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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행복의 연금술 가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녹색유자
작품등록일 :
2021.10.08 16:53
최근연재일 :
2022.01.13 18: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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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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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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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9쪽

2화

DUMMY

연금술사의 작업실 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오려다가 문 밖에서 멈춰섰다. 햇살을 가릴 정도의 거구인 것을 보니, 역광 때문에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도 펠릭스는 그게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올리버. 안 들어오고 뭐해요? 아니면, 손님이라도 왔어요?”


올리버는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어버린 작업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제멋대로 반쯤 열리고 닫힌 찬장과 진열장, 일렬로 늘어세워 뒀다가 몇몇 개는 옆으로 쓰려져 내용물이 새어나오고 있는 유리병들, 방금전까지 무시무시한 무언가를 끓이던 검은 솥과, 그 아래에서 얼마나 열정적으로 타올랐는지 벌써 새하얀 재가 되어가는 장작까지.


“대체 뭘 만든거야?”


“아, 죽음의 약이요.”


“죽음의 약?”


올리버가 코를 풀고 안으로 들어와 창문을 활짝 열며 말했다. 신선한 공기가 안으로 들어오자 펠릭스는 그제야 조금 살 것 같았다.


“그건 네 전공이네. 연례 연금술사 교류회에서도 그걸로 몇 번 상을 탔지?”


“아, 물론이죠. 아마 내가 아는 연금술사들 중에서 대스승님 말고는 나만큼 죽음의 약에 대해 능통한 사람은 없을걸요?”


기지개를 쭉 켜며 펠릭스가 말했다. 하지만 기운이 빠진 그는 꼭 바람빠진 풍선처럼 의자에 도로 걸려 축 늘어졌다.


“그래서, 재밌었나?”


“물론이죠. 약을 만드는건 언제나 즐거워요. 특히, 제 전공인 약을 만들때는.”


“그래, 그럴 만도 하지. 죽음의 약이라니. 정말, 누가 만든 이름인지.”


올리버는 코웃음을 치며 발로 바닥에 흘러내린 찌꺼기들을 슬슬 한데로 긁어모았다.


“뭐, 맞긴 하잖아요. 죽음의 약이긴 하죠.”


“그래, 그렇긴 해. 그래서 약은 잘 된거야?”


“사실, 그게 좀 걱정이에요.” 두 손을 깍지껴서 뒤통수를 받치며 펠릭스가 말했다. “재료가 몇개 없었거든요. 손님이 워낙에 막무가내라 어떻게든 만들어 주긴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 그건 좀 골치아픈 일이 될지도 모르겠네. 귀족 가문의 아가씨한테라도 실수로 팔았다가는, 잘못하면 우리 둘다 철창행이야.”


“아마 귀족가문의 아가씨 같던데요.”


그러자 올리버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펠릭스를 보았다.


“뭐?”


“귀족가문의 아가씨 같았다고요. 입고있는 옷이며, 화폐 가치도 모르고 무턱대고 돈주머니를 휘두르는 폼이나, 뭐 그런 것들 있잖아요. 적어도 절대 농부의 딸은 아니었어요. 물론 어부의 딸도.”


“미치겠군.” 올리버는 겨우 모았던 찌꺼기들을 구석으로 뻥 차며 말했다.


“아, 청소하기 힘든데!”


“지금 청소 이야기 할 때야? 안 그래도 요즘 연금술사들은 약방하고 경쟁이 붙어서 귀족들 눈치보기 바쁜데, 죽음의 약을 귀족가문의 아가씨한테 팔았다고?”


“그사람이 원했으니까요.”


“원했다고 해도, 만들어 줄 게 따로 있지!”


“약방에서 퇴짜맞았다는데, 제가 어떻게 그냥 보내요. 오기로라도 만들 수밖에.”


올리버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펠릭스를 보았다.


“하여튼, 성질머리 하고는. 이런 녀석이 어떻게 연금술사가 된 거야?”


“내 성격이 뭐 어때서요. 좋기만 하구만.”


“몰라. 아무튼, 체포라도 당하면 난 잡아 뗄거야. 너 혼자 독박쓰라고.”


“뭐, 설마 그러기야 하겠어요.” 창문 밖으로 시선을 던지며 펠릭스가 말했다.


