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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아바 님의 서재입니다.

천만 너튜버 되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고다아바
작품등록일 :
2024.04.12 23:42
최근연재일 :
2024.05.30 21:16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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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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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7,473

작성
24.04.17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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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슈가맨(1).

DUMMY

거의 목까지 음식이 찬 상태가 된 그는 다시 한번 절망했다.

먼저 그릇을 비워 다음 음식 지명권까지 얻은 이서준이 정말 최악(?)의 메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두 분 다 볶음밥을 다 비우셨네요. 다음 음식 선택권은 진행자 재량으로 다시 한번 이서준 씨에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먹는 게 빨랐거든요. 두 번째 메뉴로 뭘 시키시겠습니까?”


“음··· 고민이네요. 지금 두 가지 메뉴가 먹고 싶거든요.”


“그래요? 그러면 그냥 두 가지 다 시키세요. 고민할 필요가 없게요.”


“그럴까요? 그러면 저는 유산슬하고 난자완스 가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중식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 유산슬하고 난자완스라고 생각하거든요.”


“좋습니다. 다음 메뉴는 유산슬과 난자완스입니다!”


’욱!‘


광식이는 다음 메뉴를 듣자마자 지금까지 먹은 것이 올라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순간적으로 유산슬과 난자완스의 맛과 향이 머릿속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서준이란 애송이는 방금 두 음식에 관해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았지만, 사실 유산슬과 난자완스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큰 음식이었다.

그래서 싫어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그 경우는 대부분 느끼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특히 지금 먹기에는 너무 기름져. 그러니까 너무 빡세다고!‘


광식이는 지금 속으로 울고 싶었다.

그리고 마음뿐이지만, 이상한 메뉴만 시키고 있는 이서준이란 애송이 스트리머의 멱살을 잡고 마구 흔들고 싶었다.

그러나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서준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 일은 상상으로 끝마치고 이어서 나온 유산슬과 난자완스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했다.


“음~ 맛있네요. 사실 유산슬은 소스가 중요하거든요. 이게 너무 강하면 안 돼요. 그리고 너무 약해도 안 되거든요. 그러면 살짝 느끼합니다. 그런데 이건 그런 게 없어요. 딱 좋아요.”


“욱.”


맛있게 먹는 이서준의 감상평을 흥미롭게 듣고 있던 김군은 갑자기 들려온 이상한 소리에 깜짝 놀라서 광식이를 쳐다봤다.


“혹시 지금 토하려는···”


“아, 아닙니다.”


“그런데 왜 입은 막고 계시는 건지···”


“너, 너무 맛있어서 저도 모르게 환호성이 나오려는 것을 막느라 그랬습니다. 저, 정말 너~무 맛있네요.”


광식이의 대답을 들은 김군은 고개를 약간 갸우뚱거렸다.

그의 말과 행동이 조금 이상했다.

그러나 거듭 괜찮다고 말하며 유산슬을 숟가락째 떠서 입에 넣는 그의 모습을 보니 더는 이상하게 쳐다볼 이유가 없었다.

어쨌든 지금은 이서준의 감상평을 들을 차례였다.


“난자완스는 어때요?”


“난자완스는 완자가 주인공이잖아요. 일단 이 완자가 제대로 만들어졌네요. 잘 못 하는 집에 가면 이 완자가 흐물흐물 힘이 없거든요. 그래서 금방 흐트러지는데 여기는 완전히 다르네요. 그리고 먹어보면 완자의 맛이 끝내줍니다. 이 완자가 사실 중국식 미트볼이잖아요. 돼지고기랑 소고기를 반반 섞어서 만든 거란 말입니다. 근데 아주 잘 만들었어요. 이것도 못하는 집에 가면 살짝 느끼한데 여기는 후추를 통해 맛을···”


“우욱.”


후다닥.


“···”


방송을 하던 두 사람은 갑자기 일어난 돌발상황에 어리둥절한 눈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설마··· 아니겠죠?”


“···에이, 아닐 겁니다. 여러분 아니에요?”


-···


-음···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방송을 진행 중인 스트리머는 물론이고 보고 있던 시청자들까지 꿀 먹은 벙어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


* * *


지글지글.


내가 들고 있는 프라이팬 위에는 맛있는 대패 두루치기가 익고 있었다.


“이 정도면 다 익은 거 같습니다. 그러면 드디어 상차림 시작할까요?”


-네.


-드디어 먹는구나. 보는 내내 맛이 궁금했어.


