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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C 님의 서재입니다.

眞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AnthonyC
작품등록일 :
2013.10.14 21:46
최근연재일 :
2014.02.14 15:12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32,022
추천수 :
6,185
글자수 :
375,084

작성
13.10.22 15:23
조회
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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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글자
9쪽

12. 위기(2)

DUMMY

호로관 전방. 손견의 진영에는 한바탕 폭풍우가 휩쓸고 간 후였다. 뒤늦게 손견에게 원술의 부하장수 진기가 찾아와 새로운 연합군을 만들었으니 병력을 틀어 여양방향으로 합류하라고 전했기 때문이다. 정보와 조무는 원술의 반 명령서를 받고 나서 바로 반감을 표시했고, 손견은 고민에 빠졌다. 호로관이 목전이었다. 호로관만 지난다면, 천자가 계신 낙양은 금방이었다. 참 아쉬웠다. 그 아쉬움에, 손견은 진지 밖으로 나가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원망스럽게도 맑았다.

'어찌 해야 하나...'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보입니다."

손견이 뒤를 돌아보니 채현이었다. 손견은 한숨을 쉬었다. 지금 원술 군으로 돌아간다면, 자신이 사수관을 깨뜨린 것은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 죽 써서 개 준 셈. 이 순간, 자신은 중대기로에 서 있었다.

"원술에게 가는 것 때문에 그러십니까?"

채현이 손견에게 말했다. 채현에게는 원술의 소식을 전하지 않았으나 채현은 어떻게 들었는지 이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마 원소가 전해준 것이 아닐까 추측했다. 자신이 원술에게 간다면, 이자는 본 주인인 원소에게 돌아갈 터. 그때는 적으로 보게 될 것임이 분명했다.

"그렇네."

깊은 한숨을 쉬더니 손견이 고개를 끄덕였다. 채현은 손견이 아까웠다. 원술은 무서운 자. 손견 정도의 인물을 쉽게 내 줄리 없다. 채현은 금새 자신이 이 곳에 온 두 번째 이유를 상기했다.

"괜찮으시다면... 제 생각을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채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손견과 손견군의 장수들과는 이미 어느 정도 친분이 생겼으나 하지만 자신은 언제까지나 원소군이었다. 이런 문제에서 자신은 함부로 나서서 발언할 권리가 없었다. 그래서 채현은 더더욱 조심스러웠다.

"원본초의 도움을 받으라는 것이면 그만두게"

손견이 채현의 속셈을 알고 있다는 듯 나지막이 말했다. 자신은 과거에 원술의 영향력과 그 세력이 필요해서 그 객장이 되었지만, 지금은 독립하려 해도 원술이 쉽게 자신을 놔주지 않는다. 원술정도의 인물이 그러한데, 원소는 원술보다 더 큰 연못이자 더 큰 인물이었다.

"아닙니다."

채현은 고개를 저었다. 손견이 원소에게 두는 경계심쯤은 자신도 잘 알고 있다. 원소는 확실히 여사 인물이 아니었다. 원소는 대범했고, 의리 있으며, 현명했다.

"낙양에서 원술 공과 만나서 합류하겠다고 하시면 됩니다."

채현은 손견의 허락도 받지 않고 말을 덧붙였다. 사실 말처럼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원소와 원술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의 끝은 바로 손견이다. 손견의 생각과 결정에 원소와 원술의 대립과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다.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은 자네도 잘 알테지?"

하늘만 지켜보던 손견이 채현을 뒤돌아보았다. 채현의 말을 들은 손견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 같았다. 그때였다. 저 언덕너머 모래먼지가 일어나더니, 조만간 한 무리의 군사가 이리로 달려왔다. 바로 유비군이었다.


"손 장군. 별래 무강하셨습니까?"

"누구신지...?"

공손히 포권을 취하며 유비가 손견에게 다가왔다. 손견도 얼떨결에 답례를 취했지만, 손권은 아직 유비 형제들에 대하여 자세히 아는 것이 없었다. 유비는 공손찬의 부하였는데다 무명이었기 때문이리라.

"저는 유비라 합니다. 뒤에 있는 자들은 관우와 장비로, 내 아우들입니다."

유비가 자신과 형제들을 소개했다. 유비는 일찍이 장사의 손견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을 뿐더러, 약간의 동질감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은 공손찬의 객장 신분이었고, 손견은 원술의 객장 신분 이라는 점이 같았다. 머리가 어지럽던 손견은 유비라는 이름을 듣고 무언가 기억났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전 회합때 말석에 앉아 있던 초라한 자였다.

'황실의 종친이라 들었건만..'

"여하튼 어쩐 일이오? 일단 자리에 좀 앉읍시다."

손견은 유비와 관우, 장비를 자신의 군막으로 안내해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유비는 자신의 말과는 달리 느긋하게 말했다.

"손 장군께서 원술에게 떠나실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히 왔습니다."

유비는 손견이 원술에게 가는 것이 옳지 못한 일이라 여겼다. 원소와 원술이 갈라지는 것을 보고 나서, 그때 유비는 원소군의 편에 섰다. 원소든 원술이든 유비는 이들에 대해서 실망한 채였지만, 그나마 원술보단 원소가 낫다고 생각했다. 유비는 원소는 최소한 대의를 이야기는 할 자라고 여겼다.

"그 이야기가 거기까지 들렸소? "

"그렇소이다. 원술 따위 졸장부에게 가지 마시우."

갑자기 뒤에서 장비가 퉁명스레 말을 툭 뱉어냈다. 그러자, 옆에서 관우가 장비를 향해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며 제지했다.

