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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최근연재일 :
2015.01.2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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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1.04.1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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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월야공자 제22화--3

DUMMY

진조범 일행도 사람들의 틈에 섞여 무림대회장을 벗어났다.

사흑성의 부활과 젊은 영웅의 탄생, 이것은 사천성의 판도에 분명 커다란 변수였다.

이점과 관련하여 진강과 당기상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개방과 당문이라는 소속을 떠나서 이들 역시 한 사람의 무인이었다.

때문에 이런 외적인 요인보다도 젊은 무인 묵상이 비무대 위에서 보여준 무공에 오히려 더 주목하고 있었다. 이것은 진조범이나 원중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네 사람 모두는 무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뛰어난 무공을 대한 호승심이 이들의 표정을 이같이 바꿔놓은 것이다.

이런 네 사람의 표정에서 소월과 가연은 더 이상 그녀들이 함께 할 분위기가 아님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 소녀들은 이만........”

두 기녀는 이렇게 나지막한 인사말과 함께 기루로 발걸음을 돌렸다.

떠나는 정가연의 뒷모습을 언뜻 진조범이 아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런 진조범의 모습에 비로소 당기상은 무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간파했다.

‘ 설마 진공자가...............’

당기상은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굳이 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진조범을 향해 말했다.

“ 무얼 그리 아쉬워하십니까? 언제든지 돈만 주면 품을 수 있는 아이들인 것을. 자자, 강이 형님도 오셨으니 오늘은 제가 거하게 술 한 잔 사도록 하지요.”

어느새 네 사람은 숙녕객잔의 앞에 도착한 상황이었다.

당기상이 먼저 숙녕객잔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 전 당기상의 말이 진조범에게 그다지 듣기 좋은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조범은 굳이 이에 화답하지 않고 당기상의 뒤를 따랐다.

숙녕객잔은 이미 먼저 대회장을 빠져나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 묵상이라는 친구 내가 한눈에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봤다니까? 그 친구가 글쎄 비무전에 바로 내 옆에 서 있었다는 거 아냐.”

묵상의 옆에 서있었다는 사실까지도 자랑하는 사람을 시작으로 객잔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젊은 무인 묵상에 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

다행이도 빈자리가 남아 있었기에 네 사람은 일단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이미 대회장에서 어느 정도 서로의 소개를 간략하게나마 끝낸 상황이었다. 다만 원중도만이 진강과는 인사를 건네지 않은 상태였다. 때문에 진조범은 우선 진강에게 원중도를 소개하려 했다.

그러나 진조범이 그러했듯 원중도 역시도 그 이름을 사실대로 밝힐 형편은 아니었다.

“ 이쪽은........”

이렇게 진조범이 원중도를 소개하려하자 진강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포권을 취했다.

“ 저는 개방의 진강이라고 합니다. 총관님의 이야기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진강의 말에 진조범은 물론 원중도까지도 조금 놀라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 과연 개방인가?’

이렇게 진강은 원중도를 총관이라 칭하고 있었다.

이것은 이미 원중도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더불어 이것은 진조범에게 굳이 무리해서 이 자리에서 원중도의 거짓 이름이나 신분을 밝힐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원중도는 가볍게 포권을 취하는 것으로 인사를 마무리했다.

다시 한 번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진강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 부럽습니다. 이렇게 총관님을 뵈니 진공자께서 총관님을 얻은 것만으로도 그곳에서의 세월이 전혀 아깝지 않을 듯합니다그려.”

그곳은 바로 검마맹을 일컫는 것이었다.

이런 진강의 말은 실제로 진조범이 늘 가졌던 생각이기도 했다.

이처럼 진강은 두 사람의 관계까지도 너무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진조범은 이를 솔직하게 인정하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 과연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진조범은 신뢰를 가득 담은 눈빛으로 원중도를 바라보았다.

순간 원중도가 진조범을 향해 가볍게 허리를 숙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 주군, 허락하신다면 저는 먼저 올라가 쉬고 싶습니다만.”

