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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최근연재일 :
2015.01.20 21:06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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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122

작성
11.05.0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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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
글자
9쪽

월야공자 제25화--2

DUMMY

또 다시 사흑도와 월광검이 검신을 부딪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진조범의 움직임이 더더욱 현란해지기 시작했다.

진조범은 계속해서 원형을 그리면서 묵상의 주변을 어지럽게 맴돌면서 묵상을 압박했다.

반면 묵상은 거의 제자리를 맴돌면서 진조범을 상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쉴 새 없는 진조범의 공격에 묵상은 방어에 급급한 형국이었다.

좀 더 큰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진조범을 자신을 중심으로 작은 원을 그리며 상대하는 묵상이 좀처럼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진조범의 움직임이 빠르다는 뜻이었다.

비단 이런 속도가 문제가 아니었다.

묵상은 이런 진조범의 민첩한 움직임보다도 월광검이 만들어내는 빛이 오히려 더더욱 껄끄럽게 느껴졌다.

묵상은 이미 한차례 검절 최고익을 상대하면서 이런 흐름의 무학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물론 상대는 검절과는 달리 자신의 힘으로 압도할 수 없는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었고, 자신의 도를 물 흐르듯 제어하고 있었다.

‘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묵상이 지그시 이를 악물었다.

더 이상 이 같은 흐름 속에서는 자신에게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먼저 승부수를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결심을 굳힘과 동시에 강렬한 뇌음이 천지를 두드렸다.

묵상이 혼신의 공력을 끌어올렸다는 뜻이며, 동시에 묵상의 발이 빠르게 움직였다.

일선보, 묵상의 왼발이 디딘 지면에 선명한 발자국이 남았다. 동시에 묵상의 몸이 한 순간 빠르게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리고 묵상의 도가 빠르게 그 도신을 비틀었다.

그렇게 급작스레 궤적을 바꾼 묵상의 도는 정확히 진조범의 허리를 노리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묵상의 반격에도 진조범의 월광검이 빠르게 회전하며 묵상의 도를 막아내고 있었다.

진조범은 묵상의 도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기운에 눈빛을 번뜩였다.

그 느낌을 통해서 지금 묵상이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그만큼 묵상의 도에 실린 힘은 지금까지의 힘과는 차원이 달랐다.

검과 도가 충돌하는 묵직한 느낌이 두 사람의 손끝에 느껴졌고, 동시에 묵상은 계속해서 앞으로 달려 나가던 자신의 몸을 재빨리 멈춰 세웠다.

가속도가 붙은 몸을 멈춰 세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문에 멈춰선 묵상의 양발이 지면에 더더욱 선명한 발자국을 남겼다.

묵상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빙그르르 회전하면서 다시 반대편으로 몸을 던졌다. 그와 동시에 묵상의 사흑도가 현란하게 도신을 움직이고 있었다.

일견사흑도결의 한 초식인 십방살음(十方殺音)이었다.

연이어 열 차례의 뇌음이 사방을 울렸다.

계속해서 사흑도가 만들어낸 열 개의 도기가 지축을 뒤흔들었다.

묵상은 조금 전의 일도로 진조범의 월영보를 흩뜨리려했다.

뇌음사흑도결의 힘에 밀려난 진조범의 축이 흔들린다면 궤적은 무너질 수밖에는 없었다.

단순히 궤적을 무너뜨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다.

일선보의 직선상의 빠른 속도를 이용해 묵상은 진조범을 자신의 배후에 두었다.

그리고 진조범이 무너진 궤적을 다시 회복하려는 찰나 몸을 돌려 십방살음으로 승부를 결하고자 했던 것이다.

일선보를 이용한 갑작스런 공격은 어디까지나 사방에서 압박하는 진조범을 단방으로 묶기 위한 움직임, 월영보를 봉쇄하기 위한, 진조범의 행동반경을 좁히기 위한 한수였던 것이다.

“ 콰콰콰쾅.”

진조범의 신형이 일렁이는 일대를 중심으로 요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묵상은 계속해서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다시 한 번 일선보를 펼치며 진조범을 압박하기 위해 앞으로 달려 나갔다.

상대는 월야검객의 후예였다.

