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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칼바람 님의 서재입니다.

강철팔의 늑대 : 분출되는 속성의 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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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칼바람
작품등록일 :
2019.02.22 11:55
최근연재일 :
2019.04.22 23:37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545
추천수 :
43
글자수 :
177,291

작성
19.03.25 23:36
조회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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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생체병기의 등장 1-23 <푸른 늑대>

DUMMY

카시네는 지도를 침대위에 펼쳐놓았다. 루마니 황국과 주변국이 그려진 지세도로, 지형의 굴곡과 지명이 상세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그녀는 피를 내더니 손가락 끝으로 흘려보냈다. 손톱끝자락에 핏방울이 애처롭게 매달렸다. 그렇게 한 방울, 두 방울씩 지도에 떨어뜨린다.


이내 핏물이 혼자 스스로 움직이더니 어느지점에 멈춰섰다. 이현상을 지켜보던 카시네의 눈매가 얇아졌다. 얼굴에 옅은 미소가 잔잔하게 올랐다.


지도에 핏물이 멈춰선 곳은 다름아닌 그리테라윰이었다.






***






-두둑 두두둑.



왼 손의 뼈마디 마디가 큰 울음을 지었다. 손을 풀고 목을 돌리자 '우두두둑' 소리가 거창하게 퍼졌다. 송곳니를 드러낸 입은 크게 찢어져 미소를 뿜어냈다.


황금색의 강철팔이 햇볕에 반사되었다. 광택이 발하는 한켠에 늑대의 얼굴을 비췄다. 바로 칼자르트였다. 몸에 입은 중상은 흔적도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그는 3일간 회복에만 전념했다. 덕분인지 사람이었다면 한달이상 누워있어야 할 상태임에도, 일념하나로 엄청난 회복력을 보였다.


발밑에 소비한 힐링포션병이 나열되어있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갈리자비스가 말했다.



"일어났군?"


"다시 사냥을 시작해야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문이 열렸다. 차가운 바람이 일더니 날개 달린 작은 요정이 들어온다. 투명한 몸체와 소녀의 모습을 갖춘 물의 정령 실피드였다.


실피드는 허공을 맴돌며 방안 한가득 빛가루를 뿌렸다. 가루에는 물의 기운이 담겨있어 닿자마자 촉촉이 젖었다. 상당히 많은 양을 뿌린 탓에 방안은 습기가 서서히 차올랐다.


칼자르트는 시선으로 실피드를 쫒았다. 털이 젖자 불쾌함이 한가득 실려있었다.


엘프여인이 방으로 들어오자 실피드는 여인의 어께위에 살포시 앉았다. 그녀는 실피드를 보더니 검지를 살짝 흔들었다. 이러면 안된다는 뜻의 손짓이다.



"편히 쉬셨는지요?"


"덕분에."



칼자르트가 대답했다.



"다행입니다."



엘프 여인의 눈웃음 아래 갸름한 턱선과 하얀피부가 조화를 이뤘다. 그녀는 가벼운 하얀튜닉 차림에 백발이 내려온 모습을 하고있었다. 여인의 정체는 엘프정령술사 프리쉘리였다. 카시네의 부탁으로 중상입은 칼자르트를 받아준 장본인이자 잡화점의 주인이었다.


칼자르트는 뒤돌아 흑마철극을 챙겼다. 고개를 돌려 그녀를 향해 무덤덤하게 말을 건넸다.



"신세를 졌군. 습격 당해서 꽤 힘들었을텐데."


"신경쓰지마세요. 사정이 있는걸 듣고는 이정도는 감수해야지 했었답니다. 그렇게 까지 망가진 것도 없고 말이죠."


"그렇군."


"다만 조심해야 할게 있어요."



프리쉘리가 미성을 다소 낮추자 칼자르트의 눈썹이 움찔거린다.



"뭐지?"


"힐링포션의 부작용은 잘아시겠지요. 이걸 여러병 마셨으니 부작용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몸이 며칠간 마비될 수도 있으니 무리하게 움직이는건 금물이에요."


"생각은 해보지."


"그리고 실피드가 뿌린 빛가루는 치유의 기운있으니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조금 있으면 개운하실꺼에요."


