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최근연재일 :
2015.01.20 21:06
연재수 :
172 회
조회수 :
6,266,568
추천수 :
81,804
글자수 :
758,122

작성
11.04.26 19:43
조회
32,764
추천
452
글자
9쪽

월야공자 제24화--1

DUMMY

제24화 300년 전의 비사(秘史)


“ 이런 어리석은 놈을 봤나. 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 것이더냐?”

당갑수의 갑작스런 불호령에 당문영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당문영은 당최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당갑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당갑수가 당문영을 지긋이 바라보면서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 설마 이 애비에게까지 발뺌을 할 생각이더냐? 진정 네놈이 어젯밤에 저지른 일을 모른다고 할 참이더냐?”

당문영이 흠칫 놀라는 표정으로 당갑수를 바라보았다.

“ 아버지께서 그 일을 어떻게?”

당갑수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당문영을 바라보았다.

“ 내 보고를 받고 설마설마 했거늘 진정 그 일을 네놈이 저지른 것이더냐?”

당문영은 조심스레 당갑수의 눈치를 살폈다.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근엄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당갑수의 모습에 압도되어 당문영은 이를 시인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어제 아버님께서 놈에 대해 너무 걱정하시는듯하여.”

당문영의 말에 당갑수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

“ 그래서 그런 중요한 일을 이 애비와 한마디 상의조차 하지 않았더란 말이냐? 그리고 결국 한다는 짓이 고작 조무진 따위와 어울려 거사를 도모했더냐?”

당갑수가 조무진을 언급하자 당문영이 더더욱 놀란 표정으로 당갑수를 바라보았다.

당갑수는 이런 아들에게 계속해서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 네놈이 그 조무진이라는 놈과 어울려 다니는 것이 어디 어제오늘 일이더냐?, 설마 이 애비가 그 정도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단 말이냐?”

이는 당갑수가 그동안 당문영의 행실을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뜻이었다.

자신을 한심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아버지의 시선에 당문영은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숙였다.

‘ 대체 아버지께서 어디까지 알고 계시는 것인가?’

불과 하루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갑수가 마치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듯 말했다. 당문영은 내심 이런 아버지의 정보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당갑수가 씁쓸한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

“ 지금 네놈의 표정을 보아하니 어제 네놈이 벌인 일로 칠절을 비롯한 사람들이 지금 네놈을 찾아 본문으로 몰려오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아직 모르는 모양이구나.”

당문영이 화들짝 놀라면서 당갑수를 바라보았다.

그와 동시에 어젯밤 지붕위에 서있던 진조범의 모습을 떠올렸다.

‘ 설마 놈이 그곳에서 나를 알아볼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단 말인가?’

당문영이 이런 생각을 하는 찰나 당갑수가 당문영을 나무라듯 말했다.

“ 어쩌자고 고작 권절 응현철 따위에게 꼬리를 밟혔더란 말이냐.”

당갑수가 권절 응현철을 언급하자 당문영이 “아차”하는 표정으로 당갑수를 바라보았다.

암습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 객잔에서 사람들이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이를 확인한 당문영은 황급히 그 자리를 피했다. 하지만 뒤쫓아 오는 응현철을 따돌리는 와중에 당황한 나머지 찢어진 복면사이로 드러난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 것을 잠시 잊었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당문영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아들을 향해 당갑수가 차분한 어조로 충고하듯 말했다.

“ 문영아, 계략이라는 것은 말이다, 가급적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이 좋은 법이니라, 또한 일의 경중을 따지고 특히 중한 일일수록 서두르지 말고 신중을 기해야 하는 법이다. 어찌 천하의 사흑성의 후예를 상대하는 일을 그리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하루사이에 결정하는 우를 범했더란 말이냐.”

술에 취한 상대를 다수로 공격했다.

그것도 모자라 숨어서 극독이 발린 암기를 사용해 상대를 암습했다.

응당 암습이나 암계라는 표현이 어울릴만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당갑수는 이렇게 당문영의 행동을 계략이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당문은 정도를 표방하는 가문이었다.

더구나 사천성의 무림대회를 주관할 정도로 사천성을 대표하는 가문이었다.

중원을 대표하는 다섯 개의 가문, 흔히들 오대세가라고 부르는 가문의 하나인 당가의 가주라는 사람의 입에서 나올만한 말은 결코 아니었다.

더욱이 실패를 탓하기는 했지만 그 시도를 탓하는 것도 아니었다.

또한 아들의 잘못된 행동을 추궁하기보다는 성급해서는 안 된다며 충고를 하고 있었다.

이 역시 당문의 가주가 내뱉을만한 대사는 아니었다.

아버지의 친절한 가르침에 당문영은 공손히 허리를 숙였다.

“ 소자 아버님의 말씀 각골명심하겠습니다.”

계속해서 당갑수의 충고는 이어졌다.

“ 그리고 앞으로는 설사 네가 꾸민 계략이 발각되었다고 할지라도 어떠한 순간에도 끝까지 그 사실을 발뺌해야한다. 그것은 설사 상대가 이 애비라도 마찬가지니라, 그래야 추후에 일을 수습하기가 더욱 수월해지는 법이니라.”

당문영이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자 당갑수가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 이래서야 내 어찌 너를 믿고 당문의 미래를 맡길 수가 있겠느냐?”

당문영은 이런 아버지의 질책에 그저 고개를 숙일 수밖에는 없었다.

아직 칠절을 비롯한 사람들이 당문에 도착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갑수는 어젯밤에 있었던 일들을 모두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마치 앉아서도 천리를 내다보는 사람처럼 모든 사실을 꿰뚫고 있는 아버지 당갑수의 모습이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었다.