“너, 정확히 무슨 약을 만들어 준건데?”


“글쎄요. 그거야말로 두고 보면 알게 되지 않겠어요?”


그러면서 펠릭스는 올리버를 돌아보며 무슨 꿍꿍이가 있는 사람처럼 씩 웃어보였다. 올리버는 잠시 그를 멍하니 보고 있다가, 곧 허탈한 웃음을 터트리며 창 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해가 뉘엿뉘엿 서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며 온 세상을 오렌지빛으로 물들였다. 카운터 의자에 앉아 장부만 하염없이 뒤적이던 펠릭스는 크게 하품을 하며 현관으로 걸어나가, 가게의 문을 닫고 걸어둔 문패를 닫힘으로 돌린 뒤에 문과 창문들에 잠금 장치를 걸었다.


“오늘은 좀 팔았나?”


뒷문 쪽에서 올리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숲 속을 뒤지고 온 것인지, 옷 위에 잎사귀나 나뭇가지 부스러기 따위가 묻어 있었다.


“뭐, 하나 팔았네요 그래도.”


“그럼 지난 주보다는 낫군.”


부엌문을 닫으며 안으로 들어오는 올리버의 손에는 토끼 한 마리가 붙들려 있었다.


“오늘 저녁인가요?”


“그래. 숲에 사냥꾼들이 다녀간건지, 요새는 영 사냥감이 없어. 몇달 뒤면 이제 겨울인데, 겨울을 나려면 진짜 돈이 필요하다고.”


“뭐, 좀 벌긴 했네요. 아까 그 약을 팔아서.”


“귀족 아가씨 말이지.” 올리버가 자조적으로 웃었다. “그 돈은 한 푼이라도 건드리면 안 돼. 잘못하다간, 도로 싹다 토해내고도 벌금 명목으로 얼마쯤 더 뱉어내야 할 지도 모르니까.”


“뭐, 만에 하나라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흥정이라도 해 보죠. 약을 만들어 줄 테니 벌금 좀 깎아달라고.”


“거 참 든든하군.”




옷을 갈아입고 나온 올리버는 토끼를 손질해 부엌에서 불을 떼고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오늘은 스튜를 안 끓여요?”


“너 돈 벌었잖아.”


“방금은 그 돈 한 푼이라도 쓰면 안된대놓고는. 너무 말을 빨리 바꾸는거 아니에요?”


“생각해 봤는데, 어차피 귀족이라는 놈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말을 바꾸잖아. 가을 갈대보다 그놈들 마음이 더 살랑거릴거다. 그러니, 그놈들 비위 맞춰보겠답시고 기껏 벌어둔 돈을 쓰지도 않고 고이 모셔놓으면, 그건 너무 배아픈 일 아니냐.”


“그래요. 모처럼 이번에는 저랑 뜻이 맞네요.”


“해서, 얼마나 번거야?”


올리버가 꼬치에 꿴 고기를 돌리며 말했다.


“많이 벌었어요.”


“얼마나?”


“금화 열다섯 닢에, 은화 오십 닢.”


“금화 열다섯닢이라고? 약 하나에?”


당장에 올리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금화 다섯 닢이면 밭뙈기를 하나 살 수 있어. 열 닢이면, 조그마한 숲을 하나 살 수 있지. 열다섯닢이면, 아예 우리 가게 근처에 있는 산과 숲과 들판을 몽땅 사들일 만큼 큰 돈이잖아.”


“내가 말했잖아요. 화폐감각도 없는 귀족 아가씨 같다고. 그 큰 돈을 주고도, 그걸로도 모자라서 돈을 더 얹어주려고 했으니.”


“그래서, 다 합쳐서 얼마 벌었는데?”


“그 돈은 물렸어요.”


“뭐? 왜?”


올리버가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깝게. 왜?”


“그거야, 그건 약값이 아니니까요. 약값 말고 다른 데서 돈 받은거 알면, 대스승님이 날 죽이려 들지도 몰라요.”


“아, 하긴. 그 괴짜. 그건 그렇네. 그렇지만, 그 양반이 네가 돈을 어디서 어떻게 버는지 어떻게 알겠어?”


“저는 거짓말은 별로 못하니까요.”


갑자기, 올리버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거짓말을 못한다고? 네가?”


