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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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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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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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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6
글자수 :
1,239,628

작성
18.09.25 18:39
조회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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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3쪽

옥상에서의 휴식.

DUMMY

《당신은 기본적으로··· 아이한테 무르구나.》


권지아가 말했다.

'···내가 널 죽이려 했던 건 벌써 잊었나?'

한서준이 생각했다.


《잊었을 리가. 덕분에 다리를 못 쓰고 있잖아. 하지만··· 뭐, 상관없어. 당신이··· 내 일을 거드는 걸 생각하면, 하반신 마비 쯤이야··· 미미한 제물일 뿐이니까. 오히려 내가 이득을 보는 셈이지. ···실질적인 이유는 차치하더라도 말이야.》


'···가끔 생각하지만, 네 성격은 정말 만만치가 않다.'


《안 그럼 '일그러짐'을 해결할 수 없지. 거기다··· 예를 들어 당신이 지구에 존재하는, 혹은 존재했던 생명체들이 지닌 일생의 기억을 엿본다고 생각해 봐. ···멀쩡하면 그게 더 이상한 거야.》


한서준은 앞장 서 걸어가는 담서은을 따라 왼쪽으로 몸을 틀었다.

'그러니까, 스스로 미쳤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그가 생각했다.


《응. 솔직히 미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어. 꿈 많던 열다섯 살 소녀는··· 이미 버티지 못하고 죽어 버렸지. ···남은 건 거의 빈껍데기나 다름없어.》


권지아가 말했다.

'···그런 빈껍데기가, '일그러짐'이란 것에 대한 집착이 꽤 심하군.'

한서준은 좌우의 건물들이 경계선이 된 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담서은은 콧노래를 불렀고 한서준의 건빵 주머니는 불거지다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안 그래도 그것만 없었으면 내가 어떻게 됐을까란 주제로 매일··· 잠 잘 때마다 생각하곤 해. 껍데기가 본체의 역할을 수행하려는 이유가 대체 뭔지에 대해서 말이야. 일종의 자아성찰이지. 그도 그럴 게 껍데기는··· 조금만 힘을 주고 눌러도 금방 구겨지니까. 간신히 목숨만 부지하고 있는 껍데기에겐··· 그렇게 어울리는 일이 아니거든.》


권지아가 말했다.

'···부질없군.'

한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걸음을 멈췄다. 초록빛 넝쿨 조화로 간판과 문을 꾸민 레스토랑 앞이었다. 팔짱을 끼고 턱을 쓰다듬으며 문 옆의 메뉴판을 들여다보던 담서은이 다시 돌길을 걸었다. 한서준은 멈췄던 발을 움직였다.

'여하튼, 그래서··· 결론은 내렸나?'


《어느 정도는. 난 그냥··· 혼란스러움을 보는 게 힘들어. 그걸 막으려는 것 같아.》


'혼란이라··· '일그러짐'이란 게 보통 일이 아닌가 보군.'


《응. 아무리 그래도 당신한텐··· 말해 줄 수 없지만 말이야.》


'상관없다.'

한서준은 레스토랑을 거르고 걸러 결정을 내린 담서은을 따라 넝쿨 조화로 치장된 작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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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 옥상에서의 휴식. 18.09.05 108 2 3쪽
394 옥상에서의 휴식. 18.09.04 110 2 3쪽
393 옥상에서의 휴식. 18.09.03 140 2 6쪽
392 맨해튼, 그 다음의 목적지. 18.09.01 122 2 3쪽
391 맨해튼, 그 다음의 목적지. 18.08.31 116 2 3쪽
390 맨해튼, 그 다음의 목적지. 18.08.30 98 2 4쪽
389 맨해튼, 그 다음의 목적지. +1 18.08.29 88 1 4쪽
388 맨해튼, 그 다음의 목적지. 18.08.28 112 3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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