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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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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조회수 :
359,666
추천수 :
5,086
글자수 :
1,239,628

작성
18.09.17 12:37
조회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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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5쪽

옥상에서의 휴식.

DUMMY

《ESP도 사람을··· 어떻게든 굴려 먹긴 하는구나. ···그래. 당연한 일이겠지.》


권지아가 말했다. 한서준은 숨을 한 번 내쉬며 탁자 위의 컵을 들고 커피를 마셨다.


《웃기지도 않은 코드네임을 붙였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한서준은 컵을 내려놓고 눈앞의 단발머리 소녀를 보았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안대로 왼쪽 눈을 가린 소녀는 커다란 버거를 든 채 주위를 곁눈질하는 중이었다. 거리는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몇몇은 한서준과 소녀를 구경하기도 했다.


《···거기다, 같은 국적이라고 신경을 써준 것 같긴 하지만··· 솔직히 파트너라는 건 좀 불편하지?》


권지아가 말했다.

'네가 할말은 아닌 것 같군.'

한서준이 커피를 마시며 생각했다.


《내가 말할 자격은 충분한 것 같은데, 파트너?》


권지아가 말했다.

'···됐다. 그만하지.'

짧게 생각을 끊고 한서준은 손을 휘둘렀다. 커피를 쏟으며 날아간 컵이 사람들을 비집고 뛰어가던 남자의 머리를 가격했다. 남자는 입을 떡 벌린 채 엎어졌고 들고 있던 가방을 떨어뜨렸다. 몇 초 후 나타난 청년과 경찰이 가방을 회수하고 수갑을 채울 때까지 남자는 엎어진 그대로 꿈쩍도 하질 않았다.

"다섯 명 째."

담서은이 버거를 베어 물며 말했다.

"솜씨가 좋은걸. 대체 어떻게 아는 거야?"

"···감이다."

한서준이 대답했다. 담서은이 손을 들어 종업원을 불렀다. 종업원은 한서준이 던진 컵과 똑같은 컵을 가지고 나타났다.

"자, 커피 여섯 잔 째."

담서은이 빙긋 웃으며 한서준에게 컵을 건네주었고 버거를 크게 베어 먹은 뒤 다시 주위를 힐끔거렸다. 담서은은 엄지를 들어 보이는 사람들에게 마찬가지로 엄지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적어도··· 심심할 일은 없겠네.》


한서준은 커피를 단숨에 털어 넣고 몸을 일으켰다.

"자, 잠깐! 벌써 가려고? 아직 30분 밖에 안 지났잖아."

남은 버거를 허겁지겁 삼킨 담서은이 테이블 위의 티슈로 손과 입을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30분이나 지난 거다."

그사이 종업원을 불러 계산을 마친 한서준은 바로 테라스를 떠났고 담서은은 급히 티슈를 처리하고 따라붙어 그의 팔에 매달렸다.

"어차피 시간은 많잖아! 휴일이기도 하고. 뭐가 그렇게 바빠?"

한서준은 담서은을 매단 채 계속 걸음을 옮겼다. 그가 입을 열었다.

"휴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임무이기도 하지."

"그래! 임무이긴 하지! 근데! 주변 순찰이 그렇게 얼굴 구기고 할 짓이야?! 모처럼 나왔는데 좀 즐겨야지!"

담서은이 두 발을 쭉 뻗고 한서준의 팔을 잡아당겼지만 한서준은 미동조차 하지 않고 발을 움직였다. 담서은은 한서준이 움직이는 대로 맥없이 끌려다녔다.

"···그 소리도 이제 세 번째로군."

한서준이 말했다.

"아저씨도 똑같거든! 이 고집불통!"

담서은이 소리쳤다.

"···누가 더 끈질긴가를 따지자는 게 아니다."

한서준은 카페와 소모품점, 음식점 등이 모여 형성된 작은 길목을 돌아 큰길로 진입한 후 걸음을 멈췄다.

"팀으로 이루어진 단체의 누군가의 임무 망각이··· 다른 누군가한테 얼마나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느냐에 대한 주제로 한 이야기를... 너와 나 둘 중 누가 더 맞는 소리에 가깝게 했는가에 대한 걸 따지는 거다."

길게 뻗은 큰길을 가만히 주시하던 그가 재차 발을 움직여 사람들 사이를 걷기 시작했다.

"스트레스가··· 응? 누가 더 맞는 소리에··· 뭐라고? 뭘 따진다고? ···아, 진짜! 지금 일부러 그러는 거야? 나 못 알아듣게 하려고?"

담서은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담서은은 자연스레 끌어당긴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한 채 한서준의 팔을 끌어안으며 두 발에 힘을 주었다. 신발의 밑창이 바닥에 갈리는 소리가 울렸지만 담서은은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결국 발을 멈춘 한서준이 한숨을 내쉬며 몸을 돌렸다. 한서준은 그제야 팔을 놓고 신발을 걱정하는 담서은을 뜯어보다 길게 숨을 토했다.

"대체 뭐가 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냐?"

그가 물었다.

"그야, 모처럼 나왔으니까 말이야."

담서은이 헤 웃으며 말했다.

"먹고 싶은 거 먹고. 응? 보고 싶은 거 보면서 신나게 놀아야지. 이것 말고 뭐, 별 거 있어?"

"···하, 그건 정말···."

한서준이 말했다.

"쓸데없군."

그는 다시 담서은에게 등을 보였고 멈췄던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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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 옥상에서의 휴식. 18.09.18 99 2 4쪽
» 옥상에서의 휴식. +1 18.09.17 101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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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 옥상에서의 휴식. +1 18.09.06 125 3 4쪽
395 옥상에서의 휴식. 18.09.05 108 2 3쪽
394 옥상에서의 휴식. 18.09.04 109 2 3쪽
393 옥상에서의 휴식. 18.09.03 140 2 6쪽
392 맨해튼, 그 다음의 목적지. 18.09.01 122 2 3쪽
391 맨해튼, 그 다음의 목적지. 18.08.31 116 2 3쪽
390 맨해튼, 그 다음의 목적지. 18.08.30 97 2 4쪽
389 맨해튼, 그 다음의 목적지. +1 18.08.29 88 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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