"고맙군."



말투가 무미건조한 어투였다. 그는 내심 고마움을 느꼈지만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듯 대했다. 더이상 신세져봐야 부담만 더 커질 뿐이었으니.



"일어나셨네?"



프리쉘리 뒤에서 벨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칼자르트는 눈길을 그에게 돌리더니 칼날처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래서 불만있어?"


"그럼 저는 이만 내려가 볼께요."



프리쉘라가 아랫층으로 내려가고, 벨은 문앞에서 벽에 기대 다리를 꼬았다. 한쪽 입꼬리를 지긋이 올리곤 리볼버총을 손가락으로 돌렸다.



"그건 아니지만. 이제 그럼 볼일보러 갈일만 남았는데. 칼자르트 심심해할거 같아서 같이 따라갈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지?"



칼자르트는 벨을 지긋이 노려보다 비소로 대꾸했다.



"그래도 의리는 있군."


"나도 생체병기 그놈들한테 좀 얻어맞은게 있어서 그러니깐 착각하지 말라고. 크크."



둘의 반응을 보던 갈리자비스가 거대한 도끼를 꺼내들었다. 날에 묻어있던 혈흔을 헝겊으로 깨끗이 닦았다. 번쩍이는 은광에 그의 얼굴이 반사되어 보였다.



"갈무리 할 시간은 많지가 않겠군."



그는 눈에 있는 흉터를 손으로 그어보이더니 도끼를 맸다. 이를 본 칼자르트가 먼저 앞장섰다.


건물밖으로 나서자 이들을 햇살이 따스하게 반겨주었다. 아침시간대라 도로는 매우분주했다. 여러종족의 괴인들이 걸어다니며 바삐 움직였다.


그때.



-탕 탕!



아침의 소리를 깬 굉음이 귓가를 크게 때렸다. 느닷없는 소리에 움직이던 괴인들은 고개를 돌려 보거나, 무슨 일인지 확인하러 공터로 향했다.



"역시나 평화스럽군 크르르르르..."



칼자르트가 눈매를 예사롭지 않게 바꾸더니 공터로 향했다. 그 뒤를 벨이 귀찮다는 듯 귀를 후비더니 따라나섰다.



"느낌이 영 아니군."



갈리자비스는 꺼림칙한 느낌을 감지하면서도, 먼저앞서 가는 두명을 쫒았다. 얼마 안가 공터가 나오고 가운데에 자리잡은 분수대에 물이 튀어올랐다.


평소라면 한적 할 곳이지만 인파가 상당수 몰려있었다. 그 틈바구니 사이에 쓰러진 소녀와 화가 난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서슬퍼런 남자의 동공이 세로로 세워졌다. 노란눈동자와 눈가의 비늘이 흔들린다. 잘차려 입은 복장을 뚫고 박쥐날개가 펴졌다. 남자는 영락없이 드래곤이 폴리모프를한 모습이었다.



"벌레만도 못한 인간 주제에 감히!!"



놀란 소녀가 총을 놓치고 뒤로 조금씩 움직였다. 두려움에 휩싸여 몸이 저절로 떨었다. 남자의 격노를 받게 되자 표정은 점차 패닉으로 변했다. 말문마저 막혀 어떠한 말도 못한 채 그저 숨소리만 연거푸 낼 뿐이다.


남자는 바닥에 떨어진 총을 줍더니 두손으로 뭉갰다. 금속 잔해가 조각조각 떨어지자 그는 작은 조각을 하나 집었다.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준 나의 은혜를 결국 이따위로 갚는다 이거였군. 어디로 도망쳤나 했더니 결국이런식으로 죽이려 드는거였다니. 역시 인간은 어쩔 수 없는 구더기로군."



소녀의 모습에 그의 분노는 경멸로 바뀌었다. 화로 가득찼던 눈가는 멸시어린 시선을 보냈다.


남자는 천천히 다가오더니 자세를 낮췄다. 소녀의 턱을 끌어당기더니 혀를 낼름 내밀면서 볼살을 핧았다. 체액이 묻어 흘러내리자 소녀는 몸이 경직돼 괴로운 낯빛을 드러냈다.