비록 움직임을 봉쇄했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의 공격으로 결코 치명상을 입힐 수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묵상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해서 여세를 몰아 진조범을 압박할 생각으로 자신의 도기가 만들어낸 먼지 속으로 몸을 던지고 있었다.

순간 묵상은 허공에서 느껴지는 섬뜩한 기운에 재빨리 몸을 비틀면서 본능적으로 도를 들어올렸다. 달빛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진조범, 진조범은 허공에서 지면으로 내려오면서 월광검을 수직으로 내려치고 있었다.

묵상이 급작스레 도를 들어 올려 막아내기는 했지만 허공에서 떨어지면서 체중을 실어 수직으로 힘을 실은 진조범의 검세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사실을 묵상 역시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묵상은 혼신의 공력을 끌어올리며 이를 악물었다.

두 사람의 검과 도가 마주한 상태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노려보았다.

진조범의 부릅뜬 두 눈을 확인한 묵상이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휴, 막아낸 것인가?’

묵상이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진조범의 몸이 움직였다.

묵상이 이에 대응해 몸을 움직이려는 순간 갑자기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묵상이 진조범의 검세를 막아내기는 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발이 발목까지 지면에 묻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작은 차이지만 속도는 진조범이 우위에 있었다.

때문에 묵상이 진조범의 움직임을 쫓아 몸을 돌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느새 묵상의 배후를 차지한 진조범이 월광검으로 묵상의 목을 겨냥하고 있었다.

자신의 목에서 느껴지는 월광검의 차가운 검신에 묵상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 여기까지인가?’

묵상이 십방살음으로 공격한 것은 진조범의 잔상에 불과했다.

월영보의 빠름이 묵상의 상상을 초월한 탓도 있었지만 또 한 가지 원인은 묵상의 강렬한 도세에 있었다.

묵상은 자신의 공격으로 월영보의 흐름을 끊고 승부를 결할 생각이었다.

묵상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진조범, 그 움직이는 축의 흐름을 방해하고 일선보를 활용해 진조범의 움직임을 자신의 배후에 남겨둘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시 진조범이 흐름을 회복하기 이전에 십방살음으로 승부를 결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진조범은 오히려 이런 묵상의 도세에 몸을 맡겼다.

덕분에 그 속도를 가일층 증폭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십방살음이 어지러운 광경을 연출하는 순간 허공으로 몸을 솟구치고 있었다.

진조범은 지금까지 월영보를 이용해 묵상의 주변을 맴돌면서 그 시선을 교란했다.

묵상은 계속된 진조범의 공격에 자신의 주변으로 모든 신경이 집중된 상황이었다.

어느새 달이 두둥실 떠있는 허공을 무시하고 있었다.

만약 진조범이 가일층 빨라진 속도를 이용해 묵상의 배후를 노렸다면 어쩌면 상황은 지금과는 달랐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묵상의 예상보다 빨라진 월영보로 한 순간 묵상의 시선을 벗어난 진조범은 승부수로 묵상이 간과한 허공을 선택했다.

달빛 속에 몸을 감추고 수직으로 하강하면서 지면으로 온힘을 내리꽂고 있었던 것이다.

묵상의 급작스런 대응으로는 몸 전체를 이용해 한껏 힘을 집중시킨 진조범의 공격을 감당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묵상이 비록 뇌음사흑강으로 몸 전체를 보호하려 했지만 그 충돌의 여파로 몸이 지면 아래로 내려가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한순간 묵상의 움직임을 봉쇄한 진조범이 묵상의 배후를 장악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승부는 이렇게 막이 내렸다.

사흑성의 후예는 또 다시 월야검객의 벽을 넘지 못하고 말았다.

죽음을 각오하고 지그시 눈을 감은 묵상의 얼굴은 지극히 담담했다.

그런 묵상의 귓전으로 진조범의 차분한 음성이 들려왔다.

“ 언제든 기다리고 있겠소.”

진조범의 말이 묵상의 귓전을 계속해서 맴돌기 시작했다.

300년 전 월야검객 이도립이 묵상의 선조인 묵천에게 했던 그 말을 진조범이 묵상에게 똑같이 말하고 있었다.

검을 거둔 진조범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원중도가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런 진조범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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