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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C 님의 서재입니다.

眞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AnthonyC
작품등록일 :
2013.10.14 21:46
최근연재일 :
2014.02.14 15:12
연재수 :
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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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019
추천수 :
6,185
글자수 :
375,084

작성
13.10.2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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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0. 사수관 전투(3)

DUMMY

사수관 내의 대회의실 안에는 손견과 휘하 장수들이 모여 있었다. 손견군은 사수관의 항복한 동탁군을 받아들여 그 군세가 자못 컸다. 동탁군을 귀순시킨 것은 노장군 주준의 공이 매우 컸다. 주준은 황실을 바로잡겠다는 일념에 동의했다. 예로부터 황실에 헌신한 노장군의 눈에는 기쁨이 가득 찼으며 감동의 눈물이 흘렀다. 이들이라면, 이들이라면 역적 동탁을 쳐 없앨 수 있으리라. 자신이 여태껏 하지 못했던 일들을 이들은 하나씩 이뤄내고 있었다. 주준은 이렇게나마 연합군을 도울 수 있어서 기뻤다.

"이제는 호로관이 남았군요. 번개같이 진군해서 호로관을 쳐야 합니다."

호기롭게 손책이 외쳤다. 하지만 손견은 고개를 저었다. 손책의 말은 분명 맞다. 동탁이 사수관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기 전에, 번개같이 움직여 적을 공격한다면 호로관은 지금 얻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배후에는 동탁군 서영이 있다. 후속 제후들도 물론 있지만, 선봉이 배급로가 끊긴다면 골치 아파진다. 후속 제후들은 10리 뒤에 천천히 진군해 오고 있다. 관을 비웠다간 자칫해선 사수관이 다시 적에게 빼았길 상황도 배제할 수 없었다. 더 중요한 것은, 공성전을 수행해왔던 병사들은 지쳐 있는 상태였다.

"서영 따위는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채현이 곧장 자신감에 차 말했다. 그 말에 정보가 채현을 향해 돌아보았다.

"이번에는 또 무슨 꿍꿍이인가?"

전번에도 채현의 손에 놀아났다. 정보는 채현을 신뢰했다. 그 꾀를 믿었다. 하지만 완전히 믿을 수는 없었다. 전번 전투로 인하여 채현이 선봉인 자신들을 도우러 왔다는 사실은 증명되었다. 하지만 채현은 원소의 사람. 정보는 자신들까지 속인 채현의 꾀가 나쁘다고 생각했다. 정보는 그런 채현의 언행 하나하나에 더 신경을 쓰고 집중했다. 채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고자 만다는 듯이.

"별 것 아닙니다. 전번의 계략을 지금에서야 써야지요. 주준 장군이 여기 계시니, 항복한 동탁군을 이용하여 서영에게 파발을 보내십시오. 손견 군의 강력한 공세에 사수관이 위험하니, 사수관 전방에 있는 적을 공격하라고 말입니다."

"그런 다음에는, 서영은 사수관 전방으로 오지만 적은 보이지 않을 테고?"

손견이 무슨 생각인지 알겠다는 듯 무릎을 치며 채현의 말을 이었다. 채현은 그런 손견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의심하겠지요. 아마 사수관으로 가 상황을 알아보자 할 것입니다."

"그때, 적장을 죽이면 된다?"

"뭐, 계획대로 잘 풀린다면야 그리 되겠지요. 어찌 되었든, 적이 뒤에 있는데,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길보다는 흉이 많습니다."

곰곰이 채현의 계획을 하나하나 뜯어보던 조무가 채현의 이번 계획은 별 숨겨진 것이 없다는 듯 그 말에 동의했다.

"좋은 계책입니다. 주공, 그대로 행하시지요."

손견이 보기에도 괜찮은 계책이었다. 손견군은 빠르게 움직였다. 강동군은 정병이다. 오랜 소모전으로 인해 피로함에도 불구하고 금새 털고 일어났다. 곧 해가 지자, 항복한 동탁군 일부가 계책을 위해 서영이 주둔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급보요!급보!"

파발마가 급히 사수관 남쪽 서영의 진지로 달려왔다. 첫 승에 취해 있던 서영은 자신감이 있었다. 자신에겐 병사도 있었고, 자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 장수가 풀어지자, 병사들 역시 마찬가지로 약간 풀어진 상태였다.