"그러게 말을 하지 왜 그랬어?"



남자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바뀌었지만 위협이 서려있었다. 소녀의 어께를 잡더니 남자는 힘을 강하게 넣었다.



"까아악!"



고통에 찬 비명이 터지고 소녀는 눈을 질끈 감더니 눈물을 보였다.



"살...살려주세요."


"내가 왜 널 죽이겠니 안그래? 근데 죽기 싫으면 소리지르지마. 알겠지?"



능글맞은 어투로 대꾸하더니 남자는 소녀를 덮쳐들기위해 좀더 가까이 다가섰다. 소녀의 손목을 잡더니 악력으로 꺾어버렸다.



"끄윽! 끄으윽!



소녀는 입술을 깨물고 괴로운 음성을 질렀다. 저항조차 제대로 못한 채 앞의 괴물에게 점점 몸을 내주고 있었다.



"잘못을 했다면 형벌을 받아야겠지?"



남자가 몸을 밀착시켜려 하자 소녀는 자신도 모르게 손톱을 휘둘렀다. 번쩍이는 섬광이 노란눈을 스쳐지나갔다.


예상차도 못한 저항에 남자는 당황하며 몸을 일으켰다. 눈에 통증이 일자 손으로 감싸쥔다. 이내 격노한 얼굴을 하며 소녀를 무자비하게 짓밟기 시작했다.



"벌레보다 못 한 년! 감히 내가 누구인줄알고 개겨!! 그냥 죽어. 버러지 같은 년아!"



소녀는 굼뱅이처럼 몸을 웅크렸다. 들어오는 발길질을 감내하며 눈물을 주룩주룩 흘러보였다.


그때 섬짓한 칼의 느낌이 주변을 휩쓸고 인파사이에 동요가 일었다. 푸른 기운이 남자와 소녀사이를 가르더니 둘사이를 떨어뜨렸다. 잔상이 맺히고 정적이 일자 한 늑대인간이 등장했다.


그는 깊은 벽안과 긴 푸른털이 어울려진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등에 멘 대도와 허리에 찬 검 네 자루에서는 중압감이 나왔다.


그중 검 한 자루를 꺼내더니 푸른기운을 발산시켜 위압감을 과시했다. 칼자르트가 이를 보더니 심상찮은 느낌이 흑마철극을 꼬나잡았다.



"저녀석 낯설지가 않은데?"



격분한 남자가 푸른 늑대를 노려보며 외친다.



"어디서 하찮은 울프족 따위가 끼여드는거냐! 당장꺼져!"



하지만 푸른 늑대는 대꾸도 않은 채 소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소녀는 놀란 눈치를 보이면서도 안도되었는지 손을 천천히 올린다. 맞잡으려 하는 순간, 남자쪽에서 엄청난 기운을 분출시키더니 황색오오라가 치솟아 올랐다.



"이것들이!! 내가 누군줄 알고!!"



그러자 푸른 늑대가 곁눈으로 남자를 보더니 검을 틀어쥐었다. 그대로 일자로 긋자 남자는 우뚝서더니 목을 감싸쥐었다.



"어...어떻게...."



엄청난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남자에게서 갈라진 음성이 나왔다. 그는 입가에 거품을 물더니 눈동자를 까발려 흰자위을 띄웠다. 곧바로 힘없이 쓰러져 몸에서 경련이 일었다.


푸른 늑대는 남자를 보더니 검집으로 목덜미를 찍었다. 둔탁한 음과 함께 남자는 완전히 기절했다.


소녀와 남자를 중심으로 모여든 인파가 어수선해졌다. 놀란 기색들이 보이면서 하나, 둘씩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이상황을 바로 앞에서 본 소녀는 가슴을 감싸면서 멍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푸른 늑대는 아무렇지 않은 듯 소녀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다친 곳은?"


"네...네?! 아...괜...괜찮습니다. 고맙습니다."



소녀는 꾸벅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표했다.


푸른 늑대는 상태가 괜찮은 것을 확인하더니 뒤돌아섰다. 그녀의 인사를 뒤로 한채 발걸음을 떼려는 찰나 거친음성이 발목을 잡았다.



"이봐. 기다려."



