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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2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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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116

작성
23.05.0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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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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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13화 - 바보와 멍청이(3)

DUMMY

“1개 사단급 규모의 지나군이 남진 중입니다.”


“흥, 군단급이라고 한들 두려울 것이 있겠는가? 상대는 지나군이야.”


중국군 제25사단이 움직인다는 소식에 카라사와 다이치 대좌는 코웃음을 쳤다.


코히마에서 임팔까지 오면서 극심한 비전투 손실을 겪었으나 제56독립연대에게 어느 정도 지원을 받은 후 카라사와 연대는 어느 정도 전투력을 회복했다.


코히마에서 영인군을 우습게 보고 돌격했다가 혼쭐이 난 기억은 까맣게 잊은 채 카라사와 대좌는 다시 큰소리치기 시작했다.


“지나군이 이동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이곳 한 곳뿐이다. 그렇다면 놈들을 격퇴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지 않은가?”


카라사와 대좌가 거만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묻자 연대 참모들은 서로 얼굴만 볼 뿐 그가 무엇을 의도하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쯧쯧, 이렇게 간단한 전술도 예상하지 못하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군.”


한껏 거드름을 피우던 카라사와 대좌는 눈을 가늘게 뜨고 본인이 생각한 비장의 계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바로 매복, 기습이지. 놈들이 밀려오는 12시 방향을 기준으로 서쪽에는 산악 지형이, 3시 방향인 동쪽에는 하천이 흐르고 있다. 제군들이라면 어느 곳에 병사들을 숨겼다가 기습하겠는가?”


“... 그야 당연히 비탈에 매복하지 않겠습니까?”


누군가의 말에 모두가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으나, 카라사와 대좌는 가당치 않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제군들이 그렇게 생각하듯 지나군 역시 수풀이 우거진 비탈에 숨겨진 매복군을 경계할 것이다. 누구도 저 하천에 병사를 숨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겠지.”


카라사와 대좌의 의미심장한 말에 참모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보았다.


설마 물속에 병사들을 숨기겠다는 말인가?


모래가 조금 끼더라도 불발이 되기 일쑤인 아라사카 소총이 물과 진흙 범벅이 되면 제대로 기능을 하겠는가?


그보다 적이 언제 올지 알고 물속에서 병사들을 기다리게 한다는 것인가?


연대 참모진은 카라사와 대좌의 판단력이 흐려진 것은 아닌가 하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당황해하는 표정들이군. 나무 막대의 속을 파내 병사들이 물속에서도 호흡할 수 있도록 하라. 또한, 소총 입구를 밀랍으로 막아 물이 들어가 총이 고장 나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라. 누구도 물속에 병사들이 숨어있다고 생각하지 못할 것이니 지나놈들이 엉뚱한 곳을 경계할 때 본 연대가 급습을 가한다면 반드시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으하핫!”


카라사와 대좌가 스스로가 대견한 듯 껄껄대며 웃자 참모들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럴싸한 묘안으로 들리기도 했다.


“참으로 묘책입니다!”


“그렇습니다,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분위기를 살피던 참모 중 한 사람이 연대장의 계책에 대해 칭송하자 뒤질세라 앞다투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연대 최고 지휘관이자 대본영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뒷배를 둔 인물.


이런 인물이 낸 의견에 반기를 들어봤자 좋을 것이 없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 할 수 있는 것은 카라사와 다이치의 심기를 불편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표시하지는 않았으나 몇몇 사람은 카라사와 대좌의 작전에 의아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러나 주변에서 그런 이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특히 참모장을 겸임하고 있는 작전 참모는 눈짓으로 조용히 그를 제지했다.


그의 샐쭉한 표정은 마치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이봐, 괜히 분위기 망치지 말게. 어차피 우리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을뿐더러 미운털만 박힐 뿐이니. 그저 여기서 우리 목숨이나 건사하면 그뿐이야.’


*


“뭐? 물속에 매복했다고?”


스가이 다케오 중좌는 남쪽 경로를 지키고 있는 카라사와 연대의 대응을 듣더니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떤 정신 나간 작자가 그딴 전술을 세웠다는 말인가?”


“저, 그것이 카라사와 대좌께서 직접 작전을 입안했고, 참모진 역시 별다른 반발 없이 동의한 것으로 들었습니다.”


