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이야기 33
바다마을로 끌려온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사람들의 싸늘한 눈빛 뿐이었다. 그녀는 완전히 기죽은 사람이 되어 버렸다. 신당으로 들어간 그녀 앞에 신인은 조용한 낯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신인은 그녀에게 단 한마디도 말을 걸지 않았다. 그저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다시 정좌를 한 채 조용했다. 그녀는 그런 신인의 태도가 더 두렵게 느껴지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조리 신당으로 그녀를 보기위해 몰려 들었다. 그녀를 향한 비난의 웅성거림이 점점 더 커져가자 신당은 마치 데모현장이 되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의 말소리가 점점 더 높아지자 신인이 정좌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분노로 가득찬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여긴 신당입니다. 보살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다들 돌아가 주세요. 그리고 당분간 신당에 오지 말아 주세요. 신인의 목소리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박혀있는 듯 느껴졌다. 목소리를 높히던 사람들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그리고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신인은 여전히 분노로 가득찬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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