“그렇잖아요?”


“죽음의 약을 파는 네가 거짓말을 못한다고? 진심으로 하는 말 아니지?”


“뭐, 저는 사실대로 말했잖아요? 죽음의 약이라고. 죽이는 약이라고 한 적은 없어요.”


“하여튼, 순 제멋대로. 그건 말장난이잖아. 백이면 백, 다들 죽는 약이라고 알아듣지 죽음의 약이라고 하면······”


“아, 고기 탄다!”


올리버는 잽싸게 꼬치를 불에서 꺼내들고 살펴보았다. 한 면으로 너무 오래 불을 쬐어 까맣게 그슬린 부분을 그는 주머니칼을 꺼내 슥 잘라냈다.


“아깝게.”


“돈 꽤나 벌었잖아.”


다시 고기를 불 위에 올리며 올리버가 말했다.


“재료비 떼면 얼마 남지도 않아요.”


“하긴, 그 죽음의 약이니까. 너무 품이 많이 드는 것 아냐? 하다못해 그 돈이면 전설의 엘릭서를 만들어도 두 병은 만들겠다.”


“두 병은 무슨, 한 열 병도 넘게 만들어요.”


“뭐!”


다시 올리버가 벌떡 일어났다.


“펠릭스, 엘릭서 만들 줄 알아?”


“알아요. 알고말고요. 연례 연금술사 교류회 나오는 사람들은 다 알걸요?”


“진짜? 어떻게?” 올리버는 혼란스러워하며 말했다. “전설속의 비약이잖아. 불로불사의 영약이라고.”


“아, 그거요. 그거 사실 재료고 제작법이고 다 까발려지긴 했는데, 그대로 만들어도 효능이 안 나와요.”


“왜?”


올리버의 물음에, 펠릭스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약이라는게 그렇죠 뭐.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약효에 영향을 꽤 많이 미치나보죠.”


“그런게 어딨어. 그런, 싸구려 약팔이 같은 말을 믿으라고?”


“사실이 그런걸 어떡해요. 대스승님 말고는 제대로된 엘릭서를 만드는데 성공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어요. 다들 그럴싸한 자양강장제 정도는 됐지만, 불로불사의 영약은, 글쎄요.”


올리버는 허탈한 표정으로 고기를 휘휘 돌렸다.


“아깝다.”


“뭐, 그렇죠.”


“그래도, 엘릭서라고 이름붙여서 팔면 안 되나? 너도 만들 줄은 안다면서.”


“그럼 그게 사기꾼 약팔이잖아요!” 펠릭스가 아연질색하며 말했다. “나를 그런 약팔이와 똑같은 취급하지 말아요. 나는 긍지높은 연금술사에요.”


“그 긍지가 밥먹여주냐. 당장 오늘만 해도, 그 정체불명의 귀족한테 죽음의 약을 팔지 못했으면, 지금쯤 울적하고 조촐한 저녁식사를 했을 텐데. 이 토끼도 불에 구워지는 대신, 조각조각 잘려서 멀건 스프나 됐겠지.”


“뭐 그렇긴 하네요. 그리고 그 멀건 스프로 일 주일을 버티겠죠. 그보다, 슬슬 올 때가 됐는데.”


“오다니, 뭐가?”


“편지요.”


“무슨 편지?”


불에서 토끼 고기를 꺼내, 조리대 위에 얹고 해체하며 올리버가 말했다.


“어디 편지 올 데가 있어?”


“낮에 보냈거든요. 혹시나 해서. 뉴캐슬로.”


“뭐라고 보냈는데?”


그 때, 부엌 창문에서 통통거리는 경쾌한 소리가 들렸다. 펠릭스가 창문을 열자, 오른쪽 발목에 조그만 종이를 매단 흰 비둘기 한 마리가 창문 안으로 날아들어왔다.

“비둘기를 보냈어?”


“좀 급한 일이라서요. 보자, 역시, 없네요.”


“뭔데?”


펠릭스는 올리버에게 편지를 보여주었다. 그러자 올리버는 고기를 내버려두고 부엌에 걸린 헝겊에다 두 손을 슥슥 닦은 다음 종이를 받아 읽어보았다.


“아니, 이게 다 뭐야?”


