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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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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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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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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6
글자수 :
1,239,628

작성
18.09.13 15:01
조회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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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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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옥상에서의 휴식.

DUMMY

한서준은 이를 무시하고 발을 움직였다. 총구가 쉴 새 없이 불을 뿜으며 몬스터를 바닥에 고정시켰다. 한서준이 몬스터에게 다가는 데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음, 역시는 역시야. 이 깡통. 인간이네.》


"···인간이라."

한서준은 노리쇠를 당기고 탄약을 넣은 뒤 노리쇠를 밀었다. 불기둥과 함께 몬스터가 들썩였다. 한서준은 왼발을 움직여 몬스터의 등을 짓밟았다. 몬스터가 움찔하며 팔을 움직였지만 한서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의족을 노리고 날아드는 대검을 막지 않았다.

"인간이 왜 인간을 공격하는 거지?"

한서준이 물었다. 대검은 의족에 닿기 직전 우뚝 멈춰섰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기억나? 맨해튼의 실험실에 들어가기 전에.》


권지아가 말했다. 한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집행자··· 라는 단어가 나왔었지."


《응. 그거야. 집행자. 그러니까··· 다른 말로 하면 레디컬 휴먼 프로젝트의 진정한 성공작.》


권지아가 말했다.

한서준은 더이상 팔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버둥거리는 몬스터, 집행자를 내려다보다 노리쇠를 당겼다. 튕겨져 나간 탄피가 땅과 맞닿아 튀어 올랐다. 한서준은 건빵 주머니에 손을 넣고 탄환을 꺼내 약실에 집어 넣었다. 집행자는 대검을 버리고 땅을 짚었지만 한서준의 몸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 집행자가 왜 여기서 사람을 죽이는 거냐고 물었다."

노리쇠를 밀어 장전한 한서준이 물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냥 미쳤어. 정신을 놓은 거지. 프로젝트의 성공자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사람이기도 하니까. ···흔히들 말하는··· 어떠한 상황에 머리가 못 따라갔다··· 라는 거야.》


"···웃기지도 않은 이유가 다 있군."


《···보고 싶지 않은 것에서 눈을 돌린다는 게 머리까지 돌려 버리는 건··· 뭐, 인간이 가진 장점 중 하나니까.》


권지아가 말했다.

한서준은 집행자를 뜯어보았다. 아직 땅을 짚고 있었지만 집행자는 전혀 움직이지를 못했다. 한서준은 총을 거두고 허리를 숙여 대검을 집어들었다. 그는 제 키만 한 대검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살펴보다 집행자의 목덜미에 가져다 대었다. 그는 등을 짓누르던 발을 거두어들였다.

"그래서, 지금은 몬스터나 다름없는 상태란 소린가?"

집행자가 허리까지 들썩이며 땅을 밀었다.


《응. 정답이야.》


결과는 이전과 똑같았다. 집행자는 여전히 움직이질 못했다. 한서준도 움직이지 않았고 대검은 흔들리지도 않았다.

"그럼 죽여도 상관 없겠군."

한서준은 대검에 힘을 주었다. 집행자의 목을 통과한 대검이 그대로 아스팔트 지면을 갈랐다. 한서준은 한숨을 내쉬며 대검을 빼들고 자리에서 일어난 집행자를 바라보았다.

"···맞아. 집행자의 능력은 뭐지?"


《음? 아, 내가 말 안 했었나? 음··· 일종의 유령 같은 거야. 그러니까···.》


집행자가 한서준에게 달려들었다. 한서준이 대검을 눕혀 옆구리를 베었다. 집행자는 허리가 잘리면서도 한서준과의 거리를 좁혔고 마침내 대검에 허리가 절단되었음에도 멈추지 않고 주먹을 뻗었다. 한서준이 미처 대검을 거두기도 전에 집행자의 주먹이 그의 얼굴에 틀어박혔다.


《아, 늦었네. 미안, 미안. 그러니까··· 물체를 통과하는 능력이야. 지금처럼··· 물체가 몸을 통과하는 것도 가능하고.》


"···그것 참 고맙군."

집행자의 주먹으로 인해 틀어진 얼굴을 본래의 위치로 돌리고 왼손의 주먹을 말아쥔 한서준이 집행자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넣었다. 집행자가 삽시간에 그의 앞에서 사라졌다. 한서준은 주먹에 묻은 검은색 파편과 피를 털어 내며 오른손의 대검을 놓았다.


《하지만 유기물··· 그러니까 생체는 통과하지 못해.》


"···그래. 그런데, 네 말이 사실이라면··· 앞뒤가 안 맞는다."

한서준은 거두었던 총을 다시 빼들고 집행자를 겨누었다. 깜짝 놀라 멀어지는 존 위트니의 뒤에서, 집행자는 흘러 내리는 머리카락을 밀어 올렸다. 오른쪽 이마에서부터 왼쪽 볼에 이르는 투구의 박살난 공간 사이엔 흰색 눈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얻어맞은 부위가 명확해지는 피멍은 눈 주위에 가득했다. 집행자의 이마에선 여러 줄기의 피가 흘러내렸다.

"물체를 통과할 수 있다면··· 왜 총알은 피하지 않은 거지? 꼼짝도 못할 정도였는데."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친 한서준이 물었다.


《그야··· 당신도 봤잖아. 저 집행자는··· 미쳤는데도 능력자만 죽였어.》


권지아가 말했다.


《경찰과 군인···, 그러니까 일반인은 죽이지 않았지. ···그거 알아? 총을 사용하는 사람 대부분은··· 비능력자야.》


"···그러니까, 날 일반인으로 생각해서 움직이지 않았다··· 라는 거로군."

한서준이 말했다. 집행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서준을 노려보았다.


《물론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을 생각은 아니었지. ···당신이 갑자기 발로 밟기 전까지는 말이야. 그때··· 당신이 일반인이 아님을 알게 됐고··· 이러저러해서··· 뭐, 저렇게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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