갑옷에 피칠갑을 한 파발마가 서영 앞으로 달려나오며 쓰려졌다.

"무슨 일이냐?"

"장군. 사수관이 위험합니다. 급히 사수관을 도와주십시오."

"뭐야? 사수관이 위험해?"

서영은 급보를 듣고 매우 놀랐다. 사수관이 적 손에 떨어진다면, 자신은 갈 곳이 없어진다. 하루빨리 휴식을 취하던 궁기병 5천을 채찍질해 전투준비를 취하도록 명했다.

5천 군세가 싸울 준비가 되자, 서영은 사수관을 향해 진격했다.

'내가 이래서 출전하려고 했다니까..'

화웅은 일개 병사 출신. 주준은 황실의 노친네. 서영은 그들에 비해 젊었고, 출신도 명확했다. 그런 그는 공에 목말라 있었다. 화웅과 주준이 원망스러웠다. 조금만 더 그들이 버텼다면, 적은 더 뭉칠 것이고 자신은 그런 적을 기습해서 원소를 잡아 죽일 것이다.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화웅과 주준이 역시 다 그렇지 생각하며, 서영은 사수관을 향해 진군하라 명했다. 서영 군은 전원이 기병이라 그런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밤중에 사수관과 그 근방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다다랐다.

그러나 뭔가 이상했다.

"뭐야? 아무도 없잖아?"

서영은 금새 뭔가 이상함을 알았다. 전투흔적조차 없이 사수관 앞에는 적은 물론이고 손견 군의 먼지조차 찾을 수 없었다. 서영은 사수관을 바라보았다. 분명 동(董)과 화(華)라는 기치가 올라와 있다.

"장군. 적은 커녕 쥐새끼조차 없습니다."

정찰을 하고 돌아온 정찰병이 보고했다. 서영은 의심을 품었다. 분명 방금 사수관이 위험하다는 보고를 듣고 야밤에 진군한 서영이었다. 무언가 문제가 있었다. 누가 보기에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 정도로 너무 이상했다. 한창 전투를 하다 후퇴하였다면 밥을 짓던 곳이라던지, 진지가 있던 곳이라던지 흔적이 있어야 했는데, 그런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서영은 그것에 더 의심을 품었다.

"이것은 필시 적의 계략인데...무슨 계략인지는 짐작이 가지 않는군."

어차피 자신은 서량의 궁기병을 5천이나 이끌고 있다. 하찮은 야습 따위에 무너질 군세가 아니다. 서영은 잠시간 고민에 빠졌다. 사수관으로 가서 상황을 알아본 후 화웅 군과 협력해야 할까? 아니면, 다시 원래 진지로 돌아갈까? 서영은 결국, 정찰병을 더 멀리까지 보냈다.

얼마나 지났을까, 멀리까지 간 정찰병이 돌아와서 보고했다.

"장군. 10리 밖에 수만 군세가 진을 치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서영은 그 말을 듣고 손바닥을 쳤다. 화웅과 주준이 결정적인 순간에 무언가 계책을 써서 손견군을 격퇴한 것이 분명했다. 손견군은 필시 견디지 못해 지원군을 요청하러 갔을 것이다. 전투 와중 속수무책으로 진지를 그대로 놔두고 후퇴했을 터이고, 그런 적을 본 화웅은 적 진지를 점령하고 흔적을 지웠을 것이다. 적은 어차피 사수관을 공략하기 위해서 또 사수관 앞에 진지를 설치할 테니까 그대로 놔 둘 필요따윈 없었다. 필시 이 파발마는, 초기에 필사적으로 손견군의 방어를 뚫고 나서 자신에게 왔으리라. 그리고 나서 상황이 바뀐 화웅은, 파발마를 또 보내는 것을 잊어버렸으리라. 그들은 자신과는 달리 멍청하니까!

"흥. 사수관에 가서 화웅을 만나야겠군. 전군 모두 사수관으로 가자!"

어설픈 지략은 오히려 해가 된다고 했던가, 서영은 자신이 머릿속으로 하나의 소설을 써 내려갔다고는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서영은 사수관 관문 아래로 내려갔다. 칠흑같은 어둠 속. 성벽 위에는 간간히 횃불이 켜져 있고 병사들이 돌아다녔다. 분명 기치에는 동(董)과 화(華)가 쓰여 있었다.