“재료들이요. 진짜 죽음의 약에 들어가는 재료들. 혹시나 싶어 찾아봤는데, 뉴캐슬에도 없다네요.”


“거기 없으면 아예 없는거 아냐?”


펠릭스에게 편지를 돌려주며 올리버가 말했다.



“거의 그렇다고 봐야죠.”


“근데, 그걸 왜 갑자기 찾아? 이 기회에 아예 본격적으로 죽음의 연금술사로 나서려고?”


“그런게 아녜요.” 심통찮은 표정으로 편지지를 다시 읽어보며 펠릭스가 말했다. “아마도, 이 쯤이면 슬슬 올 텐데.”


“오다니, 또 뭐가?”


그 때, 누군가가 행복의 연금술 가게의 정문을 부술 기세로 쾅쾅 두드리기 시작했다. 곧바로 올리버는 주머니 칼을 숨기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현관으로 걸어갔다.


“올리버, 기다려요.”


올리버는 세상 험악한 표정으로 펠릭스를 돌아보았다.


“제 손님일걸요.”


“경비병이면 어쩌려고.”


“아니,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경비병이었으면 우선 그 경비병들 특유의 힘빠지는 목소리로 내 이름부터 불렀을테니까요.”


다시 문에서 쾅쾅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건 일리가 있군.”


“제가 살짝 열어볼테니까, 잠깐 어디 가 있든가 해요.”


“뭐, 그렇게 나온다면, 네 앞가림은 네가 알아서 해라. 채집꾼은 호위병은 아니니까.”

“알아요 나도.”


그리고 펠릭스가 문을 열자, 거기에는 아침에 만나봤던 바로 그 사람이 문 앞에 서서 펠릭스를 있는대로 노려보고 있었다.


“아.”


짝! 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의 손바닥이 펠릭스의 뺨으로 날아들었다.


“거짓말쟁이 사기꾼!”


거의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여자가 외쳤다.


“날 속였어.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내가 원하는 약을 만들어 주겠다면서!”

“아니, 이봐요! 좀 진정해요.”


얼얼한 뺨을 만져보며 펠릭스가 말했지만, 그녀는 다시 손을 머리 위까지 들어올렸다.


“어떻게 진정해? 어떻게, 어떻게 내가 돈도 줬고 다 줬는데, 근데 너는, 네놈이 감히······”


“아니, 진정좀 하라니까, 올리버, 올리버!”


거구의 올리버는 바람처럼 순식간에 다가와 그녀의 입에다가 손수건을 가져다 대었다. 그녀는 잠시 몸부림을 치다가 이내 뭍으로 건져올린 오징어처럼, 힘없이 축 늘어졌다.


“뭐에요?”


“마취약. 고전적이지만 효과적이지. 뭐, 한 오 분도 안 돼서 깰걸. 그나저나 이제 우린 죽은 목숨이다. 귀족 가문의 아가씨한테 손을 대다니. 진짜 큰일이라고.”


“뭐, 별일이야 있겠어요. 죽겠다고 설치고 다니는 아가씨인데. 그것보다, 안으로 들이죠. 문도 닫고. 이쪽 구석진 자리까지 오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혹시라도 남의 눈에 띄면 좀 그러니까요.”


올리버가 그녀의 두 팔을 잡고 가게 안으로 질질 끌고 들어가자 펠릭스는 문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어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린 다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도로 문을 닫았다.




행복의 연금술 가게 1층 안에서 가장 좋은 소파 위에 손님을 앉혀놓으니, 정말 올리버의 말대로 한 오 분 정도 지나자 손님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의식이 돌아오나 본데요.”


“그러게. 그나저나 아까처럼 소란을 피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왜요? 곰 하고도 싸워봤다면서요.”


“곰보다 여자가 더 무서워.”


펠릭스는 그런 올리버를 힐끔 쳐다보고는 다시 이 손님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멍한 눈을 몇 번 깜빡이다가, 눈에 총기가 돌아오자 눈을 크게 떴다.


“아, 여긴······”


“안녕하세요 손님. 이제 정신이 좀 드나요?”


“당신은, 이, 이 사기꾼이!”


손님이 다시 팔을 뻗자 옆에서 올리버가 능숙하게 그녀의 팔을 잡아 챘다.

“악!”


