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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칼바람 님의 서재입니다.

강철팔의 늑대 : 분출되는 속성의 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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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칼바람
작품등록일 :
2019.02.22 11:55
최근연재일 :
2019.04.22 23:37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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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글자수 :
177,291

작성
19.04.0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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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생체병기의 등장 1-28 <죽음 그리고 조건>

DUMMY

밤이 되어 보름달이 하늘에 매달렸다. 날이 청명한 탓에 별이 박혀 반짝이는 걸 반복하고 사라진다.


창살에 옅은 달빛이 스며들면서 추운기운을 끌고왔다. 냉한 공기가 감옥에 깔려 서리가 맺었다. 거친 숨결은 입김으로 변해 사라졌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칼자르트는 눈만 깜박이고 있었다. 헐떡대는 숨소리는 그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알렸다.


앉아서 굳은 지 하루가 흘러갔다. 간수장은 칼자르트를 치료실에 데려가려 했으나, 그는 격렬하게 거부했다. 자신과 싸웠던 소녀도 같이 들어온 마당이라 표적을 놓지고 싶지 않다는 심산인 것이다.


칼자르트는 말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태지만, 눈빛은 전혀 죽지 않았다. 만월이 되고 기운이 차면서 되려 컨디션이 쌩쌩해졌다.


"크으으으으...."


그는 눈을 감고 이를 깨물었다. 강철팔을 덜덜 떤다. 광택이 사라지고 흑의 기운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기운은 덩굴줄기 마냥 팔을 휘감고 몸을 훓어만졌다. 배와 어께를 둘러감더니 전신 감싼다. 검보라 오오라가 일고 불꽃처럼 소폭 솟아올랐다.


흑의 기운은 감옥바닥에 내리 깔려 물결처럼 감옥바닥에 확산됬다. 점차 검은 안개가 변해 넘실거린다. 칼자르트는 안개 속에 몸을 맡긴채 명상에 빠져들었다.


잠시 후, 검은 안개의 바다에서 붉은 안광이 번뜩였다. 살기등등한 기운이 한가득 담아져 있었다.


감옥을 지키던 간수의 눈에 안개가 쇠창살사이에 빠져나오는게 보였다. 이상한 낌세를 느낀 간수는 성큼성큼 걸어가 칼자르트가 있는 감옥을 확인했다. 하지만 조용히 앉아있는 그를 보자 '내가 잘못봤나' 라 생각하며 갸웃거렸다.


간수는 의심어린 눈초리를 한번 주고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간수가 왔다간 지점을 칼자르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응시했다.



날이 다시 밝아져 새벽녘이 되자, 하늘은 청색으로 물들었다. 찬 기운은 더욱 강해져 감옥 벽면에 살짝 고드름이 생겼다.


솔솔부는 바람에 자고 있던 수감수들이 하나둘씩 깨기 시작했다. 움직이는 손과 발에 묶인 쇠사슬 소리가 아침오는 걸 알려줬다. 간수들이 2인1조로 수감수들을 일일히 확인하기 시작했다.



"으헉!"



간수가 돌아다닌지 얼마 안 돼 짧은 비명이 터졌다. 그소리에 칼자르트가 살짝 눈을 뜬다.



"죽! 죽었어!"



한 간수의 소리에 다른 간수들이 모여들어 어느 감옥앞에 서성거렸다. 웅성이는 소리가 들리고 수감수들이 쇠창살에 바짝 붙어 상황을 지켜보았다.


창살의 빛에 비춰진 그림자는 움직임이 없었다. 고개가 꺾여 머리칼이 바닥에 맞닿아있다. 몸은 축 쳐져 미동조차 없다. 바닥에 붉은물이 흥건했다. 짙은 혈향이 감옥안을 가득 채웠다.


죽은 시체로 발견 된 이는 칼자르트와 싸웠던 적색머리 소녀였다. 그녀는 과다출혈로 인해 죽음에 이르렀다.



"간수장님 불러와!"



당황한 간수 목소리가 들리고, 이들 중 한명이 급히 뛰어나갔다. 수습을 위해 간수 두명이 감옥안으로 들어갔다. 시체의 상태를 보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마치 사워라도 한 마냥 온몸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괴괴한 형태의 붉게 물든 옷은 섬짓한 느낌을 가져다 줬다.


가까이 살펴본 한 간수가 의문점을 던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죽은 시체가 발견 된 것도 문제였지만, 어떻게 죽은건지가 의문점으로 떠올랐다. 쇠사슬엔 마법봉인 주술이 걸려있어 마법 사용이 불가능 했다. 그리고 소녀의 팔다리는 철저히 움직임이 봉인되어 있었다.


간수들은 죽은 소녀를 바닥에 눕혔다. 흥건히 묻은 피를 제외하면 상태는 깨끗한 편이다. 목이 매우 예리한 칼날로 그은 흔적이 있었다. 응고된 혈흔과 상처주변은 말끔했다. 단번에 베어 생긴 상처에 소녀가 서서히 죽어간 흔적이다.


