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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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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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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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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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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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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99화 - 피의 요새(3)

DUMMY

“긴급 가설 상황 보고해!”


순조롭게 작전이 펼쳐지자 한시름 놓고 관문으로 향하는 좁은 다리를 건너는 병력을 지켜보던 다나카 중장은 갑자기 다리가 무너져 내리자 다급해졌다.


이번 작전에서 비센푸르 요새와 일본군 제33사단을 잇는 다리가 무너질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다나카 중장은 물론 작전을 고안한 아키야마 소좌조차 예상하지 못한 사태였다.


이러한 상황이니 후방의 한참 떨어진 곳에 있던 공병은 아직 작전 지역에 도착하지 않았고, 다나카 중장이 아무리 닦달한다고 한들 고립된 병력을 어떻게 할 방법은 없었다.


“길을 이을 마땅한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없으면 끝이야? 다른 길이라도 찾아, 지금 당장!”


참모진의 대답이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다나카 중장은 얼굴이 시뻘게진 상태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명백히 적이 파놓은 함정에 걸려든 상황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어쨌거나 열지 못하던 요새의 관문이 열린 상태, 사단 병력을 밀어 넣어 요새를 점령하거나 고립된 병력을 철수시키는 것 외에 방법은 없었다.


‘이대로 밀려나면 끝이다. 다시는 저 요새를 공략할 방법이 없어...’


다나카 중장은 만약 이번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임팔 점령 나아가 인도를 수중에 넣겠다는 계획은 실현 불가능할 것이라 확신했다.


처음부터 엉망인 병참선은 보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버마에서 간헐적으로 출발했다고 하는 보급부대는 아라칸 산맥을 넘기도 전에 적의 유격부대에게 차단되거나 산을 넘는 도중 보급품을 유실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보급이 쉽지 않은 것은 도로를 개척하거나 해상 보급을 검토하지 않은 것이 근본적인 이유였건만, 우호 작전을 주도한 남방군 예하 제5군 사령부는 면피성으로 소량의 보급을 육로로 고집하고 있었다.


먹는 날보다 굶는 날이 많은 가운데 전투력이 바닥을 지나 지하까지 뚫고 가는 마당에 더는 싸울 힘조차 없었다.


굶주림에 시달리는 병사들의 마지막 기운을 짜내 전투를 할 수 있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 그렇기에 다나카 중장은 경우의 수 중 퇴각에 대한 것을 고려할 수 없었다.


“선봉군은 어떻게 되었나? 코헤이는 어떻게 하고 있냐는 말이다.”


부교를 놓든, 우회하여 관문으로 지원군을 투입하든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선봉으로 진입한 코헤이 대좌와 그의 병사들이 악착같이 버티는 것이었다.


그가 전선을 유지하기만 한다면 다나카 중장은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사단 본대를 관문으로 밀어 넣을 것이고, 그렇게 적과 아군이 섞인 상태라면 포격이나 공중폭격도 불가능해질 것이다.


그리고 백병전이라면 영인군은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지치고 굶주린 일본군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코헤이에게 지원군을 보내야 한다. 그가 무너지면 이 작전은 끝이란 말이다! 멍청하게 보고 있지 말고...!”


길길이 날뛰며 참모진을 닦달하던 다나카 중장은 갑자기 비센푸르 요새 서편에서 소란이 일자 말을 끊고 다급하게 함성이 울리는 곳을 보았다.


“이리 내!”


하급 장교의 쌍안경을 거칠게 빼앗은 다나카 중장은 소란이 일고 있는 곳을 뚫어지게 보았다.


“대체 뭣 때문에 이런 소란이... 잠깐 저, 저게 왜!”


다나카 중장은 어둠 속에서 뿌옇게 이는 흙먼지 사이로 드러난 무언가를 보며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


“엄폐해! 전원 엄폐해서 응사해!”


비어 있는 줄 알았던 감시탑에서 탐조등이 켜지며 숨어 있던 영인군이 튀어나와 무차별 사격을 개시하자 코헤이 대좌가 악을 쓰듯 소리쳤다.


창졸간의 일에 수십 명의 병사들이 쓰러졌으나 다행히 그들을 통제하는 장교들과 하사관들은 침착하게 엄폐물로 병력을 산개시킨 후 코헤이 대좌의 지시에 따라 대응 사격하기 시작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일본군이 안정을 찾아가자 당황한 것은 오히려 매복한 영인군이었다.