“진정해 손님. 나는 여기 고용된 몸이라서, 손님이 내 고용주한테 함부로 손찌검하게 놔둘 수는 없거든.”


“놔요, 놓으라고요! 당신 내가 누군줄 알아?”


“좀 진정하겠다고 약속하면 놓아 주도록 하지.”


그러자 손님은 올리버를 죽일듯이 노려보며 말했다.

“알았으니까, 당장 놔요.”




올리버가 손을 놓고 부엌에서 차를 끓여 쟁반에 받쳐오자, 손님은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차를 거부하고 펠릭스에게 말했다.


“당신한테 실망이에요.”


“왜요?”


펠릭스는 차를 한 모금 홀짝이고 말했다.


“내게 거짓말을 했어요. 그렇게 큰 돈을 받아 놓고서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나는 당신에게 거짓말을 한 적 없어요.”


“나는, 당신이 만들어준 약을 먹었다고요.”


펠릭스의 두 눈이 조금 커졌다.


“그래서요?”


“그래서요?” 손님은 모욕을 받았다는듯 자리에서 벌떡일어나 화를 냈다. “그래서요라니요? 나한테 죽음의 약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잖아요. 그 약이, 무색무취무미의 투명한 그 약이 죽음이라면서요. 그런데, 어떻게 내가 아직 살아있는건데요?”


“아.”


펠릭스는 그렇게 말하고 잔을 도로 내려놓았다.


“제가 말씀 드렸잖아요.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네?”


“계속 말 했잖아요. 필요한 재료가 부족하다고. 그래서는 약효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 당신은 어떻게든 비슷하게라도 만들어 달라고 했고, 그래서 저는 원하는대로 만들어 드렸을 뿐이에요.”


“비겁한 변명이잖아! 죽음의 약을 먹었는데, 내가 살아있잖아. 불량품을 팔아놓고 어떻게 그렇게 뻔뻔해요?”


“그게 사실이니까요. 나는 당신에게 충분히 말 했어요. 그리고 당신도 알겠다고 납득하지 않았나요?”


손님은 혼자서 씩씩거리더니 다시 소파에 풀썩 앉았다.


“재판소에 끌고가 고발하겠어요.”


“소용없을걸요. 나는 레시피대로 만들었으니까.”


“대체제를 썼다면서요.”


“물론이죠. 그것에 대해서는 동료 연금술사들이 증언해 줄거에요. 어쩌면 대스승님이 직접 올 지도 모르죠.”


“당신들 연금술사들을 모조리 고발하겠어요.”


“꽤 많은데요? 우리들 연금술사들은. 그러려면 굉장히 오래 살아있어야 할걸요. 우리들 모두를 고발해서 교수대로 보내려면?”


살아있어야 한다는 단어를 듣더니, 손님은 살짝 움찔했다.


“살고싶은 마음이 도로 생겼나요?”


“아니에요.” 그녀는 딱 잡아뗐다.


“고소든 고발이든 하려면 우선 당신이 살아있어야 하는데요.”


“나도 알아요 그쯤은.”


그리고 손님은 조심스럽게 찻잔을 향해 손을 뻗었다. 펠릭스는 다시 한번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녀는 결국 잔을 입에 가져다 대지 않고 도로 쟁반에 내려놓았다.


“어떻던가요?”


펠릭스의 물음에 손님은 다시 움찔했다.


“뭐가요?”


“죽음의 약이요. 먹었죠? 제 입으로 말하긴 뭣하지만, 그건 꽤나 잘 만들어진 약이었어요. 당신이 원한대로, 두 번 다시 도로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고통스럽고, 끔찍하고, 괴로웠을텐데요.”


손님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여전히 죽고 싶으신가요?”


그녀는 여전히 조금씩 떨리는 눈으로 펠릭스를 응시하며 대답했다.


“네.”


“그걸 겪고 나서도요?”


“그래요. 나는 여전히 원해요. 그러니, 내게 만들어줘요. 당신이 명예를 아는 사람이라면, 연금술사의 명예를 걸고 내가 원하는 약을 만들어 줘야 해요.”


“뭐, 좋아요! 나로서도 바라던 일이니까. 당신에게 만들어 드리지요. 내가 만들수 있는 최고의 죽음의 약을요.”


