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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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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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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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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화 - 그래서 거기가 어딘데?

DUMMY

“두 군데를 모두 칠 것인지, 한 군데를 공격하되 나머지를 교란할 목적인지 파악할 수 없는 것이 문제로군.”


감청 내용을 직접 확인한 이청천 대령이 미간을 찌푸렸다.


“병력을 나누어 배치하는 건 어떨까요?”


“만약 적군이 한쪽에 병력을 집중해 타격을 주겠다는 의도를 가진다면 병력을 나누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적의 주공과 조공을 알아내는 것이 좋을 텐데...”


이청천 대령이 고심하자 김우진 대위는 다시 한번 감청 내용을 들여다보았다.


일본군이 노리는 공격 포인트는 C4, B9, 두 군데였으나 여기가 어딘지가 불분명했다.


“예상되는 적의 우회 공격 지점은 우리가 초기에 짚었던 곳입니다. 가장 유력한 곳이 우회하여 강을 건넌 후 아군의 후방을 노리는 이곳과 곧장 도하하여 아군의 측면을 노리는 것이지요.”


어느새 작전 지도를 가져온 엠마 중위는 일본군의 기습 공격으로 예상되는 두 군데를 표시한 다음 그보다 확률은 떨어지지만, 공격이 가능한 곳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확률이 높을 뿐이지 반드시 그곳으로 온다는 보장은 없지 않수? 허, 이것 참 난감하네.”


김우진 대위는 여섯 군데의 공격 예상 지점을 표시한 지도를 보며 머리가 아프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섣불리 병력을 배치했다가 예상하지 못한 지점으로 적군이 불시에 들이닥치게 된다면 중국군 제25사단은 물론 빅터 부대마저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었다.


“한 놈 잡아 와서 족치면서 물어볼 수도 없고...”


감시망을 대폭 넓혔지만 빅터의 눈에 들어온 일본군 움직임은 없었다.


그만큼 강 건너 도사리고 있는 일본군은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저쪽도 우리의 교신을 듣고 있을까요?”


주공 목표를 고심하던 차에 엠마 중위가 엉뚱하게도 적이 역으로 아군의 통신을 감청하는 것에 대해 물었다.


“아마도 그렇겠지요. 그런데 갑자기 그건 왜?”


이청천 대령이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엠마 중위가 빙긋 웃더니 입을 열었다.


“미끼를 한번 던져 보도록 하죠. 일본군이 공격할 것으로 추정되는 몇 군데의 정보를 역으로 흘려보는 거죠.”


아군이 적의 통신을 감청하는 것처럼 일본군 역시 아군의 무선 교신을 듣고 있을 테니 역으로 정보를 흘려 일본군이 노리는 작전 목표에 관한 단서를 찾아보자는 말이었다.


1942년 5월의 어느 날, 진주만을 불바다로 만든 일본 해군의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이 미 태평양 함대를 재기 불능 상태로 만들기 위한 또 하나의 작전을 준비 중이라는 첩보가 날아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일본 해군이 타격하려는 곳이 어딘지 알 수 없다는 것, 미군이 쥔 유일한 단서는 일본 해군이 노리는 곳이 ‘AF’라는 것뿐이었다.


누구는 일본 기동함대가 노리는 ‘AF’가 하와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이는 남태평양의 어느 섬 또는 캄차카반도와 알래스카 사이에 있는 알류샨 열도가 목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심지어 육군에서는 태평양 군도가 아닌 샌프란시스코가 목표라고 하며 의견이 분분한 상황, 모든 거점에 병력을 분산 배치할 수도 없었고, 자칫하면 미 해군은 일본 해군의 공격을 사전에 감지하고도 목표를 찾지 못해 또 한 번 주요 거점이 타격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퍼지기 시작했다.


모두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나선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태평양 함대 암호 해독반에 있던 로슈포르(Rochefort) 대령이었다.


‘AF’가 미드웨이일 것이라 짐작하던 그는 일부러 감청이 가능한 무선 교신을 통해 거짓 통신을 보내게 된다.


- 미드웨이에 담수화 시설이 고장 나 식수가 부족함.


사실 미드웨이의 해수 담수화 시설은 멀쩡했으나 이런 전문을 보낸 데는 다른 의도가 숨어 있었다.


그는 이 교신을 일본군이 감청하고 있을 것을 확신했고, 이 정보를 일본군 진영에 어떻게 알리는지 그 반응을 보려 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틀 뒤 일본군은 로슈포르 대령이 던진 미끼를 덥석 물었다.


- AF에 식수가 부족함. 추후 담수화 장치가 필요할 것.


이로써 일본 기동함대가 노리는 곳이 미드웨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진 상황, 태평양 함대 암호 해독반과 로슈포르 대령은 절체절명 위기에 몰린 미군을 수렁에서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 사실을 이청천 대령 그리고 엠마 중위가 모를 리 없었다.


“기습 가능성이 있는 몇 곳의 정보를 거꾸로 흘려서 저놈들의 반응을 본다? 오, 그거 괜찮은 것 같은데요.”


엠마 중위의 의견에 김우진 대위가 반색했다.


