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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장금이의 꿈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완결

별앤별작가
그림/삽화
별앤별작가
작품등록일 :
2022.05.21 11:22
최근연재일 :
2022.06.19 17:0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2,786
추천수 :
142
글자수 :
139,734

작성
22.06.16 18:00
조회
59
추천
2
글자
9쪽

스물 세 번째 이야기

DUMMY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든 상황들, 정말 내가 단기 기억상실증이라고 믿어도 되는 것일까? 어떻게 사고가 발생하고 단 두 달의 기억만 생각나지 않은거지?


심지어 사람들의 이야기로는 내가 이 팀장님과 자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하였다. 평소에 마주쳐도 인사만 겨우 하던 사이였는데, 처음으로 그날 먼저 전화를 걸었었다. 평소에 한 두 번 본 사이였지만 왜 인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 같았다. 그래서 그 날 하루 처음 전화를 했는데, 우리는 악연인 것일까? 인연인 것일까?

어째서 기억도 나지 않은 이 모든 이야기들이 낯설지 않은 것일까. 그래서 나는 더 무섭고, 두렵다.


소운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조리에 들어섰다.


김은 안 나면서 굳어지지 않은 밥을 그릇에 옮겨냈고, 찬물(饌物)은 정해진 격식이 없지만 고기는 쇠고기 볶은 것, 닭고기 삶아 무친 것, 쇠고기 육회 등을 올리고선, 나물은 무쳐냈다. 그리고는 계란을 지단으로 부쳐서 고명으로 위에 얹는다. 볶은 고추장은 다른 그릇에 담아 곁들여놓아서 식성에 따라 매운맛을 가감하게 해주었다. 이후, 볶은 고추장은 약고추장이라고도 하며, 자반에 곁들이는 것은 되게 만들지만 비빔밥에 쓸 것은 물을 조금 풀어서 짜지 않게 볶아주었다. 참기름도 대통령 위주로 하여 다른 그릇에 담아 올렸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비빔밥)


소운은 점심 메뉴를 올리고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


조선 1519. (중종 14)


"서 장금, 이거. 이걸로 해."


매일같이 자신을 괴롭혀온 창로는 왜 인지 장금이 깨어난 뒤로 자신에게 툴툴거리면서도 도와주고 있다.


창로가 사라지자 연생이는 장금에게 다가와 작게 이야기했다.


"창로, 쟤는 그렇게 우리 괴롭히더니 너가 진짜 걱정되긴 했었나봐. 매일같이 너한테 와서 너 상태보고 갔다니까? 심지어 어떤 날은 울면서 빨리 일어나라고 하더라니까?"


연생은 킥킥 웃으며 이야기했고, 그에 장금은 잠시 당황한 듯 보이다가 작게 웃으며 대답했다.


"정말? 감사하네. 정말. 좀 있다가 고맙다고 말해야겠다."


"그래. 아, 그리고 금영이는 너 약초까지 가져다 줬어."


"금영이가? 금영이하고는 이야기도 잘 안해봤는데. 괜히 모두한테 미안하네."


"그러게. 최상궁님 조카라고 해서 우리한테는 별 관심도 없는 줄 알았는데 마음은 엄청 따뜻한가봐."


"맞아. 우리 수랏간 사람들은 모두 좋은 분 같아. 정말."


장금과 연생이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자 최고상궁이 화를 내며 입을 열었다.


"서 장금! 최 연생! 너희 또 요리안하고 딴짓하고 있는게야?! 다시 남아서 재료준비하고 싶어?!"


"아닙니다!"


"아닙니다!"


장금과 연생은 겁에 질린 듯 큰 소리로 대답하고는 급히 각자의 자리에서 요리를 시작했다.


장금과 연생은 오랜만에 임금님의 간식으로 엿강정을 만들기 시작했다.

엿강정은 강정과 이름이 비슷하나 강정은 찹쌀가루를 주재료로 만든 유과로 재료와 만드는 방법이 전혀 다르다. 엿강정은 재료에 따라 잣엿강정·호두엿강정·땅콩엿강정·깨엿강정 등으로 부른다.