나는 완성된 요리들을 옥상 한가운데 놓인 평상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요즘 내 먹방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항상 여기였다.


“상차림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러면 시식을 해봐야겠죠. 그런데 만든 제가 맛있다고 하면 여러분이 안 믿으실 거잖아요. 그죠?”


-당연하지. 공정한 입이 필요해.


-못 믿지. 그분을 불러.


“그러면 여러분이 믿을만한 사람이 대신 시식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채피디.”


“네.”


내가 채영이를 부르자 채팅창은 난리가 났다.

편집자와 달리 매니저로는 잠깐 일하기로 했던 채영이는 어느새 내 방송까지 출연하는 고정 매니저가 되었다.

그리고 방송을 보는 시청자는 지난 방송에서처럼 맛이 없으면 없다고 하는 촌철살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예쁘기까지한 채영이를 채 피디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었다.


-채피디업


-채피디업.


-채피디업.


사바나 TV에서 유행하는 채팅 스타일로 시청자들에게 환영 인사까지 받은 채영이는 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는 오늘 요리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대패 두루치기를 젓가락으로 크게 집어 입에 넣었다.


“음~ 맛있어요. 특히 양념이 너무 맛있어요. 살짝 칼칼한데 뒷맛은 은근 달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너무 맛있어요, 여러분. 댁에서 그대로 따라서 해보셔도 될 거 같아요.”


-채피디의 오케이 사인 나왔습니다. 저는 오늘 저녁에 바로 만듭니다.


-나도 오늘 바로 갑니다.


-나는 연습했다가 캠핑 가서 합니다. 와이프한테 이쁨 받아야지. 히히.


-저도 오늘 저녁요. 우리 남편이 두루치기를 너무 좋아하거든요.


마지막은 차려진 음식을 맛있게 먹는 거였다.

이렇게 상 위에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을 모두 다 먹으면 오늘의 생방송도 끝이었다.


“고생했다, 채영아.”


“고생했어, 선배. 오늘 방송 완전 대 성공이야. 최고 시청자 수가 얼마까지 나온 줄 알아요?”


“당연히 모르지. 몇 명이야?”


“놀라지 마. 최고 시청자 수는 2,210명이었어. 드디어 2,000명의 벽을 넘은 거라고. 축하해, 선배.”


“와, 진짜? 이야··· 고생은 너도 많이 했지. 고맙다, 채영아. 그리고 확실히 알겠어. 김군 형님 방송 이후 먹방을 좋아하는 시청자는 내 쪽으로 몰리고 있어. 너도 느끼지?”


“완전 동감이야. 그리고 그때의 해프닝 이후 우리 너튜브 채널 구독자 수도 계속 오르고 있잖아. 곧 있으면 10만 명 될 거 같아. 기념 촬영, 할 거지?”


“해야지. 다른 너튜버처럼 Q&A로 가자. 그거 해달라는 구독자분들 많더라.”


“알겠어. 공지 올려놓을게.”


유명 스트리머 김군 형님의 방송 이후 내 방송의 평균 시청자와 구독자 수가 모두 오르는 추세였다.

쉽게 설명하면 그때의 대결에서 이긴 이후 내가 사바나 TV 대표 먹방 스트리머가 된 거 같았다.

그래서 먹방을 진행할 때마다 이 콘텐츠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은 오늘처럼 내 방송에 몰렸다.

그리고 그런 시청자의 유입은 자연스럽게 너튜브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채영이는 나와 함께 오늘 촬영의 흔적들을 치우면서 이런 바람을 토로했다.


“이제 바라는 건 하나야. 노래 콘텐츠할 때도 최고 시청자 수 2,000명 넘기는 거. 가능하지?”


“글쎄, 쉽지는 않을 거 같은데 노력할게. 만약 그 목표를 이루기만 하면 내가 방송할 때는 평균적으로 1,000~2,000명이 본다는 말이잖아. 그러면 나 완전히 성공하는 거야. 사바나 TV에서 몇 안 되는 유명 스트리머가 되는 거라고.”


“그렇지. 그러니까 우리 함께 노력하자. 정리가 끝나고 당장 아이디어 회의할까? 퇴근이 뭐야, 나 오늘 밤샌다. 진짜 괜찮은 놈으로 하나 뽑아내지 못하면 나 오늘 집에 안 가. 잠도 안 잘 거라고.”


“나 자야 하니까 제발 집에 가라.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는 잠을 충분히 자야 나온다고.”


