네가 연금술을 알고 있었다면, 오늘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을텐데.”


실비아는 올리버의 말을 듣고 조금 몸을 움츠리며 물잔을 더 꽉 쥐었다.


“그건 그렇지만······”


“그냥 노파심에서 해 본 말이야. 나는 네가 뭘 원하는지 잘 몰라. 그렇지만, 만약 연금술의 지식이 네가 원하는 무언가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면, 실비아. 연금술을 배워보는것도 좋지 않을까?”


실비아는 올리버에게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손에 든 물잔의 안을 바라보았다. 예배당에 잔뜩 걸린 촛불의 일렁이는 빛에, 지친 실비아의 얼굴이 물잔 속에서 아른거리고 있었다.


“저는······”


그 때, 예배당의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가 힘찬 발걸음으로 거침없이 걸어왔다. 올리버와 실비아는 고개를 들어 그게 누구인지 살펴보았다. 그들의 얼굴 위에 화색이 돌았다. 이렇게까지 반가웠던 적이 있었던가? 그들은 가만히 기다릴 수 없다는듯, 펠릭스를 향해 걸어가며 마침내 거의 부둥켜안다시피 달려들며 말했다.


“펠릭스!”


“와! 살면서 이런 환대를 다 받아보고.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네요. 하지만, 다들 엄청나군요. 그래요. 폭발 사고 치고는, 아주 괜찮은 편이에요.”


“펠릭스. 이놈이, 왜 이렇게 늦게 나온거야?”


올리버가 손으로 그의 머리를 마구 헝크러뜨리자, 펠릭스는 그의 손을 뿌리치며 대답했다.


“화이트플레인 마을 경비대장이 연금술 혐오자라서요.”


“그래? 거 참 재수없는 일이었군. 그래, 아무튼, 너도 바깥 상황은 봐서 알지?”


“그래요. 여전히 불이 시뻘겋게 타오르더군요.”


“아직도요?” 힘빠진 목소리로 실비아가 말했다.


“뭐, 그게 다 이 펠릭스가 없어서 벌어진 일이니까요.”


“왜 아직도 불을 못 끄는거죠?”


“화약이 남아있을까봐 섣불리 다가가질 못해.” 올리버가 설명을 시작했다. “괜히 불을 끄겠답시고 양동이로 물을 들이부으러 갔다가 폭발이 일어나면, 죽어.”


“그건, 무섭네요.”


“그래. 비라도 온다면 모를까, 화약이 싸그리 푹 젖을만큼······”


“비!” 펠릭스가 기발한 생각이라는듯 말했다. “아주 현명한 생각이에요. 비라. 역시, 불을 끄는데는 비만한게 없죠.”


“펠릭스. 하지만, 지금은 늦가을이야. 그리고 여긴 평야라고. 갑자기 팔자좋게 비가 내릴리 없잖아?”


“그래요. 비가 올 시기는 지났다고요.”


“내 참. 연금술사를 앞에 두고 둘 다 영 상상력이 부족하군요. 설마, 내가 그냥 하염없이 비가 올 때까지 기다릴 것 같아요?”


“그럼 어쩔건데요? 당신이 갑자기 무슨 비구름이라도 만들어 줄 거에요?”


“네!”


“네?”


두 사람이 입을 모아 당황하여 되묻는데도, 펠릭스는 여전히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네! 가능해요. 다만.”


“다만?”


펠릭스는 실비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실비아. 제가 말한 불나무 껍질. 기억하나요?”


“아, 네. 지금 가지고 있잖아요.”


“네. 그걸 쓰면 제가 이 화이트플레인 마을이 물에 잠길 만큼 비를 뿌려줄 비구름을 만들 수 있어요.”


“네? 그게 가능해요?”


거의 눈이 튀어나올만큼 크게 뜨고, 실비아가 놀람보다는 이제 당황스러움이 더 묻어나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요! 불나무 껍질에는 비와 벼락이 가득 담긴 구름의 기운이 담긴다고 전해지죠. 그걸 쓰면, 비구름을 만들어서 화이트플레인 마을의 하늘 위를 모조리 뒤덮을 약을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물론, 그랬다간 실비아 당신의 죽음의 약의 재료 하나를 써버리게 되는 거죠. 언제 다시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채.”


“어떻게 할거야, 실비아? 잘 생각해.”


실비아는 잠시 곰곰이 생각하는가 싶더니, 금새 단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써요. 만들어 줘요 펠릭스.”