칭찬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그다지 달갑지 않았기 때문일까?

원중도가 이렇게 서둘러 자리를 떠나려하자 진강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거늘 함께 술이라도 드시고 난 이후에 올라가시도록 하시지요.”

원중도는 이런 진강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진조범을 향해 허락을 구했다.

“ 주군.”

진조범이 허락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원중도가 진강을 향해 포권을 취하면서 말했다.

“ 그럼 저는 이만.......”

이런 원중도를 향해 진강이 나지막이 말했다.

“ 원하신다면 제가 필요한 것을 구해 드릴 수도.........”

진강의 말에 원중도는 당최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아무런 대꾸조차 하지 않고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는 곧장 이층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층으로 향하는 원중도의 눈빛이 한 순간 번뜩였다.

‘ 진강이라.............’

원중도는 결코 자리가 불편해서 그곳을 벗어나려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 원중도에게는 서둘러 처리해야할 중요한 일이 있었다. 바로 오늘 보았던 사천성의 무림인들에 대한 나름의 평가를 정리하는 것이었다.

묵상을 비롯해, 칠절, 그리고 비무에 참가했던 많은 무인들 중 그가 유심히 관찰했던 사람들의 면면을, 그리고 대회를 주관하며 상석에서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면면까지도 나름대로 정리를 하려는 것이었다.

오늘 본 것을 언제까지나 머릿속으로 기억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때문에 원중도는 한시라도 빨리 이를 기록으로 남겨야만 했다.

진강이 언급한 원중도가 원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었고, 진강은 자신이 이를 구해줄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던 것이다.

자신에게 아니 진조범에게 진강이 사천성의 정보를 줄 까닭이 없었다.

그렇다면 진강이 진조범과 자신을 떠보려는 것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았다.

이렇듯 이미 진강이 진조범과 원중도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두 사람에 대해서 파악을 끝냈다는 뜻이었다.

개방의 뛰어난 정보력이 새삼 무섭게 피부에 와 닿고 있었다.

이렇게 원중도가 올라가자 당기상이 중심이 되어 이런저런 음담패설이 오고갔다.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르자 당기상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 우리 여기서 이럴 것이 아니라 오늘은 제 처소에서 한잔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마침 오래 전에 담가두었던 소홍주(紹興酒)가 잘 무르익었을 테니 말입니다.”

진강이 이에 호응하며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 예전에 맛보았던 바로 그 소홍주를 말하는 것인가? 지금까지도 그 소홍주가 남아 있단 말이지, 그렇다면 내 자네 집으로 아니 갈 수야 없는 노릇이지. 어떻소이까? 진공자께서도 함께 가시는 것이?”

진강의 말에 진조범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자리에서 세 사람이 나눈 대화라고는 당기상이 주도한 음담패설뿐이었다.

아직 진승의 이야기도 그리고 진강이 어떤 인물인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에 진조범 역시 조금 더 진강과 함께 자리하고 싶었다.

더욱이 지금 숙녕객잔은 오로지 묵상의 이야기로 시끌벅적한 상황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기란 어려워보였다. 때문에 진조범 역시도 자리를 옮기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진조범까지 동의하자 진강이 재빨리 점소이를 불렀다.

“ 여기 남은 이 음식들 좀 싸주게나.”

점소이가 이런 진강의 말에 공손히 허리를 숙였다.

순간 당기상이 돌아서는 점소이를 재빨리 불러 세웠다.

“ 아닐세, 그냥 두게나.”

그러자 진강이 의아한 표정으로 당기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 어디서 따로 안주거리를 사갈 생각이던가? 허나 굳이 그를 필요가 뭬 있겠는가? 이 자리의 음식이면 충분한 것을.”

당기상이 빙긋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 오늘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진강이 계속해서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 허참, 영문을 모르겠군, 이 친구 그 동안 어디서 우렁각시라도 하나 구해놓았나 보구먼."

당기상이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 일단 가보시면 아시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당기상은 돌연 진조범을 바라보며 입가에 빙긋이 미소를 머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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