생체병기의 생명력을 생각하자면 몇시간동안 고통에 몸서리 치며 죽어갔다는 결과가 나왔다.



"자살한게 아닐까?"


"어떻게?"


"그게 아니라면 설명할 방법이 없어."


"암살했을지도 모르지."



간수들은 제각기 추리하며 소녀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풀려했다. 하지만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도 도통 답이 나오질 않는다.


그때 한 간수가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어제 불침번을 선 간수였다.



"어제 검은기운이 새어나오는걸 봤는데 혹시 그것과 연관이 된게 아닐까?"


"어디서 검은기운이 나왔는데?"


"어제 들어온 늑대인간 자리에서."



그가 손가락으로 칼자르트가 있는 감옥을 가리켰다. 몆몇 간수들이 보더니 발걸음을 옮긴다. 이들이 감옥안을 확인해보자 그는 여전히 앉아있는 상태로 부동을 유지하고 있었다.


칼자르트는 매서운 눈매로 간수들을 쳐다보았다. 강한기세에 간수들이 다소 주눅들어 기가 꺾였다. 식은 땀이 절로 서린다.


그때 눈을 마주친 간수가 뭔가 생각하더니 이마를 탁친다.



"생각해보니 이늑대인간. 몸이 마비되서 못움직이는데?"


"그래?"


"그럼 관련이 없는 모양인데?"



간수들은 급하게 수긍하는 반응과 함께 되돌아갔다.


잠시 후, 간수장이 간수들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랫 송곳니가 튀어나온 오크였다. 흉하게 일그러진 표정으로 급히 감옥안을 확인했다.



"이게 어찌된 일이지?"



간수장의 기세에 간수들은 우물쭈물할 뿐, 선뜻 답하는 이가 없었다. 이런 그들의 모습에 간수장이 콧김을 강하게 뿜었다. 째진 눈매에 격한 시선이 담겨있다. 그는 크게 소리치며 분위기를 압도했다.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다!"


"그게...."


"키히히히히히...."



간수들은 식은 땀을 흘리며 서로간 눈치가 오갔다. 한간수가 입을 어렵게 떼려할 때, 기분나쁜 웃음이 뒤를 잇는다.


격한 간수장이 몸을 돌려 반대편 감옥안을 노려보았다.



"이상황에 웃음이 나오나?"



썩소를 지으며 수감자가 쇠창살 가까이 들러붙었다. 거친 수염을 기르고 한쪽눈이 감긴 홉고블린이었다. 그는 굽은 등을 긁으면서 입가를 실룩인다. 기묘한 웃음을 자아내며 간수장을 향해 말을 건넨다.



"난 봤으니깐 키키키키키키키...."



낮고 걸걸한 음성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몇몇간수들은 고블린의 모습에 마른침을 삼킨다.



"키키키키 새벽쯤이었을 거야...."



홉고블린은 머리를 톡톡치며 새벽의 사건을 기억으로 더듬었다. 짧고 강한 화면 한줄기가 스쳐지나갔다.


어둠 속에 매달려 있던 그림자에 섬짓한 칼의 기운이 풍겼다. 반사광이 한차례 반짝이더니 실선이 그어졌다. 터져나오는 혈향이 김따라 모락모락 올라오고, 쇠사슬에 매달린 몸은 처절하게 움직이다 멈춰섰다.


홉고블린은 자신이 언뜻 보았던 상황을 그대로 전달했다.



"아마도...자살한게 아니었을까? 그게 아니라면 키키키키키키키키...."



간수들의 얼굴빛은 하나같이 창백해졌다. 굳은 표정으로 몸이 경직되었다. 간수장은 고블린의 말에 의구심을 품었다.



"그말을 믿으라고?"


"믿던 안믿던 그건 자유야. 난 본걸 그대로 말했을 뿐이니깐. 키히히히히키키키키키키...."



홉고블린은 등돌려 감옥구석으로 다시 들어갔다. 간수장은 살짝 얼이 빠진 건지 그를 보다가 간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일단 여기를 수습한다! 그리고 기록장을 데려와서 여기 상황을 담아내도록 해!"



간수장은 급히 움직이며, 칼자르트와 눈이 마주쳤다. 서로 눈을 부라리더니 잠시 멈춰섰다. 뒤따르는 간수를 보더니 말한다.



"저놈은 일단 가석방이다. 경비대장님이 찾으시니깐 빨리 데려가."


"네!"



쇠창살을 올리더니 간수들이 칼자르트를 향해 다가섰다. 한간수가 그의 어께를 잡으려는 순간, 강철팔이 간수의 팔을 잡는다.



"끄으으으으!"



엄청난 악력이 간수의 팔뚝을 옥쥐었다. 칼자르트는 고통에 찬 간수의 얼굴을 올려보았다. 경멸에 찬 눈길에 숨이 멎을듯한 압박이 간수를 붙잡는다.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강철팔을 살짝 풀었다. 고개를 들더니 입을 열었다.



"마비는 풀린 것 같군."



칼자르트는 몸을 일으켰다. 고개를 좌우로 꺾고 손목을 돌린다. '우두둑' 거리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한결 낫군."