그러자 펠릭스는 아주 만족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손님.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펠릭스와 실비아, 올리버는 월터가 마련해준 솥 앞에 모였다. 펠릭스는, 곧, 아무것도 설명해 주지 않고 큼직한 솥 속에다 마법을 부리기 시작했다. 평범해 보이는 나무 껍질과 돌멩이도, 연금술사의 솥 안으로 들어가자 믿을 수 없을 만큼 화려한 색깔의 연기를 뿜거나, 상상조차 못 해본 향기를 뿜어냈다. 거기에, 신비로운 가루와 꽃, 조금 위험해 보이는 생물 말린 것의 표본을 집어넣고 국자로 이쪽 방향으로 몇번 휘휘 젓고,이번엔 저쪽 방향으로 몇번 휘휘 저었다. 그러자 솥 속에는 조그맣고 검은 우주가 번쩍이며 끓다가, 마침내 펠릭스가 품 속에 거의 숨겨두다시피 한 불나무 껍질을 넣자, 세상에, 솥 안에서 벼락이 번쩍였다! 솥 안에서 끓던 액체는 점점 뭉게뭉게 피어나, 마치 진짜 먹구름처럼 엉겨붙기 시작했다. 펠릭스는 그것을 병에 담으려다가, 담지 않고 대신 어떤 약병의 뚜껑을 열어 솥 안으로 쏟아부었다.


“물러서요!”


세 사람은 동시에 솥에서 떨어졌다. 솥 안에서 피어오르던 구름이, 아까보다 훨씬 무시무시한 기세로 마구 피어오르기 시작하더니, 정말 하늘 위를 뒤덮으며 우르릉 하고 천둥 소리를 냈다. 그리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진짜 비였다. 차가운 빗방울이, 뜨겁게 타오르던 화이트플레인 마을 위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자, 영원토록 타오를 것처럼 보이던 화약 창고의 불길도 오래지 않아 금세 잡혔다. 그러고도 화약이 아주 푹 젖을때까지, 거의 두어 시간을 기다린 다음에야 조지의 지휘를 받은 병사들이 창고 안으로 조심스레 진입했다. 그들은 그 안에서 새까만 잿더미 말고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해, 그걸로 화재 사건은 끝이 났다. 그러나 화이트플레인의 하늘을 덮은 구름은 그 밤이 지나고 나서도 다음 날 정오가 될 때까지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비와 천둥을 마을 위로 내리었다.






우산을 쓰고 여전히 먹구름이 걷히지 않은 화이트플레인 마을에서 걸어나오던 세 사람은, 아무런 전조도 없이 동시에 웃었다. 누가먼저랄것도 없이 시작된 웃음은, 그들이 마침내 먹구름에서 빠져나올때까지도 계속되어, 결국 그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동안 웃었다.


“내 참. 정말 대단한 하루였어.”


“정말로요.”


“그렇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뭣보다도, 그 불나무 껍질이 이렇게나 효과가 좋을 줄이야!” 펠릭스는 고개를 돌려 아직까지 이상스럽게 덩그러니 먹구름 아래에 갇혀있는 화이트플레인 마을의 하늘을 돌아보았다. “저걸 죽음의 약에 썼으면······”


“후회하지 마요 펠릭스. 나도 후회 안 하는데, 당신이 후회하면 어떡해요?”


“그래도, 솔직히 좀 아까운건 사실이니까요.”


“뭐, 그런 감은 있지만. 그래도 네 덕분에, 아니, 너희들 덕분에 겨우 불길도 다 잡았어. 정말 고생 많았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별로 반기지 않겠죠. 불에 직접 피해를 입지 않은 곳에 살던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을 테니까.”


“그건 그놈들 사정이지. 억울하면 같이 와서 불이라도 끄던가 하라 그래.”


“그것도 일리있는 말이에요, 올리버! 맞아요. 정말이지, 마을 주민이 몇 백명은 되어 보이는데. 어제 저를 도와준 사람은 채 열 명도 되지 않았다고요. 하여튼,정말이지······”


“다들 대단한 모험을 했군요. 그런데, 저기 누가 다가오는것 같은데.”


펠릭스가 길 저쪽을 가리키자, 막 먹구름에서 벗어나 누군가가 말을 재촉하며 이쪽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저게 대체 누구인가 하고 다들 긴가민가 하고 있는 동안, 갑자기 올리버는 반갑게 인사하며 달려오는 말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조지!”


“올리버.”


능숙하게 말을 멈춰 세우고, 조지가 말에서 내렸다. 그러자 두 사람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힘찬 악수를 나누었다.


“벌써 멀리 갔나 했는데, 다행이야.”


“걸어봤자 어디까지 가겠어. 아, 펠릭스. 실비아. 이쪽은, 어제 나랑 같이 불길이 번지는걸 막도록 도와준······”


“골든포트 경비대의 1소대 소대장 조지요.”