그러나 손님의 얼굴은 여전히 불안과 긴장으로 굳어있었다.


“별로 기뻐 보이지는 않는데요.”


“당신이, 처음부터 제대로 된 약을 만들어 줬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거에요.”


“재료가 없다고 처음부터 말씀드렸는걸요. 반 년만 기다리지. 그랬으면, 최고의 약을 만들어 줄 수 있었을텐데.”


손님은 머뭇거리며 물었다.


“그 말은 사실인가요? 반 년 뒤에는 제대로 된 약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것.”


“물론, 사실이에요. 갑자기 도로가 박살나거나, 이상한 투기꾼이 재료를 매점매석하거나, 메뚜기떼가 눈보라를 타고 날아와 약재를 재배하던 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지만 않으면요.”


“그렇지만, 반 년은 너무 길어요. 나는, 하루라도 빨리······”


손님이 말을 끝맺지 못하고 줄이자, 펠릭스는 그의 잔에 남아있던 차를 모조리 후루룩 마시고 잔을 탁 내려놓으며 말했다.


“더 빨리 재료를 모을 방법이 있어요.”


“네?”


“방법이 있어요. 간단해요. 우리가 직접 발품을 팔아 구하면 돼요.”


“그런 쉬운 방법이 있으면서, 왜 안 쓴건데요?”


“그야, 그러려면 며칠에서 몇 달은 가게를 비워야 하고, 또 발품을 판다고 해서 재료가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거든요. 하지만 내가 알기로 세 개를 제외한 재료들은 모두 발품을 팔면 구할 수 있어요. 빠르면 세 달 안으로 말이죠. 어때요. 반년에서 절반 줄어들었죠?”


“그러면, 그렇게 해 줘요.”


“아니, 그건 안 돼요. 아무리 손님이 귀한 손님이고, 의도치 않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해도 가게를 비울 수는 없어요.”


그러나 펠릭스는 단칼에 거절했다.


“아니, 그렇지만······”


“안 돼요. 졸라도, 빌어도, 비난해도, 협박해도, 아무런 조건 없이 가게를 비울 수는 없어요.”


“하지만, 나는 반 년 씩이나 기다릴 순 없어요!”


여기서, 갑자기 펠릭스는 슬그머니 웃었다.


“그럼, 이렇게 해요. 손님. 우리를 따라서 같이 재료를 찾겠다고 한다면, 얼마든지 가게를 비우고 약을 만들겠어요.”


“왜요? 쓸데없는 일이잖아요. 당신, 지금 괜히 나를 걸고 넘어져서 화풀이라도 하겠다는거에요 뭐에요?”


“아니, 이건 아주 진지한 이야기에요.” 펠릭스는 자세를 고쳐앉았다. “손님. 전설의 비약 엘릭서에 대해 알아요?”


“알죠. 불로불사의 영약이라면서요. 그게 왜요?”


“그 제조법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어요.”


그러자 손님도 올리버처럼 잠시 경악하고, 당황했다가, 믿을수 없다는 투로 말했다.

“말도 안 돼요!”


“말 돼요. 나는 직접 봤으니까. 그런데, 재미난 문제가 있어서 우리들 그 누구도 엘릭서의 제조법을 알면서도 그걸 만들지 못해요. 그게 뭐 때문일 것 같나요?”


“수수께끼는 그만둬요. 나는 이래뵈도 바쁜 몸이라고요.”


“간단한 이유였어요. 엘릭서를 만드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서 그런 거에요.”

손님은 여전히 펠릭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그게 왜요?”


“연금술에 있어서, 재료 만큼이나 중요한게 마음이라는 뜻이에요. 당신은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겠지만, 나는 아주 철저한 실험을 직접 봤고, 또 거기에 직접 참가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분명, 눈에 보이지도 않고 느낄수도 없는 이 마음이라는 것이 약을 만드는데 어떠한 작용을 한다고. 대스승님이 만든것과 똑같이 만들었어도, 우리들은 그 누구도 엘릭서를 만들지 못했어요. 기껏해야 그럴싸한 자양강장제쯤이나 되고 말았지.”


“그건 주제를 벗어난 말이에요.”


