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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태양의 전설 별들의 노래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3.05.12 09:25
최근연재일 :
2023.11.11 18:00
연재수 :
200 회
조회수 :
166,784
추천수 :
1,052
글자수 :
1,379,450

작성
23.10.19 18:00
조회
763
추천
5
글자
17쪽

태양의 전설 별들의 노래 - 180화

DUMMY

180화. 백성 스스로를 지키게 하자



이곳은 천유 일행이 묵기로 한, 불라고에 있는 객줏집 선향관(仙鄕館)이다.


삼 층짜리 본채가 두 채인데 하나는 전부 객실이었고, 하나는 식당 건물이었다.

다른 객줏집들처럼 일 층은 일반 식당 겸 주점에 이삼 층은 별실로 된 주점이었고···.


다행히 기생집이 안에 없으니 비교적 분위기가 차분하고 조용한 편이었다.


천유 일행은 인원이 열한 명이나 되니, 방이 열두 개나 딸린 가장 큰 별채를 얻었다.

이곳도 큰 별채의 경우는 음식과 술을 모두 가져다주니, 수행하며 지내기에 무척 편했다.


별실을 따로 예약할 필요도 없었고···

돌아다니다가 혹시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될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숙소를 잡고 보니, 시간이 어느덧 유시 중반(18시)이 다 되어 버렸다.


“천유야, 오늘은 영롱이를 부른다며?”


“그래, 불러야지. 백수는 바늘에 꿰인 실처럼 당연히 따라서 같이 오지 않겠니?”


“하하하, 그 녀석은 술을 마시고 싶어서 오지 말래도 얼른 따라올걸. 오늘은 좀 빨리 시작하자. 우리도 할 일이 많으니까.”


“글쎄, 그게 우리 생각대로 될까? 쉽지 않을 거야.아마 영롱이가 오면 오랜만에 만났다고 본전을 뽑으려고 할 테니까.”


“그 녀석 성질이 그렇지. 그럼 어쩔 수가 없구나. 술시 중반(20시)에나 시작하자. 어차피 그 이후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테니까.”


“지난번에 아무산에서 잡은 늑대 가죽을 팔았잖아? 돈이 아직 남았겠지?”


“아니, 천유 너는 왜 벌써 돈 걱정이야? 아마 아직도 절반쯤 남았을걸. 아무레에서는 술도 마시지 않았으니 얼마 안 들었거든”


“돈 쓰는 것도 이제 아껴 가며 써야지. 들어갈 군자금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어.”


“야, 걱정도 팔자다. 안 되면 대족장들에게 으름장을 놔야지. 모두 돈 좀 내놓으라고 말이야. 그래야 우리가 환족을 지킨다고.”


“명유야,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고, 그래도 안 되면 그때 얘기를 해야지. 무조건 대족장들로부터 받을 생각부터 하면 우리가 예속되어서 안 돼.”


“뭐? 그럼 우리가 지금의 대천 체제에 예속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데?”


“내가 전에 한 번 말하지 않았니?”


“글쎄, 들은 것도 같고, 기억이···.”


“명유야, 정신 차려라. 우리가 왜 이 고생을 하는데? 지금의 대천과 대족장 체제를 유지할 것 같으면 튀어나오지도 않았어. 그 체제로는 결코 닥쳐오는 환란을 막을 수가 없다고!”


“아, 거대한 하나의 나라를 만들어서 강력한 단일 지도 체제로 끌고 가겠다고 했던가? 그래야 수많은 적들과 싸울 수 있다고 했었지?”


“그래, 그러려면 최대한 현 체제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해. 무슨 말인지 알아?”


“야, 혹시 대천께서 진노하시지 않을까? 아들이 버릇없이 아버지를 뛰어넘으면···?”


“지금 환족이 다 죽을 판에 그런 걱정이나 하게 생겼냐? 우선은 살고 봐야지. 죽은 뒤에는 아무 소용없는 거야. 지금 체제로 어떻게 그 수많은 적들과 싸워서 이기냐?”