초소와 담장 그리고 건물 사이로 엄폐한 일본군이 영인군을 향해 침착하게 응사하기 시작하자 영인군은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실전 경험이 부족한 영인군 병사들은 머리를 땅에 처박은 채 사격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놈들은 오합지졸이다. 부교가 놓일 때까지만 버티면 우리가 이길 것이다!”


매복군이 뜻밖에 허술한 대응을 보이자 코헤이 대좌는 기운이 솟는 것 같았다.


그럴싸한 작전을 구사하기는 했으나 결국 그 작전을 수행하는 것은 사람의 몫, 전투 경험이 없고 훈련조차 제대로 받지 않은 영인군은 절대 황군의 상대가 될 수 없다고 코헤이 대좌는 확신했다.


“탐조등부터 제거해!”


코헤이 대좌는 연대에서 사격 솜씨가 좋은 병사 서넛을 부르더니 감시탑 위에서 일본군을 향해 조명을 비추는 탐조등을 손으로 가리켰다.


- 타탕!


그의 지시가 떨어지자 일본군 병사들은 탐조등을 향해 집중 사격하기 시작했으며, 벌집이 되다시피 한 탐조등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깨지더니 하나씩 빛을 잃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명중률이 떨어지던 영인군의 사격은 탐조등이 꺼지자 더욱 엉망이 됐고, 기세가 오른 일본군은 더욱 맹렬하게 매복군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매복으로 적을 완전히 옭아맨 영인군으로서는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 푸슉


탐조등을 제거하고 감시탑 위의 병력을 또다시 떨군, 사격에 능한 일본군이 다음 목표를 찾던 와중에 갑자기 뒤로 벌러덩 넘어갔다.


“히익!”


발을 헛디뎌 넘어졌겠거니 하고 생각하며 다가가던 일본군 병사가 화들짝 놀라더니 불규칙한 들숨을 삼켰다.


쓰러진 병사는 의식이 있는 상태였으나 몸을 움직이지 못했고, 그의 가슴에서는 피가 쉴새 없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감시탑에서 반격이 이루어졌을 것이라 짐작한 일본군 병사는 몸을 숨기며 감시탑으로 총구를 겨누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감시탑으로 사격을 퍼붓고 있는 것은 아군이었다.


아군의 집중 사격에 매복했던 영인군은 여전히 고개조차 들지 못했고, 그들은 아군 진영을 향해 총 한발 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대체 이 총알은 어디에서 날아왔다는 것인가?


고개를 갸웃하던 병사는 살며시 고개를 내밀어 감시탑 주변을 살피려 했다.


- 땅!


목이 부러질 듯한 충격과 함께 머리를 마구 헤집고 다니는 듯한 어지러움, 주파수를 잘못 잡은 라디오가 내는 듯한 소리가 한참이나 귓가에 울린 다음에야 그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런 그가 발견한 것은 측면이 움푹 패인 채 멀찌감치 날아간 철모.


고개를 내밀자마자 날아온 탄환이 그의 머리를 노렸고, 철모에 도탄되어 튕겨 나갔기에 그는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적의 지원군입니다!”


어질어질하던 머리를 부여잡고 주변을 살피던 그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코헤이 대좌에게 소리치며 보고했다.


급격히 악화된 전선에 투입된 영인군 지원군을 발견한 코헤이 대좌가 감시탑을 향해 사격하던 부대에게 공격 방향을 수정할 것을 지시하려 했으나 그의 명령이 떨어지기도 전에 시뻘건 예광탄을 필두로 사격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측면이 노출됐다! 산개해! 적 기관총으로 응사해!”


일순간 당황했으나 코헤이 대좌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시간이 흐르면 적의 지원군이 도착할 것은 이미 예상했던 일, 코헤이 대좌는 감시탑 병력을 소탕하던 이와쿠마 대위에게 지시를 내려 이미 차지한 적의 기관총으로 새로 나타난 적을 쓸어버리라고 했다.


“응사하라! 놈들은 황군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두려워하지 말고 응사하라!”


코헤이 대좌는 신속하게 측면 엄폐물로 이동한 병사들을 독려했다.


병사들 역시 갑작스러운 적의 등장에 놀라기는 했으나 크게 혼란에 빠진 분위기는 아니었다.