“아니에요. 내가 하려던 말은, 엘릭서가 아니라 마음에 대한 거라고요. 마음. 마음은 분명히 약을 만드는 재료에요. 죽음의 약에 필요한 재료중에 하나를, 당신의 그 마음으로 대체한다면, 빠르면 두 달이면 약을 만들어 낼 수 있어요.”


“그렇지만, 그 마음이라는 것 때문에 내가 왜 당신들이랑 같이 발품을 팔아야 하는데요?”


펠릭스는 여기서 다시 한번 웃었다.


“당신. 죽음이 간절한가요?”


“네? 아주, 아주 모욕적이에요!”


“아니, 말 해봐요. 죽음이 간절한가요?”


“물론, 간절해요!” 그러나 그녀의 두 눈은 불안하게 떨렸고, 그녀의 얼굴은 조금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정말로?”


“정말로요! 당신이 나에 대해 뭘 아는데요? 내가 하루에도 몇 번이나 죽음을 생각하는지 알아요?”


“그래요. 그렇군요. 알았어요. 역시, 당신은 부족해요.”


“부족하다니, 뭐가 부족한데?”


“마음이요. 너무 한쪽으로 치우쳤어요. 조금 다르게 물어볼까요. 당신. 그럼 삶에 대해 미련이 남아있나요?”


“없어요, 전혀!”


“그래요. 그래서 안 된다는 거에요.”


“왜? 네가 뭘 안다고 그렇게 지껄이는건데?”


더이상 품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손님이 다시 버럭 소리를 지르자 펠릭스는 오히려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삶과 죽음은 똑같아요. 그런데 당신은 똑같은 걸 둘로 나눠서, 반쪽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잖아요. 그러니, 재료로 마음을 써 봤자 양이 부족해서 제대로 된 약이 나올리 없어요.”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를! 아까는 마음 따위 헛소리를 믿으라더니, 이젠 삶과 죽음이 똑같다고요?”


“믿기싫음 관둬요. 아무튼 난 조건은 다 말했어요. 그리고, 하나만 더 물어보도록 하죠. 정말로 죽음을 각오한 목숨이라면, 두 달 정도는 우리들과 같이 힘들고 불편한 여행을 하면서 발품을 팔아 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차피, 별고 살고 싶은 마음도 없다면서요?”


“그야, 그렇지만······”


“그러면 뭐가 두려워서 그러는거죠? 사실, 꽤 살만한것 아닌가요?”


“모욕이야!”


“뭐,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요. 나는 정신병자들을 치료하는 의사는 아니니까.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 해 본거에요. 모욕적으로 들렸다면 사과하죠. 하지만 당신이 같이 해 준다면, 정말 두 달이면 약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를 다 모을 수 있어요. 가장 골치아픈 재료를 당신의 마음으로 대체할 수만 있다면.”


손님은 여전히 당황하고, 혼란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거칠게 씩씩거리던 숨을 조금 고르기 시작하자 그녀는 아까보다 훨씬 안정된 태도로 대답했다.


“조금 생각해 볼게요.”


“뭐, 생각해보고 돌아와요. 그리고 우리와 같이 가지 않겠다고 해도, 앞으로 반 년 뒤에는 약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 해 둘게요.”


“반 년은 너무 길어요.”


똑같은 말을, 그녀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되풀이했다.


“빠르면 두 달 안에 가능한 방법도 있어요. 그러니까 천천히 한번 생각해 보세요.”

손님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그녀는 갑자기 어떻게 이곳에서 빠져나가는지를 잊어버린 사람처럼 그저 멀뚱히 서 있었다.


“올리버. 돌아가시려나본데요.”


줄곧 부엌 문 뒤편에 숨어있던 올리버가 나타나, 그녀를 이번에는 아주 정중하게 현관까지 모시고 가, 문 너머로 그녀의 뒷모습의 밤의 거리를 향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돌아왔다.


“정말 제멋대로인 손님이로군.”


“그게 귀족 아니겠어요. 그나저나, 또 한 방울도 안 마셨네.”


이제는 차게 식어버린 찻잔을 들어올리며 펠릭스가 말했다.


“왜?”


“차를 한 모금이라도 마셨으면 내 재주를 보여줬을 텐데, 좀 아까워서요.”


“그런 잔재주를 연마하는데 시간낭비하지 말고, 약이나 잘 만들지 그러냐?”