이청천 대령 역시 적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으면서 아군에게는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지금으로서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좋습니다. 전방의 기습으로 인하여 이곳과 이곳, 두 군데에서 병력을 빼서 전방으로 증원하겠다는 통신을 보내봅시다. 단, 혼선이 생길 수 있으니 뤼펑 중교가 중앙군에 이 사실을 미리 알려 협조를 구하도록 해주십시오.”


*


“아깝습니다. 곧장 추격했다면 치명타를 입혔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지요.”


카라사와 연대의 매복에 중국군 제25사단 중앙군 선발대가 후퇴하던 중 자멸했다는 보고를 들은 스가이 다케오 중좌가 아쉽다는 듯 말했다.


“애써 잡은 기회를 날려버린 셈이군. 그래도 적군의 수준이 형편없으니 카라사와 연대를 따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군.”


팔짱을 낀 후지모토 시게루 대좌는 냉소를 머금더니 카라사와 연대와 리둥하이 소장의 중국군 제25사단이 둘만의 긴박한 전투를 벌이는 사이 중국군의 빈틈을 노릴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마에다는 출정 준비가 끝났는가?”


“무장 점검을 마치면 모든 준비가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에다의 목적은 전투가 아니라 교란임을 잊지 말게. 한 끼 분량의 식량만 지급하고 기동성을 살릴 수 있도록 탄약도 최소한으로만 보급하도록 하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금일 10시까지 감청한 적의 통신입니다.”


일본군이 야전에서, 그것도 일선 부대가 감청반을 운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으나 정보 수집을 최우선으로 하는 후지모토 대좌는 소규모나마 항상 감청반을 운용했다.


적극적으로 감청반을 활용한 덕에 영인군과의 전투에서 그는 감청한 정보를 바탕으로 그들의 보급로를 차단하거나 야습을 하는 등 기습 작전에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었다.


“음, 아무래도 저들은 카라사와의 매복을 대규모 부대의 출현으로 단단히 착각한 모양이군. 후방 배치된 2개 대대 규모의 부대를 빼서 전환 배치하다니.”


“2개 대대 규모라면 전방에만 병력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로군요.”


“그렇겠지. 그리고 그 장소가 공교롭게도... 우리가 노리는 후방과 측면이로군.”


“절호의 기회가 아닙니까? 적군이 빠진 틈을 노린다면 예측한 것보다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후지모토 대좌의 제56독립연대가 기습을 준비하는 사이 그들의 타격 목표에 주둔했던 병력이 전방으로 전환 배치된다는 적군의 통신에 스가이 중좌는 어쩌면 중국군 제25사단이 전면 철수를 결정해야 할 만큼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마저 품어보았다.


하지만 후지모토 대좌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표정이었다.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걱정이라기보다는 뭐라고 하는 것이 좋을까, 우리가 준비한 작전에 맞춰 너무 절묘하게 상황이 돌아가고 있다고 해야 하나?”


스가이 중좌는 연대장의 말을 언뜻 알아들을 수 없었다.


자신이 기대한 방향으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는데 그것을 미심쩍어하다니.


“설마 놈들이 다른 술수를 부리기라도 했다는 것입니까?”


다른 수작이라...


그렇다고 하기에 카라사와의 얼토당토않은 매복에 대처하는 중국군 제25사단의 대처는 미흡하다는 표현으로 부족할 만큼 엉성했다.


다른 함정을 파고 기다린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한심한 수준의 군대가 바로 상대하고 있는 중국군인데, 그들이 갑자기 각성해서 후지모토 연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계책을 펼친다? 그것도 불과 며칠 사이에? 뭔가 말이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하긴 그럴 리는 없겠지... 이렇게 된 이상 작전을 변경한다. 후방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줘서 측면에 틈을 만들려고 했었는데 이렇게 된다면 굳이 그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겠지. 은밀 기동한 다음 후방에서 마주치는 적에 대한 교전권을 부여하도록. 마에다가 적의 후방을 뒤흔들면 측면의 감시는 더욱 소홀해질 것이니 우리는 때를 놓치지 않고 공격해 적의 허리를 갈아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저들은 혼란에 빠진 전열을 수습하기 어려울 것,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적은 상당수의 병력을 잃고 퇴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자칫하면 카라사와 연대와 혼선이 발생하지 않겠습니까? 본 연대의 작전을 미리 알려 동시에 대응하게 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흠, 카라사와라...”


스가이 중좌의 건의에 후지모토 대좌가 한쪽 눈썹을 찡그렸다.


군인, 더욱이 지휘관으로서의 능력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는, 탐욕에만 가득 찬 이가 바로 카라사와 다이치가 아니던가?


그런 이에게 작전을 알리는 것이 옳은 판단일 것인지, 후지모토 대좌는 잠시 고민이 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자칫하면 측방에서 나타난 후지모토 연대를 적군으로 착각하고 발포할 수도 있는 일, 적어도 아군끼리의 총격전은 피해야만 했다.


“좋다, 카라사와 연대에 본 연대의 작전 내용과 개시일을 통보하도록. 그런데 말이야, 스가이 중좌.”