다시 침착하게 사격을 가하려는 찰나 엄폐물에서 상반신을 살짝 드러낸 세 사람이 적의 사격에 순식간에 고꾸라졌다.


동료들이 쓰러지는 것을 본 일본군 병사들은 분노에 찬 시선으로 영인군 증원군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지만, 어쩐지 조금 전 상황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감시탑의 탐조등이 켜지며 빗발치듯 날아온 총격 하지만 코헤이 대좌의 지시에 일본군을 반격을 개시하자 매복했던 영인군은 사격은커녕 고개조차 내밀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나타난 적의 지원군은 아군의 응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정 간격으로 정밀한 사격을 하고 있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코헤이 대좌의 부대 피해는 늘어만 갔다.


‘제법 군인다운 놈들이 왔다는 말인가?’


코헤이 대좌는 눈을 번뜩이며 이와쿠마 대위가 달려간 기관총 진지 쪽을 보았다.


기세 좋게 총을 쏘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와쿠마가 기관총 총구를 저놈들 쪽으로 돌리고 발사하기만 하면 상황은 다시 뒤집힐 것이기 때문이다.


- 철컥


요란한 총소리 가운데 멀리서 들린 묵직한 소리, 드디어 이와쿠마가 기관총 장전을 마친 것이었다.


“쏴! 어서 쏴!”


코헤이 대좌는 목이 터져라 외쳤다.


곧 시끄럽게 콩 볶는 소리가 나면서 우수수 적이 쓰러지거나 달아나는 모습이 연출되리라.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노리쇠가 후퇴하는 소리가 분명 들렸음에도 기관총이 발사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크, 큰일입니다!”


기관총 사격 대신 나타난 이와쿠마 대위, 그는 무척 당황한 듯한 얼굴이었다.


“왜 아직 쏘지 않는 건가?”


“그, 그것이. 노획한 기관총의 격발 장치가 오래된 것이라 발사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탄환 상자가 비어 있습니다.”


“뭐야?”


이와쿠마 대위의 말을 해석하자면 기껏 노획한 중화기는 사용할 수 없는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전선 기관총 진지에 발사조차 할 수 없는 장비를 가져다 놓고 탄환 상자가 비어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인가?


“... 설마 이것도 놈들이 부린 수작일까요?”


뜻밖의 상황에 고민하던 이와쿠마 대위가 코헤이 대좌를 보며 말했으나 그의 대답이 떨어지기도 전에 시뻘건 불덩이가 그들의 머리를 스치듯 지나 기관총 진지를 덮쳤다.


- 쾅!


불덩이가 적중한 기관총 진지는 폭삭 주저앉았고, 진지 안에서 기관총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일본군 병사 셋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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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114화 - 바보와 멍청이(4) 23.05.04 175 3 12쪽
114 113화 - 바보와 멍청이(3) 23.05.03 185 3 11쪽
113 112화 - 바보와 멍청이(2) 23.05.02 176 3 13쪽
112 111화 - 바보와 멍청이(1) 23.04.27 209 4 11쪽
111 110화 - 구세주 23.04.25 204 4 12쪽
110 109화 - 역습(5) 23.04.24 189 4 13쪽
109 108화 - 역습(4) 23.04.24 197 3 14쪽
108 107화 - 역습(3) 23.04.20 223 4 13쪽
107 106화 - 역습(2) 23.04.19 206 4 16쪽
106 105화 - 역습(1) 23.04.17 227 4 12쪽
105 104화 - 사상 초유의 사태 23.04.14 245 3 15쪽
104 103화 - 고향의 봄 23.04.13 228 3 15쪽
103 102화 - 가스! 가스! 가스! 23.04.12 218 5 14쪽
102 101화 - 피의 요새(5) 23.04.11 228 3 14쪽
101 100화 - 피의 요새(4) 23.04.10 226 4 13쪽
» 99화 - 피의 요새(3) 23.04.06 225 5 10쪽
99 98화 - 피의 요새(2) 23.04.05 228 4 13쪽
98 97화 - 피의 요새(1) 23.04.04 247 4 12쪽
97 96화 - Run and hit (2) 23.04.03 246 4 12쪽
96 95화 - Run and hit (1) 23.04.03 222 4 13쪽
95 94화 - 위기 탈출 넘버 원 23.03.30 236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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