“내 약 솜씨는 이미 스승님이 극찬을 했다고요.”


“뭐랬는데?”


아까전까지 손님이 앉아있던 소파에 몸을 파묻으며 올리버가 말했다.


“세상 천지에 둘도 없을 악마같은 놈이라고요.”


그러자 올리버는 웃음을 터트렸다.


“거 참, 대단한 칭찬이군그래. 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길레 그딴 칭찬을 들은거야?”


“똑같아요. 죽음의 약을 만들었고, 제가 먹어보고, 남한테도 먹여봤죠.”


“그러면, 그딴 말을 들어볼법도 하군그래. 아, 미리 말하겠는데, 나한테는 절대 먹이지 말라고. 네가 만드는 죽음의 약.”


“물론이죠. 나는 원치 않는 사람에게는 약을 만들어 주지 않아요. 그러니까 걱정말아요.”


“그나저나, 아까 한 말 말이야.” 올리버는 손님이 두고 간 차가운 잔을 부엌으로 가져가 내용물을 버리며 말했다. “그 말, 사실이야? 마음이 어쩌고저쩌고 한 거.”


“아, 물론 사실이죠.” 펠릭스는 당연하다는듯 말했다. “당신들도 연금술을 알고, 그 때 우리들이 해 본 실험을 직접 봤으면 당장에 믿을텐데. 사실이긴해요. 나는 거기서 더 나아가, 내 마음을 바꾸는 것으로 몇몇 재료들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실험을 해 봤죠.”


“그래서, 어떻든?”


“나쁘지 않은 결과였어요. 덕분에 필요한 약을 필요한 때에 만들 수 있었죠. 지금은 그 지식을 활용해서 조금 약값을 싸게 만들고 있고.”


“대단한 발견이로군. 하지만, 그래봤자 약방은 못 이겨.”


“그렇기는 하죠. 재료비부터 차이가 나버리니까. 어휴, 그나저나. 저 말괄량이같은 아가씨가 빨리 결단을 내려주면 좋을텐데.”


“왜?”


달그락거리며 설거지를 끝낸 올리버가 두 손을 닦으며 걸어나왔다.


“아까 말했잖아요.”


“뭘?”


“재수없는 일들이요. 갑자기 도로가 박살나거나, 이상한 투기꾼이 재료를 매점매석하거나, 메뚜기떼가 눈보라를 타고 날아와 약재를 재배하던 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지도 모르니까요. 아, 어쩌면 나방이나 나비 애벌레일지도 모르겠네요.”


“허풍으로 한 말이 아니었어?”


“뭐, 아무일도 없으면 좋을텐데요.”


펠릭스는 창문 밖으로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그 아가씨 다시 올까?”


“오겠죠. 나는 확신해요. 그렇게 죽음을 바라면서도 삶에 집착이 강한 사람은 내 처음봤어요. 정말이지, 대단한 사람이에요.” 여전히 창 밖을 내다보며 펠릭스가 말했다.


“골치아픈 친구로군.”


“그러니 같이 발품을 팔러 가자고 한번 찔러본거죠. 좁아터진 귀족 가문의 집 안에만 박혀있다가, 바깥 구경을 좀 하고나면 뭐라도 달라질지 모르니까.”


“그게 이유야?”


“뭐, 그것만은 아니지만요. 어쩌면, 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가능할지도 몰라서요.”


“뭐가?”


펠릭스는 올리버를 쳐다보고 씩 웃었다.


“내 최고의 약을 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만들 수 있을지도 몰라요.”


“이미 최고 아니랬나?”


펠릭스는 도로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거의 그렇죠. 하지만, 진짜 최고의 약을 만들려면 혼자 힘으로는 안 돼요.”


“뭐, 난 네가 무슨 생각을 하든 상관없어. 나는 네가 고용주로서의 모범을 보기기만 하면 만족하니까.”


“원, 알았어요. 우리 이제 칙칙한 이야기는 그만 하죠!”


그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은 서로 더이상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중간에 올리버가 방에서 들고나온 오카리나의 소리가 한 삼십분 정도 들린 뒤에, 펠릭스가 2층으로 올라가버리자 행복의 연금술 가게의 조명들이 하나 둘 꺼지더니 곧 가게는 밤에 걸맞게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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