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이야기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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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은 그녀가 불안에 떨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신인은 분노가 가라앉았는지 조금은 침착한 표정으로 돌아가 있었다. 일단 자리에 앉도록 하지 그녀는 방석에 조용히 앉았다. 신인도 자리에 앉더니 옆에 놓여있는 찻잔에 따끈한 차를 따라 그녀 앞에 놓아 주었다. 차 한장 하는 게 좋아. 마음이 좀 가라앉을 테니까. 그녀는 겨우 찻잔을 들고 한모금 마셨다. 신인은 그녀를 아까와는 다른 차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마치 그녀의 복잡한 마음을 다 알고 있아는 듯이 심장을 꿰뚫는 것 같았다. 나도 전에는 그런 생각을 한적이 많았어. 신당이라는 곳이 그렇지 답답하고 제약도 많고 보는 눈도 많아서 어느 것 하나 자유롭지 못하지 '나'라고 이곳이 마냥 좋을수는 없었거든 아마 신인이 되지 않았다면 당장이라도 바다마을을 떠났을 거야. 젊은 혈기에 탈출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몰라. 이해하네. 하지만 말이지 긴 인생을 살아가면서 생각해보면 우리는 각자의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네. 그것은 나름대로의 섬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지. 그대는 그대의 삶을 나는 나의 삶을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네. 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도 그 나름대로의 외로운 섬을 가지고 있거든. 나는 그대를 믿고 싶네. 앞으로 도시로 나가고 싶다면 잠시의 여행쯤은 얼마든지 허락해 주겠네. 그러니 언제든지 말해주게나. 신인은 마치 그녀의 아버지처럼 따뜻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표정이 너무나 편안하고 따뜻해서 그녀는 더욱 더 고개를 깊이 숙인 채 어깨를 들썩이며 울먹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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