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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C 님의 서재입니다.

眞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AnthonyC
작품등록일 :
2013.10.14 21:46
최근연재일 :
2014.02.14 15:12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3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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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5
글자수 :
375,084

작성
13.10.17 20:12
조회
9,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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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글자
12쪽

4.가자. 기주로.(3)

DUMMY

이런 채현의 말에 벗을 보는 봉기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자신의 의견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해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잘 생각했네. 하여튼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계속하세."

"알았네."

"그리고 한 가지 더. 우리 주공이 돌아오셨네."

올 것이 왔다. 채현은 침을 삼켰다. 드디어 원소를 보게 된 것이다. 봉기는 부하들을 불러 말 두필을 대령하라고 일렀다.

"우리 주공을 만날 때에는 자존심은 건드리지 말게.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 주공께서 너무 꽉 막힌 분은 아니네. 만나 보면 알 걸세."

그런 봉기의 모습을 보며 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필요 없는 일이었다. 자신의 두 눈. 두 귀로 직접 평가하면 어떤 사람인지 알 것이었다. 봉기는 미소를 지었다.

"어서 가세. 주공을 만나러."



기주 발해태수부.

흑색 장포를 입은 사내가 죽간을 들춰보며 정무를 보고 있었다.

"주공. 일은 어찌 되셨습니까?"

그의 이름은 원소. 자는 본초로, 발해의 주인이자 원가의 장자였다.

원소의 두 눈에는 광채가 나는 듯 하였고, 앙다문 입에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듯 하였는데, 마치 대인의 풍모와 같았다.

"오, 원도 왔는가. 본가에서는 금은을 비롯해 사병까지 지원해 준다고 하셨네."

읍하는 봉기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 원소가 봉기를 반갑게 맞았다. 그 모습이 마치 친한 벗을 대함과 같았다.

"감축드리옵니다. 주공. 그나저나 오늘은 제가 주공을 뵙고자 하는 인재를 하나 데리고 왔습니다."

인재라는 말에 원소가 반가워하며 봉기를 반겼다. 먼 곳을 다녀와 피곤했지만 그는 자신을 찾아온 인재들에게 결코 인색하지 않았다. 사람이 곧 힘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까도 나를 찾아온 인재가 있었더니, 또 인재라니, 누군가?"

"그의 성은 채현. 자는 비봉으로, 채옹의 조카입니다. 저와는 지음으로,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입니다."

채옹의 조카라는 말에 원소는 매우 놀라했다. 채옹은 당대 최고의 문인이었다. 평소 원소 자신도 흠모하고 있던 사람 아닌가.

"채옹의 조카가 문무에 재능있고 경전에 밝다는 이야기는 숙부님(원외를 말함)께 이미 들어본 적이 있다만.. 채옹은 동탁의 사람이 아닌가?"

동탁의 사람이라며 눈을 찌푸리던 원소에게 봉기가 꾸짖듯 말했다.

"주공. 채옹은 동탁의 협박으로 관직에 올랐을 뿐입니다. 그는 본디 글에 밝은 선비일 뿐, 동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의 조카인 채현은 더더욱 동탁을 싫어합니다.동탁이 채옹을 겁박할 때, 임관하지 않으면 3대를 멸할 것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주공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사실 원소도 그냥 해 본 소리였다. 채옹이 누군지 설마 자신이 모르겠는가.

"그렇군. 내가 순간 큰 실수로 인재를 놓칠 뻔 했네. 채현을 들라 이르게."

원소가 손사래를 치며 자신의 말을 사과했다. 원소 자신은 천첩의 출생이었다. 그런 그는 다른 사람들이 모를 만 한 컴플렉스가 있었다. 바로 명문가의 적자에 대한 이름모를 증오였다. 채옹의 조카라길래 그냥 한번 슬쩍 깎아내려 본 것이었다. 그 말이 나오자 마자, 문 너머에서 채현이 등장하고 예를 취했다.

"저는 이미 이곳에 온지 오래입니다."

밖에서 기다리던 채현이 안으로 들어와 스스로 원소의 앞에 나와 포권을 취했다.

답례를 취하며 원소가 미안한 표정으로 채현을 맞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을까? 그렇다면 자신은 커다란 실수를 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앞에 온전한 자신을 드러냈다는 큰 실수를.

"나의 실수를 용서해 주게. 미안하이"

"괜찮습니다."

채현은 별 일 아니라는 듯 답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숙부님인 채옹은 은거하거나, 어떻게든 동탁의 협박에서 벗어나 피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고 임관한 것 자체는 사실이기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채옹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사실이었다.

"그래, 나를 보니 어떠한가?"

원소가 채현에게 물었다.

