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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장금이의 꿈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완결

별앤별작가
그림/삽화
별앤별작가
작품등록일 :
2022.05.21 11:22
최근연재일 :
2022.06.19 17:0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2,788
추천수 :
142
글자수 :
139,734

작성
22.06.02 23:30
조회
92
추천
5
글자
9쪽

여섯 번 째 이야기

DUMMY

“소녀, 잠시 아가씨의 몸을 빌려 죄송합니다. 아가씨의 몸을 빌리는 동안 조심히 쓰겠습니다.”


장금은 작게 입을 열고선 주변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어느새 긴장이 서서히 풀리는지 하품을 쉬고선 눈을 감았다.



그 시각, 화장실에서 씻고 나온 이 현은 의자에 기대 앉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하아······”


오늘 일,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닌 듯 싶었다.


그는 급히 전화를 들어 그가 가장 믿을 수 있는, 항상 함께 있던 부하직원인 한재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팀장님.”


“아, 지금 전화 가능한가?”


“예, 무슨 일이십니까? 몸은 좀 괜찮습니까?”


“괜찮아. 그보다 오늘 한 셰프님께서 사고가 있었어. 그 일 좀 알아봐줘. 그리고 대통령님도 오늘 특별히 더 보호해주시고.”


“예?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주십시오.”


“그게 실은......”


그는 한재에게 오늘 일들을 설명하였고, 그에게 주변 일에 대해 특히 신변보호를 제시했다.



그 시각, 옆집 너머 장금은 하루 아침에 조선시대에서 21세기로 넘어온 장금은 정말 피곤했었는지 평소와 다르게 조금 늦은 아침에 눈을 떴다.


잠에서 깨어난 장금은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아, 오늘 내가 당번이라 어서 식재료를 준비해야하는데······”


하지만 평소와 달리 만져지는 물건들, 푹신한 느낌의 침대.


아······ 맞다. 지금 나는 조선이 아닌 21세기 미래에 왔지.


혹시나 했지만 여전히 장금은 그대로였다.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주방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어제 저녁, 현이 제게 알려주었던 방법으로 주방으로 들어서서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 어제 보았던 식재료들이지만 여전히 신기한 식재료들로 눈에 띄었다.


“흐음, 정말 신기한 나라구나. 냉빙고에 가야 느껴질 법한 시원한 바람이라니.”


장금은 냉장고를 한참 바라보다 비빔밥을 만들기 위해 냉장고 안에 들어있는 식재료들을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우선 밥을 앉히기 위해 쌀을 찾아나섰지만 쌀을 찾지 못한 장금은 잠시 망설임 끝에 옆에 눈에 띄는 하얀 밀가루를 이용하여 구절판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불이 필요할 순서에 장금은 손을 멈추었다.


여기서는 정말 편하게도 불을 피울 필요도 없고, 불도 조절 가능한 이 도구.


그러면.


“어디 한번 해볼까?”


장금은 소매 끝 옷을 올리고선 제대로 요리를 시작했다.


밀가루를 물에 개어 종이처럼 얇게 부친 뒤에 식혀서 구절판의 중앙 칸에 맞도록 둥근 모양으로 만들고, 가늘게 채를 썬 쇠고기는 양념하여 볶고, 달걀은 황백으로 나누어 알지단을 부쳐서 식힌 다음에 곱게 채쳐냈다. 이어서 오이채나 애호박채를 소금에 잠깐 절였다가 꼭 짜서 기름에 볶아냈다. 불려놓은 표고와 석이버섯을 채쳐 양념하여 각각 볶으며, 전복을 채쳐 양념하여 볶고, 당근도 채쳐 소금간을 하면서 기름에 볶아냈다. 구절판의 가운데 칸에는 밀전병을 서로 떼기 좋도록 사이사이에 실백을 두어 개씩 넣어 담고, 가장자리에는 준비해 둔 나머지 재료들을 색을 맞추어 소복하게 담고, 잣가루를 위에 뿌려냈다. 이때 모두 가는 채의 형태로 쓰는 것이 이 요리의 특색이었다.