그러나 당문영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 허나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어제 소자의 비침이 그 묵가 놈의 어깨에 적중했다는 것입니다. 본문의 절독을 사용했으니 설사 아직 죽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지금쯤은 필시 사경을 헤매고 있을 것입니다.”

꾸지람을 듣는 와중에도 당문영은 확인되지 않는 자신의 성공담을 이야기했다.

이를 지켜보는 당갑수의 얼굴에 다시 한 번 실망감이 번졌다. 결국 참다못한 당갑수가 아들을 향해 버럭 호통을 내질렀다.

“ 내 그렇게 이야기했거늘 아직도 말귀를 못 알아듣는단 말이냐?”

내심 칭찬을 기대했던 당문영이 화들짝 놀라며 당갑수를 바라보았다.

놀라는 아들을 향해 당갑수가 애써 노기를 가라앉히면서 말했다.

“ 어리석은 놈, 그깟 봉혼독(封魂毒) 정도로 천하의 사흑성의 후예를 제거할 수 있으리라 믿었더냐?, 신중을 기하라는 말은 먼저 상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나서 움직이라는 뜻임을 진정 모른단 말이더냐?”

이런 아버지의 반응에 당문영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문영이 사용한 봉혼독은 웬만한 고수라 할지라도 그 해약이 없이는 쉽게 회복하기 힘든 당문의 절독 중에 하나였다. 당문영은 자신이 이를 사용했음을 당갑수가 알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이런 봉혼독에 중독된 묵상이 무사하다는 사실이 더더욱 놀라웠다.

‘ 설마 그곳에 뛰어난 의원이라도 있었는가?’

당갑수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당문영을 딱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 300년 전 본문의 선조들께서 독을 사용하실 줄 몰라서 사흑성주 묵겸을 제거하지 못한 줄 아느냐, 선조들께서 사흑성주 묵겸을 제거하지 못하신 것은 바로 묵겸의 뇌음사흑강 때문이었느니라, 묵겸의 뇌흑사흑강은 그 위력도 위력이지만 독에 대한 내성이 그 어떤 기공보다 탁월했기에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는 묵겸이 당문의 독을 겨냥해 뇌음사흑강을 창안했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거늘, 그런 사흑성의 후예를 고작 봉혼독 따위로 어찌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더냐!”

당갑수의 설명에 당문영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당갑수가 계속해서 이런 당문영에게 말했다.

“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 했느니, 그런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일을 벌였으니 그 일이 어찌 성사되기를 바라겠느냐?”

당문영이 비로소 이해가 되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당갑수가 흥분을 가라앉히면서 말했다.

“ 듣자하니 묵상이라는 아이가 사흑성주 묵겸의 절기를 이었으나 과거 묵겸과는 달리 그를 따르는 세력은 없다더구나, 더구나 강호초출이니 그 가진바 무공이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그리 우려할 것은 없느니라.”

이야기인 즉 당갑수는 묵상에 대한 조사까지도 모두 끝마쳤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묵상을 상대할 방법 또한 이미 마련해 두었다는 뜻이었다.

당문영은 내심 그 방법이 무엇인지가 궁금했다.

이런 아들을 향해 당갑수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 미소는 마치 아들에게 계략이란 어떤 것인지를 직접 한 수 보여주겠다는 것처럼 보였다. 이내 당갑수가 문 쪽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 준비는 모두 끝났느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월야공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2 월야공자 제27화--1 +39 11.05.19 30,393 446 8쪽
111 월야공자 제26화--4 +43 11.05.18 29,877 477 13쪽
110 월야공자 제26화--3 +37 11.05.17 29,710 458 10쪽
109 월야공자 제26화--2 +38 11.05.16 30,176 445 8쪽
108 월야공자 제26화--1 +45 11.05.11 32,465 439 9쪽
107 월야공자 제25화--4 +40 11.05.07 31,894 460 8쪽
106 월야공자 제25화--3 +60 11.05.06 31,783 471 9쪽
105 월야공자 제25화--2 +49 11.05.04 32,175 491 9쪽
104 월야공자 제25화--1 +48 11.05.03 31,952 463 8쪽
103 월야공자 제24화--6 +40 11.05.02 31,529 470 11쪽
102 월야공자 제24화--5 +54 11.04.30 31,649 477 10쪽
101 월야공자 제24화--4 +36 11.04.29 31,150 457 10쪽
100 월야공자 제24화--3 +39 11.04.28 31,973 452 9쪽
99 월야공자 제24화--2 +31 11.04.27 31,635 435 8쪽
» 월야공자 제24화--1 +37 11.04.26 32,765 452 9쪽
97 월야공자 제23화--4 +44 11.04.23 33,814 455 10쪽
96 월야공자 제23화--3 +50 11.04.22 33,165 450 7쪽
95 월야공자 제23화--2 +46 11.04.21 34,198 475 12쪽
94 월야공자 제23화--1 +50 11.04.18 35,745 469 12쪽
93 월야공자 제22화--4 +55 11.04.16 33,803 471 7쪽
92 월야공자 제22화--3 +32 11.04.15 33,756 460 9쪽
91 월야공자 제22화--2 +44 11.04.14 34,774 467 9쪽
90 월야공자 제22화--1 +38 11.04.13 35,546 462 9쪽
89 월야공자 제21화--4 +54 11.04.12 36,495 459 8쪽
88 월야공자 제21화--3 +56 11.04.11 36,474 484 15쪽
87 월야공자 제21화--2 +91 11.04.08 36,047 500 7쪽
86 월야공자 제21화--1 +21 11.04.08 33,802 470 8쪽
85 월야공자 제20화--6 +30 11.04.08 34,372 474 14쪽
84 월야공자 제20화--5 +56 11.04.06 37,228 497 8쪽
83 월야공자 제20화--4 +42 11.04.05 36,201 503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