마뜩잖은 표정으로 카라사와 연대와 공조를 지시하려던 후지모토 대좌는 교신을 시도하려는 스가이 중좌를 불러 세웠다.


“우리가 저들의 통신을 감청했듯 적군 역시 아군의 무전을 감청할 위험이 있지 않겠는가?”


역시 후지모토 대좌는 신중했다.


자신이 전장에서 적의 통신을 몰래 듣는 방법을 생각했다면, 적 진영에 같은 생각을 하는 이가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었다.


“너무 저들을 높게 평가하시는 것이 아닙니까? 만약 지나군이 우리의 통신을 감청했다면 일전의 야간 기동전에서 그런 허술한 대응을 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스가이 중좌는 지난 전투 사례를 언급하며 연대장의 노파심을 잠재웠다.


“흠, 역시 지나친 기우인 것인가? 그래, 저들의 수준을 본다면 감청이라는 생각 자체를 한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지. 좋다, 카라사와에게 본 연대의 작전 내용을 알리도록.”


*


“이놈들 완전히 방심했네. 아예 평문으로 보냈는데요?”


김우진 대위는 일본군 부대 간의 교신을 감청한 전문을 읽더니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C4는 예상했던 것처럼 강 상류로 가서 도하한 다음 후방을 노리는 것입니다. 규모는 소대 수준으로 조공으로 판단됩니다.”


엠마 중위는 감청한 일본군 통신을 꼼꼼히 살피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주공이라고 보여지는 여기는... 음, 우리가 예상한 곳은 아니지만,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입니다.”


공격 방향을 둘로 나눈 일본군의 나머지 타격 예상 지점, 엠마 중위가 B9을 지도에서 짚자 모두의 시선이 모여들었다.


“엥? B9이 여기라면, 움직임이 너무 보이는 곳인데. 설마 이놈들 함정을 판 건 아닐까요?”


일본군 통신에 있던 B9은 빅터가 있는 곳에서 불과 200m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강을 건너면 어느 정도 대규모 병력의 운용이 가능한 지점이었으나 문제는 김우진 대위가 짚은 것처럼 넓은 폭의 강을 건너는 동안 들킬 위험이 다분하다는 것이었다.


또한 강을 건너는 동안에는 움직임이 제약되니 중간에 발각되기라도 한다면 일본군은 섣부른 작전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측 후방의 부대를 전환 배치하겠다는 우리의 거짓 정보에 속았다고 봐야겠지. 그리고 평문으로 교신할 정도라면 자신들의 통신이 감청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청천 대령의 말에 엠마 중위가 고개를 끄덕였다.


감청되더라도 적이 진의를 파악할 수 없도록 난수까지 더하여 복잡한 암호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평문을 써서 보낼 정도라면 완전히 방심했다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땅딸보가 형편없이 밀리는 바람에 엉뚱하게도 이쪽 전력을 과소 평가한 것이 틀림없군요. 허, 참 이상한 방식으로 도움이 되네.”


김우진 대위가 어깨를 으쓱하자 작전 회의에 참여한 사람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한 가지, 감청으로 밝혀내지 못한 사실이 있습니다.”


빙긋 웃던 엠마 중위는 다시 심각한 표정으로 돌아오자 사람들이 웃음을 멈추고 그녀를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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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7화 - 그래서 거기가 어딘데? 23.05.12 166 3 13쪽
117 116화 - 대환장의 티키타카 23.05.09 178 3 13쪽
116 115화 - 바보와 멍청이(5) : 카라사와 vs. 리둥하이 23.05.08 169 3 12쪽
115 114화 - 바보와 멍청이(4) 23.05.04 176 3 12쪽
114 113화 - 바보와 멍청이(3) 23.05.03 185 3 11쪽
113 112화 - 바보와 멍청이(2) 23.05.02 176 3 13쪽
112 111화 - 바보와 멍청이(1) 23.04.27 210 4 11쪽
111 110화 - 구세주 23.04.25 204 4 12쪽
110 109화 - 역습(5) 23.04.24 190 4 13쪽
109 108화 - 역습(4) 23.04.24 198 3 14쪽
108 107화 - 역습(3) 23.04.20 223 4 13쪽
107 106화 - 역습(2) 23.04.19 208 4 16쪽
106 105화 - 역습(1) 23.04.17 227 4 12쪽
105 104화 - 사상 초유의 사태 23.04.14 245 3 15쪽
104 103화 - 고향의 봄 23.04.13 229 3 15쪽
103 102화 - 가스! 가스! 가스! 23.04.12 218 5 14쪽
102 101화 - 피의 요새(5) 23.04.11 228 3 14쪽
101 100화 - 피의 요새(4) 23.04.10 226 4 13쪽
100 99화 - 피의 요새(3) 23.04.06 225 5 10쪽
99 98화 - 피의 요새(2) 23.04.05 228 4 13쪽
98 97화 - 피의 요새(1) 23.04.04 248 4 12쪽
97 96화 - Run and hit (2) 23.04.03 247 4 12쪽
96 95화 - Run and hit (1) 23.04.03 223 4 13쪽
95 94화 - 위기 탈출 넘버 원 23.03.30 236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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