스가이 중좌의 말에 마에다 소좌가 연대장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자칫하면 싸우지도 않고 병사들이 떼죽임당할 수도 있습니다. 연대장님께서 말리시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스가이 중좌는 아무것도 모른 채 말라리아 모기와 이름 모를 생명체가 가득한 물속에 들어가야 할 카라사와 연대 병사들이 걱정되었다.


하지만 후지모토 시게루 대좌는 느긋한 표정이었다.


“지형을 보게. 적군이 오는 좌측은 산기슭이고 우측은 제법 깊은 하천이 흐르고 있네. 이곳에 매복하려 한다면 누구라도 강이 아닌 산악 지역을 택하지 않겠는가? 카라사와 다이치, 생각보다 제법이 아닌가?”


태평한 후지모토 대좌의 말에 스가이 다케오는 애가 탔다.


“자네 심경은 이해하겠네만, 그가 어디 내 말을 들으려 하겠는가? 그자를 설득하는 데 시간을 소모하는 것보다 적당히 기회를 포착해 적의 배후를 노리거나 곤경에 처한 카라사와를 구하는 것이 나을 것이네.”


후지모토 대좌는 어차피 말로 카라사와를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쓴웃음을 짓던 그는 작전 지도를 가만히 살펴보았다.


“병력이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남쪽 진격로를 제외한다면 대규모 병력 기동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겠지요.”


마에다 소좌의 말에 후지모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처럼 중국군 제25사단이 주둔했던 그리고 진격하는 지역은 하천과 산기슭 사이에 위치한 곳이라 마땅히 병력을 동원할 만한 곳이 없었다.


“흐음, 결국 강을 도하해서 배후를 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인가...”


“카라사와 연대가 적과 전투를 벌이는 사이 야음을 틈타 도하한다면 적이 눈치채지 못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에다 소좌는 적의 배후를 공격하는 경로를 말하고 고민하는 후지모토 대좌를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보았다.


그는 마치 무언가를 염두에 두고 고심하는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지난번 상대했던 적의 수준이라면 전방의 전투에 정신이 팔려 우리가 배후로 움직인다는 예측조차 하지 못할 것이야. 그런데 우리 작전을 방해한 그 부대가 후방을 지키고 있다면 조금 곤란하지 않겠나?”


후지모토는 갑자기 나타난 부대가 아무래도 계속 신경 쓰였다.


생각해보면 그들은 후지모토 대좌의 감시망을 피해 나타나 포위당한 중국군을 구원하지 않았던가?


“그들에 관한 정보는 수집된 것이 있는가?”


“밤이라 육안으로는 식별이 불가했습니다. 다만 본 연대와 전투를 치른 지나군 제25사단보다 월등히 강력한 화기를 운용하는 것으로 보아 장제스의 참모장으로 파견된 조지프 스틸웰이 육성한 ‘X-force’가 아닐까 합니다.”


마에다 소좌는 리쉐펑 소교의 부대를 전멸 직전까지 몰아갈 무렵 갑자기 등장해 일본군 제56독립연대를 공격한 부대를 중국군 최정예 부대인 X-force로 추정했다.


“X-force라...”


후지모토 대좌 역시 그들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후콩 계곡에서 제15군 예하 제18사단 기갑 부대에 궤멸적인 타격을 준 것이 바로 그들이 아니었던가?


물론 이 전투는 중국군 X-force의 쑨리런과 이청천 대령이 이끄는 빅터의 연계 작전이었지만, 일본군의 정보 수집 능력은 그리 좋지 않아 빅터 부대의 존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뭔가 이상하군.”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한참 생각하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는 후지모토 대좌를 보며 스가이 중좌와 마에다 소좌가 동시에 물었다.


“제25사단에 비해 압도적인 화력을 보유한 자들, 중국군 중 전투력이 가장 높은 이들이라고 하던데, 왜 그런 자들을 선봉이 아닌 후미에 배치했을까?”


“그야... 배후를 든든히 하려는 속셈이 아니겠습니까?”


연대장의 의문에 마에다 소좌가 즉각 대답했다.


그렇게 대답하긴 했으나 마에다 역시 뭔가 석연치 않았다.


후방 경계를 튼튼히 하는 것은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니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런데 일본군이 후방을 공격할지 아니면 전면에서 벌이는 대규모 회전에 힘을 실을지 모르는 상황에 정예 부대를 후방으로 돌린다? 만약 후방을 노리지 않는다면 그들의 최정예 부대는 전투에 참전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아닌가?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내분이 발생했을 수도 있겠군.”


