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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Messor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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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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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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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6
글자수 :
1,239,628

작성
18.09.2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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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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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5쪽

옥상에서의 휴식.

DUMMY

한서준은 눈을 뜨고 옆을 보았다. 그는 자신의 팔뚝에 기대 잠든 담서은에게서 시선을 옮겨 창밖을 내다보았다. 비행기는 아직 날고 있었고 밤하늘을 뒤덮은 구름 사이사이에는 지상의 불빛이 얼른얼른했다.

"있나?"

한서준은 승무원을 불러 와인을 시킨 뒤 입을 열었다.


《있어. 근데 세 번째 시도도 그냥저냥··· 명상만 하다 끝났네?》


"머리가 아프지는 않다."


《그건 다행이지. 그나저나··· 조심해. 다른 사람이 보면 허공에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그럼 읽어라."

한서준은 와인을 받아들고 도와주려는 승무원을 보낸 뒤 라벨을 살펴보았다. 그는 오프너로 와인을 개봉하고 와인잔을 들었다. 황금빛 액체가 와인잔을 채우기 시작했다.


《음··· 딱히 읽을 것도 없고. ···당신 꿈이나 좀 말해 볼까?》


'꿈이라.'

한서준은 와인병을 테이블 위 거치대에 집어넣었다.

'그러고 보니··· 정신을 잃을 때마다 뭔가를 꾸기는 했지.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그는 와인잔을 빙빙 돌렸다. 담서은은 여전히 잠에 빠져 꼼지락댔다.


《간단해. 당신··· 은 아니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누군가가 의사와 대화를 나누는 꿈이야. 뚱뚱하고 안경 쓴··· 전체적으로 더럽다란 느낌의 의사.》


'···나는 잘 모르겠군.'


《그럴 거야. 꿈이 너무 단편적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내용이 괴상하거든. ···아, 그럼 이건 기억나? 당신 꿈에서 Messorem이 나왔잖아.》


'Messorem?'

한서준은 와인을 따랐다.


《근데 이것도 별 건 없어. 그냥··· Messorem이 탄생한 배경 같은 것··· 같으니까. 정확히는 그 직전이겠지. ···이것말고는 뭐··· 없어. 지금 생각하니··· 진짜 단촐하구나. 당신이 꾸는 꿈.》


'기억나는 게 없다는 점에서··· 결국 중요하지 않다는 것 아닌가?'

한서준이 물었다.


《그건 모르는 거야. 꿈 속의 목소리나··· 망가져가는 병실. 물리적으로 더러워지는 의사. ···모든 게 결국 당신의 심층 의식이거든. 지금은 모르겠지만··· 뭔가가 있어. 예를 들면··· 그 의사가 '누군가'일 수도 있지. 어디까지나 예지만 말이야.》


한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승무원이 가져다 준 과자를 먹었다. 그는 기대다 못해 무릎에 엎어진 담서은을 똑바로 앉혔다.

"···으···, 목이야."

담서은이 얼굴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 담서은은 다시 한서준의 팔뚝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았다.

"아직 멀었어?"

담서은이 물었다.

"2시간쯤 남았군."

한서준이 대답했다.

"뭐야. 그럼 30분밖에 안 지났다는 거야?"

담서은이 미간을 좁히고 물었다.

"그런 셈이 되겠지."

한서준은 와인을 따르고 담서은을 보았다.

"뭔가 먹겠나?"

그가 물었다.

"그럴까? 근데··· 결국 독일 기내식이겠지?"

눈을 뜬 담서은이 주위를 곁눈질하며 물었다.

"그렇겠지."

"음··· 뭐, 좋아. 아저씨는 어떻게 할래?"

"난 됐다."

"알겠어. 그럼 슈바인스학세··· 는, 좀 어려울 것 같고··· 역시 소시지인가?"

담서은이 목을 주무르며 고개를 들었다.

담서은은 테이블 위의 과자를 집어먹었고 승무원을 불러 몇 마디의 대화와 조정을 거친 뒤 기내식의 주문을 마쳤다.


《···아무튼, 되도록이면 기억할려고 노력은 해 봐. 내가 보기엔··· 꽤 중요한 것 같으니까. 거기다 당신의 꿈은··· 무엇보다 이어지고 있어. 그 Messorem이 나왔던 부분만 빼고 말이야. 그러니··· 뭔가 그 이유가 있을 거야.》


권지아가 말했다.

'알겠다. ···노력은 하지.'

한서준은 빈 와인병과 와인잔을 한쪽으로 치우고 남은 과자를 려에게 주었다. 려는 한서준과 담서은 사이의 빈 공간에 앉아 있었다. 담서은이 려에게 손을 뻗었다.

"내가 어렸을 때 했던 만화가 하나 있거든? 거기서도 이렇게 인형 같은 아이가 마스코트였어. 그래서··· 이유가 좀 그렇지만··· 예전부터 이런 정령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 귀엽기도 귀엽지만··· 그, 변신을 시켜주잖아."

담서은이 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려가 눈가를 찡그리며 머리를 흔들었다. 자주빛 머리카락이 남실남실하며 흘러내렸다.

"···뭐든 흡수를 한다는 게 좀 다르지만 말이야."

한서준은 려에게 손가락을 가져가다 말고 다시 손을 회수했다. 그는 려를 가린 채 승무원이 들고 온 기내식을 받아 담서은에게 건네주었고 소시지 구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려에게 사탕을 주고 시선을 돌렸다. 그는 시계를 보았다. 10시 7분이었다.


《근데··· Messorem하니까 말이야.》


권지아가 말했다. 한서준은 테이블을 접고 기내식과 함께 제공된 물병을 들어 물을 마셨다. 권지아의 말이 이어졌다.


《분명, 당신이 독일에 왔을 때··· 만나자고 하지 않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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