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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2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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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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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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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21화 - 치명적인 오판(1)

DUMMY

“전투가 한창인 모양입니다.”


스가이 다케오 중좌는 적진 후방에서 다발의 총성이 희미하게 들리자 우회한 마에다 소좌가 적진을 기습해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짐작했다.


“아직 접수된 통신은 없는가?”


“예, 기습 전 보내온 교신 이후로는 없습니다.”


후지모토 시게루 대좌는 마에다 소좌에게서 상황 보고가 없자 고개를 갸웃했다.


그가 부대를 나누어 운용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부대 간의 긴밀한 교신이었다.


그리고 스가이 중좌를 비롯한 장교들은 그의 지침에 어긋남이 없이 항상 전투를 벌이기 전 심지어는 교전 중에도 상황을 실시간에 가깝게 보고했다.


그런데 우회한 마에다 소좌로부터 교신이 단절된 지 벌써 30분, 강 상류를 무사히 건넌 후 낡은 무기고를 수색하여 보급품을 탈취한 다음 적의 후방을 공격하겠다는 통신이 마지막이었다.


그다음 이어진 총성, 방향이나 거리로 본다면 마에다 소좌가 적을 공격한 것이 틀림없었다.


‘지금쯤이면 결과가 어찌 되었든 보고가 있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늘 강조하던 것을 마에다가 잊을 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일이 틀어지기라도 했다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가?


“교전 중에 무전기가 고장 나거나 파손되었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강을 건너는 중에도 적의 모습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조금 있으면 마에다가 승리를 알려올 것입니다.”


“보고드립니다! 우회한 마에다 소좌의 병력이 지나군의 예비 무기고를 파괴하고, 조우한 소규모 부대를 섬멸했다는 보고입니다. 또한 인근에 차량화 부대의 정비 창고를 발견했다고 하며, 주요 물자 파괴 후 복귀하겠다는 보고입니다!”


“아, 다행입니다!”


스가이 중좌는 기다리던 통신이 접수되자 얼굴을 활짝 피더니, 한시름 놓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좋다, 적진 너무 깊숙이 침투하는 것은 금지하도록 통신을 보내도록 하라... 잠깐, 이 부근에 적의 차량화 부대가 있었던가?”


마에다 소좌의 승전에 찌푸렸던 미간을 풀며 지시를 내리고 연대 주 병력을 이동시키려던 찰나, 후지모토 대좌는 중국군 제25사단에 차량화 또는 기계화 부대가 있는지 떠올려보았다.


분명 그의 기억에는 그런 부대는 없었다.


심지어 보급용 트럭조차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차량화 부대라니, 그가 파악하지 못하는 전력이 있었다는 것인가?


“확인된 것은 없었습니다만, 적진 깊숙한 곳은 정찰하지 못했으니 파악하지 못한 전략 목표도 있지 않겠습니까? 마에다가 침투하는 과정에서 보았겠지요.”


스가이 중좌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흐음.”


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인도 국경을 넘은 일본군은 개전 이후 단 한 번도 제공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항공 지원은 고사하고 정찰기 한 번 띄우지 못했으니 정찰은 오직 지상 정찰에만 의존해야 했다.


게다가 기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차량은 물론 오토바이 한 대조차 없었으니 일본군의 지상 정찰은 오로지 사람의 발에 전적으로 의존해야만 했으니 일본군의 정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후지모토 시게루가 아무리 정찰을 꼼꼼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적진의 모든 것을 알아낼 수는 없었다.


“... 좋다, 작전대로 지금 즉시 강을 건넌다.”


여전히 미심쩍은 것들이 몇 가지 있었으나 후지모토 대좌는 더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하더니 도하하여 적의 측면을 공격하기로 했다.


*


한편, 후지모토 시게루 대좌가 제56독립연대 주 병력을 이끌고 도하하여 중국군 제25사단 측면을 공격하려고 할 때 이청천 대령은 후방으로 침투한 적을 섬멸했다고 보고를 받았다.


“기습하던 일본군의 지휘관 포함 서른둘의 적군을 생포했다고 합니다... 음, CS탄으로 고립된 적을 무력화시켰다고 하네요.”


엠마 중위는 눈썹을 약간 찡긋하더니 김우진 대위로부터 온 통신문을 읽었다.


