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최근연재일 :
2015.01.20 21:06
연재수 :
172 회
조회수 :
6,266,565
추천수 :
81,804
글자수 :
758,122

작성
11.04.29 14:13
조회
31,149
추천
457
글자
10쪽

월야공자 제24화--4

DUMMY

이런 당갑수의 설명에 부절 임영기가 나서며 말했다.

“ 당가주의 말씀에 따르자면 결국 이 모든 계획은 조무진이 독단으로 저지른 것이라는 뜻이로군요.”

당갑수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부절 임영기가 입가에 냉소를 흘리면서 조무진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 허나,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더구나 가주께서 내세운 증인 역시도 당문의 사람이며 또한 그 증거 역시도 가주께서 내놓은 시체와 인피면구뿐, 그렇게 놓고 본다면 당가주께서 의도적으로 조무진이라는 자의 입을 막기 위해.............”

임영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당갑수가 버럭 호통부터 내질렀다.

“ 말을 삼가시오. 지금 이 당갑수를 어찌 보고 그 같은 망발을 입에 담는단 말이오.”

임영기가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 허허, 너무 흥분하지 마십시오. 어디까지나 저는 그럴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는 추측을 내놓았을 뿐이오이다.”

당갑수가 다소 불쾌한 표정으로 임영기를 노려보더니 힐끔 당기상을 쳐다보았다.

당기상이 그 즉시 가볍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 기실 어젯밤 조무진을 본 것은 것을 저 혼자가 아니라 저기 있는 진공자와 함께 보았소이다.”

당기상이 사람들 틈에 섞여 있는 진조범을 가리키자 사람들의 시선이 진조범에게 향했다.

진조범은 사실을 인정하며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어제 진조범이 조무진을 본 것은 사실이었기에 이를 인정한 것뿐이었다.

그러자 임영기가 빙긋이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군요. 어젯밤 조무진이 당문을 방문한 것은 확실한 일, 그렇다면 천하의 당문이 조무진 따위가 마음대로 당문에 들어와 당문의 암기를 훔쳐가는 것조차도 막지 못했다는 말씀이신데 과연 누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는지.............”

임영기의 말에 당갑수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 그 점은 평소 아들이 저자와 어울리는 것을 막지 못한 제 불찰이 크오이다.”

아들과의 친분 때문에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확실히 일리가 있는 말이기는 했다. 그러자 임영기가 이에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그렇군요. 그렇다면 자제분께서는 이 일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뜻이로군요.”

당갑수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임영기가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 당가주님의 말씀처럼 당공자가 이 일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당가주께서 당공자를 저희들과 대면시켜주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겠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임영기의 말에 사람들이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당갑수가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 실은 저도 그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만 아들이 어제 저녁 황급히 당문비동에 들었는지라.”

적어도 당갑수가 아들을 이 자리에 세우고 싶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당갑수의 아쉬운 표정 역시 진심이었다.

이렇듯 당갑수는 진심으로 당문영을 이 자리에 세울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문제는 당갑수가 당문영을 믿을 수 없다는 것에 있었다.

만약 조금 전 당문영이 자신의 앞에서 어제의 일을 끝까지 잡아뗐다면 당갑수는 당문영을 지금 이 자리에 대동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에게조차 순순히 모든 것을 털어놓는 당문영이 과연 사람들의 압박을 견뎌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그래서 당갑수는 아들 당문영을 황급히 당문비동으로 들여보낸 것이다.

이런 당갑수의 말에 임영기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 거 참, 이상하군요. 어제까지만 해도 자제분은 당문의 소공자로서 무림대회를 주관하느라 부산한 모습을 보였는데 그런 당공자가 무림대회가 한창인 이 시기에 급작스레 무공수련을 위해 당문의 비동을 찾았단 말입니까?”

당갑수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그렇습니다. 그것은 어제 묵상이라는 청년의 무공에 감복함 때문이지요. 덕분에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고 비동에 들것을 내게 알려왔소이다. 젊은 나이에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 아니오이까?”