서영은 그런 기치를 다시 올려다보며 마음을 놓았다. 그리고 소리쳤다.

"화웅 장군! 내가 왔소. 문을 여시오!"

그러자 성벽 위에서 누군가가 답했다.

"누구시오?"

"이런! 나요 나. 서영!"

"어두워서 보이질 않은데... 횃불을 들어 자신의 얼굴이나 기치를 보여주시오."

이런 멍청한! 원군인 자신을 이렇게 대우하다니!

서영은 병사를 시켜 자신의 기치 아래 횃불을 두어 자신을 확인하게 했다. 성벽 위에서 확인하였는지, 무언가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조만간 성문이 열리고 화웅이 자신을 맞이하겠지...라고 서영은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이 서영이 이번 생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생각이었다.

"쏴라!"

성벽 위에서 갑자기 많은 궁병이 순간 나타나더니, 횃불이 있는 쪽을 향하여 수많은 화살을 쏘아 댔다. 갑자기 나타난 화살비 세례에, 서영은 나지막이 이름모를 괴성을 지르곤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그런 서영으로 향하는 것은 손견 군의 화살이었다.

"적이다! 적이 암습했다!"

뒤늦게 눈치채곤 서영의 부장 누군가가 혼란에 빠진 적을 통솔했다. 하지만 지휘관 서영은 이미 죽었다. 갑자기 성벽 위에서 화살비가 그치더니, 어린 장군 하나가 나와 외쳤다.

"역적 서영은 죽었다! 나는 손견군의 손책이다! 항복한다면 목숨은 살려주겠다!"

손책의 외침에 군중은 웅성거렸다. 군영은 갈라졌다. 끝까지 싸워 전장에서 죽자는 자들과 항복하여 목숨을 보전하자는 자들. 하지만 이들 역시 고향에 아내와 자녀들을 둔 사내였다. 대부분이 항복하여 목숨이라도 보전하자는 쪽에 붙었다.

"서량에 둔 아내가 보고 싶지도 않소? 주준 장군께서도 항복하였는데, 자네들이 항복하지 않고 어찌할 수 있겠소?"

채현이 성벽 위에서 병사들을 향해 외쳤다. 가족을 직접 언급하니 역시 무언가 효과가 있었나 보다. 화살비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서영의 부장 하나가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우리는 죄가 없습니다. 살려만 주십시오."

그 말 한마디에 서량병 모두가 엎드리며 살려달라 빌었다. 채현은 또 웃었다. 자신의 출사한 이후 두 번째로 세운 계책이 보기 좋게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손견은 끝까지 싸우자는 자들을 참수하고, 고향으로 가고자 하는 자는 고향으로 보내고, 항복하여 남겠다는 자는 병사로 받아들였다.


서영과 화웅이 죽고, 주준이 17로 제후군에 내응하여 사수관이 떨어졌다는 소식은 동탁군과 17로 제후군 모두에게 전해졌다. 그 소식에 가장 놀란 것은 동탁이었지만, 가장 속이 타는 것은 바로 원술이었고, 가장 기뻐한 것은 원소였다. 원소는 그것이 채현의 계략 때문이라는 보고를 받고 너무나도 기뻤지만, 치중을 담당하던 원술은 소위 '잘 나가는' 선봉 손견을 더욱 경계했다. 손견은 언제고 자신의 품에 있어야 한다. 이무기가 연못에서 나가 승천하여 용이 되면 안된다. 이무기는 이무기대로 있어야 한다. 원술은 입술을 깨물었다. 원술의 앙다문 입술에는 어느새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원술은 그런 자신을 지각하지 못했다.


작가의말

여..연참!!

드디어 사수관이 끝났다...ㅠㅠ

본격적으로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역사와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은 이게 마지막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본격적으로 떡밥도 뿌리고, 주인공도 고생좀 시키고.

주인공을 아무래도 좀 고생도 시키고 좌절을 시켜야 재미가 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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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사수관 전투 +9 13.10.20 7,001 1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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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 17로 제후군 +3 13.10.19 7,821 116 10쪽
5 5.가자. 기주로.(4) +9 13.10.18 8,491 133 8쪽
4 4.가자. 기주로.(3) +8 13.10.17 9,253 130 12쪽
3 3.가자. 기주로.(2) +6 13.10.16 10,169 136 10쪽
2 2.가자. 기주로. +11 13.10.15 13,286 15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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