“그런가? 호호, 알겠어. 선배도 농담이 아니라 계속 고민해. 우리 음악 방송을 어떻게 더 살릴 수 있을지 말이야.”


“오케이, 알겠어. 둘이 함께 고민 좀 해보자.”


그러나 나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내 음악 방송을 성장시킬 계기가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었으니까.


* * *


개인 방송을 하면서 많은 수입을 올리는 스트리머는 과연 얼마나 벌까?

놀랍게도 한 달 동안 1억이 넘는 수익을 올리는 스트리머들이 제법 있었다.


특히 고정 시청자들이 달풍선을 많이 쏘기로 유명한 사바나 TV에서는 월 1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스트리머가 특히 많았다.


그런 스트리머 중 한 명인 일명 여캠 수현.

그녀의 이력은 조금 특이했다.

과거 잠깐 유명했던 걸그룹의 멤버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자, 오늘도 오빠들과 이야기해서 재밌었어요. 그러면 내일 봐요. 바윙.”


이 인사말을 끝으로 방송을 끝냈다.

그리고 오늘 받은 달풍선이 얼마나 되는지를 바로 확인했다.


‘42,525’


42,525개라면 나쁘지 않은 개수였다.


“4만 개를 넘겼네. ···나쁘지 않다.”


오늘 무려 400만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는데도 그녀는 그다지 크게 기뻐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연예계를 은퇴하고 사파리 TV에서 스트리머로 생활한 지 만으로 3년이란 시간이 흘렀기에 이제는 이 정도 큰돈에도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배고프다.”


방송이 끝난 터라 참았던 허기를 해결하기 위해 냉장고를 열어 손수 먹을 것을 장만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선택한 새벽 야식 메뉴는 닭가슴살 샐러드였다.

사실 너무 늦은 시각이라 다른 걸 먹기에도 힘들었다.


“··· 맛없네.”


몸매 관리 때문에 하루에 한 번 밥을 먹는 것을 제외하곤 항상 이런 다이어트용 음식만 먹었다.

그러니 아무리 배가 고픈 상태라도 너무 많이 먹어 물린 닭가슴살 샐러드가 맛있을 리가 없었다.


탁.


순간적으로 짜증이 치민 그녀는 들고 있던 포크를 세게 내려놓은 후 거실 창문을 열었다.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들어왔다.

창가에 서서 바람이 전해주는 차가움을 피부로 느끼기 그제야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거 같았다.


멀리 보이는 새벽의 한강.

거실 창문을 열자마자 한강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가 사는 이 아파트가 얼마나 비싼 아파트인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실제로 이 아파트는 최고가에 속하는 신생 아파트였고, 그녀가 3년 동안 열심히 카메라 앞에서 노력한 덕분에 경제적으로는 매우 성공했기에 살 수 있는 집이었다.


“하~.”


터져 나오는 한숨.

요즘은 방송이 조금 힘들었다.

아니 방송보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똑같이 반복되는 자신의 삶에 싫증이 난 것이다.


“안 되겠다. 술이라도 조금 마셔야 잘 수 있을 거 같아.”


오늘도 쉽게 잠이 올 거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어제와 같이 술을 찾았다.

그녀는 이제는 제법 능숙하게 하이볼을 제조했다.

그리고는 늘 그렇듯 노트북이 놓인 식탁에 앉았다.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곧바로 자신의 방송국에 들어갔다.

3년차 스트리머답게 자신에게 온 쪽지부터 확인하려는 것이다.


쪽지함에는 약 100개 정도의 쪽지가 들어 있었다.

어제도 이 일을 반복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하루 만에 약 100개의 쪽지를 받은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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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먹방 대결(4). +6 24.04.15 1,057 26 11쪽
10 먹방 대결(3). +1 24.04.15 1,103 26 11쪽
9 먹방 대결(2). +2 24.04.14 1,141 27 11쪽
8 먹방 대결(1). +1 24.04.13 1,238 23 12쪽
7 제가 왜 먹방을 잘할까요? 24.04.13 1,245 28 12쪽
6 제가 왜 노래를 잘할까요? 24.04.13 1,272 26 12쪽
5 내 방송이 갑자기 왜 이래? 24.04.12 1,355 23 12쪽
4 대타 성공. +1 24.04.12 1,384 22 12쪽
3 마, 내 외계인이다(2). +1 24.04.12 1,491 24 12쪽
2 마, 내 외계인이다(1). +10 24.04.12 1,714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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