음성의 주인은 칼자르트였다. 그는 인파를 뚫고 맨앞에 서서 푸른 늑대를 멈춰세웠다.



"뭐지?"



푸른 늑대는 고개만 살짝 돌린 채 칼자르트와 눈을 마주쳤다.



"이름이 어떻게 되지?"


"천기전."



푸른 늑대의 정체는 동쪽에서온 검객 천기전이었다. 그는 가볍게 대답하고는 유유히 걸어갔다.


이름을 들은 칼자르트가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낯설지가 않은 느낌이 적으로 둬선 안된다는 판단을 일으켰다. 그는 턱수염을 매만지며 얼굴이 굳어졌다.



"천기전이라 저녀석 동쪽에서 온 그녀석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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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팔의 늑대 : 분출되는 속성의 잔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 생체병기의 등장 1-32 <사냥시작.> 19.04.22 43 0 9쪽
33 생체병기의 등장 1-31 <검투사의 길> 19.04.19 23 0 8쪽
32 생체병기의 등장 1-30 <동선파악> 19.04.17 27 0 7쪽
31 생체병기의 등장 1-29 <수락> +1 19.04.08 50 1 7쪽
30 생체병기의 등장 1-28 <죽음 그리고 조건> +1 19.04.06 43 1 10쪽
29 생체병기의 등장 1-27 <부작용> +1 19.04.03 49 1 9쪽
28 생체병기의 등장 1-26 <수감소행> 19.04.01 33 2 9쪽
27 생체병기의 등장 1-25 <되갚기> +1 19.03.29 44 2 12쪽
26 생체병기의 등장 1-24 <2차 습격> +1 19.03.27 45 2 13쪽
» 생체병기의 등장 1-23 <푸른 늑대> 19.03.25 48 1 11쪽
24 생체병기의 등장 1-22 <카시네의 행동> +1 19.03.21 55 3 11쪽
23 생체병기의 등장 1-21 <등장하는 사계의 존재들> 19.03.20 46 1 13쪽
22 생체병기의 등장 1-20 <검은괴물과의 싸움> 19.03.19 39 1 12쪽
21 생체병기의 등장 1-19 <지하공간의 마녀> 19.03.18 50 1 13쪽
20 생체병기의 등장 1-18 <묘지의 결계> 19.03.17 39 1 12쪽
19 생체병기의 등장 1-17 <수색 그리고 바다의 낌새> +1 19.03.15 65 1 11쪽
18 생체병기의 등장 1-16 <시노카즌 vs 헬레네스> 19.03.14 40 1 12쪽
17 생체병기의 등장 1-15 <작전의 시작> 19.03.13 42 1 13쪽
16 생체병기의 등장 1-14 <또다른 위험인자> 19.03.12 58 2 12쪽
15 생체병기의 등장 1-13 <생포> 19.03.11 49 1 12쪽
14 생체병기의 등장 1-12 <움직이기 시작하는 이들> 19.03.08 48 1 13쪽
13 생체병기의 등장 1-11 <죽음의 정령> 19.03.07 48 1 13쪽
12 생체병기의 등장 1-10 <파악> 19.03.06 58 1 16쪽
11 생체병기의 등장 1-9 <라프숲 정찰> 19.03.05 48 1 12쪽
10 생체병기의 등장 1-8 <계획> 19.03.04 43 1 13쪽
9 생체병기의 등장 1-7 <이들이 노리는 것> 19.03.03 43 1 14쪽
8 생체병기의 등장 1-6 <전투2> 19.03.01 59 1 12쪽
7 생체병기의 등장 1-5 <동행의 시작> 19.02.28 52 1 13쪽
6 생체병기의 등장 1-4 <전투1> 19.02.27 68 1 13쪽
5 생체병기의 등장 1-3 <피의 능력자> 19.02.26 85 1 12쪽
4 생체병기의 등장 1-2 <전조의 느낌> 19.02.25 91 2 12쪽
3 생체병기의 등장 1-1 <피냄새의 단서> +1 19.02.24 190 1 12쪽
2 프롤로그2편 <습격> +2 19.02.22 196 4 12쪽
1 프롤로그1편 <팔과 무구의 기억> +5 19.02.22 599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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