"익덕. 함부로 끼어들지 마라."

"무슨 말이오?"

손견이 반문했다. 유비가 그런 손견을 향해서 공손히 말했다.

"우리도 공손찬 휘하의 객장이기에 그대의 사정을 알 만 하오. 하지만 그대가 원술에게 합류하면 안될 두 가지 이유가 있소이다."

두 가지 이유라는 유비의 말에 손견은 유비를 잠시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유비의 눈은 영롱했다. 빠져들 정도의 깊은 눈이었다. 그 깊은 눈속에는 유비의 신념이 담겨 있는 듯 했다. 손견은 유비 역시 예사 인물이 아님을 직감했다.

"무엇인지 가르침을 주시오."

"첫째, 원술에게 간다면 그대는 영원히 원술에게 끌려다닐 것이고, 둘째는, 그것은 의(義)가 아니기 때문이오."

그것이 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유비와 손견의 만남을 지켜보던 장수들 무리에 있던 채현이 유비의 말을 문득 생각했다. 이때 채현은 속으로 유비에게 묻고 싶었다. 인의로써 세상을 인도할 자신이 그대에겐 있는지를.

손견은 유비의 말을 생각하는 듯 했다. 그것이 의가 아니기 때문... 원술은 사욕을 챙기는 자였기에 유비가 그런 말을 한 것임을 깨달았다. 사실 자신도 원술에게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자신의 장수들 역시 자신과 같은 생각이었다. 손견은 자신과 같은 처지였으나 여기까지 군사를 몰고 달려와 용감하게 조언해 준 유비가 내심 고마웠다.

"그대의 뜻은 알겠소. 고맙소."

손견은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 상황 모두가 원소를 주체로 한 연합군에 참여하라고 이야기하였다. 손견은 어지럽던 마음을 다잡았다. 가만히 지켜보던 정보가 문득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묘한 표정을 지으며 손견에게 가 무언가 속닥거렸다. 정보의 귀엣말을 들은 손견은 제일 마음에 들었다며 웃었다. 손견은 자신의 응답을 기다리던 원술의 장수 진기를 앞으로 불러냈다. 진기가 나오자, 손견은 무언가 결심한 듯 엄하면서도 분명하게 말했다.

"나는 누구의 편에 가지도 않겠소. 호로관을 깨뜨린 후, 낙양에서 원술 공과 합류하겠소."

손견의 말을 들은 진기는 그 뜻이 우회적인 거절임을 알았다. 후회할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진기는 곧 자신의 진영으로 떠났다. 유비 역시 손견에게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손 장군, 저도 함께하겠소. 원소나 원술에게 끌려다니는 것이 아닌, 진정한 대의를 위한 일에 동참하겠소!"

"고맙소! 현덕 공."

채현은 자신이 있을 자리는 더이상 이곳이 아님을 깨달았다. 대의를 논하는 일에 유비군도, 손견 군도 아닌 원소군으로써의 자신은 이곳에 있을 이유도 없었고 자신의 자리 또한 이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들은 원소군 또한 친구는 아니었고, 원술군은 적이었다. 그 누구의 거대 군벌의 휘하에도 휘둘리지 않겠다는 소규모 군벌들의 동맹이었다.

원소에게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강한 뜻을 표출한 유비를 보고 자리에서 씁쓸한 표정을 짓던 채현에게 손책이 몰래 다가와 미안하다는 듯 귀엣말했다.

"채현, 우리는 그저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이오. 오해하지 마시오."

"괜찮소이다."

채현은 자신의 자리인 원소군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애초에 온 계획 중 절반은 성공했다. 원술과 손견의 사이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성공이었다. 지금 이들은 비록 원소와 원술을 경계하며 겉으로는 휘둘리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어차피 세력이 큰 원소 연합군에 전혀 협조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채현이 이들이 곧 원소 연합군에 협력을 요청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바로 여포였다. 호로관에는 여포가 있다. 여포는 손견과 유비라는 소규모 제후들의 동맹으로는 깨뜨릴 수 없는 존재였다. 그저, 이들은 자신들이 휘둘리지 않겠다는 작은 목소리를 표출했을 뿐이었다. 채현은 자신이 원소에게 돌아간 다음에, 원소가 그저 손견과 유비의 뜻을 인정하고 연합군의 세력을 키우며 기다리기만 한다면 호로관에서 패할 것이 분명한 이들은 좋든 싫든 자신들의 품에 떨어져 도움을 요청할 것이 분명하다고 간하리라 마음먹었다.


작가의말

인의란 무엇일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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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위기(2) +7 13.10.22 5,813 99 9쪽
11 11. 위기 +7 13.10.21 6,382 101 11쪽
10 10. 사수관 전투(3) +4 13.10.21 6,708 106 11쪽
9 9. 사수관 전투(2) +7 13.10.21 6,574 101 10쪽
8 8. 사수관 전투 +9 13.10.20 7,001 115 12쪽
7 7. 17로 제후군(2) +3 13.10.19 6,687 102 10쪽
6 6. 17로 제후군 +3 13.10.19 7,821 116 10쪽
5 5.가자. 기주로.(4) +9 13.10.18 8,491 133 8쪽
4 4.가자. 기주로.(3) +8 13.10.17 9,253 130 12쪽
3 3.가자. 기주로.(2) +6 13.10.16 10,169 136 10쪽
2 2.가자. 기주로. +11 13.10.15 13,286 159 12쪽
1 1. 시작하는 글. +16 13.10.15 20,629 189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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