검절 최고익이 이에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물론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허나 사안이 중대하니 자제분의 연공에 다소 방해가 된다고 할지라도 자제분을 이곳으로 불러 저희들의 의문을 해결해 주실 수는 없으시겠습니까?”

그러자 당갑수가 난감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 물론 오늘의 사안도 중요하오이다. 허나 그 아이는 비단 제 자식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당문을 이끌고나가야 할 아이올시다. 그런 아이가 묵상이라는 청년에게 자극받아 모처럼 굳은 결의를 가지고 수련에 임하는 것을 애비 된 입장으로 차마 방해하고 싶지는 않소이다. 더구나 이렇게 모든 증거마저 명명백백한 상황이거늘 구태여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됩니다만.”

권절 응현철이 더 이상은 참지 못하겠다는 듯 나서며 말했다.

“ 대체 무슨 증거가 명백하다는 말이오?”

당갑수가 이런 응현철을 노려보며 말했다.

“ 허면 흉수가 제 아들 문영이라는 증거는 대체 무엇이오?”

권절 응현철이 따지듯 당갑수에게 말했다.

“ 묵상을 공격했던 당문의 무기와 이 두 눈으로 당공자를 똑똑히 목격했소이다.”

당갑수가 이런 응현철의 말에 코웃음을 터트렸다.

“ 흥, 고작 흉수가 당문의 암기를 사용했다는 것과, 아들의 얼굴처럼 보였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 증거도 없지를 않소이까? 내 이점에 대해서 이렇듯 자세하게 조사하고 해명까지 했거늘 이 당모의 말이 이다지도 여러분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단 말이오?”

응현철이 이런 당갑수를 향해 따지듯 말했다.

“ 그렇다면 아들을 내놓지 못할 이유가 없지를 않소이까?”

당갑수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 당문의 미래를 위해 아들의 수련을 이까짓 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은 애비의 심정을 진정 헤아리지 못한단 말이오? 본가가 고작 여러분들께 이정도의 신뢰조차도 받지 못한단 말씀이오이까?”

당갑수는 이렇게 당문 자체의 권위까지도 언급하고 있었다.

그러나 칠절등의 표정은 냉담했다.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의 표정이 냉담했다.

당갑수가 이 일을 이까짓 일로 표현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이것은 듣기에 따라서 낭인들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들릴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검절 최고익이 공손히 당갑수를 향해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 허면 우리 칠절과 여기 있는 묵상은 귀하신 아드님의 수련이 끝나 이까짓 일의 진상이 명명백백해질 때까지 당문이 주관하는 무림대회에는 참가하지 않겠소이다. 그럼 이만.”

짧은 순간 당갑수의 시선이 궁절 최응을 향했다.

그러자 최응이 재빨리 나서며 말했다.

“ 대형, 굳이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뭬 있습니까? 이쯤에서 당가주님의 체면도 세워주시는 것이...........”

최고익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최응을 바라보았다.

그런 최고익을 대신해서 도절 이정이 차가운 시선으로 말했다.

“ 설마 자네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구먼.”

최응이 재빨리 이를 반박하며 말했다.

“ 하오나 지금은 검마맹의 공격을 목전에 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문과의 반목은 자칫 사천성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지를 않습니까?”

최응의 말에 최고익이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 설사 사천성 전체가 위험에 빠지는 일이 있다하더라도 어찌 불의의 무리들과 타협할 수 있겠는가?”

최고익이 당문을 불의의 무리라고까지 표현하자 당갑수가 이를 악물었다.

다른 칠절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런 최고익의 뒤를 따르자 최응이 난감한 표정으로 그 뒤를 따르면서 힐끔 당갑수를 쳐다보았다. 이 두 사람의 눈빛 교환은 지극히 짧은 찰나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진조범은 이런 두 사람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 결국 칠절 내에서 당문과 내통한 사람이 있었는가?’