『주방문(酒方文)』·『요록(要錄)』·『시의전서(是議全書)』 등에 엿 고는 법이나 조청법을 기록하고 있으나 엿강정은 보이지 않다가, 『조선요리제법』·『이조궁정요리통고(李朝宮廷料理通攷)』 등에 기록되어 있다. 현재 일반가정에서는 명절이나 잔치 때 만들고 있다.


장금과 연생을 비롯한 수랏간 나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엿강정을 만들고 있었는데, 잣은 그대로 쓰고, 땅콩은 둘로 쪼개고, 참깨·들깨·콩 등은 볶아놓고, 밥풀은 잘 튀겨 준비하였다. 장금은 조청에 설탕을 녹여서 엿물을 만들어 준비해둔 재료를 섞어 큰 목판이나 금속판에 콩가루을 바르고 버무린 것을 쏟아놓고선 재빨리 펴서 알맞은 두께로 밀은 다음 칼로 적당하게 자라내었다.

옆에서 연생은 잣·깨·호두·땅콩엿강정 등을 골패형으로 만들고선, 갱엿보다 조금 묽게 만든 엿물을 사용하였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엿강정)


"이제 다 완성 되었느냐?"


시간이 흐르고 최상궁은 입을 열었다.


"예, 최상궁 마마님."


"오호, 잘 했구나. 수고들했다."


****


"오호, 오랜만에 또 이렇게 아름다운 음식을 보는구나."


"성은이 만극하옵나이다. 주상전하."


중종은 엿강정을 먹으며 즐거워하였다.


****


모두가 돌아가고 연생은 장금에게 물었다.


"장금아? 왜 안가? 혹시 뭐 생각나는거라도 있어?"


며칠 전 벌어진 사건에 대해 어떠한 증거조차 찾지 못한 궁궐 내에서는 장금의 기억이 가장 최우선의 답이었다. 하지만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 장금은 고개를 흔들며 입을 열었다.


"아니, 그런거는 아니고 나 도와준 분들한테 쌀 강정(매작과)이라도 만들어드리고 싶어서."


"쌀 강정? 너 깨어난지도 며칠 안됐는데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같이하자. 그러면.면."


"아니야. 괜찮아. 그러면 내가 너무 미안해져서 안돼."


"아니야. 너 또 쓰러지면 그게 난 더 문제야. 빨리 같이 하고 빨리 끝내자."


"그래? 알겠어. 고마워. 연생아"


연생은 작게 웃으며 조리를 시작했다.

연생은 물과 설탕을 1:1로 젓지 않고 반으로 졸이고, 장금은 가루를 체쳐서 소금, 생강즙, 물을 넣고 되직하게 반죽해 비닐에 넣어 숙성시켜냈다. 그리고는 장금과 연생은 숙성된 반죽을 얇게 펴내고선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는 가운데 칼집을 세번 넣어주었다. 이후, 내천(川) 자로 넣은 칼집 사이로 윗쪽 을 넣어 뒤로 뒤집어 주었다. 마지막으로 약간 낮은 온도에서 매작과를 넣어 튀기다가 떠오른 매작과를 건져내어 시럽에 담근 후, 고명으로 잣가루를 뿌려 마무리하였다.


늦은 시각, 나인들은 각자의 처소로 들어가 잠을 청하려던 중 장금이 들어섰다.


"나 잠시 들어가도 돼?"


"엥? 서 장금? 서 장금, 너가 이 늦은 시간에 어쩐일이야?"


"아, 나 누워있는 동안 너희가 많이 걱정해주고 도와주었다고 해서."


장금의 말에 창로와 금영, 그리고 다른 나인들은 조금 당황한 듯 보이자 장금은 웃으며 무언가를 꺼내었다.


"자, 내가 해줄수 있는 건 이것 밖에 없다. 내가 만든 거니까 입가심으로 먹어."


장금은 매작과를 건네었고, 창로와 금영과 나인들은 조금 당황한 듯 보이다 작게 웃으며 대답했다.


"고마워. 장금아. 그래도 네가 깨어나서 정말 다행인 것 같아. 고생했어."


"아니야, 다 너희 덕분이야. 고마워."