“그건 네 말이 맞는데 그래도 걱정이다. 분명히 대족장들이 많이 반발할 텐데···.”


“당연히 반발하겠지. 그들이 오랫동안 누려 온 자신들의 권익을 지키려고 말이야. 그래서 나는 이렇게 할 거야. 환족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곳만 도울 거야.”


“그럼 수많은 환족이 죽을 텐데?”


“어쩔 수 없잖아? 수많은 환족이 죽어도 자신의 권익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신이 죽을 때까지 싸워서 그걸 지키려고 노력하겠지.”


“와, 알고 보니 너 무서운 사람이네?”


“명유야, 독하지 않으면 사내가 아니라고 했다. 그만큼 큰일을 하려면 많은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야. 백성의 삶은 등한시하고, 자신의 권익이나 챙기겠다는 사람을 내가 왜 도와줘?”


“천유야, 그러다가 그곳이 적들에게 점령당하면 그때는 어떻게 할 거야?”


“그때는 당연히 우리가 쳐서 다시 빼앗아야지. 그러면 그때는 우리 땅이 되는 거야. 적에게서 빼앗은 땅인데 누가 뭐래?”


“네 말도 맞기는 한데···. 이왕이면 그 일이 순리대로 풀렸으면 좋겠구나.”


“지금부터 너무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다. 주환족 대족장님은 이미 약속을 하셨으니까 한 분씩 최대한 설득을 해야지.”


“그럼 이환족은 네 본가이니 당연히 그냥 넘어올 거고, 맥환족은 내가 설득해야겠네. 아홉 중에 벌써 셋이니 희망은 있겠다.”


“그러니 미리 계획을 잘 짜란 말이야. 군사가 장수들만 잘 운용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그런 큰 틀을 보고 하나로 통합할 그림을 그리면서 하라는 거지. 알겠남?”


“와, 또 큰 숙제가 하나 생겼네.”


“대신 성공하면 전무후무한 큰 업적을 이룰 거야. 그건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


“정말 그렇겠다. 그런데 왜 내가 계속 너한테 예속되는 듯한 느낌이 들지? 지금부터 내가 주군을 하고 네가 군사를 하면 안 될까? 갑자기 욕심이 생기는데···. 으흐흐흐흐!”


“하하하, 그래? 그러면 한번 해 봐. 대신에 나하고 피 터지게 싸워서 이겨야 할걸? 그런데 명유 너는 마음이 약해서 쉽지 않을 거야. 만약에 최악의 경우 우리 손으로 일부 대족장을 처단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할 수 있겠어?”


“야, 듣기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나는 그냥 군사나 할 테니까, 네가 이대로 쭉 주군 해라.”


“하하하, 그럼 싫으면 말고···.”


그때 둘이 대화를 나누는 곳으로 혜유가 다가온다. 여자들은 가지고 다니는 짐이 많으니 이제야 방 정리를 끝낸 모양이다.


“어, 둘이서 뭐하고 있어?”


“네 오라버니하고 너 흉봤다.”


“그래? 그 내용이야 뭐 안 들어도 뻔하네. 내가 예뻐도 너무 예쁘다고 흉을 본 거지? 그것 정도는 그냥 용서해 줄게.”


“어휴, 넌 항상 착각 속에 살아서 좋겠다.”


“호호호, 내 흉은 알겠고, 또 무슨 얘기했어?”


혜유가 멀리서 보니, 대화를 나누는 둘의 표정이 제법 심각해 보였다. 그래서 무슨 일인지 알려고 꼬치꼬치 캐묻는 것이다.


“혜유야, 너도 네 오라버니의 무서운 정체를 알면 아마 깜짝 놀랄걸.”


“우리 오라버니의 정체? 나를 너무 사랑한다는 것 외에는 아는 게 하나도 없는데?”