먹는 방법은 빈 접시에 밀전병 한 장을 놓고, 그 위에 여덟 가지 재료를 마음대로 조금씩 집어 놓고 겨자장이나 초장을 조금 치고 양쪽에서 접어 싸서 먹는 것이다.


“휴, 다 됐다. 아. 이런. 너무 많이 만들었네......”


장금은 습관 때문인지 조금 많은 양의 구절판을 만들어냈고, 잠시 고민하다 어제 자신을 도와준 이 현이 떠올라 작게 웃으며 그에게 줄 구절판을 옮겨 담았다.


구절판을 담은 장금은 집 밖으로 나와 옆집 문을 두드렸다.


“나으리. 소녀 장금이옵니다. 잠시 나와주실 수 있습니까?”


"무슨 일이십니까?"


"으악."


"아, 괜찮으십니까?"


안에서 나올 이 현은 장금의 뒤에 나타나 입을 열었다.


"아, 밖에 계셨네요."


"아, 네. 원래 저 아침마다 운동을 다녀와서요."


"아...... 죄송합니다. 저는 나으리께서 안에 계신 줄 알고 왔습니다.”


“아닙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아, 혹 기억이 좀 나셨습니까?”


“아니요. 그런 것이 아니라 신첩이 구절판을 조금 만들었습니다. 나으리께 어제 폐를 많이 끼쳐 조금이나마 갚고자 가져왔습니다. 입에 맞으셨으면 좋겠네요.”


“아. 그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감사히 먹겠습니다. 셰프님.”


“아닙니다. 나으리. 그럼 신첩은 다시 가보겠습니다.”


현에게 구절판을 드린 장금은 금세 집으로 들어서려 하자 이 현은 급히 입을 열었다.


“아, 셰프님은 이미 드신 것입니까?”


“아니요. 이제 저도 먹어야합니다.”


“그러면 같이······ 드실래요?”


“예?”


“아, 다른 뜻은 아니고 혼자 먹기에는 많을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 하지만 제가 그래도 되겠습니까?”


“예, 물론입니다. 같이 먹어요, 우리.”


그러자 장금은 잠시 머뭇거리다 그의 집으로 들어섰다.


장금은 그의 집으로 들어서며 그의 집안을 둘러보았다.


그의 집 역시 자신의 집과 다를 바 없이 깨끗하고 밝아보였다.


“우와, 여기도 저희 집처럼 멋있네요.”


“그래요? 감사합니다. 자, 여기 앉으세요.”


그는 장금에게 의자를 가르키며 의자를 내어주었다.


그에 장금은 그를 따라가 의자에 몸을 앉혔다.


“정말 이곳에는 신기한 물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살던 곳과 비슷한게 전혀 없어요.”


“그렇습니까? 하긴, 지금 셰프님 기억은 조선시대라 하였으니까 그럴 수 있겠네요. 그러면 저희 이거 먹고 경복궁에 가봅시다. 혹 그곳에서는 잊었던 기억이 떠오를지도 모르니까요.”


“예? 정말이요? 제가 어제 그 경복궁에 다시 들어갈 수 있다는 말입니까?”


“예, 어제는 너무 늦은 시각이라 들어가지 못한 것이지 지금은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말에 장금은 환히 미소지으며 급히 식사를 시작했다.


그에 현 역시 식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일인가?


기억이 없어도 몸은 기억하는 것인가?


이곳의 기억이 전혀 없다는 장금의 요리는 너무나도 맛이 있었고, 아름다워보였다.


역시 지금의 장금은 한 셰프가 맞는 것이 분명하다.


어서 한 셰프의 기억을 돌려놔야한다. 그것이 대통령님을 공격하고 있는 자들을 잡을터이니.