“그리고... 이건 의외네요.”


교신을 살펴보던 엠마 중위가 고개를 갸웃하자 이청천 대령을 비롯한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됐다.


“생포한 적군 중에 무전병이 있었고, 그들의 무전기를 이용해 적군 본대에 ‘기습 작전이 성공했으며 좀 더 깊숙이 침투하여 파괴 공작을 벌이겠다’는 무전을 보냈다고 합니다.”


“교신이 끊기면 후방 교란 작전이 실패한 것으로 여길 수 있으니 나름 기만술을 쓴 모양이군요.”


이청천 대령이 대견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자, 후방으로 우회한 기습이 성공한 줄 알고 있을 것이니 저들은 더는 의심하지 않고 강을 건널 것입니다. 우리는 이곳까지 저들을 끌어들인 다음 화력을 집중해 적을 섬멸할 것입니다.”


이청천 대령이 사전에 약속된 지점을 가리키자 각 부대 지휘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리둥하이 소장이 이끄는 중국군 제25사단 중앙군과 대치하고 있는 일본군과 달리 강 건너에 있던 적군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그들에 대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했고, 알아낸 것이라고는 연대급의 병력이라는 것과 현란한 기동전으로 무려 사단급의 부대를 농락했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이청천 대령은 그들의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제압 사격 후 착검 돌격을 하거나, 항복을 불허하고 최후의 한 사람까지 항전하는 일본군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지대장이 승리를 거두기는 했으나 그들은 어디까지나 교란을 목적으로 침투한 소규모의 조공입니다. 주 병력은 아직 건재하다는 말이지요. 또한 저들은 지금까지 상대했던 적과는 차원이 다른 이들입니다.”


빅터는 동남아 전역과 인도에서 일본군을 상대하면서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거둬왔었다.


물론 이청천 대령이라는 걸출한 인물의 역할이 컸으나 고도로 훈련되고 수많은 실전 경험을 쌓은 부대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최정예병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번 전투에서 역시 긴장하지도, 경계심을 가지지도 않았다.


자칫하면 적군에 대한 방심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 이청천 대령은 느슨해질 수 있는 그들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각 부대는 철저하게 사격 통제를 해야 할 것이며, 단독 판단하에 발포하는 것은 허락하지 않겠습니다.”


- 드르륵!


이청천 대령이 주의를 환기하자 느슨해진 긴장을 끌어올린 각 부대 지휘관들은 갑자기 먼 곳에서 총성이 들리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렸다.


“강 중류 지점으로 추정됩니다. 그곳은...!”


*


“누가 허락도 없이 발포했는가!”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리둥하이 소장은 펄펄 뛰었다.


이청천 대령과 공조를 무시한 채 병력을 강 중류 부근에 배치한 리둥하이 소장은 조심스럽게 강을 건너려는 일본군 몇 명을 본 후 치솟는 입꼬리를 주체할 수 없었다.


아직은 열 명도 되지 않은 일본군이지만, 곧 본대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고 강을 중간쯤 건넜을 때 집중 사격을 퍼붓는다면 저놈들이 무슨 재주로 버티겠는가?


리둥하이 소장은 마치 지금이 그 옛날 항우를 상대했던 한 고조(유방)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망상까지 하게 되었다.


수많은 전투에서 패배했으나 해하 전투(한나라와 초나라가 치른 최후의 회전, 이 전투를 마지막으로 초나라가 몰락함) 한 번에 전쟁을 종결짓고 천하를 통일한 한 고조.


임팔로 진격하면서 몇 번의 작은 부침은 있었으나 마치 해하 전투와 같이 전개될 이번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게 된다면, 비록 한 고조의 명성에는 버금가지 못하겠지만 후대에 길이 남게 될 것이라 리둥하이는 생각했다.


그런데 그의 염원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발포한 이가 있다니, 리둥하이 소장은 입에 거품을 물 정도로 악에 받쳐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일군이 퇴각하고 있습니다!”


“젠장!”


리둥하이 소장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임시로 차려놓은 작전 테이블을 엎어버렸다.


참모들은 격분한 사단장에 말 한 마디도 붙이지 못한 채 눈치 보기에 바빴다.


“아직 기회가 남아있습니다. 서둘러 추격하시지요.”