간수들은 그의 큰 덩치에 자동으로 뒷걸음질 쳤다. 여간 당황한 눈빛을 발산 하며 어쩔 줄 몰라했다. 이모습을 본 그는 한마디 내던진다.



"이리 간이 약해서야 간수 해먹겠어?"



말하는가 동시에 손을 내민다. 간수들은 잠시 얼이 빠져있다, 족쇄를 채웠다. 그의 양옆에 달라붙더니 팔짱 끼고 움직였다.


이들이 향한곳은 경비대장의 집무실이었다. 문을 열자 그의 넓직한 뒷태가 반겨준다. 고개를 살짝 돌려 세로로 째진 동공을 보였다.


리자드족 치곤 우락부락한 근육질이 잘발달 되어있었다. 경비대장은 제복을 급히 입더니 뒤돌았다.



"밤새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날 부른 용건이 뭐지?"



경비대장은 간수들에게 가벼이 손짓을 했다.



"자네들은 가봐도 좋네."


"네."



간수들이 나가고 그는 의자쪽으로 손바닥을 펴보였다. 칼자르트가 팔짱을 끼며 자리에 앉자, 경비대장도 맞은편 의자에 엉덩이를 붙였다.


그는 오만상을 짓는 칼자르트와 눈을 마주보더니 무겁게 입을 열었다.



"거두절미 하고 본론으로 가겠습니다. 생체병기의 사냥. 저희도 알게 된 이상 가만 있을수는 없더군요. 가석방의 조건은 당신이 하려던 사냥입니다. 단 정보를 우리에게도 알려줘야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하시겠습니까?"



경비대장의 말에 칼자르트의 입꼬리가 찢어질듯 올라갔다. 손톱을 치켜세우고는 손가락마디마디 뼈소리를 냈다. 의미심장한 웃음을 입안 한가득 채워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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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팔의 늑대 : 분출되는 속성의 잔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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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생체병기의 등장 1-32 <사냥시작.> 19.04.22 43 0 9쪽
33 생체병기의 등장 1-31 <검투사의 길> 19.04.19 23 0 8쪽
32 생체병기의 등장 1-30 <동선파악> 19.04.17 28 0 7쪽
31 생체병기의 등장 1-29 <수락> +1 19.04.08 50 1 7쪽
» 생체병기의 등장 1-28 <죽음 그리고 조건> +1 19.04.06 44 1 10쪽
29 생체병기의 등장 1-27 <부작용> +1 19.04.03 49 1 9쪽
28 생체병기의 등장 1-26 <수감소행> 19.04.01 33 2 9쪽
27 생체병기의 등장 1-25 <되갚기> +1 19.03.29 44 2 12쪽
26 생체병기의 등장 1-24 <2차 습격> +1 19.03.27 46 2 13쪽
25 생체병기의 등장 1-23 <푸른 늑대> 19.03.25 48 1 11쪽
24 생체병기의 등장 1-22 <카시네의 행동> +1 19.03.21 55 3 11쪽
23 생체병기의 등장 1-21 <등장하는 사계의 존재들> 19.03.20 46 1 13쪽
22 생체병기의 등장 1-20 <검은괴물과의 싸움> 19.03.19 39 1 12쪽
21 생체병기의 등장 1-19 <지하공간의 마녀> 19.03.18 50 1 13쪽
20 생체병기의 등장 1-18 <묘지의 결계> 19.03.17 39 1 12쪽
19 생체병기의 등장 1-17 <수색 그리고 바다의 낌새> +1 19.03.15 6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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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생체병기의 등장 1-15 <작전의 시작> 19.03.13 42 1 13쪽
16 생체병기의 등장 1-14 <또다른 위험인자> 19.03.12 58 2 12쪽
15 생체병기의 등장 1-13 <생포> 19.03.11 49 1 12쪽
14 생체병기의 등장 1-12 <움직이기 시작하는 이들> 19.03.08 4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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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생체병기의 등장 1-10 <파악> 19.03.06 59 1 16쪽
11 생체병기의 등장 1-9 <라프숲 정찰> 19.03.05 49 1 12쪽
10 생체병기의 등장 1-8 <계획> 19.03.04 43 1 13쪽
9 생체병기의 등장 1-7 <이들이 노리는 것> 19.03.03 43 1 14쪽
8 생체병기의 등장 1-6 <전투2> 19.03.01 59 1 12쪽
7 생체병기의 등장 1-5 <동행의 시작> 19.02.28 52 1 13쪽
6 생체병기의 등장 1-4 <전투1> 19.02.27 68 1 13쪽
5 생체병기의 등장 1-3 <피의 능력자> 19.02.26 85 1 12쪽
4 생체병기의 등장 1-2 <전조의 느낌> 19.02.25 91 2 12쪽
3 생체병기의 등장 1-1 <피냄새의 단서> +1 19.02.24 190 1 12쪽
2 프롤로그2편 <습격> +2 19.02.22 196 4 12쪽
1 프롤로그1편 <팔과 무구의 기억> +5 19.02.22 600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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