식사를 멈추는 현을 바라보며 장금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입에 맞지 않으십니까?”


“아, 아닙니다. 너무 맛있어서 그런 것입니다.”


“아, 다행입니다. 많이 드세요. 나으리.”


“예, 감사합니다.”


그는 장금에 맞춰 식사를 다시 시작했다. 사실 이렇게 장금과 옆집에 살던 자신이지만 이렇게 그녀와 마주하며 식사를 하는 것도, 이렇게 대화를 해본 것도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매번 어려워보이던 그녀였지만 오늘은 왠지 귀여워보였다. 그런 장금을 보며 그는 작게 웃음을 지으며 식사를 이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그릇은 제가 씻어 드리겠습니다. 먼저 들어가서 챙기세요. 저도 준비하겠습니다.”


“예? 제가 하겠습니다.”


“아닙니다. 이건 제가 할 테니 셰프님께서는 챙겨서 나오세요. 기다리겠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장금은 식사 정리를 끝내고는 집으로 들어섰다.


장금이 나가고 그는 설거지를 시작했다.



장금은 집 안으로 들어서서는 옷장을 살펴보았다.


조선시대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옷이기에 무엇을 입는 것이 옳은 것인지 더욱 어렵기만 했다. 그러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자신이 매번 입었던 한복과 비슷한 긴 원피슬 골라 입었다.



그 시각.

설거지를 마친 그는 급히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와 장금을 찾았다.


하지만 장금은 당장 보이지 않았고, 조금 시간이 흐른 뒤에야 문이 열리며 장금이 나왔다.


“죄송합니다. 많이 늦었나요?”


그녀는 화장 하나 하지 않은 얼굴이었지만 그 모습에 하얀색을 보이고 있는 긴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런 원피스는 더욱 그녀를 빛나게 해주었다.


“...... 아. 아닙니다. 이제 그만 가시지요.”


“예, 나으리.”


장금과 그는 어제와 같이 차에 올라탔고, 경복궁으로 향하였다.



어제 늦은 밤 보았던 한복판이었지만 해가 뜬 낮에 보이는 이 길은 또 다르게 느껴졌다.


“어제는 정말 반짝였는데 지금은 반짝이지 않네요.”


“아, 그런가요? 어제는 너무 늦은 시각이라 주변을 밝게 해주기 위해 불을 켜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 그렇군요.”


장금은 그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창문 너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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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16 한시야
    작성일
    22.06.16 18:57
    No. 1

    평범한 일상물인듯 일상물 아닌 일상물 같은 소설입니다(뭐래니?)
    힐링하고 가기 딱 좋은 거 같아요.
    ㅊㅊ~>>

    찬성: 2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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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서른 한 번째 이야기 후기2 22.06.19 46 1 10쪽
30 서른 번째 이야기 후기1 +1 22.06.18 5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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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2.06.18 49 1 9쪽
27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1 22.06.17 59 3 9쪽
26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2.06.17 57 3 9쪽
25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2.06.17 62 3 9쪽
24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 22.06.16 64 4 9쪽
23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2.06.16 60 2 9쪽
22 스물 두 번째 이야기 +1 22.06.16 55 3 9쪽
21 스물 한 번째 이야기 22.06.15 55 2 9쪽
20 스무 번째 이야기 +2 22.06.14 70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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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 22.06.12 62 4 10쪽
16 열 여섯 번째 이야기 +1 22.06.12 64 4 12쪽
15 열 다섯 번째 이야기 +1 22.06.11 69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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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열 두 번째 이야기 +2 22.06.08 76 7 9쪽
11 열 한 번째 이야기 +3 22.06.07 89 6 10쪽
10 열 번째 이야기 +2 22.06.06 81 5 10쪽
9 아홉 번째 이야기 +2 22.06.05 86 6 10쪽
8 여덟 번째 이야기 +1 22.06.04 90 5 10쪽
7 일곱 번째 이야기 +4 22.06.03 101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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