“어휴, 못 말리겠다 진짜. 네 오라버니가 지금의 대족장 체제를 부수고, 자신이 전체를 총괄하는 단일 지도 체제의 거대한 나라를 만든단다. 만약에 반대하는 놈이 있으면 다 죽인대.”


“야, 자신의 권익만을 위해서 백성들의 삶은 나 몰라라 하는 못된 놈들을 죽인다는 말은 왜 빼냐? 무조건이 아니잖아?”


“어머, 우리 오라버니가 그런 독한 면이 있었어? 엄청 멋있당!”


“으휴, 초록은 동색이라더니 진짜 못 말리겠네. 혜유 네가 언제 이렇게 망가졌냐? 다 속이 시꺼먼 천유가 옆에 있기 때문이지?”


“사형, 그래서 내가 용을 낚았는데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어? 내가 맨날 용을 낚았다고 하니까 지금까지 귓등으로 흘리고 헛소리로 안 거야? 내 말뜻을 몰랐던 거지?”


“와, 혜유 너도 무섭다. 그걸 알았어?”


“그럼 사형은 이제껏 모른 거야? 전에 셋이 같이 있을 때 오라버니가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벌써 새까맣게 잊어버렸지?”


“어휴, 나만 또 바보가 되는구나.”


“어머, 이 못난 사형 좀 봐. 거대한 통일 제국의 군사가 되실 분이 왜 바보야?”


“뭐, 거대한 통일 제국의 군사? 내가? 이 명유가 그런 위대한 사람이다 이거지? 으흐흐흐, 갑자기 기분이 좋은데? 그럼 해야지!”


“호호호호, 그래 봐야 사형은 내 손아래야.”


“그건 또 무슨 소리니? 넌 내 사매잖아?”


“내가 왜 제황의 기운을 가진 오라버니를 낚았는데? 내가 그 통일 제국의 안주인이 되는데, 그런 내가 사형의 아래야? 베갯머리송사가 뭔지도 모르지? 군사가 되려면 좀 배워.”


“휴, 그래 너 잘났다. 다 해 먹어라.”


셋이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의제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 한 명씩 밖으로 나온다.

특히 막내 구막한은 형님들이 열심히 일하는데 자기만 늦은 줄 알고 부랴부랴 나오는데···.


“아우들, 오늘 저녁은 조금 늦게 먹자. 술시 중반에나 먹을 것이니, 그동안에 해야 할 일들을 마치고 별실로 모여라.”


“큰형님, 제가 준비할 건 없습니까?”


“막내도 그냥 편히 쉬어라. 여기는 말만 하면 다 알아서 가져다주니까 걱정 말고.”


“그럼 저는 수련 좀 하고 오겠습니다.”


“저도요.”


궁금해서 나왔던 의제들이 다시 방으로 들어가자, 또 셋만 남았다. 그러자 또 엉뚱한 말이 나오기 전에 천유가 먼저 선수를 쳤다.


“두 사람도 들어가서 수행이나 해라.”


“넌 뭐 하려고?”


“오라버니, 혹시 혼자서 이상한 짓 하려고?”


“나는 잠시 민심을 좀 살피고 와야겠다.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봐야지.”


“오라버니, 그럼 나도 같이 가.”


“그러면 명유가 먼저 화경에 오를 텐데?”


“칫, 알았어. 빨리 갔다 와.”


경쟁심을 이용해서 둘을 떼어 낸 천유는, 천천히 별채 밖으로 나왔다. 별채 뒤에는 작은 마당이 있는데, 의제들이 수련하는 소리가 들린다.


주변에는 울타리 대신에 박달나무를 많이 심어서,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가만히 기운을 살피니, 별채 몇 군데에서도 누군가 열심히 수련하고 있다.


천유는 마치 산중의 범이 자신의 영역을 어슬렁거리며 누비듯이, 천천히 주변을 걸었다.

별채를 빠져나와 본채를 둘러보고···

이제 선향관을 나와 번화한 거리로 나섰다.