****


늦은 저녁, 민정호는 다를 바 없이 궁궐을 둘러보고 있었고, 누군가의 인기척에 걸음을 멈춰섰다.


"서 나인?"


"아, 나으리. 늦은 시각 찾아뵈어 송구합니다."


"아닙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아니요. 전혀 그런 건 아니고......"


장금은 머뭇거리다 다시 입을 열었다.


"실은 제가 누워있는 동안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의 뜻으로 작지만......"


장금은 매작과를 포장한 작은 보자기를 그에게 건네었다.


"여기, 입에 맞으실지 모르겠지만 심심하실 때 드셔보세요! 그럼."


장금은 얼굴을 붉히며 급히 몸을 돌렸고, 그에 정호는 그녀를 붙잡고선 입을 열었다.


"아, 서 나인."


"예?"


"감사합니다."


장금은 정호를 바라보았다. 어두웠지만 알 수 있었다. 그가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도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그런 정호의 얼굴에 장금은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러자 정호는 무언가 떠오른 듯 무언가 찾더니 수건을 꺼내 장금에게 내밀었다.


"여기, 저번에 떨어트리고 가셨더군요."


"아, 이게 거기에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거......"


정호는 오래 전, 장금과 처음 만났을 때 장금이 제게 주었던 수건을 장금에게 내밀었다.


"이거 기억하십니까?"


"이게 무슨.....?!"


장금은 잠시 고민한 듯 보이다 그제서야 그와의 첫 만남이 떠올랐는지 눈을 크게 떠보았다.


"예, 맞습니다. 여전히 요리를 잘 하시네요."


"아...... ......"


"다행입니다. 그날 오시지 않으셔서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셨나 했는데 이렇게 멋진 분으로 궁궐에 계실줄은 몰랐습니다."


"아, 그때는...... 송구합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런데 그날 어째서 오시지 않으신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아, 그 날은...... 저희 아버지께서 돌아가셨거든요. 오래 전부터 몸이 허역하시긴 하셨지만 그렇게 빨리 가실줄은 몰랐어요."


장금은 괜찮은 듯 웃으며 대답했지만,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안녕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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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마지막 이야기 +4 22.06.19 102 3 9쪽
32 서른 두 번째 이야기 후기3 +2 22.06.19 54 2 9쪽
31 서른 한 번째 이야기 후기2 22.06.19 46 1 10쪽
30 서른 번째 이야기 후기1 +1 22.06.18 53 2 12쪽
29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22.06.18 56 1 9쪽
28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2.06.18 49 1 9쪽
27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1 22.06.17 59 3 9쪽
26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2.06.17 57 3 9쪽
25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2.06.17 62 3 9쪽
24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 22.06.16 64 4 9쪽
»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2.06.16 60 2 9쪽
22 스물 두 번째 이야기 +1 22.06.16 55 3 9쪽
21 스물 한 번째 이야기 22.06.15 55 2 9쪽
20 스무 번째 이야기 +2 22.06.14 70 4 9쪽
19 열 아홉 번째 이야기 +1 22.06.13 70 5 10쪽
18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2.06.12 55 2 9쪽
17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 22.06.12 62 4 10쪽
16 열 여섯 번째 이야기 +1 22.06.12 64 4 12쪽
15 열 다섯 번째 이야기 +1 22.06.11 69 4 9쪽
14 열 네 번째 이야기 +1 22.06.10 73 5 9쪽
13 열 세 번째 이야기 +2 22.06.09 79 6 9쪽
12 열 두 번째 이야기 +2 22.06.08 76 7 9쪽
11 열 한 번째 이야기 +3 22.06.07 89 6 10쪽
10 열 번째 이야기 +2 22.06.06 80 5 10쪽
9 아홉 번째 이야기 +2 22.06.05 86 6 10쪽
8 여덟 번째 이야기 +1 22.06.04 90 5 10쪽
7 일곱 번째 이야기 +4 22.06.03 101 7 9쪽
6 여섯 번 째 이야기 +1 22.06.02 92 5 9쪽
5 다섯 번째 이야기 +2 22.06.01 112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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