어째서 당갑수가 이토록 신속한 대응을 취할 수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이 역시 진조범이 쉽게 입에 담을 일이 아니었다.

칠절의 우정은 그야말로 오랜 세월 지속되어 온 것, 이런 심증만으로 함부로 궁절 최응에 대해서 언급한다면 다분히 오해를 살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묵상과 칠절의 결정에 동조했다.

이렇게 사천성 무림대회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었다.

심지어 당문과 함께 무림대회를 주관했던 청성파와 아미파마저도 이후 독자적으로 무림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기회를 이용해 당문의 세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였다.

검마맹의 내분과 마찬가지로 이곳 사천성에서도 내분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었다.

이를 통해서 진조범은 검마맹과 사천성의 싸움이 벌어진다면 결코 쉽게는 승부가 나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굳히고 있었다.

이렇게 당문영의 실책이 뜻밖의 상황을 야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갑수는 이런 상황을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것은 이번 일의 핵심에 칠절이 아니라 새롭게 떠오르는 젊은 영웅 묵상에게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금천상이 제대로 묵상을 포섭하기만 한다면 이번일이 비교적 순조롭게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아들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된 것은 못내 아쉬웠다.

그러나 묵상을 포섭하고자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당갑수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세력들 역시 묵상을 포섭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렇게 젊은 도객 묵상은 사천무림의 정세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월야공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2 월야공자 제27화--1 +39 11.05.19 30,393 446 8쪽
111 월야공자 제26화--4 +43 11.05.18 29,877 477 13쪽
110 월야공자 제26화--3 +37 11.05.17 29,710 458 10쪽
109 월야공자 제26화--2 +38 11.05.16 30,176 445 8쪽
108 월야공자 제26화--1 +45 11.05.11 32,465 439 9쪽
107 월야공자 제25화--4 +40 11.05.07 31,894 460 8쪽
106 월야공자 제25화--3 +60 11.05.06 31,783 471 9쪽
105 월야공자 제25화--2 +49 11.05.04 32,175 491 9쪽
104 월야공자 제25화--1 +48 11.05.03 31,952 463 8쪽
103 월야공자 제24화--6 +40 11.05.02 31,529 470 11쪽
102 월야공자 제24화--5 +54 11.04.30 31,649 477 10쪽
» 월야공자 제24화--4 +36 11.04.29 31,150 457 10쪽
100 월야공자 제24화--3 +39 11.04.28 31,973 452 9쪽
99 월야공자 제24화--2 +31 11.04.27 31,635 435 8쪽
98 월야공자 제24화--1 +37 11.04.26 32,764 452 9쪽
97 월야공자 제23화--4 +44 11.04.23 33,814 455 10쪽
96 월야공자 제23화--3 +50 11.04.22 33,164 450 7쪽
95 월야공자 제23화--2 +46 11.04.21 34,198 475 12쪽
94 월야공자 제23화--1 +50 11.04.18 35,745 469 12쪽
93 월야공자 제22화--4 +55 11.04.16 33,803 471 7쪽
92 월야공자 제22화--3 +32 11.04.15 33,756 460 9쪽
91 월야공자 제22화--2 +44 11.04.14 34,774 467 9쪽
90 월야공자 제22화--1 +38 11.04.13 35,546 462 9쪽
89 월야공자 제21화--4 +54 11.04.12 36,495 459 8쪽
88 월야공자 제21화--3 +56 11.04.11 36,474 484 15쪽
87 월야공자 제21화--2 +91 11.04.08 36,047 500 7쪽
86 월야공자 제21화--1 +21 11.04.08 33,802 470 8쪽
85 월야공자 제20화--6 +30 11.04.08 34,372 474 14쪽
84 월야공자 제20화--5 +56 11.04.06 37,228 497 8쪽
83 월야공자 제20화--4 +42 11.04.05 36,201 503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