겨울 같았으면 이미 어둠이 내릴 텐데···

오월 중순이라 그런지 아직도 해가 서산에 걸려, 붉게 충혈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마치 ‘나 아직 안 죽었다’고 미운 며느리에게 눈을 부라리는 시어머니의 눈처럼 붉게 노기를 띠었는데, 하늘에 번지는 붉은 노을을 타고, 새들이 집을 찾아서 날고 있다.


‘이제 저녁밥을 하는 것일까?’


수많은 집에서 하얀 연기가 하늘로 오르고 있었다. 똑바로 오르는 것을 보니, 바람이 거의 없는 모양이다. 거리엔 많은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길을 재촉하고 있는데···.


‘세상이 참으로 평화롭구나.’


이대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이 평화로운 모습으로 말이다.

만약에 이곳에 적이 쳐들어온다면?

천유는 그런 경우를 상상하며, 저잣거리 중심가를 가로지른 대로를 보았다.


말 그대로 큰고을을 완전히 일자로 관통하고 있었다. 만약에 적의 기마대가 들이닥치면, 속도와 말의 덩치를 이용해서 순식간에 꿰뚫을 것이다. 아무런 장애물이 없으니까.


‘적들은 분명히 환족을 최대한 죽이기 위해서, 민가를 닥치는 대로 공격하고 만행을 일삼을 거야.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천유는 사실 지금 한가하게 산책을 나온 게 아니었다. 큰 환란이 닥치기 전에 여러 번 작은 싸움들이 일어날 것이다. 적들은 환족의 무사대를 공격하기보다 대부분 민가를 칠 것이고.


‘그럼 어떻게 하면 고을로 쳐들어온 적들과 효과적으로 맞서 싸울 수 있을까?’


사실 이 생각에 거리로 나선 것이다.

그러니 천유의 눈은 예리하게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물론 새로 만드는 고을은 처음부터 방어력을 높이는 구조로 짓도록 할 것이다.


적들이 단숨에 고을을 점령하지 못하도록 도로를 일자에서 미로형으로 바꾸고···.

물론 생활에는 조금 불편하겠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백성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부는 석조 건물을 지어서 성채 역할을 하게 하는 거지. 여러 곳에 방어전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백성들도 몸을 숨긴 채 활로 공격할 수 있는 구조면 더 좋겠어.’


사실 백성들이 도검을 들고 적의 전사들과 싸우기는 어렵다. 그러나 접근전이 아니라 방어물을 두고, 원거리에서 활로 공격하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활을 쏘는 것만 배우면···.


천유의 생각은 -지켜 주는 이가 아무도 없는- 최악의 경우에, 백성들이 직접 나서서 스스로를 지키는 자구책을 만들어 주는 거였다.


‘각궁과 같은 고급 활은 만들기도 힘들고 시간도 너무 걸리지. 다행히 우리 환족에는 산천에 박달나무가 많잖아?’


천유의 생각은 박달나무로 활을 만드는 거였다. 물론 지금도 사용되고 있지만···. 천인족의 성수인 천령수의 백령을 심어서 자란 박달나무는, 다른 나무들에 비해서 무척 강했다.


좀도 먹지 못할 정도로 강해서 요즘은 수레의 바퀴에도 많이 쓰이고 있었다.

방망이나 공격용 무기를 만드는 데도 쓰이고.


환족은 이 박달나무를 귀히 여겨 많이 심어서 가꾸고 있으니, 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최소한 집에 활 하나 이상을 가지게 한다면?


‘그리고 고을마다 활 쏘기 대회를 열게 하는 거지. 물론 푸짐한 상품을 내걸고···.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쏘도록 말이지.’


그 활 하나에 몇 개의 박달나무 창을 비상용으로 보유하게 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적들에게 그냥 당하고 죽느니, 최소한 싸우며 저항하다가 죽는 것이 그나마 나을 테니까.