“내분이요?”


“적 25사단이 서둘러 남진한다고 하지 않았나? 적 정예 부대가 후방에 배치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배치도를 본다면 전방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지원하기에는 너무 멀어 보이는군. 나의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마치 적 주력 부대와 이들을 최대한 떨어뜨려 놓으려는 듯한 배치가 아닌가?”


후지모토 대좌의 말에 스가이 중좌와 마에다 소좌는 중국군 병력의 움직임을 표기한 작전 지도를 다시 살펴보았다.


“그렇군요. 정찰 보고에 의하면 일선에 배치된 지나군이 행군 속도를 높여 이동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이런 속도라면 거리는 더 벌어지겠지요.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 내분이라니.”


마에다 소좌가 이해할 수 없다는 투로 말했다.


“본 연대와 카라사와 연대 역시 규합하지 못하고 분열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일이 저쪽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정작 말을 꺼내는 후지모토 대좌 본인은 무덤덤했으나 그의 말을 듣는 스가이 중좌는 무안했던 모양인지 괜히 헛기침을 했다.


“흠흠, 하지만 덕분에 전선이 길게 늘어졌습니다. 이 정도라면 굳이 후방을 노릴 것이 아니라 허리를 끊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


스가이 중좌의 말에 후지모토 대좌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뜻도 그러하다. 내분이 발생했는지, 정말 저들의 정체가 X-force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적 전열에 틈이 생겼다는 것은 확실하지. 야음을 틈타 도하한 다음 적군이 카라사와 연대와 교전을 벌이는 사이 느슨해진 측면을 기습할 것이다. 마에다 소좌.”


작전 지시를 내리던 후지모토 대좌는 마에다 소좌를 보더니 따로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자네는 1개 소대 병력을 이끌고 적 후방으로 향하게.”


“후방의 적을 확실히 제압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적과 교전을 벌이라는 것이 아니네.”


적 후방을 노리라면서 교전을 벌이지 말라니,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마에다 소좌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후지모토 대좌의 말이 이어졌다.


“본 연대가 타격할 곳은 적의 측면이지, 후방이 아니야. 후방으로 병력을 보내는 것은 놈들을 교란할 목적으로 보낸다는 것이지, 내 말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는가?”


“아, 알겠습니다! 그러면 은밀하게 움직이는 대신 일부러 병력의 이동을 노출하는 것이 좋겠군요.”


후지모토 대좌는 세세하게 지시하지 않아도 마에다 소좌가 작전 세부 사항까지 잘 이해하자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 이제 카라사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봐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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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116화 - 대환장의 티키타카 23.05.09 176 3 13쪽
116 115화 - 바보와 멍청이(5) : 카라사와 vs. 리둥하이 23.05.08 168 3 12쪽
115 114화 - 바보와 멍청이(4) 23.05.04 175 3 12쪽
» 113화 - 바보와 멍청이(3) 23.05.03 185 3 11쪽
113 112화 - 바보와 멍청이(2) 23.05.02 176 3 13쪽
112 111화 - 바보와 멍청이(1) 23.04.27 208 4 11쪽
111 110화 - 구세주 23.04.25 203 4 12쪽
110 109화 - 역습(5) 23.04.24 188 4 13쪽
109 108화 - 역습(4) 23.04.24 197 3 14쪽
108 107화 - 역습(3) 23.04.20 223 4 13쪽
107 106화 - 역습(2) 23.04.19 206 4 16쪽
106 105화 - 역습(1) 23.04.17 227 4 12쪽
105 104화 - 사상 초유의 사태 23.04.14 245 3 15쪽
104 103화 - 고향의 봄 23.04.13 227 3 15쪽
103 102화 - 가스! 가스! 가스! 23.04.12 218 5 14쪽
102 101화 - 피의 요새(5) 23.04.11 228 3 14쪽
101 100화 - 피의 요새(4) 23.04.10 226 4 13쪽
100 99화 - 피의 요새(3) 23.04.06 224 5 10쪽
99 98화 - 피의 요새(2) 23.04.05 228 4 13쪽
98 97화 - 피의 요새(1) 23.04.04 247 4 12쪽
97 96화 - Run and hit (2) 23.04.03 246 4 12쪽
96 95화 - Run and hit (1) 23.04.03 222 4 13쪽
95 94화 - 위기 탈출 넘버 원 23.03.30 236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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