펠릭스와 실비아는 그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아무튼, 그래. 올리버. 어제 자네와 천천히 말을 나누고나서 계속 마음에 걸리던게 있어서.”


“뭐지?”


조지는 갑자기 주머니를 뒤지더니, 올리버의 손 위에 무언가를 툭 떨어뜨렸다. 그것은 황색의 호박 결정체였다.


“아니, 이게 뭔가?”


“내 고향에서는 땅의 눈물이라고 부르던 건데, 자네한테 줄 거라고는 이런것 뿐이라서. 미안하네.”


“아니, 나한테 왜 이런걸 주려고?”


“왜냐면. 어제, 말하지 않았나. 누가 뭐라고 원망하든 상관 않는다고. 나는 그 말을 듣고 적잖이 쓸쓸하고 슬펐거든. 그래서, 자네에게 이걸 주는거야. 그래도 모든 사람들이 자네를 원망하지는 않는다고.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사람도 적지만, 분명히 있다고.”


“알아. 이런 것쯤 없어도.”


“그래도 받게. 내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라도.”


그러자 올리버는 머뭇거리며 호박을 쥔 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그제서야 조지는 다시 웃었다.


“남쪽으로가나?”


“골든포트로.”


“좋은 곳이지. 부디,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었으면 하네.”


조지는 그 말을 남기고 말머리를 돌렸다.


“벌써 가나?”


“그래. 아직 할 일이 산더미같으니까. 그럼, 수고하게 젊은 연금술사들이여! 앞으로도, 가는 곳마다 기적을 일으켜주었으면하네!”


조지는 말을 달려, 먼지 구름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다시 먹구름 아래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이게 왠 떡이람.”


“펠릭스! 그게 뭐예요! 너무 속물적인 말이잖아요.”


“뭐, 맞긴 하잖아요. 뭘 받은거에요, 올리버?”


올리버는 호박석을 들어 천천히 살펴보았다.


“호박석이로군. 그런데, 안에 작지만 뭔가 들어있는것 같아.”


“어디, 어디요?” 펠릭스는 올리버에게서 호박을 받아들고, 역시 한쪽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았다.


“저도 볼래요.”


“잠시만요. 음. 뭐지?”


펠릭스가 호박석을 넘기자, 실비아도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신비롭고 영롱하게 빛나는 황색의 호박석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예쁘네요.”


“그래요. 그리고, 약의 재료로 쓸 수도······”


“펠릭스! 이건 올리버 꺼잖아요!”


“아니, 너 가져. 갖고싶으면.”


“네?”


“실비아. 이번 여행으로, 너 혼자만 뭘 잃어버렸잖아. 그 불나무 껍질. 귀한 거였을텐데,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써버린거잖아?”


“뭐, 그렇긴 하죠······”


“그럼 대신 그거라도 가져.”


“그렇지만, 조지는 이걸 당신에게 준 거잖아요?”


“난 마음으로 충분해. 난 어린애가 아니라서, 어른스럽게 마음과 마음으로 대화를 할 수 있거든. 나는 조지의 마음을 이해했어. 저런 물건이 없어도, 언제든지 그의 진심을 떠올릴 수 있지.”


“멋지네요 올리버. 실비아. 그럼 주는 김에 그냥 받아챙겨둬요.”


“아니, 자꾸 속물적으로 말하지 말아줄래요, 펠릭스?”


“그럼 뭐라고 포장해요?”


갑자기, 올리버는 아주 호탕하게 껄껄 웃음을 터트렸다.


“왜요?”


“아니, 그냥. 아무튼 결과적으로 다 잘 됐군그래.”


“그렇네요.” 결국 호박석을 손으로 쥐며 실비아가 말했다. “올리버. 정말 고마워요. 꼭, 좋은 일에 쓸게요.”


“그래. 좋은일에 쓰기로 했어. 나랑 약속한거다?”


“물론이죠.”


“자, 그럼!” 펠릭스는 손뼉을 짝 치며 앞장서서 말했다. “다시 남쪽으로 가 볼까요? 이젠 정말 아무일도 없었으면 좋겠네요.”


“그래. 나도 진심으로 그러길 바라지.”


“그래요. 정말, 가는 곳마다 이렇게 사건에 휘말리다가는 제 명에 못 죽어요.”


“그래. 실비아의 말이 맞아.”


세 사람은 어딘가 시원하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다시 남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오의 햇살이 비쳐들기 시작하자, 화이트플레인 마을을 뒤덮은 먹구름도 조금씩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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