‘그럼 적들도 쉽게 민가를 공격하지 못할 거야. 그들도 죽을 테니까. 그걸 노리는 거지.’


천유의 생각은 계속 이어졌다.

이미 이렇게 완성된 고을을 헐고, 다시 짓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로 입구에는 모두 함정을 설치하는 게 좋겠어. 거인들과 싸웠던 나림처럼 말이지. 그 근처에는 조금이나마 방어막을 쌓고···.’


이어서 떠오른 것은 거마창이었다.

거마창은 뾰족하게 깎은 나무창을 서로 사선으로 여러 개 엮은 것이다.

이것으로 진입로의 중간을 막아 놓으면, 적의 기마대 진입을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다.


‘비상시에는 그걸로 길을 틀어막고, 뒤에서 백성들이 직접 활을 쏘게 하는 거지.’


한 손으로 열 손을 당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비록 힘은 약하지만 많은 백성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직접 나선다면?

아마 훨씬 효과적으로 적과 싸울 것이다.


‘그래, 전체적인 그림을 한번 그려야겠어. 그 안을 만들어서 아버지께 보내야지. 환란이 닥치기 전에 빨리 해야 해.’


천유의 계획은 바로 이것이었다.

구환족에 수없이 많이 흩어져 있는 각 고을들이, 위험할 때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서 전파하는 것!


‘지금은 급하니 대천령을 이용해서···.’


대천령이 떨어지면 구환족의 대족장들이 어쩔 수 없이 모두 나설 것이다. 그러면 생각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준비가 가능했다.


그 일차적인 방어막만 구축되어도, 죽는 환족의 수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며칠 내로 이 안을 완성해야 해.’


천유는 천천히 거리를 둘러보며 그 구조를 살폈다. 석조 건물도 간혹 눈에 띄지만, 아직도 일부는 움집이 있고 초가집이 대부분이다.


‘초가집이 많으면 적들은 분명히 화공을 가할 거야. 그러면 고을이 순식간에 불 타서 잿더미가 될 텐데, 이를 어쩌지?’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늘었다.

적의 화공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불에도 타지 않는 재질을······.


‘불에 타지 않는 재질? 석조 건물은 권력자나 돈 많은 사람들이 짓는 거지. 그럼 백성들이 누구나 쉽게 짓는 방법은 없을까?’


천유는 지금보다 문명이 훨씬 앞섰다는 천인족의 자료들을 세심하게 뒤지기 시작했다.

물론 머릿속에 각인된 내용들을 말이다.


‘분명히 좋은 방법이 있을 거야.’


자료를 하나씩 뒤지다 보니 결국은 발바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그중에 거대한 성을 짓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성 하나를 짓는 데 수십 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그럼 그때의 집들은 어떻게 지었지?’


그 내용에도 고급 집은 모두 목조와 석조로 지은 것이었다. 그런데···, 일반 평민들의 집은 상당수가 붉은 흙벽돌을 썼단다. 흙벽돌이라고? 그건 처음 듣는 말이 아니었다.


‘흙벽돌은 지금도 쓰고 있잖아?’


지금도 진흙을 물에 이겨서 사각의 틀에 담아 형태를 만든다. 그것을 햇볕에 며칠 말리면 마치 돌처럼 단단한 흙벽돌이 되었다. 천유는 얼핏 그 생각을 떠올렸다.


‘불에는 강하지만 내구성이 약한데?’


충격에 쉽게 깨지고, 물과 수분에 장시간 노출되면 결국 조금씩 부서져 흙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그런 흙벽돌을 썼다고?

이해가 안 되니 내용을 더 파고들었는데···.


그때의 흙벽돌은 지금과 달랐다.

크기가 더 작고 직사각형이며, 팽창과 수축에 견디도록 작은 구멍들을 몇 개 뚫었다.

중요한 것은 바로 뜨거운 불에 굽는 거였다!


‘찾았다! 바로 가마에 굽는 거였어!’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한 시간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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