채현은 원소를 보며 많이 놀랐다. 첫째는 원소에게 보이는 기품때문이요, 둘째는 자신의 실책을 곧바로 인정하고 고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과연. 세상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 뿐입니다."

채현이 읍하며 말하였다. 그냥 겉보기로 누구나 기분 좋으라고 하는 겉치레 인사였다. 그것을 본 원소가 피식 웃었다.

"저는 공께 여쭙고 싶은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말해 보게."

채현이라는 이 자는 한참을 자신을 훑어보더니, 다짜고짜 세 가지를 묻겠다고 하여 원소는 내심 가소로웠다. 명문가의 적자인데다 선비들은 역시 어쩔수 없는 것인가.

'혹, 글만 읽는 썩은 서생은 아닌가?'

원소 역시 채현을 보았으나, 백면서생이라 하기엔 그의 허리춤에 찬 장검과 손에 박힌 굳은살이 분명히 무(武)를 익힌 자임을 나타내었기 때문에, 채현이 왜 자기를 만나고자 했는지 의도를 잘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채현이 입을 열었다.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어떻게 인도할 것입니까?"

채현의 첫 질문을 들은 원소는 뒷짐을 지고 일어서서, 한참을 고민했다.

"음..."

한참을 고민하던 원소가 입을 떼었다.

"지(智. 슬기)로써 인도하겠네."

슬기로써 백성을 인도하겠다는 원소의 말. 그것을 듣고 채현은 원소가 어떤 인물인지 약간은 알 것도 같았다. 슬기롭고 지혜로운 자가 무지한 백성들을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한다고 원소는 말했다. 백성들이 도탄에 빠진 이유는, 그 위정자가 슬기롭지 못해서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만큼 본인은, 지혜로운 자를 택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채현 너는 어느 정도 수준의 사람인지를 도리어 묻고 있는 것이었다.

원소의 답에, 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나라를 세운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몰지각한 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통하는 정도라면 좀 달랐다.

"과연, 과연 원 공이십니다. 그렇다면 거병을 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채현의 두 번째 질문에 원소는 별 것도 아니라는듯 바로 답했다.

"내가 거병한 이유는, 역적 동탁과 낙양에 있는 한심한 자들을 응징하기 위해서네. 동탁의 손에 선제 폐하가 승하하시고, 새로운 천자가 제위에 올랐다지만 나는 그 천자를 인정할 수 없네. 부정한 방법으로 제위에 올랐기 때문이네. 또, 역적 동탁과 낙양의 대신들도 인정할 수 없네. 그런 것을 묵인하였기 때문이지.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면 안되네. 힘을 가진 자는 한 명뿐이 아니기 때문에 말이야."

원소에 답에 채현은 웃었다. 천하의 주인이 될 자질이 있는 자는 자칫 자신의 힘에 취하여 폭정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지닌 힘으로 모든 일을 해결할려고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채현은, 자신이 바라던 군주상과 일치하는 분야가 있는 원소를 발견했다. 생각보다 원소는 괜찮았다. 자신의 숙부님의 안목은 정확했다. 원소가 자칫해서 새로운 세상을 열겠다고 하더라도, 채현 자신이 원소를 설득하여 뜻을 바꿀 수도 있다고 여겼다. 신하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겠다고 말한 원소였기 때문이다.

"웃는 것 보니 내가 꽤 마음에 들었나 보구만. 다행이구만!"

원소가 뒷짐을 지고 호탕하게 웃었다.

"사실, 내 답이 그대에게 어울리지 않을까 걱정했었다네."

채현이 다시 읍하며 말하였다. 채현은 속으로는 이미 원소를 따라서 천하대란을 종식하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하나 더 여쭙겠습니다."

"말하게."

"지금, 공이 해야 할 일이 무엇입니까?"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원소는 이번 두 질문이 사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답하였다. 첫 번째 질문은 좀 신경을 썼지만, 두 번째 질문은 워낙 당연한 거였기 때문에 내심 채현이라는 인물이 별 볼 일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할 뻔 했었는데, 마지막 질문은 원소를 꽤 당황케 했다.

"내가 해야할 일이라?"

원소가 흥미롭다는 듯 턱수염을 쓰다듬었다.

"그렇습니다. 제가 보기엔, 공께서 지금 하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동탁을 제거하는 것인가?"

확신없는 목소리로 원소가 말하였다. 대화 내내 눈을 감고 둘의 대화를 경청하던 봉기가 이번에는 눈을 뜨고 원소에게 다가가 고했다.

"주공. 답에 근접하셨지만 아닙니다. "

봉기의 말에 원소가 잠깐 생각에 잠겼다.

"병사를 모으고 군량을 비축하는 것인가?"

채현이 웃으며 답했다.