분위기를 살피던 린가오위안 중교는 일본군이 첨벙거리며 허겁지겁 달아나는 모습을 보자 어쩌면 아직도 대승을 거둘 기회가 남아있다고 생각했다.


“좋다! 전 부대에 지시해 강을 건너 적을 추격해 섬멸하라고 하라!”


“하지만 자칫하면 아군이...!”


도하하여 추격하라는 리둥하이 소장의 결단에 총참모부 소속 장교는 섣부른 공격에 우려를 표하려 했으나 매서운 리둥하이의 시선과 마주치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왜 굳이 저런 판단을...’


그의 생각에 병력이 굳이 강을 건너 적을 추격할 필요는 없었다.


중국군 제25사단의 목표는 적의 섬멸이 아니라 임팔로 합류해 적의 퇴로를 차단하는 것, 그렇기에 불필요한 전투보다는 기동력과 전투력을 보존하여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주목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리둥하이 소장은 이상하리만큼 마주친 적의 섬멸에 목을 매고 있었다.


‘이대로 교전을 마무리 짓는다면 한 번의 승리로 거두지 못한 채 일군 유격대에 습격을 당했다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어. 그런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지...’


작전 목표를 잊은 것은 아니었으나 리둥하이 소장은 이번 기회에 중국군의 위상을 끌어올리려는 생각과 자신의 위명을 떨치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중국 본토에서 연전연패로 떨어질 대로 떨어진 중국군의 위상, 중국군을 돕는다는 목적으로 부대를 이끌고는 있으나 늘 경멸에 찬 눈으로 중국군을 보는 미국의 조지프 스틸웰,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고, 한때 아시아를 호령하던 중국은 이제 ‘아시아의 병자’라는 조롱까지 받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전투로 부대에 독버섯처럼 퍼진 패배 의식, 중국군은 결코 일본군의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절망감.


리둥하이 소장은 임팔로 가기 전 어떻게든 부대의 사기를 끌어 올리고 싶었으며, 더 나아가 중국군이 가진 최강의 전투력을 그리고 그 부대를 지휘하는 지휘관이 리둥하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떨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런 소득 없이 물러날 수 없다.’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쥔 리둥하이 소장은 전방을 경계하는 2개 대대급 병력만 남겨놓은 채 모든 중앙군 병력에게 지시를 내려 강을 건너 달아나는 일본군을 서둘러 추격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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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117화 - 그래서 거기가 어딘데? 23.05.12 166 3 13쪽
117 116화 - 대환장의 티키타카 23.05.09 176 3 13쪽
116 115화 - 바보와 멍청이(5) : 카라사와 vs. 리둥하이 23.05.08 169 3 12쪽
115 114화 - 바보와 멍청이(4) 23.05.04 175 3 12쪽
114 113화 - 바보와 멍청이(3) 23.05.03 185 3 11쪽
113 112화 - 바보와 멍청이(2) 23.05.02 176 3 13쪽
112 111화 - 바보와 멍청이(1) 23.04.27 209 4 11쪽
111 110화 - 구세주 23.04.25 204 4 12쪽
110 109화 - 역습(5) 23.04.24 189 4 13쪽
109 108화 - 역습(4) 23.04.24 197 3 14쪽
108 107화 - 역습(3) 23.04.20 223 4 13쪽
107 106화 - 역습(2) 23.04.19 207 4 16쪽
106 105화 - 역습(1) 23.04.17 227 4 12쪽
105 104화 - 사상 초유의 사태 23.04.14 245 3 15쪽
104 103화 - 고향의 봄 23.04.13 228 3 15쪽
103 102화 - 가스! 가스! 가스! 23.04.12 218 5 14쪽
102 101화 - 피의 요새(5) 23.04.11 228 3 14쪽
101 100화 - 피의 요새(4) 23.04.10 226 4 13쪽
100 99화 - 피의 요새(3) 23.04.06 225 5 10쪽
99 98화 - 피의 요새(2) 23.04.05 228 4 13쪽
98 97화 - 피의 요새(1) 23.04.04 248 4 12쪽
97 96화 - Run and hit (2) 23.04.03 246 4 12쪽
96 95화 - Run and hit (1) 23.04.03 223 4 13쪽
95 94화 - 위기 탈출 넘버 원 23.03.30 236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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