"모두가 물론 답입니다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원소가 모르겠다는 듯 포권을 취했다.

"가르침을 부탁하네."

"공께서 하셔야 할 일은, 전국의 제후들을 연합하는 것입니다."

채현의 말에 봉기는 미소를 지었다.

"신이 드릴 말씀 또한 그것입니다."

봉기와 채현의 말에 원소가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전국의 제후들은 동탁이 임명한 관리들이 대부분인데, 연합하여 무엇하겠는가?"

그런 원소를 채현이 일깨웠다.

"동탁은 이미 명분을 잃었습니다. 뭐든 큰 일을 행할 때에는 명분이 필요한데, 천자를 시해한 역적을 멸한다는 명분을 공께서 말하신다면 세상의 제후들이 동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동조하지 않는다면 공께서 역적의 무리로 몰아서 제거하시면 됩니다. 역적을 멸하는데 신하된 자로써 동하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역적이 아니겠습니까?"

채현의 말에 원소는 놀라며 읍했다.

"내 오늘 여러 번 놀라는구만! 나를 일깨워 줘서 참 고맙네."

원소는 자신 본연의 세력을 키우는 것이 먼저이고, 동탁을 멸하는 것은 실상 나중의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던 참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채현의 헌책이 놀랍고도 기뻤다.

' 난세에 흔한 쓸 데 없는 선비는 아니구나. 과연 봉원도가 추천할 만 하구나.'

원소에게는 봉기와 허유와 같은 모사와 순우경, 안량, 문추와 같은 용장이 있었지만, 원소는 아직 인재의 모자람을 느끼고 있던 차였다. 봉기의 계책은 묘한 면이 있고 허유의 계책은 허를 찌르는 점이 있으나 봉기는 아직 모사꾼보다는 정치가에 가까웠고 허유는 방자한 면이 있어 신임하면서도 불안했기 때문이다.

"채비봉.(비봉-채현의 자) 혹시 우리 군에 임관할 생각이 없나?"

원소가 공손히 채현에게 물었다.

채현은 그저 씩 웃었다. 한을 뒤엎을 각오를 한 자. 이자가 천하를 일통하게 된다면 꽤 재밌어질지도 몰랐다. 한조가 어떠면 또 어떠한가. 채현은 지금 이 자리 이 순간에서는 유학에 찌든 선비가 아니었다. 호탕한 한 명의 협객이었다.


"하찮은 저의 재주로, 괜찮으시겠습니까?"

순간 터져나오는 채현의 말에, 원소는 매우 기뻐하며 채현의 두 손을 잡았다.

"그렇고 말고!"

원소의 기뻐하는 모습에, 채현은 결국 포권을 취했다.

"신, 채현이 주공을 뵈옵니다."

채현은 원소를 한번 믿어보기로 결정했다. 원소의 뜻이 어떤 것인지는 차차 알아 가면 되었다. 아무리 새 시대를 열어 보겠다고 해도 설마 천자를 폐하는 등 동탁같은 일을 하겠는가. 일단은 전란을 종식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했다. 그리고 그런 야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채현은 원소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그만큼 힘이 있었으니까.그리고 지금의 제후들 중에서는 가장 천하일통에 근접한 자가 원소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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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8

  • 작성자
    Lv.99 RockHear..
    작성일
    13.10.18 09:19
    No. 1

    원소라... 원소... 역시나 흥미로운 선택지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AnthonyC
    작성일
    13.10.18 11:45
    No. 2

    우유부단하거나. 또는 독선적이지만 한 원소가 아닌, 총명한 원소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너무 원소가 깎아내려지는 게 현실이라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육펜스
    작성일
    13.10.20 14:58
    No. 3

    원소에 대한 작가님의 평가가 기대되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뚱뚱한멸치
    작성일
    13.10.21 18:07
    No. 4

    드디어 임관했군요
    과연 원소 밑에서 어떻게 커나갈지 궁금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3 북명마도
    작성일
    13.10.26 16:16
    No. 5

    원소 역사적인물 로는 나관중이 삼국지연의로 짱개중심이라 쓰레기로 만들어버렷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二月
    작성일
    13.12.27 17:28
    No. 6

    원소군 임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dodoman
    작성일
    14.01.09 13:14
    No. 7

    천하통일의 칠부능선까지 갔지만 울화병으로 죽은 원소. 관도대전은 원소의 공격을 조조가 한번 막은 것에 불과하죠. 울화병에 죽고 아들들이 내분으로 갈라지기 전에는 조조의 공격을 막아냈고요. 내분으로 갈라지고 나서 격파당함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AnthonyC
    작성일
    14.01.10 00:07
    No. 8

    맞게 보시고 계시네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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